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파주 금촌2동 재개발 리베이트·체불 복마전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6.02.02 15:20:08
  • 호수 15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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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공사 80억으로···밀실 계약?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공공지원민간임대(옛 뉴스테이) 사업으로 추진된 경기 파주 금촌2동 제2지구 재개발이 조합과 업체 간 유착 관계 의혹에 휩싸였다. 이 밖에도 주민·노조 반발, 막대한 손실과 체불이 이어졌지만 조합장 황모씨는 “곧 그만둘 것”이라며 책임 회피의 전형을 보였다. 조합원·하도급 업체들은 이번 사태를 “서민을 짓밟는 구조적 부패”라고 비판했다.

사업 초기부터 공사비가 과도하게 불어났다는 의혹은 지역 내 최대 논란이다. 최초 기반시설 공사는 약 33억원 수준이었으며, 전문 업체 검토 결과도 30억원대 초반이면 충분하다는 견적이 여러 차례 제시됐다. 그러나 조합은 이를 무시하고 특정 업체(G사)와 4차 계약에서 45억9000만원 규모로 공사비를 높였다.

부담 전가

불과 3일 만의 밀실 계약이었다는 점이 ‘기획적 배임’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G사가 지난해 11월에 다시 약 35억원 추가를 요구하며 공사비는 80억원 수준까지 부풀려졌다. 결과적으로 30억원대 공사 비용이 80억원으로 증폭됐다.

또 다른 취재 보도에서도 조합이 외부 시공사(A 건설)로부터 약 32억원 규모의 합리적 계약 옵션을 제시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G사와의 계약을 유지함으로써 최소 13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공사비 증폭은 단순한 비용 상승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조합과 G사 간 ‘비밀 계약’ 성격의 변경 계약이 반복되면서 공사비가 누적되면서 증가했고, 정작 합리적인 경쟁 입찰은 배제됐다는 주장이다.


현장 비판의 핵심에는 공공지원민간임대 사업 자체의 구조적 문제점도 있다. 해당 방식은 리츠(임대사업자)의 매입 가격을 과거 시세로 고정시켜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급등하는 구조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전가된다. 해당 구조 탓에 약 23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상가 73개 중 분양이 완료된 곳은 극히 일부에 불과해 미분양이 계속될 경우 추가 200억원 이상 분담금 부담이 조합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합원들은 “공사비가 원자재·금리 상승 외에 비정상적으로 부풀려진 정황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조합원에게 분담금 증가 불가피성을 전면에 내세운 정보 안내가 반복됐다. 제보자들은 조합장과 기반시설 업체 간의 리베이트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기반시설 업체 상무가 조합장 개인 농장 조성비를 대납했다는 내부 폭로가 이어졌다. 조합장이 공식 회계가 아닌 ‘비밀 통장’을 통해 자금을 운영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 비밀 통장이 뇌물·비자금 조성의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흐름 전반에 대해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제보 취지다.

보도에 따르면 조합이 특정 업체와 독단적인 계약을 맺어 수익 감소와 지출 증가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조합은 2013년부터 G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이 반복적으로 변경되면서 공사비 부담이 누적된 것이다. 조합과 기반시설 업체 간의 알 수 없는 계약 관계 때문에 조합이 13억원 이상 손실을 감수하고 있으며, 미지급 공사비가 400억원 이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뒤늦게 공사비 ‘대폭 증액’ 왜?
시설 대금·노조 집회 현장 갈등


이런 구조는 조합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떠안는 결과를 낳았다. 조합원 다수는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서민 계층임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추가 분담금을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결국 공사비·분담금 논란이 노동 현장 갈등으로 이어졌다. 한국노총 산하 살수차 노조는 조합과 금호건설을 상대로 집회 신고를 접수했고, 체불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지난달 27일 오전 금촌어울림 정문 앞과 조합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노조 측은 기반시설 공사 중 살수차 장비대금 약 1000만원이 2025년 10월 지급돼야 했으나 체불됐다”며 집회를 벌였다. ST건설이 하도급 공사를 수행했음에도 기성금이 지급되지 않아 살수차 장비 대금까지 체불된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는 금호건설을 직접 겨냥한 집회는 아니라는 설명이지만 현장에서는 책임 소재를 둘러싼 혼선도 이어졌다. 경찰도 현장을 주시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9시20분경 파주경찰서 정보관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아 상황 설명을 듣고 노조 측과 면담을 진행했다.

금촌2동 재개발사업 자체는 오랜 시간 지연돼 온 사업이다. 과거 공사비 문제 등으로 공사가 지체됐다. 일각에서는 사업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라 2023년 일부 공사가 재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공사비 논란과 재원 조달 문제로 여전히 사업 추진에는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공사 지연은 주민들 사이에 “흉물이 방치됐다”는 불만도 낳았다. 과거 방송 보도에서는 공사가 중단된 재건축 현장이 몇 년째 방치돼 안전 우려를 제기한 사례도 있다. 조합 측은 “현재 조합은 현실적인 재정 구조와 금융비용 부담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합리적 수준에서 조합원에게 가혹한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조합장 황모씨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증액된 공사비는 기반시설 업체가 통보한 것이지 내가 설정한 게 아니”라며 “조만간 그만둘 생각이지만, 설명하자면 80억은 확정된 금액이 아니고 통보받은 내용에 불과하다”고 답변했다.

비자금 의혹…검은 유착의 정황
공공지원민간임대 구조 취약성

하지만 조합과 시공사, 기반시설 업체 등 사이에서 책임 소재의 분명한 정리와 투명한 계약 방식이 결여된 상황이 소송, 집회, 영업손실과 같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분쟁을 넘어, 국책 사업의 구조적 취약점과 특정 이해관계자의 결탁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노동자 대표들은 검찰 및 경찰의 압수수색을 통한 조합장 개인 통장과 기반시설 업체 간 자금 흐름 전반에 대한 금융 수사 필요하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파주시청·국토교통부 특별 감사를 통해 변경 계약 과정, 준공 승인 지연 등을 토대로 조합 운영의 적정성에 대한 정밀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반복적인 계약 변경을 통해 공사비가 비정상적으로 증폭된 과정이다. 특히 시공사·조합·업체가 함께 참여한 이른바 ‘삼자대면’에서 저가 시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고도, 조합은 불과 3일 만에 기존 기반시설 업체인 G사와 45억9000만원 규모의 4차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체불 업체 측에서는 “금호건설에서 도장을 찍어주지 않아 기성금과 대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를 받고 있다며, 책임 소재를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서는 조합, 원·하도급사, 시공사 간 책임 떠넘기기 속에 체불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조합장의 무책임한 판단으로 인해 공사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금호건설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조합과 관계자들은 재정 구조 개선과 사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조합원과 하도급 업체들은 보다 근본적인 책임 규명과 투명한 계약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계약 변경 과정의 적정성, 공사비 증액의 합리성, 체불 발생 경위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는 사태 수습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좌초 우려

금촌2동 재개발 사태는 공공성을 표방한 재개발사업에서 계약 변경과 대금 체불이 어떻게 현장 갈등과 조합원 피해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파주 금촌2동 재개발 사태는 단순한 공사 분쟁이 아니다. 공공사업의 투명성, 조합 운영의 책임, 그리고 주민·노동자 보호의 사회적 가치가 걸린 문제다. 당국과 언론이 이 사안에 대해 미흡한 대응을 할 경우,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재현될 위험이 크다는 비판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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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