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10.14 10:29
달리는 사람에게 결승선은 목표이자 성취다. 수개월간 땀 흘리며 준비한 시간을 보상받는 곳이고, 한계를 넘어섰다는 기쁨을 확인하는 지점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그 결승선은 끝내 도달하지 못한 곳이 됐다. 지난 1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한 마라톤 대회에서 20대 여성 참가자가 쓰러져 숨졌다. 결승선을 약 500m 앞둔 지점이었다는 언론 보도는 더 안타깝다. 젊은 나이에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리던 한 사람의 삶이 멈췄다. 유가족과 고인을 알던 이들이 겪을 슬픔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 그러나 애도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고인을 추모하는 동시에, 이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 무엇을 점검하고 바꿔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회 주최 측의 과실을 미리 단정하거나, 사고가 특정한 안전관리상의 잘못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해선 안 된다. 그렇다고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아무런 질문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 확인해야 할 사안은 분명하다. 흔히 마라톤은 자신의 체력과 정신력에 도전하는 스포츠로 알려져 있지만, 장시간 달리는 과정에서 참가자의
‘좌아하게’라는 표현이 뉴스에 등장한 것을 보고 필자는 문득 한가지 반문을 떠올렸다. ‘우아하게’의 ‘우’를 정치적 우파에 빗대어 ‘좌’로 바꿨다면, ‘우월하게’도 ‘좌월하게’라고 해야 하는가. 물론 ‘좌월하게’라는 말을 실제로 들었다는 뜻은 아니다. 일상의 단어를 진영의 언어로 바꾸는 방식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생각해본 것이다. ‘좌아하게’가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우리가 함께 쓰는 말까지 굳이 좌우로 나눠야 하는지 마음 한편이 불편했다. ‘우아하게’를 ‘좌아하게’로 바꾸면 좌파가 더 우아하다는 의미까지 겹쳐 들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월하게’를 ‘좌월하게’로 바꾸면 좌파가 더 우월하다는 인상까지 줄 수 있다. 그러나 말을 그렇게 바꾼다고 좌파가 더 우아하고 우월해지는 것도, 우파가 덜 우아하고 열등해지는 것도 아니다. 품격과 능력은 정치적 소속이 아니라 말과 행동으로 드러난다. 필자가 이 언어유희를 불편하게 느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함께 쓰는 말에 진영의 이름을 붙이면, 아름다움과 가치마저 어느 한쪽의 것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좌아하게’는 일부 민주당·친명(친 이재명) 지지층이 ‘우아하게’를 비틀어 사용하는 표현
전통적인 형사사법의 패러다임이나 기본 정신이 형사사법이라는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범죄자 정의’를 지향하는, 범죄자 중심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피해자 권리의 증진이 꾸준하게 이뤄져 왔고, 그 결과 범죄 피해자의 역할과 권리가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되고 신장됐음도 부인할 수 없다. 이 같은 추세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아마도 기존 형사사법 제도와 관행을 범죄자를 지향하는 범죄자 중심에서 피해자를 지향하는 피해자 중심으로의 전환일 것이다. 우리의 형사사법에서도 아직은 미미하지만 피해자가 완전히 존재하지 않거나 잊혀진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그동안 전국 검찰 기관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 반관, 반민의 범죄 피해자 지원 센터, 소위 ‘범피 센터’가 범죄 피해자 지원과 보호, 또는 적어도 피해자 비난이 아니 피해자 옹호의 입장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제도로 자리해오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범죄 피해자 지원 센터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검찰청의 완전 폐지와 공소청의 발족이다. ‘범피 센터’가 검찰기관에 자리하고 있었던 가히 합리적이지도 정당하지도 않은 이유라면 이유가 그나마 검찰이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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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의 일부 유죄 판단이 뒤집힌 것이다. 재판부는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한 여론조사와 정치적 조언이 재산상 이익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치적 이익’이라고 봤다. 이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을 담당하는 만큼 이번 판단이 오 시장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오 시장 사건의 항소심 선고는 오는 23일로 예정됐다. <webmaster@ilyosisa.co.kr>
