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음란행위 ‘게이 사우나’ 정체

남자끼리 만나는 ‘24시간 성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최근 남성 전용 사우나에서 집단 음란행위를 벌이던 남성들이 경찰에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이들 가운데에는 현직 경찰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해당 사우나는 일부 이용객들 사이에서 ‘게이들의 성지’로 불려온 곳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하필 사우나를 찾는 걸까?

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달 22일 금천구의 한 남성 전용 사우나를 순찰하던 중 수면실에서 음란행위를 하던 남성 6명을 적발했다. 해당 사우나는 ‘남성 전용’ ‘24시간 영업’ 간판이 걸린 시설로, 내부에는 ‘수시 순찰 구역’이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실서
경찰까지
 

경찰은 순찰 과정에서 수면실에서 벌어지고 있던 음란행위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관련자들을 붙잡았다. 적발된 남성들 가운데에는 인천 지역 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50대 경찰관 A씨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단속 상황에서 현장을 벗어나려다 붙잡혔으며, 6명 가운데 유일하게 공연음란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목격자는 “그 사람이 체격이 왜소했고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사우나는 이전부터 음란행위와 관련한 신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돼 경찰의 수시 순찰 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알려졌다. 수면실 입구에는 “경찰 수시 순찰 구역”이라는 안내와 함께 “수면실 이용 시 반드시 속옷이나 가운을 착용하라”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고 한다.

시설 관계자 역시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설명했다. 사우나 관계자는 “이걸 우리가 홍보할 수도 없고 이용객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서로 연락해 찾아오는 것 같다”며 “이야기하기도 낯 뜨거운 문제”라고 말했다.

인근 상인들 사이에서도 해당 사우나에 대한 이야기가 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자영업자는 “직원들이 사우나를 다녀온 뒤 ‘거기가 좀 이상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A씨는 경찰서로 인계돼 조사를 받은 뒤 당일 귀가 조치됐다. 이후 입건 사실은 곧바로 소속 기관에 통보됐으며, 해당 경찰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성 전용 사우나나 수면시설에서 음란행위가 벌어지는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실제로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 사우나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해당 시설에서는 불과 몇 시간 사이 두 차례 경찰이 출동했다. 첫 번째 사건은 오전 9시경 수면실에서 발생했다.

40대 남성이 20대 남성의 신체를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고 해당 남성은 성추행 혐의로 임의동행 조치됐다. 이어 약 두 시간 뒤인 오전 11시30분 무렵 같은 사우나 시설에서 또 다른 신고가 접수됐다.

‘남성 전용’ 은밀한 만남
수시 순찰 구역으로 지정

이번에는 30대 남성 두 명이 서로 신체접촉을 하며 음란한 행위를 벌였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이들을 공연음란 혐의로 임의동행했다. 한 시설에서 짧은 시간 사이 음란행위 신고가 잇따르자 이용객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충격이 있었다.

2012년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남성 전용 사우나 업주가 동성 간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 따르면 해당 업소는 남성 이용객들이 사우나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서로 호감을 느끼면 자유롭게 성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사실상 방치하거나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주는 인터넷을 통해 해당 업소를 남성 전용 사우나이자 동성 간 만남이 가능한 장소로 홍보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업소 내부에 콘돔과 젤 등을 비치한 채 영업을 이어온 사실을 확인했다. 또 해당 업소가 목욕장이나 숙박업 신고 없이 운영되면서 수년 동안 약 2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공중위생업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업주를 입건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마약까지 투약하며 모임을 갖는 경우도 있었다. 과거 서울 강남 일대의 남성 전용 수면방에서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일당이 적발됐다. 당시 경찰은 홍콩에서 필로폰이 밀반입되고 있다는 첩보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던 중 해당 마약이 성소수자 관련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거래된 뒤 남성 전용 수면시설에서 투약되는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필로폰 약 70g과 신종 마약, 현금 등을 확보했고 마약 밀반입자와 유통책, 투약자 등 10여명을 검거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해당 수면시설이 숙박 공간이 아니라 성소수자들이 모여 마약을 투약하거나 성관계를 맺는 장소로 활용됐다는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남성 전용 사우나나 수면시설에서 성소수자들의 음란행위가 벌어지는 일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이들은 주로 사우나나 휴게텔, 찜질방 등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르고
갔다가…
 

이 같은 공간은 이른바 ‘게이 사우나’ 또는 ‘수면방’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시설이고 일반 이용객들도 입장료만 내면 이용할 수 있어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사우나를 선택하는 것일까? 사우나와 찜질방과 같은 대부분의 시설은 별도의 객실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동 수면 공간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이용객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마주치거나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 형성된다. 음란행위를 나눌 타깃을 물색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이다. 또 내부에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공간이 많다. 이 같은 이유로 리스크 없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장소가 된다.

실제 온라인 상에는 게이 사우나를 이용하게 된 사람들의 후기도 찾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은 평범한 남성 전용 사우나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다가 예상과 다른 분위기를 경험했다는 내용이다.

이용자 B씨는 서울 강남의 한 남성 전용 사우나를 방문했던 경험을 온라인 게시글로 남겼다. 그는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평범한 사우나처럼 보였다”며 “건물 입구에도 ‘남성 전용 사우나’라는 간판이 걸려 있어 특별히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탈의실과 목욕탕, 휴게 공간 등이 있는 일반적인 사우나 구조였다고 한다.  

