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음란행위 ‘게이 사우나’ 정체

남자끼리 만나는 ‘24시간 성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최근 남성 전용 사우나에서 집단 음란행위를 벌이던 남성들이 경찰에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이들 가운데에는 현직 경찰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해당 사우나는 일부 이용객들 사이에서 ‘게이들의 성지’로 불려온 곳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하필 사우나를 찾는 걸까?

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달 22일 금천구의 한 남성 전용 사우나를 순찰하던 중 수면실에서 음란행위를 하던 남성 6명을 적발했다. 해당 사우나는 ‘남성 전용’ ‘24시간 영업’ 간판이 걸린 시설로, 내부에는 ‘수시 순찰 구역’이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실서
경찰까지
 

경찰은 순찰 과정에서 수면실에서 벌어지고 있던 음란행위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관련자들을 붙잡았다. 적발된 남성들 가운데에는 인천 지역 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50대 경찰관 A씨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단속 상황에서 현장을 벗어나려다 붙잡혔으며, 6명 가운데 유일하게 공연음란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목격자는 “그 사람이 체격이 왜소했고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사우나는 이전부터 음란행위와 관련한 신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돼 경찰의 수시 순찰 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알려졌다. 수면실 입구에는 “경찰 수시 순찰 구역”이라는 안내와 함께 “수면실 이용 시 반드시 속옷이나 가운을 착용하라”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고 한다.

시설 관계자 역시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설명했다. 사우나 관계자는 “이걸 우리가 홍보할 수도 없고 이용객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서로 연락해 찾아오는 것 같다”며 “이야기하기도 낯 뜨거운 문제”라고 말했다.

인근 상인들 사이에서도 해당 사우나에 대한 이야기가 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자영업자는 “직원들이 사우나를 다녀온 뒤 ‘거기가 좀 이상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A씨는 경찰서로 인계돼 조사를 받은 뒤 당일 귀가 조치됐다. 이후 입건 사실은 곧바로 소속 기관에 통보됐으며, 해당 경찰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성 전용 사우나나 수면시설에서 음란행위가 벌어지는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실제로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 사우나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해당 시설에서는 불과 몇 시간 사이 두 차례 경찰이 출동했다. 첫 번째 사건은 오전 9시경 수면실에서 발생했다.

40대 남성이 20대 남성의 신체를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고 해당 남성은 성추행 혐의로 임의동행 조치됐다. 이어 약 두 시간 뒤인 오전 11시30분 무렵 같은 사우나 시설에서 또 다른 신고가 접수됐다.

‘남성 전용’ 은밀한 만남
수시 순찰 구역으로 지정

이번에는 30대 남성 두 명이 서로 신체접촉을 하며 음란한 행위를 벌였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이들을 공연음란 혐의로 임의동행했다. 한 시설에서 짧은 시간 사이 음란행위 신고가 잇따르자 이용객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충격이 있었다.

2012년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남성 전용 사우나 업주가 동성 간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 따르면 해당 업소는 남성 이용객들이 사우나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서로 호감을 느끼면 자유롭게 성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사실상 방치하거나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주는 인터넷을 통해 해당 업소를 남성 전용 사우나이자 동성 간 만남이 가능한 장소로 홍보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업소 내부에 콘돔과 젤 등을 비치한 채 영업을 이어온 사실을 확인했다. 또 해당 업소가 목욕장이나 숙박업 신고 없이 운영되면서 수년 동안 약 2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공중위생업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업주를 입건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마약까지 투약하며 모임을 갖는 경우도 있었다. 과거 서울 강남 일대의 남성 전용 수면방에서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일당이 적발됐다. 당시 경찰은 홍콩에서 필로폰이 밀반입되고 있다는 첩보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던 중 해당 마약이 성소수자 관련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거래된 뒤 남성 전용 수면시설에서 투약되는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필로폰 약 70g과 신종 마약, 현금 등을 확보했고 마약 밀반입자와 유통책, 투약자 등 10여명을 검거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해당 수면시설이 숙박 공간이 아니라 성소수자들이 모여 마약을 투약하거나 성관계를 맺는 장소로 활용됐다는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남성 전용 사우나나 수면시설에서 성소수자들의 음란행위가 벌어지는 일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이들은 주로 사우나나 휴게텔, 찜질방 등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르고
갔다가…
 

이 같은 공간은 이른바 ‘게이 사우나’ 또는 ‘수면방’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시설이고 일반 이용객들도 입장료만 내면 이용할 수 있어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사우나를 선택하는 것일까? 사우나와 찜질방과 같은 대부분의 시설은 별도의 객실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동 수면 공간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이용객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마주치거나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 형성된다. 음란행위를 나눌 타깃을 물색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이다. 또 내부에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공간이 많다. 이 같은 이유로 리스크 없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장소가 된다.

실제 온라인 상에는 게이 사우나를 이용하게 된 사람들의 후기도 찾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은 평범한 남성 전용 사우나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다가 예상과 다른 분위기를 경험했다는 내용이다.

이용자 B씨는 서울 강남의 한 남성 전용 사우나를 방문했던 경험을 온라인 게시글로 남겼다. 그는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평범한 사우나처럼 보였다”며 “건물 입구에도 ‘남성 전용 사우나’라는 간판이 걸려 있어 특별히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탈의실과 목욕탕, 휴게 공간 등이 있는 일반적인 사우나 구조였다고 한다.  