2026-10-12 글·구성 정치부/사진 사진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이재명정부의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공개적으로 맞서고 있다. 추 도지사는 중수청 출범일인 2일 밤, 페이스북에 김지용 후보자의 수장 적격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이 대통령이 4일 밤 ‘무책임한 극단주의’를 경계하자 추 도지사는 5일 새벽 “비루한 침묵보다 진실을 남기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특정인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두 발언은 여권 내부의 충돌로 읽혔다. 추 도지사의 비판은 김지용 후보자의 과거 사건 처리와 개혁에 대한 태도에 집중돼 있다. 범여권 검찰개혁 강경파의 반발로 인선 절차도 늦어졌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은 추가 검증을 거친 끝에 제청 20여일 만인 지난 2일 국회에 제출됐다. 인선의 적절성과 집권세력 내부의 이견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함께 쟁점이 됐다. 경기도지사이자 전국적 정치인인 추미애의 중앙정치 발언은 도정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 ‘여의도지사’라는 표현은 그 경계를 묻는다. 중수청 출범 뒤에도 이어진 인선 반대= 추 도지사가 지난 2일 제기한 핵심은 김 후보자가 검찰개혁을 실행할 책임자로 적합하냐는 것이다. 그는 법무부 장관 시절 차관의 추천으로 김 후보자를 검사장에 발탁했지만, 이후 윤
2026-10-12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검찰청이 사라지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 지 열흘 가까이 됐다. 이제 법무부 소속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 유지를, 행정안전부 소속 중수청은 법률이 정한 중대범죄 수사를 맡는다. 한 조직에 집중됐던 수사와 기소 권한을 분리해 기관 간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개편의 핵심이다. 검찰청법까지 폐지하고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을 새로 만들었으니 단순한 간판 교체를 넘어선 변화다. 그런데 필자는 이 변화에서 한 가지 질문을 품게 된다. 검찰청은 없어졌는데 왜 검사라는 직함은 남았나. 중수청으로 옮겨 임용된 검사는 수사관이 됐지만, 공소청에서 기소를 담당하는 사람은 여전히 검사다. 역할에 따라 조직을 나눴다면 직책도 그 역할에 맞게 바꾸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수사는 수사관에게, 공소는 공소관에게 맡긴다는 설명이 국민에게도 더 명확하게 들린다. 이 질문을 이해하려면 검사의 시작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근대 검사 제도는 1895년 갑오개혁 과정에서 도입됐다. 그해 음력 3월25일(양력 4월19일) 공포된 재판소구성법은 근대적인 재판 제도의 출발점이었다. 공식 검찰 역사에는 같은 해 음력 4월1일 이종직·안영수·김기용 등 세 사람이 최
2026-10-11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지난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팝 축제 ‘패노메논’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JYP엔터테인먼트의 국내외 상표권 선출원과 대형 기획사 중심의 참여 구조를 문제 삼았다. ‘문화계판 대장동’이라는 비판까지 거론했다.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기획사들이 개별 공연을 하는 편이 더 큰 수익을 얻는다며 특혜 의혹에 반박했다. 다만 상표권 출원 과정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박 공동위원장은 나라와 다음 세대에 도움이 될 사업이라는 뜻을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서는 K팝과 K컬처의 새로운 도약이 먼저였다. 반면 배 의원의 질문에서는 공적 사업의 절차와 공정성이 먼저였다. 한쪽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설명하고, 다른 쪽은 어떻게 추진했는지 물었다. 같은 사업을 이야기했지만 질문과 답변이 향하는 곳은 달랐다. 필자는 그 장면에서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창문으로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공교롭게도 패노메논(FANOMENON)은 팬(Fan)과 현상(Phenomenon)을 결합한 이름이다. 필자에게는 박 공동위원장이 그 이름처럼, 이 사업이 일으킬 K컬처의 새로운 현상에 주목해달라고 호소하는 듯 보였다.
