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설 밥상머리 화두

주식, 부동산, 지방선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예전의 명절 분위기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는 설 풍경은 많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명절 연휴는 이슈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간이다. 이번 설날 밥상에는 어떤 화두가 올라갈까?

그야말로 ‘다이내믹 코리아’다. 주식시장은 활활 타고 부동산시장에는 찬물이 끼얹어졌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인들은 연이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연예인 관련 논란도 쉬지 않고 쏟아진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 명절 연휴 동안 돌아갈 ‘말 공장’의 재료들이다.

예전보다
덜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코스피 5000’ 시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울 때까지만 해도 시장은 반신반의했다. 부동산에 몰려 있는 돈을 주식시장으로 끌고 오겠다는 취지였으나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주가는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무엇보다 12·3 비상계엄으로 주식시장이 대폭락을 경험한 이후였다.

그동안 코스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저평가를 받아왔다. 일단 우리나라 국민부터가 ‘국장’을 믿지 못하고 ‘미장(미국 주식시장)’에 눈을 돌렸다. 엔비디아, 테슬라 등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가 늘었다.

지수가 우상향하는 미국 주식시장이 박스권에서 맴도는 국내 주식시장과 비교해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정부 출범 8개월여 만인 지난달 22일 코스피 지수가 5000을 돌파했다. 1980년 코스피 지수 산출 이후 46년 만에 세운 기록이다. 지난해 10월27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선 후 약 2달 반 만에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실제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일각에서는 ‘빚투(빚내서 투자)’ 위험을 경고할 정도로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신용공여잔고는 30조473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11.7% 증가한 수치다. 코스피 시장에 20조982억원, 코스닥 시장에 10조3749억원이 각각 몰렸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포모(FOMO, 소외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확산하며 레버리지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 5000·다주택자 겨냥
광역단체장 너도나도 출사표

주식시장이 외부 악재에도 지수를 말아 올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분간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코스피 기본 시나리오 목표치를 6000, 강세장 시나리오 목표치를 7500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8.41포인트 오른 5288.08에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최고치(5224.36)를 넘어선 수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하면서 이른바 ‘워시 쇼크’가 일어났다. 시장이 불확실성에 반응해 주가가 폭락했다. 코스피도 5% 폭락으로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했다. 하지만 다음 날 선물 가격 급등에 따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더해졌다. 주식시장이 ‘불장’으로 변하기 전 우리나라 국민의 자산은 부동산에 집중됐다. 앞서 모든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각종 정책을 내놨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호가는 우상향했다. 갖고 있기만 하면 언젠가 분명히 오른다는 시그널이 시장을 지배했다.

벼락거지에 대한 공포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부동산 매입으로 이어졌다. 공급은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가 몰리다 보니 집값은 더더욱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 같은 상황에 이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양도세 중과 추가 유예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SNS에 밝힌 이후 연일 관련 내용을 올리며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활활 타는
불장에…

지난달 31일에는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는 불가능할 것 같으냐”며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을 감수만 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또 부동산 정상화를 코스피 5000과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 정비’와 비교해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며 “집값 안정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공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자신의 발언을 비판하자 “언어의 맥락과 의미를 이해 못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에 부당하게 저항해서 곱버스처럼 손해 보지 말고 다주택자는 오는 5월9일까지 양도세 중과를 면제하는 마지막 기회를 활용해 감세 혜택을 누리며 이번 기회에 파시라는 말을 축약해서 ‘집값 잡는 것이 계곡 정비나 주가 5000 달성보다 쉽다’고 했더니 말 배우는 유치원생처럼 이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는 분이 있다”고 응수했다.

이번 달 들어서도 다주택자를 겨냥한 이 대통령의 SNS가 불을 뿜었다. 언론이 다룬 다주택자 관련 보도를 인용하며 비판하는 식이었다. 지난 1일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부동산시장에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언급하며 “부동산 투기 때문에 나라가 망하는 걸 보고도 왜 투기 편을 들까”라고 적었다.

2일에는 ‘개포 4억 낮춘 급매 나와…“좀 더 지켜보자” 거래는 아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고 정책을 비판한 국민의힘을 향해 “망국적 부동산 투기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하는 게 어떠하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다음 날인 3일에도 “엄중한 내란조차 극복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위대한 대한민국인데 이 명백한 부조리 부동산 투기 하나 못 잡겠나”라며 “협박, 엄포가 아니라 모두를 위해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어서 권고드리는데 이번이 마지막 탈출 기회”라고 경고했다.

