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파주 금촌2동 재개발 리베이트·체불 복마전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6.02.02 15:20:08
  • 호수 15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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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공사 80억으로···밀실 계약?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공공지원민간임대(옛 뉴스테이) 사업으로 추진된 경기 파주 금촌2동 제2지구 재개발이 조합과 업체 간 유착 관계 의혹에 휩싸였다. 이 밖에도 주민·노조 반발, 막대한 손실과 체불이 이어졌지만 조합장 황모씨는 “곧 그만둘 것”이라며 책임 회피의 전형을 보였다. 조합원·하도급 업체들은 이번 사태를 “서민을 짓밟는 구조적 부패”라고 비판했다.

사업 초기부터 공사비가 과도하게 불어났다는 의혹은 지역 내 최대 논란이다. 최초 기반시설 공사는 약 33억원 수준이었으며, 전문 업체 검토 결과도 30억원대 초반이면 충분하다는 견적이 여러 차례 제시됐다. 그러나 조합은 이를 무시하고 특정 업체(G사)와 4차 계약에서 45억9000만원 규모로 공사비를 높였다.

부담 전가

불과 3일 만의 밀실 계약이었다는 점이 ‘기획적 배임’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G사가 지난해 11월에 다시 약 35억원 추가를 요구하며 공사비는 80억원 수준까지 부풀려졌다. 결과적으로 30억원대 공사 비용이 80억원으로 증폭됐다.

또 다른 취재 보도에서도 조합이 외부 시공사(A 건설)로부터 약 32억원 규모의 합리적 계약 옵션을 제시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G사와의 계약을 유지함으로써 최소 13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공사비 증폭은 단순한 비용 상승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조합과 G사 간 ‘비밀 계약’ 성격의 변경 계약이 반복되면서 공사비가 누적되면서 증가했고, 정작 합리적인 경쟁 입찰은 배제됐다는 주장이다.


현장 비판의 핵심에는 공공지원민간임대 사업 자체의 구조적 문제점도 있다. 해당 방식은 리츠(임대사업자)의 매입 가격을 과거 시세로 고정시켜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급등하는 구조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전가된다. 해당 구조 탓에 약 23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상가 73개 중 분양이 완료된 곳은 극히 일부에 불과해 미분양이 계속될 경우 추가 200억원 이상 분담금 부담이 조합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합원들은 “공사비가 원자재·금리 상승 외에 비정상적으로 부풀려진 정황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조합원에게 분담금 증가 불가피성을 전면에 내세운 정보 안내가 반복됐다. 제보자들은 조합장과 기반시설 업체 간의 리베이트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기반시설 업체 상무가 조합장 개인 농장 조성비를 대납했다는 내부 폭로가 이어졌다. 조합장이 공식 회계가 아닌 ‘비밀 통장’을 통해 자금을 운영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 비밀 통장이 뇌물·비자금 조성의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흐름 전반에 대해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제보 취지다.

보도에 따르면 조합이 특정 업체와 독단적인 계약을 맺어 수익 감소와 지출 증가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조합은 2013년부터 G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이 반복적으로 변경되면서 공사비 부담이 누적된 것이다. 조합과 기반시설 업체 간의 알 수 없는 계약 관계 때문에 조합이 13억원 이상 손실을 감수하고 있으며, 미지급 공사비가 400억원 이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뒤늦게 공사비 ‘대폭 증액’ 왜?
시설 대금·노조 집회 현장 갈등


이런 구조는 조합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떠안는 결과를 낳았다. 조합원 다수는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서민 계층임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추가 분담금을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결국 공사비·분담금 논란이 노동 현장 갈등으로 이어졌다. 한국노총 산하 살수차 노조는 조합과 금호건설을 상대로 집회 신고를 접수했고, 체불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지난달 27일 오전 금촌어울림 정문 앞과 조합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노조 측은 기반시설 공사 중 살수차 장비대금 약 1000만원이 2025년 10월 지급돼야 했으나 체불됐다”며 집회를 벌였다. ST건설이 하도급 공사를 수행했음에도 기성금이 지급되지 않아 살수차 장비 대금까지 체불된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는 금호건설을 직접 겨냥한 집회는 아니라는 설명이지만 현장에서는 책임 소재를 둘러싼 혼선도 이어졌다. 경찰도 현장을 주시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9시20분경 파주경찰서 정보관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아 상황 설명을 듣고 노조 측과 면담을 진행했다.

금촌2동 재개발사업 자체는 오랜 시간 지연돼 온 사업이다. 과거 공사비 문제 등으로 공사가 지체됐다. 일각에서는 사업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라 2023년 일부 공사가 재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공사비 논란과 재원 조달 문제로 여전히 사업 추진에는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공사 지연은 주민들 사이에 “흉물이 방치됐다”는 불만도 낳았다. 과거 방송 보도에서는 공사가 중단된 재건축 현장이 몇 년째 방치돼 안전 우려를 제기한 사례도 있다. 조합 측은 “현재 조합은 현실적인 재정 구조와 금융비용 부담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합리적 수준에서 조합원에게 가혹한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조합장 황모씨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증액된 공사비는 기반시설 업체가 통보한 것이지 내가 설정한 게 아니”라며 “조만간 그만둘 생각이지만, 설명하자면 80억은 확정된 금액이 아니고 통보받은 내용에 불과하다”고 답변했다.

비자금 의혹…검은 유착의 정황
공공지원민간임대 구조 취약성

하지만 조합과 시공사, 기반시설 업체 등 사이에서 책임 소재의 분명한 정리와 투명한 계약 방식이 결여된 상황이 소송, 집회, 영업손실과 같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분쟁을 넘어, 국책 사업의 구조적 취약점과 특정 이해관계자의 결탁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노동자 대표들은 검찰 및 경찰의 압수수색을 통한 조합장 개인 통장과 기반시설 업체 간 자금 흐름 전반에 대한 금융 수사 필요하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파주시청·국토교통부 특별 감사를 통해 변경 계약 과정, 준공 승인 지연 등을 토대로 조합 운영의 적정성에 대한 정밀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반복적인 계약 변경을 통해 공사비가 비정상적으로 증폭된 과정이다. 특히 시공사·조합·업체가 함께 참여한 이른바 ‘삼자대면’에서 저가 시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고도, 조합은 불과 3일 만에 기존 기반시설 업체인 G사와 45억9000만원 규모의 4차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체불 업체 측에서는 “금호건설에서 도장을 찍어주지 않아 기성금과 대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를 받고 있다며, 책임 소재를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서는 조합, 원·하도급사, 시공사 간 책임 떠넘기기 속에 체불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조합장의 무책임한 판단으로 인해 공사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금호건설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조합과 관계자들은 재정 구조 개선과 사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조합원과 하도급 업체들은 보다 근본적인 책임 규명과 투명한 계약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계약 변경 과정의 적정성, 공사비 증액의 합리성, 체불 발생 경위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는 사태 수습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좌초 우려

금촌2동 재개발 사태는 공공성을 표방한 재개발사업에서 계약 변경과 대금 체불이 어떻게 현장 갈등과 조합원 피해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파주 금촌2동 재개발 사태는 단순한 공사 분쟁이 아니다. 공공사업의 투명성, 조합 운영의 책임, 그리고 주민·노동자 보호의 사회적 가치가 걸린 문제다. 당국과 언론이 이 사안에 대해 미흡한 대응을 할 경우,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재현될 위험이 크다는 비판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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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