2026-10-10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지난 6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YTN 라디오에 대통령 평화외교특별보좌관 자격으로 출연해 자신이 맡을 역할을 설명했다. 북미 대화와 미·러 관계 변화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배제되지 않도록 우리의 역할을 찾는 것이 특보 위촉의 이유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독자적인 외교와 연결하며 조속한 추진 의지도 드러냈다. 지난 1일 특보로 위촉된 그가 대통령의 외교 구상을 뒷받침하면서 자신의 외교·안보 구상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대통령을 방어하는 태도도 분명했다. 송 의원은 같은 인터뷰에서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 등의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반대에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에서 검증하면 된다고 했고,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존중해야 국가가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교에서는 대한민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국내 정치에서는 대통령의 권위를 지지했다. 당권 경쟁을 거쳐 대통령 특보로 활동하는 그를 보며 필자는 묻게 된다. 과연 그는 이재명 이후의 대통령 자리도 바라보고 있을까? 이 질문에는 두 사람의 묘한 인연이 깔려 있다. 2022년 송영길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치러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이재명은 윤
2026-10-09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최근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우리 군 장병들이 적지 않은 부상을 입었다. 정작 대한민국의 통일 정책을 책임지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 사건을 두고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 수장으로써 신중한 표현일 수 있다. 그러나 신중함과 책임 회피는 전혀 다른 문제다. 국방부는 지난 5일 합동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DMZ 폭발 원인을 군사분계선 이남에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판단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역시 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를 명확히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이 매설한 것으로 판단되는 지뢰가 군사분계선 이남에서 발견됐고, 실제 우리 장병이 그 지뢰를 밟아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현재까지 정부가 공개한 사실관계다. 같은 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정 장관은 “지뢰 폭발사고”라고 표현하면서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의도는 아직 최종 발표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도대체 통일부 장관이 말하는 ‘공격’의 기준은 무엇인가? 지뢰는 본래 사람이나 차량의 접근을 차단하고 인명을 살상하기 위한 의도로 설치하는 무기다. 북한이 군사분계선 인근, 그것도 우리 군이 활동하는 지역에 지뢰를 매설했고 그 지뢰가 폭
2026-10-08 강주모 기자
국정감사 첫날인 6일, 영화 <암살자(들)>이 국회 여러 감사장에 등장했다. 대법원을 감사하는 법사위에서는 영화의 역사 왜곡 여부를 놓고 여야가 충돌했고, 정무위에서는 국가보훈부 산하 기관의 무료 관람 추진이 공방으로 번졌다. 행안위에서도 행안부 장관에게 영화가 역사 왜곡인지 묻는 질의가 나왔다. 이날 국감을 진행한 8개 상임위 가운데 최소 세 곳에서 한 편의 영화가 논쟁의 소재가 됐다. 7일에는 국감이 열린 10개 상임위 가운데 문체위와 교육위에서 영화 <암살자(들)>이 다시 등장했다. 문체위에서는 역사 왜곡 여부와 허진호 감독 등 제작진의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맞섰고, 교육위에서는 일부 학교의 단체관람 추진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쟁점이 됐다. 전날 법사위·정무위·행안위에 이어 이틀 동안 최소 5개 상임위에서 한 편의 영화가 논쟁거리가 된 셈이다. 결국 역사적 비극을 어떻게 그렸느냐는 질문이 정부의 정책과 행정을 검증하는 자리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문화정책을 담당하는 문체위에서 이 영화의 논란을 다루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상임위도 소관 기관의 예산과 사업에 문제가 있다면 따져야 한다. 그러나 소관 업무와의 접점을 발판
