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정국진 새미래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서울·경기 통합해야” 주장, 왜?

[일요시사] 김명삼 대기자 = 지난 계엄·탄핵 정국과 맞물려 벌어진 개혁신당 내홍 사태에서 대중의 이목을 끈 인물이 있다. 당 주류 이준석계에 맞서 수적으로 열세인 허은아계의 입장을 조목조목 대변해 온 정국진 당시 선임대변인이었다. 이준석계에 의해 개혁신당에서 제명된 이후 ‘반 이재명’을 기치로 내걸고 새미래민주당에 입당했던 그가 6·3 지방선거 예비후보로 돌아왔다. 그것도 대통령선거 다음으로 큰 선거, 경기도지사 선거다.

정국진 예비후보는 지난 3일,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9차 전국동시지방선거 ‘1호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출마 의사를 공개하면서 ‘변혁 도지사’가 되겠다고 천명해 온 바 있다. 변혁의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경기-서울 통합, 기초·광역의회 통합 등 전국민적인 관심을 모을 법한 굵직한 어젠다를 내걸었다.

<일요시사>와 만난 정 예비후보는 국민의힘에 만연한 지방선거 패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야권 단일후보가 돼 당선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만 39세의 젊은 나이와 소수 정당 소속을 전전한 이력은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변혁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라고도 덧붙였다.

다음은 정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당랑거철(螳螂拒轍)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지 않은가?

▲소년이 무너지는 제방을 맨손으로 막지 않았다면 마을은 파괴됐을 것이다. 정치는 희생이자 헌신이다. 장판파에 선 장비나, 주군의 아이를 품에 안고 돌파한 조자룡이 적의 위세에 눌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젊은 나이에다, 소수정당 소속이라는 핸디캡이 있는데….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의 나이가 딱 나와 같다. 지금 나처럼 원외정당 소속이기도 했다. 올해 새 뉴욕시장이 된 34세 조란 맘다니를 보라. 해외에는 비슷한 사례가 부지기수다. 국내에서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일이라 고되지만 큰 보람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한다.

-그래도 현실의 벽은 높다. 복안이 있는가?

▲인지도가 부족한 내가 기댈 곳은 유권자께서 진정성을 알아봐 주시는 것뿐이다. 구태 정치가 회피하고 방치한 과제들의 해결사가 되겠다. 경기-서울 통합, 기초·광역의회 통합, 수원·성남비행장 이전 등의 공약은 내가 거대정당의 기성 정치인이었다면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세가 강한 경기도에서 야당 후보로 당선되는 것은 물론, 그 전에 야권 단일후보가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 않을까?

▲국민의힘은 경기지사 선거를 사실상 포기한 것 같다. 질까 봐 지레 겁먹고 아무도 나서는 이들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도에서 비호감도가 높은 국민의힘 간판으로는 누가 나와도 필패다. 반면 새미래민주당의 젊은 후보인 나라면 경기지사 선거에 의외성을 부여하고 역동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골리앗을 쓰러뜨린 건 목동 다윗의 물맷돌이었다.

-경기·서울 통합 공약은 어떤 배경에서 나오게 됐는가?


▲최근 경기 2개 시, 서울 1개 구에 걸쳐 있는 ‘한 지붕 세 가족’ 구조의 위례신도시를 방문했다. 좁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생활 인프라와 행정 서비스가 단절된다. 이러니 버스나 택시 타기도 불편하고, 바로 집 앞에 학교가 있어도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멀리 떨어진 학교로 가야 한다.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관할이 어디냐에 따라 각종 행정이 책임을 미루는 ‘핑퐁 행정’도 호소하더라. 주민들은 단일 행정구역으로 만들어 달라는데, 비단 위례신도시만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경기도 도시들은 연담화돼있어서 행정구역과 생활권의 불일치를 보이는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타파해야 한다.

- 경기·서울 통합의 또 다른 필요성과 그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경기·서울은 물론 인천까지도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강원 철원군과 충남 천안·아산시까지도 포함돼야 한다고 본다. 국토부 용역으로 중앙대 연구팀이 재작년 낸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메가시티의 범위가 여기까지 닿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 인지도와 호감도를 쌓은 도시 브랜드인 ‘서울’을 공유하게 되면 경기도 각 시군별 경쟁력도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게 될 것이다. 지난달 다녀온 해외 견학 출장을 통해 이런 구상을 더욱 정교하고 견고하게 다졌다.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해외 견학을 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사무실에 앉아 지도와 각종 자료를 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선거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열이틀 일정으로 해외 4개국 5개 메가시티를 자비로 다녀왔다. 일반적인 관광지 대신 ‘해외의 경기도’에 해당하는 지역을 중점적으로 둘러봤다. 이 구상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이기도 했는데 대만족이었다. 종일 걸어다니느라 온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몸무게가 빠지는 강행군을 한 보람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어떤 것을 들 수 있나?

