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자박’ 이재명 SNS 이중 플레이

고비마다 발목을 잡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쏟은 물과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언제나 말조심하라는 뜻이다. SNS가 발달하고부터는 ‘잊혀질 권리’가 사라진 수준이다. 특히 정치인의 말과 글은 무게감이 남달라서 오랜 시간 떠돈다. 사이다 발언으로 인기를 끌기도 하지만 족쇄가 돼 발목을 단단히 붙잡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앞뒤가 꽉 막힌 상황에 부닥쳤다. 대선 경선 때 처음 불거진 사법 리스크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윤석열정부 들어 전열을 재정비한 검찰은 이 대표를 수사하는 데 공력을 쏟아붓고 있다. 당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불붙은 주도권 경쟁서 이 대표는 비명(비 이재명)계의 눈치도 봐야 한다.

사면초가
출구 없다

여기에 정치권이 중시하는 명절 ‘밥상머리 이야기’ 주제로 관심이 옮겨갈 위기에 봉착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또다시 체포동의안 표결이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이다. 정치권의 표결에 따라 가결되든 부결되든 이야기는 좋은 방향으로 흐를 수 없다.

민주당 역시 자연스럽게 이 대표와 얽힌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두고 민주당이 오랜 시간 골머리를 썩는 이유다. 

국민 여론이 싸늘한 것도 부담이다. 2주 넘게 단식을 이어왔지만 실제 곡기를 끊은 건지를 두고 의심의 눈초리가 많다(18일 오전, 그는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됐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을 문제삼아 단식을 시작했지만 지난달 말, 횟집서 민주당 의원들과 회를 먹은 사실이 드러나 명분도 약해졌다.

단식 농성 전날이자 오염수 방류 일주일째 되던 때였다. 

문제는 출구전략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정치인의 단식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대의명분을 내세운다는 의미가 있는 만큼, 이른바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일정 기간 단식이 이어지면 상대가 먼저 중단을 권유하고 협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단식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 대표의 과거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등을 지내면서 SNS에 올린 글이 이 대표의 발목을 잡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SNS 게시글이 부메랑으로 작용하면서 ‘조만대장경’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을 얻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빗대기도 한다. 

조 전 장관의 SNS 게시글은 ‘조국의 주장은 조국으로 반박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누리꾼은 물론 언론서 활발하게 인용됐다. 역으로 말하면 SNS 게시글의 생명력이 그만큼 끈질기다는 뜻이다. 불과 몇 초 사이에 게시글을 지워도 누군가는 캡처한 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유포한다. 이후 손쓸 새도 없이 퍼져나간다.

사법 리스크 커지면서
과거 SNS 글 소환돼

특히 정치인의 경우 언론에 ‘박제’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정치인이 사용하는 수사는 여러 해석을 낳기 때문에 파괴력이 크다. 게시글을 올리면 올리는 대로, 지우면 지우는 대로 화제가 된다. 이 대표는 SNS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정치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정책 홍보 등에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최근 이 대표를 가장 괴롭히고 있는 문제는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사건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달러를 비롯해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지난달 이 대표를 ‘제3자 뇌물죄’ 피의자로 전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이 주력하는 지점은 이 대표가 이 전 부지사의 행보를 알았는지다. 이 전 부지사는 재판 과정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전 부지사의 입에 이 대표의 운명이 달린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이 대표는 이 전 부지사에게 ‘책임 떠넘기기’ 모드로 나섰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9일 이 대표를 조사하는 과정서 경기도가 북한에 쌀 10만톤을 추가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제시했다. 검찰이 보여준 공문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결재한 서류였다. 

