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법 공사 봐주기?’ 강릉시 이상한 이중 행정

같은 민원 다른 공문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강릉시가 하천 민원 처리 과정에서 서로 다른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에는 원상복구를 약속하고도, 민원인에게는 정비사업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시작은 A씨가 자신의 토지 건너편에 설치된 축대와 교량에 문제를 제기하면서부터였다. 그는 해당 축대와 교량이 자신의 토지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A씨 토지 앞에는 외계천이 흐르고 있고, 하천 건너편 토지 쪽에 축대와 교량이 설치돼있었다.

축대와 교량
명백한 불법

축대는 흙이나 지반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돌이나 콘크리트 등으로 쌓아 올린 구조물이고, 교량은 하천 위를 건너기 위해 설치된 다리 형태의 시설이다. A씨는 이 구조물들이 하천이 가져야 할 폭을 줄이고, 물이 지나가는 길을 방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구조물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하천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A씨가 특히 문제로 본 것은 집중호우 때의 위험이었다. 평소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하천은 비가 많이 올 경우 물이 빠르게 흐르며 수위가 상승한다. 이때 물이 지나갈 공간이 충분해야 물이 아래로 빠르게 내려간다.

여기서 물이 흐르는 공간을 ‘통수단면’이라고 한다. 통수단면이 좁아지면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범람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하천 관리에서는 이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축대나 교량 같은 구조물이 하천 쪽으로 나와 있거나 물길을 좁히면 수위가 올라가 침수 위험이 생긴다.

맞은편 토지의 축대 구조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해당 구간은 과거 경사진 지형을 따라 계단식 밭 형태로 형성돼있었고, 당시 축대 역시 비탈을 따라 낮은 높이로 층층이 쌓인 구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해당 구간이 평탄화되면서 축대 높이가 기존보다 크게 높아졌고, A씨 토지와 인접한 구간에서는 약 1~2m 수준이던 축대가 현재는 4~5m까지 높아진 상태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 같은 축대 형성 과정에서 하천 인접 국유지까지 일부 포함됐다는 점이다. A씨는 기존 계단식 축대 자체가 이미 국유지 일부를 침범한 상태였고, 그 위에 추가로 축대를 높이면서 침범 범위가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A씨 토지는 마을 도로보다 약 6m 낮은 위치에 있고, 맞은편 토지의 높은 축대 아래에 위치한 구조로 형성돼있다.

권익위에는 ‘원상 복구’
민원인에는 ‘정비 협조’

이로 인해 양쪽이 막힌 형태의 지형이 형성돼있어 단순한 정비만으로는 수해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A씨는 하천의 통수단면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맞은편 축대 높이를 낮추고, 국유지 침범 부분을 확실히 정리하는 방식이 필요했다.

A씨가 2020년 처음 강릉시에 민원을 제기할 당시, 건설과 담당 공무원은 해당 축대가 시에서 시행한 공사가 아니라 개인에 의해 설치된 구조물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A씨는 당시 담당 계장과 함께 현장을 방문해 구조물 설치 경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상대측이 해당 축대를 직접 설치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민원 이후 일정 부분 문제 제기를 보류하고 상황을 지켜봤지만, 이후 맞은편 토지에서 폐기물 적치와 오염수 유출이 이어지면서 우려가 커졌다. 특히 같은 시기 장덕리 일대에 집중호우가 발생하면서 하천이 범람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졌다.

당시 교량 구조물에 나뭇가지 등이 걸리면서 물 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일부 구간에서 물이 넘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유사한 구조를 가진 자신의 토지 인근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천 폭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조물이 물 흐름을 방해할 경우, 집중호우 시 수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인식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이유로 A씨는 기존에 제기했던 축대 및 교량 문제를 다시 제기하게 됐다. 이후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2차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해당 사안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A씨와 강릉시 관계자들이 함께 현장을 확인하고, 하천 주변 구조물과 토지 상황을 놓고 조정 절차가 진행됐다.

오락가락
시가 진행?

조사 과정에서 관계자들은 하천 폭을 확보하고 침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하천 구간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하천을 좁히고 있는 구조물을 일부 정리해 통수단면을 확보하는 방향이 옳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권익위는 해당 민원을 합의로 처리했다. 결정문에는 하천 정비 공사 과정에서 국유지에 걸쳐 있는 구조물을 일부 제거하고 하천 폭을 넓혀 수해 피해를 예방하도록 조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의 원인이 된 구조물 정리와 하천 정비를 함께 진행하는 방향으로 정리된 것이다.