그는 “탈의실에는 신문을 보거나 TV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시설도 오래된 목욕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목욕탕으로 들어가자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고 했다. 그는 “탕 안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계속 주변을 살피는 느낌이 들었다”며 “목욕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계속 보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했다.

탕 안에서 다른 이용객의 행동이 눈에 띄었다는 경험도 적었다. B씨는 “샤워를 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수건을 던지거나 말을 걸 듯한 행동을 했다”며 “직접적인 말은 없었지만 뭔가 관심을 표현하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결국 자리를 옮겨야 했다.

CCTV 없고
묘한 분위기

목욕탕을 나온 뒤 휴게 공간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다. 휴게 공간에는 TV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탈의실 근처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B씨는 “탈의하거나 옷을 입는 동안에도 시선이 계속 느껴졌다”며 “일반 사우나에서는 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했다.

그는 이후 수면실로 이동했다. 수면실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이었고 바닥에 매트가 깔려 있었다고 한다. 일부 이용객은 수건을 두른 채 누워 있었고 일부는 앉아 있거나 주변을 오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B씨는 “수면실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있었다”며 “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계속 자리를 옮기거나 주변을 살피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적었다.

수면실 안에서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계속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누워 있는 사람들 사이로 사람들이 계속 오갔다”며 “어떤 사람들은 휴대전화 불빛을 켜고 주변을 살피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분위기가 낯설게 느껴졌다”며 “결국 오래 머무르지 않고 수면실을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C씨 역시 비슷한 경험담을 온라인상에 남겼다. 그는 우연히 사우나를 찾았다가 내부 분위기에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하철이 끊겨 잠깐 쉬려고 사우나에 들어갔는데, 처음에는 평범한 남성 사우나라고 생각했다”고 기술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탈의실과 목욕탕이 있었고 시설도 오래된 목욕탕과 비슷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목욕탕 안에서 C씨는 몇몇 이용객들의 행동이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탕 안에서 주변 사람들을 계속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목욕을 하면서도 서로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샤워를 마친 뒤 휴게 공간으로 이동했을 때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다. C씨는 “휴게 공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며 “자리를 옮기거나 주변을 살피는 사람들이 계속 움직였다”고 했다. 이후 그는 수면실로 들어갔다.

“자다가 보니 옆에서 성행위”
사건 후 충격 목격담 쏟아져

수면실에는 여러 사람이 누워 있었고 일부는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한다. C씨는 “수면실 안에 들어갔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며 “누워 있는 사람들 사이로 몇몇 사람들이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계속 들리는 소리가 신경 쓰였던 그는 “처음에는 누군가 뒤척이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신음 비슷한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언급했다.

결국 그는 잠을 포기하고 수면실을 나왔다. C씨는 “처음에는 평범한 사우나라고 생각했는데 분위기가 이상하게 느껴졌다”며 “결국 오래 머무르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고 회상했다.

수면실 입구에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안내문에는 동성 간 부적절한 행동이나 다른 이용객의 수면을 방해하는 행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C씨는 “수면실 입구에 그런 안내문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이곳이 어떤 곳인지 짐작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번에 적발된 금천구 남성 전용 사우나를 이용했다는 일부 방문객들의 후기도 올라와 있었다. 실제 사우나 리뷰에는 “여기는 사실상 게이 사우나다. 자다가 인기척이 느껴져 깼는데 남성 두 명이 성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글이 게시돼있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남탕에서 남성 두 명이 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아이와 함께 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적기도 했다. 많은 방문객이 일반 사우나와는 다른 분위기를 경험했다는 후기를 남겼다. 

이처럼 남성 전용 사우나에서는 오래전부터 성소수자들의 음란행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단속이 쉽지가 않다. 특히 수면실이나 휴식 공간 등에는 카메라 설치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시설 내부 상황을 확인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속해도
다시 모여

공동 이용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머무는 구조인 만큼 문제가 발생해도 정확한 상황을 확인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사우나 운영자를 처벌할 수도 없다. 업주가 직접 성행위를 유도하거나 알선하지 않는 이상 법적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단속과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해외에도 게이 사우나?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남성 전용 시설에서 수백명의 남성이 한꺼번에 단속에 걸리는 사건도 있었다.

현지 매체 <더스타>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과 연방직할지 이슬람종교국(JAWI)은 지난해 11월28일 오후 8시께 쿠알라룸푸르 라자 라우트로에 있는 한 웰니스 센터를 합동 단속했다.

해당 시설은 체육관과 사우나, 스파, 수영장, 휴게실 등을 갖춘 남성 전용 건강 시설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남성 간 성행위가 이뤄지는 장소로 이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단속 당시 현장에서는 19세부터 60세까지 남성 202명이 적발됐다.

이들 가운데에는 의사와 검사, 교사, 공무원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말레이시아 현지인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독일 등 외국 국적 이용객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업소는 등록비 10링깃(약 3500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한 뒤 방문할 때마다 35링깃(약 1만2000원)을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됐다.

시설은 퇴근 후 휴식을 원하는 남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오후 5시부터 늦은 밤까지 영업했고 SNS 등을 통해 홍보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방식의 운영은 약 8개월 동안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당국은 ‘남성 이용객들의 부적절한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2주 동안 정보 수집과 감시를 진행한 뒤 해당 시설을 급습했다.

경찰은 이들을 말레이시아 형법 제377조(비자연적 성행위 금지)를 위반한 혐의로 체포했다.

말레이시아 법은 남성 성기가 타인의 항문이나 입에 삽입되는 행위를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동성 간 행위뿐 아니라 이성 간 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동성애 관련 사건에 주로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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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