올리면
퍼진다

이 대표는 “참 황당하다. 이화영이 나도 모르게 도지사 직인이 찍힌 서류를 만든 것이고 서류를 가져오니 결재한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가 도지사의 승인 없이 사기업을 동원해 대북사업을 독단적으로 진행했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이 ‘결재는 했지만 내용은 몰랐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변호인은 이 대표의 답변을 운전면허증 발급에 비유했다. 박균택 변호사는 “운전면허증에 경찰청장 직인이 찍혔다고 해서 경찰청장이 발급해줬다는 것이냐?”는 뉘앙스로 말했다. 이어 “아랫사람들에게 위임했고 전결권에 따라 서명하면 관인은 저절로 찍히는 건데, 관인이 찍혔다고 해서 도지사가 결재했다는 의미는 아니죠”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알았으면 공범, 모르면 무능’이라면서 이 대표가 공범보다는 무능 쪽을 택했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가 과거 SNS 올린 글이 드러나면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조롱이 나왔다. 성남시장 시절인 2017년 100만원의 예산 집행도 자신의 결재 없이는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 

당시 이 대표는 “성남시는 보도블록 교체 시 재활용을 원칙으로 단돈 백만원이 들어가는 예산 집행도 시장 결재 없이는 하지 못합니다”라면서 연말에 보도블록을 재정비하는 지자체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올렸다. 대북사업은 보도블록 교체 사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도정’이다.

홍보·족쇄
양날의 검

2018년 10월2일에는 대북사업 관련 게시글도 올렸다. 이날 올린 SNS 게시글에는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가 함께 등장한다. 당시 이 대표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남북교류 협력사업부터 시작하겠다”며 이 전 부지사의 방북 가능성을 언급한 기사를 공유했다.

같은 달 25일에도 “이화영 평화부지사님 수고하셨습니다. 평화와 경제 번영을 이뤄나가는 길에 경기도가 함께 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기사를 올렸다. 최근 검찰서 한 진술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대선 사흘 전 공개된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 연루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뉴스타파>의 최초 보도 이후 <경향신문>이 기사를 받아쓰기 전, 먼저 SNS에 공유하면서 “널리 알려주십시오.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 우리가 언론입니다”라고 적었다.

해당 인터뷰는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이 확대되던 시점인 2021년 9월15일에 진행됐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사)이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에게 커피를 타주고 수사를 무마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은 해당 내용을 배경으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공격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과정서 조씨가 윤 대통령을 모른다고 답하고 남욱 변호사가 진술을 바꾼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허위 인터뷰 의혹’으로 비화했다. 이 대표의 SNS 게재 시점을 두고 여권에서는 ‘사전교감설’을 제기하는 등 맹공을 퍼붓고 있다. 

대북송금 의혹 ‘발뺌’
‘혜경궁 김씨’ 논란도

앞서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희망살림-네이버-성남FC가 맺은 4자 간 협약서를 공개한 것도 이 대표다. 이 대표는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네이버의 성남FC 우회 지원을 지적하자 SNS에 협약서를 올렸다.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40억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지원하고, 희망살림이 이 중 39억원을 광고비 명목으로 성남FC에 낸다는 내용이다. 

4자 간 협약서를 근거로 다양한 논란이 불거졌다. 성남의 한 시민단체가 4자 간 협약에 참석한 이들의 대표성 논란 등을 제기했고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상헌 당시 네이버 대표, 민주당 제윤경 전 의원 등을 고발했다. 4자 간 협약에 포함된 희망살림을 둘러싼 의혹도 증폭됐다.

희망살림이 진행하던 빚 탕감 프로젝트는 이 대표가 강하게 밀어붙였던 정책이었다.

이 대표를 둘러싼 SNS 논란은 앞서 경기도지사 선거 때도 제기됐다. 당시 논란은 대선서도 다시 언급될 만큼 파급력이 컸다. 2018년 지방선거서 닉네임 ‘정의를 위하여’ 주소 ‘@08_hkkim’ 계정을 운영하는 ‘혜경궁 김씨’가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 

혜경궁 김씨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부터 이 대표를 적극적으로 옹호한 반면, 다른 정치인은 비난하고 모욕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까지 진행됐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국민의힘은 2021년 혜경궁 김씨가 김씨라는 주장을 펼치면서 수사를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최근에는 이 대표가 대선 기간에 올린 SNS 글을 삭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에 “어느 날 갑자기 이재명 대표의 페북(페이스북)글이 사라졌다”라며 “대통령선거 기간인 2022년 1월26일부터 3월8일 사이 포스팅한 글들을 왜 지워 버렸는지 궁금하다. 숨기고자 한 글은 무엇일까요”라고 적었다. 