2026-10-08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시청에 낸 가로등 민원이 엉뚱한 부서로 갔다가 열흘 뒤 다시 이송됐다. 처음에 누가 그렇게 정했을까? 요즘 많은 관청에서는 인공지능(AI)이 먼저 배정을 제안하고 담당자가 확인한다. 그런데 문자 어디에도 AI가 쓰였다는 말은 없었다. 물어볼 곳도 없었다. AI가 맞을 때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답은 제때 오고 시스템은 조용히 돈다. 질문은 틀렸을 때 생긴다. 그런데 바로 그때 시민은 무엇이 틀렸는지도, 누가 틀렸는지도 알 수 없다. 공공 AI를 평가하는 기준이 ‘얼마나 맞히는가’가 아니라 ‘틀렸을 때 무엇이 남는가’여야 하는 이유다. 관청이 흔히 내놓는 답은 “정확도 91%”다. 거짓은 아니다. 그러나 평균은 내 경우를 말해주지 않는다. 100건 중 99건이 일반 민원이라면, 내용을 보지 않고 전부 일반이라고 답해도 정확도는 99%가 된다. 정작 찾아내야 할 1%는 통째로 놓친 채다. 호남권 스마트팜 사업화 성과 328건을 여섯가지 기술 분야로 나눈 연구에서도 전체 정확도가 0.92인 분류 모델이 ‘환경기술’ 분야는 실제 사업의 절반(0.52)밖에 찾아내지 못했다(임정선·배성훈, <한국산업경영시스템학회지> 2022). 그 항목에 속한 사람에게 92
2026-10-07 배성훈 박사
중증 응급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병원을 찾지 못해 길 위를 표류하는 ‘응급실 뺑뺑이’가 일상화됐다. 사태를 수습하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법 개정을 통한 ‘강제 수용권’ 부여다. 소방청 119구급상황관리센터와 보건복지부 산하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 수용 병원을 일방적으로 지정할 권한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후 진료 역량이 없는 병원에 환자를 밀어 넣으면 응급실 마비와 ‘2차 뺑뺑이’를 양산할 뿐이다. 환자를 받는 것과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2022년 신경외과 전문의가 30명 가까이 근무하던 국내 최고 수준의 대형병원에서조차 간호사가 뇌동맥류 파열로 제때 수술받지 못해 숨졌다. 자사 직원조차 치료하지 못해 전원 보내야 했던 현실을 알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밀어붙인 법안이다. 이런 식으로는 ‘뺑뺑이’ 비판을 가릴지 몰라도 치료받지 못해 죽는 환자는 막을 수 없다. 오늘날 한국 응급의료 체계를 파탄으로 몰아간 수용 거부 사태의 뿌리는 2012년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 폐지 및 119 흡수 통합’이라는 잘못된 정책 결정에서 비롯됐다. 전국 12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거점으로 24시간 가동되던 1339는 단순한 민원 안내 전화가 아니었다. 핵심 역
2026-10-07 조석주 교수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순위 10위인 바레인이 평가 기준을 바꾸자 1위로 올라섰다. 필자가 상위 10개국의 메달 성과를 인구와 경제 규모에 견주어 계산한 결과다. 인구 대비 평가에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평가에서도 바레인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같은 선수들이 얻은 같은 메달인데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성적표는 이렇게 달라진다. 금메달 순위에 익숙한 우리에게 이 반전은 무엇을 국가의 스포츠 성과로 읽어야 하는지 묻는다. 이번 대회에서 필자는 방송이 국가별 순위를 실시간으로 앞세우지 않는 모습이 반가웠다. 메달표의 등락보다 선수들의 경기와 도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표정과 땀이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렇다고 순위를 없애자는 뜻은 아니다. 경쟁의 결과를 비교하는 것은 스포츠의 즐거움이며 선수 육성의 성과를 돌아보는 자료이기도 하다. 다만 금메달 숫자만으로는 선수들의 다양한 성취와 나라마다 다른 출발 조건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필자는 지난 4일 폐막한 아시안게임의 최종 메달표를 바탕으로 상위 10개국의 성과를 다섯가지 평가 방식으로 비교해 봤다. 별도 대표단으로 참가한 홍콩도 포함했고, 인구와 경제 규모는 비교
2026-10-07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원래 영광의 상징이어야 한다.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해 정상에 오른 선수에게 국민이 박수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금메달을 목에 건 직후 선수의 입에서 나온 말이 “군대 안 간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민이 불편해하는 것은 선수가 군 복무를 피하고 싶어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라도 병역 문제를 고민할 수 있다. 문제는 국가대표의 영광이 어느 순간 개인의 병역 회피를 위한 보상으로 소비되는 듯한 장면이다. 더구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병역특례의 사실상 ‘티켓’으로 인식되는 현실은 이미 오래된 문제다. 이번 논란이 보여준 것은 선수 몇 명의 경솔한 발언만이 아니다. 오히려 ‘도대체 언제부터 국가대표의 최고 목표가 금메달이 아니라 금메달을 따면 군대에 가지 않는다가 됐느냐’는 점이다. 물론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선수에게 병역 문제는 현실이다. 운동선수에게 18개월 안팎의 현역 복무는 단순히 직장을 잠시 쉬는 것과 다르다. 선수 생명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통째로 잃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중요한 동기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제
