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교수의 대중 범죄학> 모텔 연쇄 약물 살인범 신상 미공개 결정 논란

  • 이윤호 교수
  • 등록 2026.03.09 15:08:38
  • 호수 15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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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대 여성이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한 뒤 약물을 주입해 살해한 사건이 세간의 화제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으로도 두 건의 살인과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복수의 상해를 포함한 연쇄 범죄 사건이다. 이쯤 되면 시민들이 보편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은 범죄자의 신상 정보 공개 여부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보편적 시민들의 생각이나 기대와는 달리 경찰에서는 신상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론냈다. 대다수 시민과 심지어 언론까지도 미공개 결정에 의아해하고 있다.

범죄자 신상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경찰 측의 설명은 공개 여부의 심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기준이란 다름이 아닌 범행 수법의 잔인성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범행 수법이 신상 정보를 공개할 만큼 잔인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자 여론의 요구에 따라 검찰은 신상 정보 공개 여부를 심의,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에서는 공개하기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고, 그 결정에는 어떤 공과가 숨어있기에 경찰의 미공개 결정에 시민과 언론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을까?

먼저 경찰의 범죄자 신상 정보 공개 제도를 보자. 전국 경찰서마다 내부와 외부 인사들로 구성되는 심의위원회가 있고, 경찰이 위원회를 소집해 공개 여부를 심의, 결정토록 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전국 경찰서마다 위원회가 따로 구성돼있고, 심의, 의결이 판단 기준이 대체로 분명하지 않아 주관적 판단일 수 있어서 통일된 기준이나 결정이 나올 수 없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위원회에 회부된 사건은 거의 다 공개 결정이 난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위원회가 최종 결정은 하지만 사실은 위원회에 회부되는 사건에 대해서만 결정하는 것이어서 경찰이 회부하지 않으면 심의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런 절차와 과정은 결국 경찰이 1차적으로 공개 여부를 자의적으로 결정한 다음에 위원회에 회부해 실질적으로는 공개 여부가 경찰에 의해서 결정되는 결과가 되고 만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경찰이 자의적으로 결정한 다음 위원회에 회부할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을 충족하는 사건은 전부 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여기에 더해 피해자나 그 가족들에게도 심의를 요구할 수 있게 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사법 정의는 피해자를 중심으로 피해자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가치다.

그리고 공개 여부의 판단 기준도 애매한 부분이 없지 않다. 그조차도 경찰의 자의적, 재량적 판단에만 맡겨져 있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경찰이 이번 사건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가 범행의 잔인성이라고 한다. 즉 이번 사건이 그리 잔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지극히 여성 범죄, 특히 여성 살인범죄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안고 있다. 이번 사건이 충분히 잔인한 것은 다수의 인명이 죽고 다쳤다는 점에서고, 또 하나는 여성에 의한 살인 범죄에서 약물 살인이 어쩌면 가장 잔인한 범행 수법이라는 점이다.


꼭 총에 맞고 칼에 찔려서 피를 흘려야만 잔인한 것은 아니다. 인명 살상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잔인하다. 이 이상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치고 죽어야 잔인한 것인지 시민들은 의아해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이번 미공개 결정은 몇 가지 부차적인 문제도 초래하게 된다는 점이다. 바로 사적 제재의 문제다. 사건의 피의자에게 있어서는 이미 각종 SNS 등을 통해서 경찰에서 공개하는 신상 정보를 훨씬 능가하는 모든 정보가 공개됐다.

결국 경찰의 미공개와는 무관하게 오히려 미공개함으로써 피의자의 신상 정보가 더 많이 공개되어 더욱 보호받지 못하는 또 다른 피해를 받게 되고, 신상을 사적으로 공개하는 행위도 그 자체가 범죄행위여서 또 다른 범죄자를 만들게 되는 부작용만 초래하게 된다.

결국, 신상 정보 미공개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보호돼야 할 권익은 모두 침해되고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안전은 우려되고, 사법 정의는 불신받게 되며, 더 많은 새로운 범죄와 범죄자만 양산하는 결과만 초래됐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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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