▲파리 사클레 대학교(Universite Paris-Saclay)는 우리로 치면 서울 밖 경기도 시흥, 안산 또는 안양시 정도에 위치해 있는데 특히 과학·공학 분야에서 유럽 너머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다. 작년 노벨물리학상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이곳 출신이기도 하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프랑스판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교육·연구·산업시설을 빠르게 집적시켜나가고 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인하공전, 한양대 안산ERICA캠퍼스가 한곳에 모여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 대학교에 현재 소속된 행정구역인 ‘에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면 ‘파리’라는 이름이 붙은 지금의 위상을 가질 수 있었겠나.

-국내 일부 혁신도시의 실패 사례를 보면 단순히 기능 집적만으로는 부족하다. 적절한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무의미하지 않은가?

▲허허벌판을 따라 파리지하철 18호선이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활발히 건설 중에 있었다. 대략 안양에서 부천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잇는 느낌의 전철이다. 우리 교통망을 생각해 보면, 경기도의 각 시군이 서울로 빨려들어가는 식이라 서울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파리 메가시티(일드프랑스)는 파리 중심부로의 교통만큼이나 파리 근교 경기도에 해당하는 지역들끼리의 순환선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현재 건설 중인 15~18호선은 바로 이런 ‘그랑 파리 익스프레스(Grand Paris Express)’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파리의 경기도에 해당하는 지역들도 ‘파리’라는 브랜드하에서 지역별 개성을 살려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끔 만들어가는 것이다.

구태 정치 과제들 해결사 자처
“현실 벽 높아도 통합 서둘러야”

이상의 파리 메가시티 전략을 세우는 곳이 APUR(Atelier Parisien d’Urbanisme: 파리도시계획연구소)다. 경기연구원, 서울연구원과 인천연구원 셋을 합친 격의 연구기관이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행하는 곳은, 파리를 포함한 131개 지자체를 묶는 협력 틀로서 공공재단 성격을 가진 ‘메트로폴 뒤 그랑파리(Metropole du Grand Paris)’다. 파리를 찾았으니 에펠탑이나 개선문을 갈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그 대신 이 두 곳 청사를 가봤다. 도지사가 돼 다시 돌아오겠다 다짐하며 말이다.

-하지만 경기·서울 통합 시 수도권만 지나치게 비대해지지 않겠는가?

▲수도권 인프라 중 상당수는 비수도권이 없으면 누릴 수 없다. 전력 생산과 송전망이 대표적이다. 다만 수도권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수록 지방에 흘러드는 낙수효과의 폭도 커진다. 이 낙수효과를 좀 더 체감할 수 있게 만들 필요가 있다. 무릇 경기지사쯤 되면 경기 도민뿐 아니라, 국가적인 과제에도 책임있게 임해야만 한다. 이와 관련해 합리적인 방안을 적절한 때 공개할 것이다.

-기초·광역의회 통합을 통해 연간 1조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로 인해 지방분권 및 자치 역량이 줄어든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지방의회가 국민에게 기억되는 방식은 외유성 해외 출장이나 성추문 등이다. 지방의원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왜 그럴까. 기초지자체는 너무 작고 광역지자체는 너무 넓다. 이들의 업무가 중복돼 있고 불필요한 행정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도 문제다.

지방정치가 효능감을 주지 못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지방의회 무용론’이 저변에 넓게 깔려 있다. 김경 전 서울시의원과 강선우·김병기 두 국회의원 사태를 보라. 지방의회가 국회의원에 종속돼 시녀화된 구조를 깨야 한다. 나는 기초·광역의회 통합을 통해 도리어 지방의회의 힘을 강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대만처럼 통·반장과 이장의 역할을 내실화하는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현재 한국 사회를 어떻게 진단하는가?

▲조국, 김민석 같은 운동권 세대가 장기간 집권하면서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기득권과 부조리가 누적돼있다. 이로 인해 미래 세대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이전 세대보다 삶의 질이 나빠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애, 결혼 및 출산을 회피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나라 전체가 스스로 소멸을 선택하고 있다.

4050세대(X세대, M세대)는 민주당, 6070세대는 국힘이 이를 해소해주기를 기대하지만 넌센스다. 거대 양당은 기득권과 부조리를 만들고 이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02030세대(제트세대, 알파세대)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 갈 데를 몰라 방황한다.

변혁의 시기였던 대한민국 고도 성장기에서 배워야 한다. 그때만 해도 30대의 나이로 경기도지사 직을 수행한 분들도 있었다.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그들이었기에 그 시기의 대한민국이 고도성장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나는 국제적으로 발생하는 ‘제트 혁명’을 한국에서 추동하고 싶다.

-정 예비후보는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지만 조국 사태 이후 한결같이 제3지대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제3지대는 부침도 심하고 당장의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 길을 걷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의 30대는 무한도전의 연속이었다. 그 30대가 저물고 선거 중에 40대로 접어들게 된다. 그런만큼 이번 도지사 선거는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모든 것을 바치려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이런 도전이 가능함은 물론, 끝내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낼 것이다. 변혁 친화적인 경기도민의 힘을 빌려서 말이다.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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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