‘총선 빅매치’ 이재명 VS 원희룡 전면전 시나리오

대장동이냐 양평이냐…외나무서 만날까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이재명 저격수가 돌아왔다. 대장동 리스크서 자유롭지 못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맹공을 퍼붓는다. 문제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 본인도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으로 허우적거리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원 장관이 이 대표의 지역구로 출마해 맞붙는다면 ‘누가 덜 더럽느냐’의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도 살아남으면 유리하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임기를 마쳤다. 윤석열정부 첫 국토부 장관으로 임명받고, 1년7개월 동안 국토부를 이끌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정부 스타 장관으로 불리는 인물로 차기 총선을 위한 행보에 관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는 후임 국토부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 끝까지 소임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돌아온
장관님

원 장관의 퇴임 이유는 차기 총선 출마다. 일찍부터 원 장관의 총선 출마는 정해져 있었다. 몸값이 오를대로 오른 원 장관은 출마 지역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역대 국토부 장관 중 가장 존재감이 큰 축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원 장관은 일처리 때 직접 현장으로 나가 소통했다. 윤정부와도 엇박자 없이 노조 강력 대응, 광역교통망 추진 등에 있어 막힘없이 나아갔다. 그동안 장관이 직접 나서지 않았던 사안에도 발 벗고 나서면서 강력한 말들을 쏟아냈다. 부동산서도 청년 세대의 호응을 이끌어낼만한 정책들을 발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쉴 틈 없이 여러 정책들이 발표됐고, 주말에도 상황을 점검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스타 장관 반열에 오르기 충분했던 셈이다. 


그런 그가 여의도로 돌아온다. 원 장관은 첫 행보로 기독교 집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귀 첫 스텝으로 보수 표심을 다지러 간 모양새다. 전 목사는 원 장관이 간증을 잘 한다며 치켜세웠다. 

이 자리서 원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우회적으로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거듭 이 대표와 대결이 준비돼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맞대결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문제는 전 목사와 원 장관이 만났다는 점이다. 앞서 원 장관은 보수 대통합에 전 목사 세력은 포함 대상이 아니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국민의힘이 지금껏 거리를 둬왔던 전 목사와의 만남이 이뤄져 즉시 논란이 발생했다. 원 장관은 간증 요청을 받았고, 대기실서 잠시 마주쳤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정치 모임은 더욱 아니라며 짜맞추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오히려 민주당을 공격하는 모습이다. 

복귀 시작부터 논란이 발생하며 원 장관이 전 목사를 만난 게 오히려 독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는 한 발 한 발 신중하게 내딛어야 할 인물이다. 한 장관 못지 않게 원 장관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그만큼 당내서도, 당외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사실 지난 대선 때 원 장관의 존재감은 미미한 편이었으나 4위로 컷오프를 통과했을 때부터 관심도가 상승한 인물이다.

원, 몸값 급상승 국힘 차기 대권주자
고속도로 특혜 의혹 해소부터 급선무


이후 윤 대통령에게 선택받은 뒤부터는 몸값이 크게 뛰었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해체된 이후에도 살아 남았고, 국민의힘이 활용한 유튜브 쇼츠서도 윤 대통령과 이준석 전 대표와 함께 등장해 인지도를 더욱 높였다. 캠프 정책을 진두지휘하며 선거 일선서 뛰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와 함께 대장동 1타 강사로서 줄곧 이 대표 저격수 역할을 해왔다. 윤 대통령의 당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서도 원 장관은 기획위원장을 맡는 등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윤정부 첫 내각이 구성될 때 원 장관은 국토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원 장관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일단 중도 낙마 없이 국회로 돌아왔다. 당내서 원 장관이 역할을 맡는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 국민의힘이 위기의 국면을 맞을 때마다 한 장관과 함께 소환됐던 바 있다. 

앞선 경기도지사 선거서도 원 장관의 차출론이 있었고, 당내서 불협화음이 발생했을 때 늘 원 장관이 무언가 맡을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이번에는 비대원장설까지 돌았다.

혁신위가 더 이상 동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비대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뒤 대안으로서 원 장관을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인 위원장과 원 장관은 이미 만남도 가졌었고, 원 장관도 혁신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몇 차례 연출해준 바 있다. 

총선 국면에서는 선대위원장설까지 다양하게 나온다. 경선 4위서 단숨에 대권주자까지 입지를 키운 원 장관이 정책본부장 때처럼 총선을 지휘하겠다는 구상이다. 

원 장관을 필두로 총선서 승리한다면 원 장관은 대권주자로서 압도적인 입지를 구축하는 게 가능해진다. 

내년 총선은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대결구도다. 현재는 정권심판론이 약간 우세한 편이다. 이런 탓에 윤정부와 국민의힘은 총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절실한
대표님

앞서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는 정권심판론에 힘입어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다. 당이 나서 전국 유세를 펼쳤음에도 역부족이었다. 17%p가 넘는 표 차로 국민의힘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 총선 역시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 원 장관이 이 대표를 물고 늘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찍부터 이재명 VS 원희룡의 대결로 구도를 설정하기 위함이다.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구도가 이어지면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 대표의 몸값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원 장관은 이 대표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심지어 인천 계양구을 출마설까지 나온다. 이 역시도 원 장관의 의도된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자리한 계양을은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지금까지 치러진 7번의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당이 6번 승리를 가져간 곳이다. 