메달 가능성
겨울 올림픽

지난 4일에도 “부동산 투자, 투기하며 ‘또 연장하겠지’라는 부당한 기대를 가진 다주택자보다 집값 폭등에 고통받는 국민이 더 배려받아야 한다”고 SNS를 올렸다.

이날 이 대통령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세입자가 거주 중인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인 오는 5월9일까지 처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언론사 사설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이미 4년 전부터 매년 종료가 예정됐던 것인데 대비하지 않은 다주택자 책임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SNS를 올리고 주식시장이 불을 뿜고 있어 국민의 관심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돈과 관련된 이슈는 언제나 이야깃거리였던 만큼 이번 설 명절에도 화두가 될 전망이다. 특히 20~30대 취업 시장, 자영업 침체 등 실물 경제 상황과 맞물려 많은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 스포츠 관련 이슈는 꾸준히 입길에 오른다. 최근에는 연예인 탈세 의혹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연말정산 시즌과 맞물려 대중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차은우의 사례는 국세청에서 추징한 금액이 200억원대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대중의 분노가 커졌다. 200억원대 추징금은 연예인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전보다 관심도는 떨어졌지만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이 설 연휴와 맞물려 있다. 남자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차준환이 우리나라 선수단 개막식 기수를 맡았다. 최민정, 김길리 선수 등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쇼트트랙 경기도 볼거리다.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선수 최가온은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지구촌 축제 동계올림픽
연예인 관련 이슈 관심↑

캐나다의 스포츠 정보 분석업체 쇼어부 스포츠 애널리틱스는 우리나라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금메달 기준) 14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쇼트트랙 1500m, 여자 계주 3000m 등에서 우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봅슬레이, 여자 컬링도 메달 가능성을 노리고 있다.

오는 6월3일에 있을 지방선거도 관심사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대형선거인 만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압승으로 이정부의 국정 동력에 부스터를 달겠다는 생각이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지면 ‘보수 궤멸’이라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이 들썩였다. 민주당 당원 사이에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갈리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지방선거 전에 합당이 이뤄질 경우, 다음에는 후보를 내는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합당 이슈는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 정치권 이슈를 빨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선거보다 국민 생활과 밀착돼있다. 300명을 뽑는 총선과 달리 구·시의원 등 기초의원부터 시·도지사 광역단체장, 교육감까지 4000여명에 가까운 일꾼을 뽑는다. 후보 공천을 두고 물밑에서 치열하게 수싸움이 벌어질 시기다.

지방선거의 가장 큰 관심사는 17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광역단체장이다. 일부 정치인은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김영배·박홍근·박주민·서영교·전현희 의원 등 현역에서 벌써 5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으로 인지도를 높인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4개월 남은
여야 전쟁

서울 외 지역도 출마 후보군이 추려지고 있다. 청와대 참모들의 출마 선언과 함께 교통정리도 진행 중이다. 전남과 광주, 대구와 경북, 대전과 충남 등 통합론도 밥상에 오를 주요 소재 중 하나다. 통합을 진행하는 쪽에서는 지방선거 전에 마무리 짓고 통합 단체장을 뽑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간 통합인 만큼 이 역시 진통이 예상된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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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민주당 당권 경쟁