2026-10-06 강주모 기자
지난 5일 오전 필자는 차기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김민기 전 국회 사무총장이 사실상 낙점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곧 공식 발표가 이어질 듯했지만,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청와대가 내정을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길어진 후임 인선에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론되면서 지연의 배경을 둘러싼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서실장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를 여권 내부의 계파 다툼에서 찾는다. 필자는 인선 지연의 배경을 계파 갈등만으로 단정하고 싶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부가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국정의 적임자를 찾는 일이다. 다만 대통령의 핵심 인사들이 국정의 필요보다 계파의 이해를 앞세운다는 인상을 준다면 그 인상부터 걷어내야 한다. 레임덕은 밖의 공격보다 안의 계파 다툼에서 먼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김영진·한준호·천준호·박성준·이해식 의원 등 친명(친 이재명)계 현역 의원들이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선뜻 나서는 인사가 없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현역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으려면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하고, 그 빈자리는 보궐선거로 채워야 한다. 당사자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내려놓는 결단을 해야 하고, 여당은 의석을 지
2026-10-06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바야흐로 지금은 ‘직무 대행’ 전성시대다.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은 물론이고 이제는 사적 보복까지 대행해 주는 실정이니 가히 ‘대행’ 전성시대가 아닐 수 없다. 통상적으로 기관의 최고 책임자가 사고, 질병, 사임이나 해임 등으로 일시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후임이 정식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그 직무를 대신해 수행하는 것이 직무 대행이다. 물론 이런저런 이유나 사정으로 직무 대행의 경우를 어렵지 않게 주위에서 보기도 하지만, 문제는 경찰청장, 검찰총장은 아직도 대행 체제며, 해양경찰청장은 9개월의 대행 체제 만에야 겨우 정식 청장이 지명됐다. 직무 대행이 너무 많다는 점과 특히 이들 기관이 국민의 안전과 권익의 보호를 담당하면서 동시에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는 소위 권력기관의 최고 책임자들이 정식이 아닌 직무 대행 체제로 있다는 것이 여러 가지 억측과 우려를 낳게 한다. 특히 경찰청처럼 한번의 일시적이고 임시적인 직무 대행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서 연이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직무 대행 체제는 단기적이고, 리더십의 공백이나 약화를 초래하기 마련이어서 정책과 의사결정이 마비되거나 지연되기 일쑤다. 조직의 안
2026-10-06 이윤호 교수
<webmaster@ilyosisa.co.kr>
2026-10-06 김홍기 화백
국내 1호 자연번식 판다 ‘푸바오’와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 ‘늑구’에 이어 이번에는 무태상어 ‘부캉이(북항이)’가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북항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머문 부캉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은 부산으로 발걸음했고, 상어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처럼 특정 동물에 애착을 보이는 ‘동물 팬덤’이 확산하자 전문가들은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지친 현대인이 동물과의 교감이나 서사를 통해 정서적 위안을 얻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webmaster@ilyosisa.co.kr>
2026-10-06 글·구성 정치부/사진 사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