원 장관은 당에서 요구하는 험지 출마와 민주당의 대권주자를 잡았다는 것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황이 된다. 게다가 이 대표를 잡지 못했다고 해서 정치적으로 손해볼 장사는 아니다. 

차기 대선주자가 맞붙어 민심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기도 하다. 문제는 원 장관에게도 의혹이 적지 않은 편이라는 점이다. 

원 장관은 국토부 장관직을 역임하던 중 한 가지 악재가 터졌다. 바로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이다.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등에서 원 장관은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자신은 서울양평고속도로 대안 노선 지시를 한 적이 없었다는 게 원 장관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원 장관은 민주당의 가짜 뉴스로 몰아갔다. 오히려 오랜 기간 추진해온 사업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해 여론전을 펼쳤다. 

민주당이 원 장관을 옥죄어 오자, 오히려 실무진에 책임을 떠넘겼다. 서울양평고속도로 건은 원 장관에게는 큰 걸림돌이다. 현재 민주당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안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추진 중이다. 국정조사를 통해 뭔가를 정확히 발견해내기는 어렵지만, 이는 윤 대통령과 원 장관을 한 데 묶어 공격할 수 있는 거리다. 


서울양평고속도로와 관련해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리스크가 될까 우려해 이를 사전에 차단하고 정쟁으로 몰고 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정쟁에만 몰두한다”며 협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원 장관 입장에선 ‘매도 먼저 맞자’는 심정으로 이제는 자신에게 양평 이슈를 끌고올 것으로 분석된다. 

단두대 대결
민심 가늠자

대선에 나서기 전 총선서 양평 의혹을 빨리 해소시키기 위함이다. 실제로 원 장관은 국토부 기자단과의 마지막 정례간담회서 “(국정조사가)지연되는 이유가 정치적 공방 때문”이라고 밝혔다. 

원 장관은 양평 의혹을 털어낼 경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이 대표를 연일 공격하는 이유도 자신의 리스크를 감추면서 중도와 보수의 결집을 이뤄내기 위함이다. 원 장관은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는 편이다. 

이와 관련해 원 장관이 최근 띄운 게 바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끌어안기다. 원 장관은 본격적으로 움직이면서 보수 통합과 중도 확장을 위한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 장관이 전면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원 장관이 한 장관과 함께 ‘간판’으로 벌써부터 나서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이유에서다. 빠른 이미지 소비로 총선서 패배한다면 그 책임이 원 장관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수 있는 탓이다. 원 장관은 차기 당 대표가 유력한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 대표가 안고 있는 당 대표 리스크처럼 원 장관도 서울양평고속도로로 끊임없이 괴로운 순간이 찾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 장관의 대결구도가 성사될지는 이 대표에게 달렸다. 이 대표는 여전히 대장동의 그늘서 벗어나지 못해 여전히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각종 매체를 통한 주변인물의 불리한 진술도 나온다. 최근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사장이 재판에 나와 “이 대표가 실질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빼곡한 재판 일정…마무리는?
줄줄이 잡혀가는 측근들 살얼음판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은 거의 족쇄나 다름없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 나가려 하면, 대장동으로 도무지 나아갈 수 없을 지경이다. 게다가 최근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심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차츰 대장동과 관련된 주변 인물들이 유죄판결을 받기 시작하자, 이 대표의 메시지가 사라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또다시 그의 리더십 문제가 제기된다. 총선 국면을 맞이하면서 본격적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차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검찰의 수사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법원의 판단은 여권에는 희소식일 수밖에 없는 반면, 이 대표에게는 치명적이다. 조만간 총선을 지휘해야 할 이 대표와 지도부가 당내서 힘을 받기 어려워지는 형국에 놓이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체포동의안이 기각된 뒤 검찰은 수세에 몰렸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어느 정도 털어낸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 둘 이 대표를 옥죄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이대로 원 장관과 맞붙는다면 불리한 인물은 이 대표다. 그는 이변이 없는 한 자신의 현재 지역구에 재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칫 다른 지역구로 옮길 경우, 원 장관을 기피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 당시에도 이 대표는 여러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닦아놓은 지역을 그대로 물려받았고, 연고도 없어 뜬금없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그는 막판에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전국 유세를 자유롭게 다니지 못했다. 자신이 출마한 지역구에 선택과 집중하지 못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표가 최악의 경우 비례대표로 출마해 뒤에서 선거를 지휘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기면 
대선행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원 장관과 이 대표 모두 큰 리스크를 앓고 있다. 이 대표의 경우 재판까지 버티면 된다는 심정일 것”이라면서도 “반면 원 장관의 리스크는 확전될 수 있다. 역할을 맡았다가 리스크가 커져 총선서 패배하면 윤정부의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동훈 시너지?

국민의힘은 총선 승리가 간절한 만큼 간판으로 내세울 인물이 중요하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가장 먼저 국민의힘으로 돌아왔는데 이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조만간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원 장관, 한 장관, 김기현 대표를 3축으로 삼두체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인물론이 중요한 만큼 당의 사정을 잘 아는 김 대표가 뒤에서 총선을 지휘하고, 원 장관과 한 장관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한 장관을 향해 연일 손짓 중이다. 이 같은 체제로 국민의힘이 총선 정국을 헤쳐나갈 전략을 세웠다고 읽힌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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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