글 삭제
증거인멸?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기사 링크를 올린 게시글도 사라졌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게시글을 삭제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다. 이 대표 측은 언론 인터뷰서 “게시글에 대해 이뤄진 조치는 없다. 이제 와 그 내용을 비공개하거나 삭제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을 일축한 상태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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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사망사건’ 1년 수사 불신론

‘채 상병 사망사건’ 1년 수사 불신론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1년 전 국방부 조사본부 발표와 다를 바가 없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혐의에 대한 이야기다. 경북경찰청이 1년 동안 수사한 후 직권남용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법조계와 사건 관계인들은 해당 수사에 모순이 있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경찰이 약 1년 만에 채 상병 사망사고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무혐의로 판단했다.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북경찰청 결과 발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 8일, 채 상병 사망사고와 관련해 임 전 사단장 등 9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수사한 결과 “A 여단장 등 현장 지휘관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송치하고, 임 전 사단장 등 3명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불송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초 수중수색은 소방이, 수변수색은 군이 담당하기로 합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물속에 들어가 수색하지 않기로 정한 것이다. 하지만 사고 전날 11포병 대대장(최모 중령)은 소방 측 현장 책임자로부터 ‘수변 아래 정찰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를 보고 받은 7여단장은 ‘장화 깊이까지 들어갈 것’ ‘위험한 구간은 도로정찰할 것’을 지시했다. 그럼에도 이후 당시 자체 결산 회의를 주재했던 11포병 대대장이 “우리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들어간다. 다 승인받았다”고 발언함으로써 다음 날 오전 채 상병이 속한 7포병 대대가 수중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해당 지시가 결국 사망사고로 이어져 11포병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고 봤다. 다만 그동안 언론과 정치권서 문제 삼은 임 전 사단장의 행위는 혐의없음으로 판단했다. 앞서 언론 등은 임 전 사단장이 ▲사단장 명의 단편명령을 내려 부대별 작전 임무 부여 ▲늦은 작전투입 등을 지적‧질책하고 신속히 수변으로 내려가 수색하도록 지시 ▲육군 50사단장으로부터 ‘우중 수색 지속 여부 검토 지시’를 받은 7여단장에게 예정 시간까지 수색 실시하도록 지시 등 작전통제권이 없음에도 여러 수색 관련 지시를 하거나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등 9가지 행위에 대해 문제 삼았다. 경찰은 작전통제권이 없는 임 전 사단장의 작전 관련 지시들은 ‘월권행위’에 해당하지만 형법상 직권남용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형법상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해 직원의 행사를 가탁해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혐의 인정하기 어려워” “대대장 책임이 무거워”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일반적 직무권한의 범위를 넘는 월권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작전통제권이 없는 임 전 사단장의 작전 관련 지시들은 월권행위에 해당해 형법상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이 작전과 관련해 단편명령과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작전 수행을 위해 투입되는 1사단 예하부대 지정 및 부대별 세부 임무를 부여한 것은 육군 50사단과 해병대 1사단 참모들이 세부 행정 협의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전 관련 지시들은 소방 측과 협의가 이뤄진 수색 지침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취지하에 이뤄진 것들로 기존 지침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내용의 지시를 한 것이 아니며, 특히 우중 수색 지속 지시는 7여단장이 현장 지휘관의 의견과 수색 중이었던 소방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0사단장에게 보고한 후 승인받아 예정된 시간까지 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부규정에 근거해 행정과 군수, 군기, 내부 편성, 훈련 등에 관한 지침 하달과 현장점검 등의 권한은 원소속 부대장인 임 전 사단장에게 있어 육군 50사단장의 작전통제권 행사를 방해한 위법·부당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직권남용죄가 성립되기는 어렵다는 결과를 내놨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이런 행위들은 급박한 재난 상황 속에서 실종자들 수색 구조하기 위한 목적하에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7여단장 등 부대원들에게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거나 50사단장의 작전통제권 행사를 방해한 위법부당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햇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월권행위에 대한 내부적인 징계나 인사상 불이익 조치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형법상 