A씨는 그렇게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보고 안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강릉시가 A씨에게 보내온 공문은 그 내용이 달랐다. 공문에 따르면 강릉시는 해당 민원을 ‘강우에 따른 피해 방지 대책’으로 이해하고 외계천 수해예방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해당 구간에 대해 보축 또는 옹벽 설치 등을 계획했다.

이와 함께 “해당 구간은 통수단면 확보가 필요한 구간”이라며, 공사를 위해 토지 사용 승낙을 요청하니 적극 협조해 달라는 내용도 통보했다. 즉, 권익위에는 구조물을 철거하겠다고 전달하고 A씨에게는 철거가 아닌 하천 정비만을 진행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실제 강릉시에서 권익위에 보내온 공문에는 ‘시는 국유지 불법 점유에 대해 원상복구 명령을 진행하고, 20여년 전 쌓은 석축에 대해서는 하천 폭 확보를 위해 일부 재시공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해당 구간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해당 사유지를 보호하기 위한 하천 정비를 추진하고, 상류부에 위치한 교량 역시 소하천 기본계획에 맞는 규격으로 재시공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관련 예산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언제 그랬냐
뒤바뀐 약속

A씨에게 보내온 공문과는 확연히 다른 내용이었다. A씨는 개인이 설치한 시설에 대해 공공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A씨는 담당자에게 곧장 “왜 공문 내용이 다르냐”고 따졌지만, 담당자는 “개인이 한 공사라면 명백히 불법이지만 시에서 한 공사면 얘기가 다르다”며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긴급을 요하는 수해 복구 차원에서 시에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달했다.

A씨가 “그렇다면 관련 문서를 보여달라”고 요청했지만, 관계자는 “너무 오래전에 진행한 일이라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개인이 설치한 축대를 시에서 긴급복구로 다시 쌓았다면, 그 과정에서 경계 측량이나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아야 한다”며 “관련 기록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후 권익위와 강릉시 건설과, 도시과, 감사실 관계자, 그리고 상대측 등이 참여한 가운데 추가 협의가 진행됐다. A씨에 따르면 권익위 조사 과정에서 담당 조사관이 교체되면서 현장 조정 방향도 일부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권익위 측에서는 축대 높이나 교량 자체에 대해서는 문제를 확대하기보다는, 국유지 침범 부분만 정리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진행하자는 취지의 제안이 있었고, A씨 역시 이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진행 과정에서 기존에 확보돼있던 측량 자료와 별도로 재측량이 진행되면서 상황이 다시 변화하게 됐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기존 합의 내용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게 A씨 입장이다.

시가 했다더니…알고 보니 불법
변상금 부과에도 복구 미이행

결국 이 자리에서 A씨는 그동안 확보해 온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에는 상대측이 축대를 직접 설치했다는 취지의 진술과 함께, 2020년 당시 건설과 및 감사 관련 부서 공무원들이 구조물이 개인에 의해 설치됐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포함돼있었다.

자료를 공개하자 약정서가 작성됐다. 약정서에는 상대측이 무단으로 설치한 구조물에 대해 자비로 원상복구 공사를 진행하고, A씨 소유 토지에 대해서는 하천 정비 차원의 일부 보강 공사를 시 예산으로 진행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실제 공사 과정에서는 약정서 내용과 차이가 있었다. 축대의 경우 일부 구간만 제한적으로 정리됐고, 전체 구조물의 높이나 형태는 상당 부분 유지된 상태였다는 것이다.

특히 축대와 연결된 교량 주변 석축에 대해서는 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시에서 진행한 공사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고, 이에 따라 해당 구간은 철거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후 해당 교량이 산림청 소관 국유림을 침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교량이 하천 정비계획에 포함돼있었다는 점도 이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당시 해당 구간이 국유림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에서 알려주지 않았다”며 “명백한 불법인데 이렇게까지 봐주는 게 수상하다”고 말했다.

아직도
그대로

현재 강릉시는 해당 부지에 대해 무단 점유 사실을 인정하고 변상금을 부과해 이미 납부한 상태다. 다만 문제된 구조물의 원상복구는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해당 교량은 별도의 철거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축대 역시 일부 구간만 정리된 상태다.