미리 보는 민주당 당권 경쟁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8월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열린다. 6월 지방선거라는 빅 이벤트가 걸쳐져 있지만 당의 시선은 벌써 8월을 향했다. 재보궐선거를 통해 당에 입성한 사람, 공천에서 밀린 사람, 경선에서 탈락한 사람 등 변수도 수십 가지다. 당권을 쥐기 위한 ‘비공식’ 후보들의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6·3 지방선거 직후 곧바로 8월 전당대회 국면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이재명정부 1년을 평가할 시험대인 동시에 민주당 권력 재편의 시작점인 셈이다. 그 누구도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하마평이 돌고 있다. 현직인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김용민 의원 ▲우원식 전 국회의장 ▲이광재 전 사무총장 등이 거론된다. 지방선거를 무대로 물밑에선 각자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차기 당권 경쟁이 점화하는 분위기다. 안갯속 연임 가도 이정부 1대 지도부를 이끈 정청래 대표는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박찬대 후보와의 2파전 대결 끝에 61.7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대의원 누적 투표 결과에선 정 후보가 46.91%로, 53.09%를 얻은 박 후보에게 약 7%p 뒤처진 만큼 압도적인 당심으로 선발됐다는 평이 나왔다. 그동안 정 대표는 연임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1인1표제 등 당권 강화를 위한 작업이 한창이던 당시 정 대표가 자신의 대표 연임을 위해 이를 무리해 추진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제기됐고, 이에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당원에 대한 모독이다” “연임의 이응(ㅇ)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돕기 위해 전국을 무대로 행보를 가속하는 모습이 마치 전당대회 전초전을 연상시킨다는 평이 나온다. 정 대표는 부산, 울산, 경남을 비롯해 전체 권리당원의 30%가 분포된 호남 지역을 순회했다.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당원과의 접촉을 늘렸고, 자연스럽게 얼굴 도장을 찍는 효과를 얻었다. 당내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승하면서 정 대표가 정치적 위상을 굳히고 대표 연임 역시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봤다. 특히 후보 경선 과정에서 친청(친 정청래)계가 잇따라 공천을 받은 만큼 세 늘리기에 주력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우선 민주당 수석대변인으로 정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박수현 전 의원은 충남도지사 후보로 선거를 치렀다. 평소 정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이원택·민형배 의원도 각각 전북도지사 후보와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후보로 공천됐다. 지방선거 덕을 톡톡히 봤으나 과거 행적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번 선거서 ‘클린 공천’을 자신했으나 일부 지역에서 잡음이 나오면서 그를 향한 원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먼저 서울 강북구청장 후보를 기존 이승훈 변호사에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으로 교체한 사건이다. 이 변호사가 과거 성범죄자를 변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민 여론을 의식해 후보를 교체했는데, 자신과 유사한 변호 이력을 지닌 다른 후보가 다른 지역에 공천되자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변호사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친명(친 이재명) 강득구 최고위원은 농성장을 찾아 “정말 4무 공천이 맞나”라며 정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다. 1년 사이 늘어난 적수 정청래 연임 가능성은? 재선에 도전하는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현금 살포’ 의혹으로 제명 처리됐다. 윤리 감찰을 지시한 정 대표에게 분노를 느낀 김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전북도지사 선거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된 친청과 친명의 대결 구도가 있다”며 “제가 작년 전당대회 때부터 정 대표와 다른 노선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저를 제명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진행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좌초도 악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당시 정 대표는 ‘청와대와 조율을 거쳤다’는 취지로 수습에 나섰지만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들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친명계를 적으로 돌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앞장서서 합당에 반대했다. 그는 “조기 합당은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나 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이번 합당 제한은 최고위를 패싱한 정 대표의 개인적 제안”이라며 “지금도 심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각종 진보 진영 온라인 커뮤니티 역시 정 대표를 향한 원성과 혁신당을 배척하려는 의도를 가진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선거판은 민주당 내부 권력 투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청래 연임파와 반청(반 정청래)파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서로를 방해하려고 하다 보니 잡음이 생기는 것”이라고 봤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거취도 관심의 대상이다. 김 총리는 “당 대표직에 로망이 있다”고 말해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직접적인 물음에는 선을 그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 김 총리는 최근 여당 인사들과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에서 새만금·전북 대혁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9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단과 만나 국정과제 필수 입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회동에는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이주희 원내대변인 및 원내부대표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총리께선 123개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필수 입법안 신속 처리에 대한 당부와 함께 이재명정부 2년차를 맞아 정부와 여당의 원내대표단이 함께 심기일전해 국정 운영의 강력한 원군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개혁 끝 관리 시작? 김 총리가 정 대표의 맞수로 떠오른 이유는 그가 이 대통령의 복심이자 ‘섬세한 관리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가 청와대와 엇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탓에 당정 갈등설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당원들의 불안감으로 이어지면서 차기 대표는 정부와 합이 잘 맞는 사람으로 뽑아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렸다. 선거 기여도가 낮은 탓에 등판 시기는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국을 누비며 솔선수범한 정 대표와 달리 김 총리는 선거 승리 공을 가져갈 명분을 얻지 못했다. 