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갈등 폭발’ 원효로3가 재개발 빨간불 내막

용산구청이 갈라친 ‘황금땅 오국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낙후된 지역을 개발해 아파트를 올린다. 목표는 같지만 진행 방법은 달랐다. 의견이 갈라졌고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상황을 조율하고 정리해야 할 지자체는 ‘나 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다. 그사이 서울에 몇 남지 않은 ‘금싸라기 땅’이 다섯 조각으로 쪼개졌다.

‘부동산 좀 안다’ 하는 사람들에게 서울 용산구 원효로 일대는 ‘알짜배기’ 지역이다. 부동산 가치의 첫 번째 조건인 위치가 좋고 무엇보다 다수의 사람이 꿈꾸는 ‘한강뷰’를 구현할 수 있다. 안 그래도 뜨고 있는 용산 지역의 숨겨진 수혜 지역이라는 말이 과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다.

아파트 꿈
동상이몽

최근 원효로3가 지역 재개발 문제를 두고 추진 단체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주민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는 건 일상다반사지만 원효로3가의 경우는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갈등이 장기화하면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원효로3가 재개발은 앞으로 들어설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핵심사업으로 이곳에 들어설 국제업무존에 100층 내외의 랜드마크를 세우겠다는 등의 구상이 나와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서면 원효로3가 인근의 부동산 가치는 크게 상승할 수밖에 없다. 큰 사업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원효로3가 재개발 진행 방향을 두고 주민 간의 이견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아파트를 짓자는 궁극적인 목표는 동일하지만 그 방법을 두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추진 단체의 난립, 혼재된 사업 등 각종 문제로 사업이 표류하는 중이다.


한 부동산 업자는 “많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봤지만 이 정도로 복잡한 곳은 드물다”고 혀를 내둘렀다.

실제 원효로3가 재개발 지역은 13일 기준 총 5개 구역으로 쪼개져 있다. 먼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1구역과 2구역으로 나뉘었다. 1구역은 다시 1-1과 1-2로, 2구역은 2-1, 2-2, 2-3 등으로 나뉘어 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 1-2와 2-3구역은 역세권이라는 점을 이용해 ‘노선형 상업지역’ 개발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성 큰 알짜배기 지역
개발 방식 따라 쪼개졌다

원효로3가 재개발사업에 밝은 한 관계자는 “구역이 합쳐졌다가 나뉘는 일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추진 단체만 늘어났다. 특히 용산구청에서 주민의 요청대로 구역계를 내주는 바람에 사업이 섞였다. 용산구청이 갈등을 만든 셈”이라고 주장했다.

구역계는 사업 추진 범위를 시각화한 경계로 연번에 따라 구분한다. 구역계의 첫 번째 연번자 이름을 따 ○○○ 구역, ○○○ 추진위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최근 선호하는 개발 방식에 따라 구역이 쪼개지고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던 사업에 불씨가 던져졌다. 1-1구역의 추진 단체가 진행한 ‘신속통합기획’을 두고 1-2구역의 추진 단체가 반발하면서 갈등이 표면화했다. 신속통합기획에 대한 주민 간의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속통합기획은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도입된 정책이다. 기존 정비사업이 지나친 규제와 절차 지연으로 장기화하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서울시가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주민이나 전문가 등과 소통하며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공공 지원을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도입으로 절차를 간소화해 5년여 정도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절반 정도인 2년6개월가량으로 단축하고자 했다. 재개발사업의 성패가 속도에 달린 만큼 빠른 변화를 원하는 주민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갈등을 최소화하며 행정력 낭비를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원효로3가 1-1구역 추진 단체는 용산구청에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속통합기획은 구청이 추진 단체의 신청 내용을 확인하고 서울시에 심사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울시는 구청의 입안 요청이 올라오면 후보지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

두 달에 한 번, 짝수 달에 후보지 선정위원회가 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 단축
정책 도입

