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된 밥’ 숟가락 든 민주당 복잡한 속내

뜸 들이다 죽도 밥도 안 될라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요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몸이 열 개여도 모자라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는 동시에 윤석열정부를 견제해야 한다. 권한대행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면서도 차기 대권주자로서 국정 안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고지가 눈앞이지만 딜레마의 연속인 민주당이 연일 진땀을 빼고 있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정치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곳곳서 잠룡들이 꿈틀대지만 가장 눈에 띄는 건 거대 야당을 이끄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다. 4·10 총선 압승 이후 대권가도에 파란불이 들어오나 싶었지만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질질 늘어나는
두 사람의 시간

가장 큰 문제는 이 대표를 늘 따라다니는 사법 리스크다.

지난달 법원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1심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 사건 1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무죄 더하기 유죄는 유죄”라는 국민의힘 측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검찰은 위증교사 혐의 무죄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서 시간을 끄는 이유도 이 대표의 최종 판결을 변수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내년 상반기 중 이 대표의 실형이 확정되면 그대로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내란 동조범’이라는 야당의 비판이 따가워도 참고 견디면 호시절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모양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침대 축구에 끌려갈 생각이 없다”며 “개의치 않고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석인 국회 추천 몫인 3명의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를 위해 신속하게 인사청문회를 마친 후 완성형인 9인 체제로 심판을 치르겠단 복안이다.

현재 여야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 추천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두고 연일 부딪치고 있다. 대통령 궐위 상태가 아닌 만큼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이 같은 주장이 탄핵 심판 절차를 지연하는 꼼수라고 날을 세웠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을 예시로 들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침대 재판’을 하고 있다며 오히려 맞불을 놨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임명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즉시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해 임명을 하지 못하는 것은 헌법에 따른 것”이라며 “진짜 재판 지연 전략을 쓴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은 언론서 왜 안 다루르냐”고 반발했다.

앞서 국민의힘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은 이 대표가 1심 선고 후 즉각 항소심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은 것을 두고 “변호인 선임을 핑계로 재판을 연기하려는 것은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윤석열·이재명, 같이 달리는 법의 시간
침대 탄핵 VS 침대 심판 “서두르면 끝”


결국 서울고법 형사6-2부는 지난 24일 이 대표 측에 “국선 변호인을 선정했다”고 통지했다. 국선변호인이 선정되더라도 이 대표가 사선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면 취소되는 만큼 법원서 최후통첩을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23일부터 대부분의 법원이 겨울 휴가철을 맞아 2주간 휴정기에 돌입해 이 대표의 법원 시계는 다음 달 7일부터 다시 돌아가게 된다.

민주당에 있어 최악의 상황은 이 대표의 실형 판결이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보다 먼저 나오는 경우다. 지금까지 이 대표를 선두로 재집권 계획을 짜왔던 만큼 노력의 결실이 한순간에 사라지게 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보수 최대의 적’이 사라지는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021년 자신이 작성한 글을 재인용해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이 땅의 보수세력은 아직도 건재하고 상대가 범죄자, 난동범 이재명 대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정권과 차별화하지 않으면 정권 재창출은 어려워진다. 윤정부와 차별화 시점은 4년 차 때부터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일찍 와 버렸다”면서도 사법 리스크를 떠안은 이 대표를 겨냥했다.

이 같은 여론에 대해 정치 원로로 꼽히는 국민의힘 김성태 전 의원은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만약 이 대표 피선거권이 박탈되면 다음 대선서 국민의힘이 대선을 이기나? 턱도 없는 소리”라며 일침을 가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오판과 패착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아무리 이 대표가 온갖 범죄의 중심이고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인물이라 하더라도 재판은 법원에, 수사는 검찰에 맡겨두고 대통령은 올곧이 국정을 국민들과 함께 잘 펴나가야 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날려버리는 데 마치 국정운영의 모든 게 다 걸린 것처럼 한 그 판단”이 패착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이 대표가 여당의 핵심 타깃이 된 점이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흔들기’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모든 리스크를 당이 막아내면서 에너지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 대표의 지지율을 놓고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이 대표 한 사람의 지지율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명의 주자
하나의 타깃

한국갤럽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37%로 1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은 각각 5%,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는 3%로 집계됐다. 뒤이어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 각각 2%로 나타났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우원식 국회의장 등도 각각 1%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을 통해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5.5%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 대표가 민주당 내 차기 대권주자로 굳히기에 나선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만큼 여당에서는 이 대표를 공공의 적으로 보고 공격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현수막까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란 공범’이라고 적힌 야당 측 현수막은 허용한 반면 ‘이재명은 안 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은 불허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이 크게 반발한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온 동네 현수막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란죄의 공범이 돼있다”며 “내란죄는 수사 중인 사건이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 표결과 관련해 공범으로 처벌되지 않음은 명백하다. 그런데도 이 현수막 문구는 정치적 표현이라고 허용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무죄 추정에 반해 이미 윤석열 대통령은 내란죄 확정 판결을 받은 형국이 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범이 됐다”며 “이는 야당이 틈만 나면 우리에게 뒤집어씌우는 내란죄 공범이라는 부당한 정치 공세를 정당화해주는 것 아닌가. 이러니까 선관위가 부정선거 의심을 받는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결국 선관위는 전체위원회의를 열고 ‘이재명은 안 된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사용을 허용했다. 해당 문구가 조기 대선을 전제로 한 사전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고 다시 판단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이 대표 한 명만을 흔들고 있어 언뜻 보면 ‘이재명 1극 체제’처럼 보이지만 비토 여론과 중도층 확장도 민주당의 오랜 고민이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도 싫지만 이재명이 대통령 되는 것도 싫다”는 논리가 보수·중도층 곳곳에 뿌리박혀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은 안 된다’는 현수막이 나온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오늘은 아군
내일은 적?