<일요시사>는 여러 차례 강릉시 건설과에 연락을 시도한 끝에 담당자와 통화했다. 서로 다른 내용의 공문이 발송된 경위에 대해 질의했으나, 현재까지 별도의 답변은 받지 못했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늘어나는 불법 점용

정부가 전국 하천과 계곡 일대의 불법 점용 실태를 재조사한 결과, 적발 건수가 기존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김광용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하천·계곡 및 주변지역 불법시설 정비 범정부 협의체(TF)’ 2차 회의를 열고 재조사 중간 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중간 점검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확인된 불법 점용 행위는 총 716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24일 보고된 835건과 비교해 약 8.6배 증가한 수치다.

불법 점용에 따른 시설물도 총 1만5704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형별로는 건축물이 3010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작 2899곳, 평상 2660곳, 그늘막 및 덱 1515곳 등이 뒤를 이었다.

행정안전부는 위성 및 항공사진 등 국토공간정보를 활용해 하천구역 내 불법으로 의심되는 시설을 선별하고, 이를 지방자치단체와 환경 관련 기관, 농어촌공사 등 관리 주체에 전달해 누락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현장 점검은 공무원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실제 시설물 위치를 확인하고, 인허가 대장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불법 점용 적발 건수가 크게 증가한 배경에 대해 “기존 조사에서는 하천과 계곡의 기준이 모호해 일부가 누락됐지만, 이번 재조사에서는 기준을 명확히 하고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며 “하천과 인접한 구거(소규모 수로)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오는 5월에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대규모 감찰이 진행된다. 행정안전부와 환경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하는 약 250명 규모의 감찰단이 구성될 예정이다.

감찰단은 재조사 대상 선정의 적정성과 실제 조사 결과가 정확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위반 사항에 대한 행정 처분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허위 보고나 업무 태만이 확인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징계 조치가 이뤄지며, 사안이 중대할 경우 수사 의뢰와 함께 해당 지자체에 불이익이 부과될 수 있다.

반대로 정비 실적이 우수한 지자체와 공무원에 대해서는 포상과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해 신상필벌 원칙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재조사 이후에도 미처 확인되지 않은 불법 시설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국민 누구나 신고할 수 있는 전용 창구도 운영된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하천과 계곡 내 불법 시설을 정비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안>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양정원 남편 연루 주가조작 ‘리니언시 1호’ 사건 전말