후보지 선정위원회에서 후보지로 선정되면 그다음부터는 기존의 정비사업 절차대로 사업이 진행된다. 후보지 선정까지의 과정이 대폭 줄어드는 것이다. 서울시는 ▲법·조례상 주택정비형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 요건에 맞고 ▲토지등소유자 30% 이상 동의로 구역 지정을 희망하는 지역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선정을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 ▲공공재개발, 모아타운,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등 타 사업 공모 등에 신청했거나 후보지로 선정된 구역 ▲토지등소유자 25% 이상이 반대하는 구역 ▲전용주거지역 ▲지분쪼개기, 부동산 이상 거래 등 투기 발생 구역 등은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찬반 갈등 우려 구역 ▲여러 사업이 혼재된 구역 ▲현금청산 대상 세대수가 많은 구역 ▲투기 발생 우려·의심 구역 ▲노후 건축물 소유 주민 동의가 현저히 낮은 구역 ▲지난 공모 등에서 미선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은 구역 ▲구청장이 재개발 추진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구역 등은 제외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원효로3가 1-1, 1-2구역 추진 단체 사이의 갈등이 촉발된 지점도 바로 여기다. 원효로3가 재개발 사업에 관여 중인 한 관계자는 “엄연히 추진 단체가 나뉘어 있는데 1-1구역 측에서 1-2구역까지 묶어서 1구역을 통으로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했다”며 “이미 과거에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했다가 미선정된 일이 있었는데 용산구청이 이번에도 받아줬다”고 지적했다.

원효로3가 1구역 상황이 서울시에서 밝힌 신속통합기획 제외 대상, 제외 가능 대상에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전에 진행된 서울시의 후보지 선정 결과에서 지적된 부분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도
안 됐는데…

이 관계자는 “(용산)구청은 당시 후보지 미선정 사유를 파악하고 있고 현재까지 그 부분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또다시 서울시에 입안을 요청했다. 용산구청에서 (1-1구역 추진 단체를) 밀어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반대 주민 사이에 파다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요시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서울시는 원효로3가 1구역에서 2021년에 추진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미선정 사유에 대해 “건축허가를 받고 공모 공고일 이전 등기가 되지 않은 현금청산 대상 세대수가 다수 확인돼 재개발 반대 등으로 사업 추진이 장기화될 것이 우려되는 등 사업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므로 사업 추진 및 개발 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금 청산 대상자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 분양권 대신 감정평가를 통해 돈으로 보상받는 사람을 말한다. 분양권을 신청하지 않거나 철회한 경우, 재건축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등이 있다. 서울시의 답변은 아파트 분양권 대신 현금을 받고 조합에서 빠져나가는 주민 수가 많아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신속통합기획 추진을 반대하는 주민 수가 상당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구청의 입안 요청으로 시에서 심사를 진행해 후보지로 선정되더라도 주민 반대율이 30%가 넘으면 취소된다. 반대율이 30%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 수치가 높으면 선정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는 지역의 토지등소유자 가운데 16% 정도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실제 용산구청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신속통합기획을 반대하는 주민이 적지 않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서울시에서 밝힌 제외 가능 대상 항목의 ‘찬반 갈등 우려 지역’으로 비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신속통합기획 추진 두고 폭발
오는 4월 서울시 심사에 달려

해당 구역의 한 관계자는 “만에 하나 후보지로 결정돼 정비사업이 추진된다고 해도 조합 설립 등 절차마다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 초기 단계부터 용산구청에서 교통정리를 제대로 해야 했는데 구역계를 남발하는 등 문제를 만들었다”며 “현재 재개발사업에서 제기된 대부분 문제는 용산구청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산구청 재정비사업과 신속통합개발팀 관계자는 “원효로3가 재개발 구역의 한 추진 단체가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겠다고 신청했는데 주민 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다. 그래서 지난 1월30일에 ‘신속 추진 자문단’이라는 내부 기구를 통해 전문가의 견해를 들었다. 당시 그 자리에서 용산구청은 추천권자고 서울시는 결정권자이기 때문에 결정권자의 판단으로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게 타당하다는 방향으로 결정돼 2월 초에 (시에)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문제로 지적된 부분이 어느 정도 개선됐다”면서도 “주민 반대 비율이 적진 않다”고 말했다. 현금 청산 대상자 비율 등이 과거와 비교해 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용산구청에서 입안 요청 기간이 지난 후에 자료를 제출해 2월에는 후보지 선정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구청이 행정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지금 같은 주민 갈등이 불거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전에는 관 주도로 구역을 정하고 정비사업을 진행했는데 신속통합기획 같은 제도는 주민 주도로 진행된다. (제도의) 취지는 좋은데 주민들의 생각이 일치되기 어렵고, 주민이 진행하는 부분에 대해 구청이 통제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어떤 식으로든 사업이 진행되다 보면 (갈등이) 진화되긴 하는데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지난하다”고 덧붙였다.

결론 나도
난항 계속

서울시 주택실 건축기획관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4월에 후보지 선정위원회가 예정돼있다”며 “용산구청의 입안 요청이 들어온 뒤 해당 구역에서 민원 사항이 다수 발생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주민 반대율 등 항목에 따라 다각도로 사업을 검토한다. 결과는 심사 당일에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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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