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국민의힘이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공천 작업을 총괄할 공천관리위원장에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를 선임했다.
보수 정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헌신해 온 이 전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외연 확장과 개혁 공천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안건을 상정하며 이 전 대표의 인선을 공식화했다.
장 대표는 “이 전 대표는 우리 당 당직자 출신이자 지역주의 벽을 용기 있게 허물어 온 존경받는 정치인”이라며 “호남에서 두 차례나 국회의원에 당선되셔서 통합과 도전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셨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어 “특정 계파에 얽매이지 않고 당을 확장해 온 궤적과 중앙과 지방을 아우르는 풍부한 정책 경험이 우리 당이 지향하는 공천의 지향점과 합치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최근 이 전 대표를 광주·전남미래산업전략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앉히고, 전날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대 방문에도 함께하는 등 협력 행보를 이어왔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 국민의힘 선대위에서도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공관위원장직을 수락한 이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오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맡았다”며 “공천은 후보를 정하는 일이 아니라 정당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이번 공천의 핵심 가치로 ‘혁신’과 ‘교체’를 내걸었다. 이 전 대표는 “이럴 때일수록 공천은 혁신이었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공천을 통해 세대교체, 시대교체, 정치교체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절차를 약속했다. “청탁과 전화 한 통으로 공천이 결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부분 공개된 경쟁 속에서 평가받게 될 것이다. 특히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이 최대한 정치의 중심으로 들어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과거의 정당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이라는 것을 공천으로 증명해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1990년대 민주자유당 사무처 말단 당직자(간사 병)로 정계에 입문해, 2016년 호남 출신 최초로 보수 정당 대표에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특히 그는 외연 확장의 아이콘이면서도 강한 당성을 중시하는 인물로도 꼽힌다.
지난 2024년 11월 충북 청주 당원 교육에서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며 신문에 한 줄 나는 것을 재미 삼는 여당 정치 악행을 박근혜정부 때 뼈저리게 봐왔다”며 당시 한동훈 대표 등 지도부를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향이 당의 결속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노선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진박 감별사’ ‘박(朴)의 남자’로도 불렸던 그는 박근혜정부 시절 초대 정무수석비서관과 2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내며 정권의 핵심에서 활동했다. 이후 새누리당 대표 취임 두 달 만에 맞은 박근혜 국정 농단 사태 당시 탄핵에 반대했으나 이를 막지 못했고, ‘친박 탈당 1호’로 당을 떠나는 정치적 부침을 겪기도 했다.
20대 대선을 앞둔 지난 2022년 2월엔 5년 만에 복당해 윤석열정부에서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번 공관위원장 임명을 계기로 이 전 대표가 직접 내세운 ‘세대교체·시대교체·정치교체’의 기치가 공천 과정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그는 보수 정당의 호남 세대교체를 위해 자신의 상징인 밀짚모자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에게 물려줬으나, 천 원내대표가 당을 이탈하면서 그 명맥이 끊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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