[단독] 양정원 남편 연루 주가조작 ‘리니언시 1호’ 사건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 주가조작 사건이 현직 경찰 유착 의혹으로 번졌다. 시세조종 사건으로 시작됐던 수사가 “주가조작 세력의 뒤를 경찰이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확대된 것이다. 경찰은 관련 인사들에 대한 인적 쇄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가 직접 보도자료까지 배포할 정도로 이례적인 규모의 사건이다. 검찰은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리니언시(자진 신고 감면)’ 제도를 활용해 수사에 착수했다. 약 3개월 만에 시세조종 조직의 구조와 자금 흐름, 경찰 상대 청탁 정황까지 포착할 수 있었다. 주가조작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현금 30억원의 주인이자, 투자자로 알려진 차모씨가 자진 신고하면서 수사에 탄력을 받았다. 검찰은 이를 ‘시세조종 리니언시 1호’ 사건으로 지칭했다. 자진 신고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자칭 영화 <작전> 실제 모델이라고 주장해 온 시세조종 전문가 김모씨(이하, 작전주 김씨)가 기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대신증권 부장 출신 전모씨, 유명 인플루언서 양정원의 남편으로 알려진 이모씨, 전직 축구선수 김모씨까지 가세한 조직형 범행이었다. 김씨는 과거 승부조작을 주도해 선수직을 박탈당했다. 이들은 코스닥 상장사 특정 종목을 타깃으로 삼아 차명계좌와 대포폰, 현금 30억원 등을 동원해 본격적인 시세조종에 나섰다. 검찰은 실제로 현금 30억원이 담긴 캐리어가 대신증권 사무실로 전달되는 장면까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 주식 거래를 둘러싸고 30억원대 현금 이동과 차명계좌 운용, 반대매매, 투자금 반환 분쟁 등이 얽힌 정황이 담긴 내부 조사 자료가 확인됐다. 지난 3월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여행용 캐리어에 담긴 현금 전달부터 다수 명의 계좌 개설, 투자자문사와의 주식 양수도 계약, 수십억원대 자금 이동, 이후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날짜별로 상세히 기재돼있다. 본지가 확보한 ‘조사 기초자료’에 따르면 사건의 출발점은 지난해 12월1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 노원역 인근 한 카페에서 차모씨는 “코스닥 상장사 씨유박스 만기 전환사채(CB) 70억원을 인수할 수 있으며, 20억원 상당의 권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의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구조가 변경되며 70억원 전체 인수가 아닌 일부만 인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차씨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후 논의는 듀오백 주식 거래로 이어졌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2일 서울 강동구 한 카페에서 차씨는 “듀오백 2대 주주가 보유한 200만주를 주당 2700원, 총 54억원에 인수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어 “54억원 규모 인수 자금과 별도로 30억원의 주식 매수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기록됐다. 차씨의 지인 문모씨는 2024년 8월경부터 김씨의 사무실을 오가며 관련 정보를 듣고 있었다. 앨터스투자자문이 보유한 듀오백 보통주 200만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실제 현금 이동은 같은 달 27일 진행된 것으로 나타난다. 자료에는 지난해 12월27일 오후 4시경 대신증권 일산WM지점에서 전직 야구선수 김모씨와 문씨가 대신증권 전 부장 전모씨 및 작전주 김씨에게 30억원을 전달했다고 기재돼있다. 형태는 ‘여행용 슈트케이스 및 쇼핑백’으로 적시됐다. 자금을 4인 명의 계좌로 나눠 입금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텔레그램을 통해 계약자 4인의 명의로 전씨에게 일체 권한을 위임한다는 위임장 파일이 전달됐으며, 작전주 김씨의 부인 송씨·양정원의 사촌동생 김모씨와 소모씨, 그리고 이모씨 등 명의로 증권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휴대전화 4대도 이들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적혀 있다. 30억 중 7억만 돌려받은 현금 주인 폭로 반대매매 발생 후 투자금 손배소로 번져 자료에는 “대신증권에서는 현금 보관이 불가능하다고 해 작전주 김씨가 직접 수령해 이동했다”는 대목도 나온다. 이후 자금은 금융기관을 통해 입고됐다. 지난 2025년 1월3일 새마을금고 영등포본동지점에서 차명주 A씨의 명의로 현금 30억원이 입금됐고, 현금 확인에만 4시간이 소요됐다는 내용이 기재돼있다. 또 문씨에게 은행 입고 사실을 전달했다는 기록도 포함됐다. 본격적인 계약은 지난 1월14일 진행됐다. 자료에 따르면 이날 방배동 스타벅스에서 앨터스투자자문과 계약을 위한 사전 미팅이 진행됐다. 당시 최초 54억원 지급 계획과 관련해 양정원 남편 이씨가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고, 30억원 중 일부 자금으로 앨터스투자자문이 보유한 듀오백 주식 150만주를 우선 계약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날 앨터스투자자문 사무실에서는 150만주에 대한 계약이 체결됐다. 자료에는 4명의 차명주 명의로 각각 37만5000주씩 계약이 진행됐다. 이씨는 양정원 사촌동생 소씨의 대리인 자격으로, 야구선수 김씨는 차씨의 부인 송씨 대리인 자격으로 참여했다고 적혀 있다. 계약 상대방은 앨터스투자자문 회장 유영근이다. 