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의 대중범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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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24.06.1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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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호의 대중범죄학

[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밀양 성폭행 사건’ 재소환이 주는 교훈

20년 전 발생했던 사건이 재소환돼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남자 고등학생 44명은 만 13세 여중생을 비롯한 미성년 여자 아이 5명에게 1년 넘게 집단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 피의자들은 거짓으로 유인해 둔기로 때려 피해자를 기절시킨 뒤 여인숙으로 데려가 윤간했고, 그 장면을 촬영해 협박하는 방식으로 여인숙, 축사, 비닐하우스, 마을버스 등에서 집단 성폭력을 가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피의자 중 단 한 명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잊힌 듯 했던 이 사건은 최근 특정 유튜브 채널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것을 계기로 다시 회자되는 양상이다. 물론 여기에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이 자리하고 있다. ‘사적 제재’라고 불리는 신상 공개는 근본적으로 사법 불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사법 불신의 원인은 당연히 현재의 사법제도가 시민의 법 감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 때문일 것이다. 법과 제도가 공적으로 사법 정의를 실현하지 못하면 절박함을 느낀 시민과 사회가 스스로 지키려 하는 일종의 자경주의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공개적인 망신을 줘서라도 일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