결국 대선은 중도층을 얼마나 포섭하는지를 겨루는 싸움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민주당은 본격적으로 중도층 확보를 위해 민생에 집중하고 나섰다.

지난 23일 민주당은 ‘월급방위대’를 띄우고 월급 생활자들에게 적용되는 불리한 조세 제도를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근로자 식대 비과세 한도를 월 30만원 이상으로 상향하고, 부양가족 기본공제에 적용되는 ‘자녀’의 기준 연령을 현행 20세서 25세로 높이는 소득세법 개정을 새롭게 들고 나왔다.

기업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도 한때 ‘개미 투자자’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상법개정 정책 토론회에 직접 사회자로 나서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발언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이 대표는 계엄보다 더한 짓도 할 사람이라는 건 상식이 있는 국민이면 동의할 것”이라며 “‘이재명정부’를 떠올리면 캄보디아의 흑역사 ‘킬링필드(캄보디아서 일어난 대학살)’가 겹쳐진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력 대선주자를 흔드는 행위는 매번 선거철마다 볼수 있지만 실제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다면 곧바로 위기로 이어진다. 선고 결과를 떠나 만에 하나 다음 대선서 이 대표의 승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민주당, 더 나아가 진보 진영은 플랜 B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이 대표와 민주당의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졌지만 군소 정당과의 관계도 풀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윤정부라는 공통의 적을 눈앞에 둔 지금 야당은 모두 우군이지만,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 적군으로 돌아설 수 있다. ‘교섭단체 조건 완화’를 둘러싼 갈등의 골은 여전히 깊은 상태다.

지난 총선서부터 교섭단체 조건 완화에 가장 날카로운 목소리를 낸 건 혁신당이었다. 혁신당은 현재 20석인 국회 교섭단체 의석수를 10석으로 낮추는 내용 등을 담은 ‘민심 그대로 정치혁신 4법’을 발의했지만 좀처럼 힘을 받지 못했다. 이후 12·3 내란 사태가 터지면서 교섭단체 논의는 기약 없이 뒤로 밀렸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교섭단체가 되기 위해서는 20명 이상의 국회의원이 충족돼야 한다. 혁신당은 8석이 모자란 12명으로 의사 일정 조정을 비롯한 국무위원 출석 요구와 본회의·각종 위원회 발언 시간 조정 등에서 배제됐다.

“이는 안 돼” 사정없이 흔드는 여
계엄 전 군소정당과 앙금도 그대로

교섭단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다른 군소 정당들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정당의 참여를 통한 시대정신이 반영된 민의 수용 등 시대 변화상에 맞춰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는 게 혁신당의 주장이다.

비교섭단체인 혁신당을 비롯해 ▲개혁신당 ▲새로운미래(현 새미래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등 야6당은 12·3 내란 사태 전 두어 차례 만남을 가져 논의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역시 지난 8월 요건 완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교섭단체들이 (협의해)해결해야 한다”고 공을 넘겼다.

결국 10·16 재보궐선거서 호남 텃밭을 놓고 민주당과 혁신당이 날 선 비난을 주고받으면서 갈등이 터졌다. 교섭단체 논의에 착수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으며 두 당을 끈끈하게 연결해주었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도 이날을 기점으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듯했다.

민주당이 조기 대선서 승리하고 정권이 바뀐다는 가정 하에 진보 세력이 주축인 군소 정당과 마찰이 생긴다면 계파 문제는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초 공천 심사가 한창이던 때 당을 찢을 듯 뒤흔들었던 친명(친 이재명)-친문(친 문재인) 구도가 재연된다면 어부지리로 국민의힘이 득을 보지 않겠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조금씩 새어 나오는 모양새다.

12·3 내란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자연스레 시선은 차기 대권주자에게 쏠리게 돼있다.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비상계엄 이후 한국으로 귀국한 뒤 언론인 소통 단체방을 개설했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대권 잠룡도 물망에 올랐지만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전당대회서 이 대표와 맞붙었던 김두관 전 의원은 돌연 부정선거 의혹과 개헌 이야기를 띄우면서 독자적 행보를 걷고 있다.

비록 비명계, 초일회 등은 찻잔 속 미풍처럼 보이는 반명(반 이재명) 연합이지만 2026년 치러질 지방선거가 목전에 닥친다면 구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는 게 야당 쪽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대선, 총선과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얽히고설킨
야권 실타래

그러면서 “그때는 당에 있는 친문이 굳이 나서서 이 대표를 호위할 필요가 없다. 2028년 총선을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너무 먼 얘기”라며 “만일 민주당이 여당이 된다면 차기 선거 때 (반명 세력이)독자적 노선을 걸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친문이 강하게 결집한 혁신당이 몸집을 키운다면 민주당을 견제할 만한 세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3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