그는 “탈의실에는 신문을 보거나 TV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시설도 오래된 목욕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목욕탕으로 들어가자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고 했다. 그는 “탕 안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계속 주변을 살피는 느낌이 들었다”며 “목욕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계속 보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했다.

탕 안에서 다른 이용객의 행동이 눈에 띄었다는 경험도 적었다. B씨는 “샤워를 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수건을 던지거나 말을 걸 듯한 행동을 했다”며 “직접적인 말은 없었지만 뭔가 관심을 표현하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결국 자리를 옮겨야 했다.

CCTV 없고
묘한 분위기

목욕탕을 나온 뒤 휴게 공간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다. 휴게 공간에는 TV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탈의실 근처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B씨는 “탈의하거나 옷을 입는 동안에도 시선이 계속 느껴졌다”며 “일반 사우나에서는 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했다.

그는 이후 수면실로 이동했다. 수면실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이었고 바닥에 매트가 깔려 있었다고 한다. 일부 이용객은 수건을 두른 채 누워 있었고 일부는 앉아 있거나 주변을 오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B씨는 “수면실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있었다”며 “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계속 자리를 옮기거나 주변을 살피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적었다.

수면실 안에서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계속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누워 있는 사람들 사이로 사람들이 계속 오갔다”며 “어떤 사람들은 휴대전화 불빛을 켜고 주변을 살피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분위기가 낯설게 느껴졌다”며 “결국 오래 머무르지 않고 수면실을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C씨 역시 비슷한 경험담을 온라인상에 남겼다. 그는 우연히 사우나를 찾았다가 내부 분위기에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하철이 끊겨 잠깐 쉬려고 사우나에 들어갔는데, 처음에는 평범한 남성 사우나라고 생각했다”고 기술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탈의실과 목욕탕이 있었고 시설도 오래된 목욕탕과 비슷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목욕탕 안에서 C씨는 몇몇 이용객들의 행동이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탕 안에서 주변 사람들을 계속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목욕을 하면서도 서로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샤워를 마친 뒤 휴게 공간으로 이동했을 때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다. C씨는 “휴게 공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며 “자리를 옮기거나 주변을 살피는 사람들이 계속 움직였다”고 했다. 이후 그는 수면실로 들어갔다.

“자다가 보니 옆에서 성행위”
사건 후 충격 목격담 쏟아져

수면실에는 여러 사람이 누워 있었고 일부는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한다. C씨는 “수면실 안에 들어갔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며 “누워 있는 사람들 사이로 몇몇 사람들이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계속 들리는 소리가 신경 쓰였던 그는 “처음에는 누군가 뒤척이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신음 비슷한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언급했다.

결국 그는 잠을 포기하고 수면실을 나왔다. C씨는 “처음에는 평범한 사우나라고 생각했는데 분위기가 이상하게 느껴졌다”며 “결국 오래 머무르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고 회상했다.

수면실 입구에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안내문에는 동성 간 부적절한 행동이나 다른 이용객의 수면을 방해하는 행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C씨는 “수면실 입구에 그런 안내문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이곳이 어떤 곳인지 짐작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번에 적발된 금천구 남성 전용 사우나를 이용했다는 일부 방문객들의 후기도 올라와 있었다. 실제 사우나 리뷰에는 “여기는 사실상 게이 사우나다. 자다가 인기척이 느껴져 깼는데 남성 두 명이 성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글이 게시돼있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남탕에서 남성 두 명이 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아이와 함께 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적기도 했다. 많은 방문객이 일반 사우나와는 다른 분위기를 경험했다는 후기를 남겼다. 

이처럼 남성 전용 사우나에서는 오래전부터 성소수자들의 음란행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단속이 쉽지가 않다. 특히 수면실이나 휴식 공간 등에는 카메라 설치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시설 내부 상황을 확인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속해도
다시 모여

공동 이용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머무는 구조인 만큼 문제가 발생해도 정확한 상황을 확인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사우나 운영자를 처벌할 수도 없다. 업주가 직접 성행위를 유도하거나 알선하지 않는 이상 법적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단속과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해외에도 게이 사우나?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남성 전용 시설에서 수백명의 남성이 한꺼번에 단속에 걸리는 사건도 있었다.

현지 매체 <더스타>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과 연방직할지 이슬람종교국(JAWI)은 지난해 11월28일 오후 8시께 쿠알라룸푸르 라자 라우트로에 있는 한 웰니스 센터를 합동 단속했다.

해당 시설은 체육관과 사우나, 스파, 수영장, 휴게실 등을 갖춘 남성 전용 건강 시설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남성 간 성행위가 이뤄지는 장소로 이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단속 당시 현장에서는 19세부터 60세까지 남성 202명이 적발됐다.

이들 가운데에는 의사와 검사, 교사, 공무원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말레이시아 현지인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독일 등 외국 국적 이용객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업소는 등록비 10링깃(약 3500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한 뒤 방문할 때마다 35링깃(약 1만2000원)을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됐다.

시설은 퇴근 후 휴식을 원하는 남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오후 5시부터 늦은 밤까지 영업했고 SNS 등을 통해 홍보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방식의 운영은 약 8개월 동안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당국은 ‘남성 이용객들의 부적절한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2주 동안 정보 수집과 감시를 진행한 뒤 해당 시설을 급습했다.

경찰은 이들을 말레이시아 형법 제377조(비자연적 성행위 금지)를 위반한 혐의로 체포했다.

말레이시아 법은 남성 성기가 타인의 항문이나 입에 삽입되는 행위를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동성 간 행위뿐 아니라 이성 간 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동성애 관련 사건에 주로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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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