이 과정에서 보유 주식 수량이 부족해 추가 매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고, 계약 체결일은 2025년 1월15일 자로 작성됐다. 또 앨터스투자자문 고객 4인이 보유한 총 49만5000주에 대해 차명주 A씨와 별도의 양수도 계약도 체결된 것으로 정리돼있다. 실제로 자금 이체도 이뤄졌다. 같은 해 1월15일 A씨는 150만주 계약금 명목으로 각 5062만5000원씩 총 2억250만원을 앨터스투자자문에 송금했다. 같은 날 49만5000주 계약금 10%에 해당하는 총 1억3365만원도 지급됐다. 세부 내역에는 B씨 3만5000주 945만원, C씨 8만주 2160만원, D씨 15만주 4050만원, E씨 23만주 6210만원 등이 기재됐다. 이들의 수법은 전형적인 주가조작 패턴을 따른다. 복수 계좌를 활용한 이른바 ‘배수 계좌’ 구조를 통해 물량을 분할하고 반복 매매를 진행했다. 배수 계좌주는 전 축구선수 김씨로 알려졌다. 통정매매와 가장매매, 고가 매수 주문 등을 반복하며 듀오백 주가는 단기간 급등했다. 1900원대였던 주식은 장중 4000원 이상까지 치솟았고, 거래량도 최대 400배 가까이 폭증했다. 검찰은 이들이 최소 200억원 이상 규모의 시세조종 거래를 벌여 14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월17일에는 대신증권 차명주 김씨의 계좌에서 양정원에게 2억원이 송금됐고, 같은 날 소씨 계좌에서는 문씨에게 1억원이 송금됐다. 이후에도 특정 인물의 지시에 따라 수억원 단위 자금이 지속적으로 이동했고, 일부 자금은 개인 계좌로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후 주가 흐름과 반대매매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자료에는 2025년 3월경 반대매매가 발생했다고 기재돼있다. 이후 차씨가 30억원 반환을 요구했고, 이씨 측은 듀오백 인수 구조와 120억원 규모 코인 자금, 향후 주가 목표 등을 언급했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특히 자료에는 “목표가 8000원”, “최종적으로 1만7000원” 등의 표현이 등장한다. 자료에는 차씨가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후 관계자들 사이에 갈등이 심화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뚜렷한 줄기 나왔는데 놓아준 경찰? 유착 정황 포착···인적 쇄신으로 끝? 실제로 2025년 3월14일 반대매매로 주가가 무너지면서 작전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30억원의 실소유를 둘러싼 분쟁이 본격화됐다. 차씨는 “30억원은 자신의 자금”이라며 반환을 요구했다. 자금이 자신의 동의 없이 이동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제보에 따르면, “이씨 측에서 차씨에게 반환한 현금은 7억원가량”이라며 “23억을 못 돌려받으면서 차씨가 반환을 요구하면서 신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대신증권 내부 감사도 진행된 것으로 나타난다. 2025년 5월 대신증권 감사실에 관련 진정서가 접수됐으며, 전씨에 대해 정직 6개월 조치가 내려졌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자료 마지막 부분에는 차씨가 대신증권 외 2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이 적시돼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핵심 인물이자 양정원의 남편 이씨가 서울 강남권 경찰 관계자들에게 각종 형사사건 무마 청탁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씨가 과거 양정원이 연루된 사기 사건 해결을 부탁하며 현직 경찰관들에게 향응과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 공소 사실에는 경찰관들에게 유흥주점 접대를 제공하고 금품까지 건넨 내용이 포함됐다. 수사선상에는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강남경찰서 압수수색까지 진행했다. 이어 서울경찰청은 강남서의 수사·형사과 인력을 전원 교체하기에 이르렀다. 수사라인 교체는 강남서 소속 송 모 경감이 이씨로부터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뤄졌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2일 오후 상반기 경정급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강남서 신임 수사 1과장 자리에는 경북경찰청에서 전입해 온 손재만 경정이, 수사 2·3과장은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전입해 온 유민재·채명철 경정이 맡는다. 형사 라인의 경우 1과장에는 김원삼 서울 강서경찰서 형사1과장이, 2과장에는 염태진 서울 용산경찰서 형사과장이 각각 자리했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전날(11일) 기자간담회에서 “유착 의혹과 관련 강남권 수사 부사에서 경정·경감급에 대한 근무 기강을 포함한 내부 평가를 고려해 순환 인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남서 수사 라인 물갈이는 2019년 ‘버닝썬’ 사태 후 역대 최대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강남서는 최근 강남권 외 경찰서 수사 경력자 등을 지원 조건으로 하는 ‘수사·형사과 보직 공모’를 경찰 내부적으로 공고했다. 경감을 대상으로 한 두 자릿수 모집이다. 버닝썬 후 최대 물갈이 공고에 따르면 팀원·팀장을 구분해서 모집하지만 강남권 경찰서 5곳(강남·서초·송파·방배·수서) 이외 26개 관서에서 근무 중인 경감이어야 한다는 게 필수 조건으로 내걸렸다. 이씨의 주가조작 혐의를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수사 과정에서 그가 평소 친분이 있던 경찰청 소속 A 경정을 통해 당시 강남서 수사1과 팀장이던 송 경감에게 사건 무마를 청탁하고, 룸살롱 접대 등 향응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