그런 그가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승리를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느냐”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놓기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반감만 생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만일 김 총리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정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에 의해 과거사가 ‘파묘’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작년 6월 공직자 청문회 당시 김 총리는 재산 형성과 학위 취득, 군 복무 및 금전 거래 의혹 등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시기는 이정부 출범 극초기 단계로 민주당 의원들이 적극 엄호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방패막이 되어줄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의 원조 터줏대감인 송영길 전 대표도 변수다.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그는 최근 대표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선거를 불과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서 송 후보는 정 대표를 향한 견제구를 날렸다. 연수갑 보궐선거 후보 공천에 대해 “정 대표가 줬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말하는 등 차기 행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 받기 전 정 대표에게 연락을 받았나’라는 질문에 송 후보는 “직접 전혀 전화 받은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정 대표께서 당원이 주인된 당을 만들겠다고 1인1표제까지 만들지 않았나. (따라서) 정 대표가 (공천을) 줬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자신의 출마가 정 대표의 배려 덕분이 아닌 당원들의 호응에 응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후보는 국회 복귀가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당권 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그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당선되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여러 가지로 무엇이 필요할지 상의하겠다”며 “당의 역할이든 정부에서의 역할이든 (이 대통령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 제 개인의 정치 프로그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서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는 자세”라고 밝혔다. 사방에서 “혹시 나도?” 송 후보가 민주당의 지방선거와 재보선 후보로 지원하는 것이 ‘만약 당 대표가 된다면 해야 할 일을 미리 준비하는 단계’인지를 묻는 말에는 “그것보다는 정 대표나 저나 마찬가지로 전체 승리가 중요하다”며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으면 도와주려고 뛰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김용민 의원의 존재감도 급부상했다. 김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검찰·사법개혁 논의 등을 주도해 온 검찰개혁 강경파로 꼽힌다. 6월 지방선거 종료와 동시에 보완수사권을 띄워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지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검찰개혁이 다시 화두가 된다면, 강경 성향인 정 대표에 이어 본인도 겨뤄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김 의원은 ‘당권 도전설’을 부인했으나 검찰개혁 공을 앞세워 ‘개혁 당 대표’ 기류를 이어간다면 전당대회 역시 하나의 선택권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김 의원을 향한 여권 내 평가 역시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김 의원이 추미애 의원과 함께 중수청법 입법을 앞두고 당·정 협의를 거쳐 내놓은 안을 엎는 등 여권 내 갈등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의원이 고집스러운 면모를 보이면서까지 의견을 굽히지 않은 건 당원들에게 무언가를 어필하려는 마음도 조금 있었던 것 같다”고도 해석했다. 국회의장직에서 퇴임한 우원식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다. 그동안 우 의원은 여권 의원들과 친밀한 행보를 보이며 유독 평판 관리에 힘 써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를 두고 우 의원의 다음 스텝이 당 대표가 되지 않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퇴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우 의원은 “후반기 국회에서 개헌하지 못하면 제 인생에 굉장히 큰 후회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서 절차적 걸림돌을 해소했고, 단계적 개헌에 국민적 공감대도 넓어졌다”며 “후반기 국회에서 반드시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결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 의원은 향후 역할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저 “당원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지내겠다”고 언급했다. ‘친명 주도권’ 다시 쥐고 싶어도… 전대 판 가를 최종 종착지 ‘전북’ 하남갑에 출마한 이광재 전 의원도 후보군에 올랐지만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등 다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역에 헌신할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재차 이어진 질문에도 “지금은 중앙 정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건 하남을 확실하게 모델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 이 후보를 둘러싸고 계속해서 출마설이 나오는 이유는 당원은 물론 민주당 의원까지 그의 선당후사 정신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각종 선거 때마다 당의 요구에 따라 험지에 몸을 던졌다. 2022년 지방선거에선 보수세가 강한 강원도지사에 출마해 김진태 지사에게 패배했고, 2년 뒤 22대 총선에선 20년 넘게 살아 온 종로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에게 양보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평택 출마를 희망했지만 당의 뜻에 따라 하남으로 향했다. 선당후사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당원들 사이에서는 ‘적재적소 어디든 잘 어울리는 인재’라는 평을 받았다. 이번 전당대회를 가를 변수는 전북이다. 전북은 정 대표의 판단하에 후보가 교체된 곳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서울 등 주요 격전지에서 선전하더라도 전북에서 성과를 못 낼 경우 정 대표의 책임론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정 대표의 연임 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온다면 그의 대척점에 선 이들이 유리해지는 만큼, 전북이 ‘민주당의 격전지’가 된 셈이다.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김관영 후보는 연일 정 대표를 향한 공개 비판을 이어가며 전북 선거를 당권 문제로 확장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청래 지도부는 만약 이번 선거에서 김관영이 이기면 사퇴한다”며 “(내가 당선된 뒤) 사퇴를 안 한다 해도 8월 전당대회에서 다른 분이 될 가능성이 아주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를 사퇴시키고 싶으면, 당 대표로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으면 이번에 김관영을 선택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묘연한 텃밭 민심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민주당 전당대회는 시작됐다. 비공식 후보와 비공식 일정만 있을 뿐,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낙관론으로 보일 수 있어 지방선거 기간에는 전당대회의 ‘전’자도 못 꺼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 승리를 두고 저마다 공을 가져가려고 할 텐데 정 대표는 본인의 것으로, 나머지 주자들은 이 대통령의 것으로 나누려고 할 것”이라며 “국정 안정 기조와 내란 청산 기조 두 개를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