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박판서 포착된 시장님 정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6.03.27 20:34:41
  • 호수 15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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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수사 중 또 화투짝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박희영 기자 = 지난해 3월7일 정성주 전북 김제시장(더불어민주당)이 도박판에 동석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은 재판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한 날이기도 하다. 당시 민주당은 발칵 뒤집어졌지만, 정 시장은 근무시간 중 도박 현장으로 향했다. 뇌물수수 혐의 등 각종 비리로 조사 중이던 만큼 공직자로서의 자질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보에 따르면 정성주 전북 김제시장은 이날 오후 4시50분경 김제 지역 한 사무실에서 판돈이 오가는 화투판에 참여한 상태였다. 현장 TV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관련 뉴스가 송출되고 있었다. 공직자가 근무시간 중 사적 도박 현장에 등장한 이유를 두고 김제시 주민들은 직무태만 및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문제를 제기했다.

유유자적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가적 정치 상황이 급박했던 시점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시장이 도박판에 있었다면 중대한 자격 문제”라고 비판했다.

국가적 비상 상황 속에서 정 시장이 근무시간 중 도박 현장에 머물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정 시장이 김제의 한 사무실에서 지인들이 벌인 화투판에 참여하거나 이를 지켜봤다는 것이다. 당시 시점은 이른바 ‘윤석열 내란’ 사태와 관련해 핵심 인물의 석방 여부를 두고 법원의 판단에 전국적 관심이 집중됐던 시기였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인적 일탈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행정 공백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라는 지적과 함께 신뢰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유사 사례와 비교하며 비판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선 카드놀이 전력만으로도 공천에서 배제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이번 사안 역시 공직자 윤리 기준에 따라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정 시장의 행위가 향후 정치적 책임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 시장은 숱한 비리 의혹을 끊임없이 받아온 인물이다. 그의 가족을 둘러싼 구체적인 뇌물수수 흐름도 드러났다. 수사를 받는 정 시장은 성형외과에서 미용 시술을 받고 이 비용을 제3자가 대신 내게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역 내 디자인 업체 대표 A씨는 성형외과에 약 2000만원을 현금으로 선결제했다. 이후 2023년 3월 정 시장과 배우자, 처제는 A씨가 결제한 금액으로 보톡스, 필러, 백옥주사 등 미용 시술을 받은 정황이 확인됐다.

제보자가 제공한 녹취 자료에는 “930만원 시술 예정 금액 중 700만원이 남았고, 이를 배우자와 처제가 나눠 사용했다”고 언급됐다. 또 정 시장은 8000만원대 뇌물수수 의혹을 받아 경찰이 수사를 확대했다. 정 시장의 뇌물수수 의혹은 지난해 8월 전직 청원경찰이 제기했다.

1억 수수 혐의 와중에도···
도박하는 정성주 김제시장

수의계약을 노린 A씨가 뇌물을 전달하고 이 돈이 그대로 김제시청 전직 국장 B씨 등과 정 시장에게 흘러갔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앞서 정 시장이 8000만원대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폭로했던 전직 김제시 청원경찰 김모씨는 “정 시장이 알고 지내던 사업가 A씨에게 자신이 2000만원을 현금으로 전달받아 해당 성형외과에 직접 선결제했다”고 제보했다.

MBC 보도에 따르면, 실제 병원 진료 내역에 A씨가 대납했다고 추정되는 전체 2000만원 가운데 정 시장이 230만원을 시술비로 사용했고, 정 시장 부인이 470만원을, 청원경찰 김씨가 6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적시됐다.

이와 관련해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정 시장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정 시장 뇌물수수 의혹의 핵심 피의자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은 기각됐다. 지난달 17일 김신영 전주지법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A씨와 B씨에 대해 뇌물수수, 뇌물공여 혐의로 신청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주거가 일정해 도망의 우려가 없고,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의혹 확인을 위해 김제시청을 압수수색하고, 지난해 12월16일에는 정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하기도 했다.

미용 시술 비용 대납 사실이 확인될 경우, 직무와 관련해 대가성이 인정되면 형법상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대가성 없이 단순한 호의였다고 하더라도 공직자에게 일정 금액 기준을 넘는 금품이 제공됐다면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다. 이에 대해 정 시장은 인터뷰를 거부한 채 추후 답변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시청 발주사업 수주를 대가로 뇌물이 오갔단 의혹에 이어 정 시장과 가족이 부적절한 돈으로 미용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정 시장에 대한 추가 수사 향방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도덕성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제주도 여행 경비를 제3자가 부담했다는 제보도 잇따른다. 제보자 김모씨는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에 “2023년 12월29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제주도 여행에서 당시 김제시장 정성주와 그 가족, 지인들이 동행했으며, 여행 경비 상당 부분을 본인이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배우자 의전 논란 반복
조폭 의혹에도 재임 성공

당시 제주도 왕복 항공료 약 170만원을 여행사 대표에게 현금으로 지급했고, 현지 식당에서 발생한 식비 170만2000원 중 100만원은 현금으로, 나머지 70만2000원은 자신의 카드로 결제했다고 한다. 또한 숙박비와 렌터카 비용 등 약 900만원 상당은 동행자가 부담한 것으로 진술했다.

김씨는 이와 관련해 카드 사용 내역 및 여행 자료를 첨부하며, 해당 비용 지출이 실제로 이루어졌음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정 시장이 직접 지출한 비용은 해삼·멍게 구입 등 약 25만~30만원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이 같은 비용 부담 구조에 대해 “사실상 여행 경비 전반을 제가 제공한 것”이라며, 정 시장 측에 대한 금품 제공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과거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정 시장을 둘러싼 폭력 전과 및 조직폭력배 연루 의혹 등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보도에 따르면 정 시장은 폭력 관련 전과 이력으로 공천 당시 논란이 된 바 있으며, 일부 자료에서는 범죄단체 관련 전력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정 시장이 민주당 전북도당 공천 신청서에 제출한 전과 기록에 따르면 폭력 전과 2범으로 1차 폭력은 1986년 5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받았다. 2차 폭력 범죄는 1차 폭력의 집행유예(2년)가 끝난 직후인 1988년 8월25일 판결에 따른 것으로 이때는 1년6개월의 실형을 받아 교도소에 수감 됐다.

김제 정가와 지역 일각에서는 정 후보의 이 같은 폭력 전과는 단순 폭력이 아닌 조폭 활동과 관련돼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부 수사 기관 출신이나 사회단체에서는 정 후보의 폭력은 ‘살인 미수’나 ‘살인 교사’와 관련돼있고 재판 과정에서 폭력으로 변모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방선거 공천 심사를 앞두고 ‘살인미수’와 ‘범죄단체 구성과 가입, 활동한 자(후보자 부적격 1호)는 공천서 배제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전북도당 공천심사위는 서류상 살인미수나 범죄단체(조폭) 활동 사안이 없다는 이유로 정 시장에게 경선 참여를 허용했다.

정 시장은 공심위 면접에서 전과와 관련 “20대 시절 치기 어린 행동으로 그동안 반성하고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과 보니···

이 같은 의혹이 누적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윤리심판 청구가 제기됐다. 청구 측은 “도박, 뇌물, 비리 의혹이 중첩된 사안으로 공직자 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출당 수준의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정 시장 측은 대부분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영상, 녹취, 시간대까지 특정된 만큼 단순 의혹 수준을 넘어선 사안”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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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