직권남용죄가 성립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죄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관해서도 경찰은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월권행위 주의의무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전 시 현장 지휘관은 위험성 평가를 통해 식별된 위험 요인에 대해 감소 및 제거 활동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합참과 2작사의 각 단편명령은 50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을 전환하면서 작전투입 전 안전성 평가를 통해 안전이 확보된 하에 작전을 수행토록 지시했고, 50사단장은 예천 지역을 할당해 7여단장의 책임하에 작전을 수행토록 했으므로 50사단장 및 7여단장이 아닌 작전통제권이 없는 1사단장에게 수색작전 관련 사전 위험성 평가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작전 관련 지시들은 소방 측과 협의가 이뤄진 수색 지침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취지하에 이뤄진 것들로 기존 지침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내용의 지시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보다 위험을 더 증대시키거나 새로운 위험을 창출하는 등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다음날 수중수색으로 인한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 또한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수변으로 내려가서 바둑판식으로 수색하라는 지시는 소방과 협의된 수색 지침대로 군사교범상 의심지역 집중수색 방법인 바둑판식으로 꼼꼼하고 면밀하게 수색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현장 지도 과정서 1사단장의 작전 수행 관련 지적과 질책에 따른 일선의 부담감이 일부 확인됐으나 이를 이유로 포11대대장의 임의적인 수색지침 변경을 예상하긴 어렵고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 또한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경찰은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무혐의로 보면서도 사단장으로서 부대를 점검하고 작전을 지시하는 등 실질적인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위치에 있었다고 봤다. 경찰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내부규정에 근거해 원소속 부대장인 임 전 사단장에게 수색지침을 충실히 수행하라는 작전을 지시하고 수색 태도를 점검 지시할 수 있으며 비록 작전통제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실제 작전 현장서 실질적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위치에 있었으므로 수색 과정서 발생할 수 있는 부대원들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을 방지해야 할 조리상, 사실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던 바 있다. 모순 지점 짚어보니… 법조계에서는 해당 조문 자체가 임 전 사단장에게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군사법 전문 변호사는 “육군 50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이 넘어간 상황서 임 전 사단장이 소속부대 현장지휘관에게 수색 방법을 지시하는 등의 행위가 그저 월권행위로 규정할 수 있는가 의문이 든다”며 “군대서 작전통제권이 다른 부대로 넘어갔어도 원소속 부대장의 지시나 명령을 어기는 행위는 오히려 항명죄에 해당할 수도 있어 임 전 사단장의 말 한마디에 부대는 움직일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는 “수사단서 수사할 당시에는 임 전 사단장의 이 같은 영향력을 갖고 혐의자로 특정해 이첩했다”며 “하지만 군검찰로 넘어가면서 해당 혐의가 사라진 것과 같이 경찰서도 같은 결과를 내놨다”고 읍소하기도 했다. 또 앞서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는 경찰이 임 전 사단장이 소방 측이나 육군 50사단과 협의한 점을 전달한 것만 주목한 것에도 의문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단 수사를 거론하며 “수색 임무 하달 자체가 급박하게 이뤄져 안전장비를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 전 사단장은 수사단 조사 당시부터 실종자 수색 임무를 하달하며 안전에 대해 강조했다고 하지만 해병대 관계자들은 실종자 수색이라는 임무를 늦게 하달받았다고 진술했다”며 “한 현장 지휘관은 ‘우리 임무가 무엇인지’ 카카오톡 단체방서 묻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무 내용이 무엇인지 모른 채 호우 피해 복구만 할 줄 알고 출동한 부대에 당연히 안전장비가 있을 리 만무하다”고 부연했다. “실질적 영향력은 인정돼” “진술과 수사 결과도 달라” 이에 대해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해당 발언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제대로 된 임무를 하달하지 않아 해당 부대가 안전장비를 갖추지 못하게 만들었으니 수색 과정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업무상과실치사로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가장 책임이 무겁다고 본 포11대대장도 임 전 사단장의 행위는 그저 전달 수준이 아닌 명백한 지시라고 주장했다. 그는 “7여단장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의 지시를 전달받아 다른 대대장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한 것뿐”이라며 “자신은 선임 대대장으로서 7여단장과 독대하는 가운데 사단장의 수색 관련 지침을 세부적으로 들었고, 그런 부분들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것들이 경찰서도 충분하게 조사가 됐고 다 소명이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저 국방부 조사본부의 1년 전 발표가 되풀이됐을 뿐”이라고 한탄했다. 채 상병의 직속 상관인 포7대대장(이모 중령)의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주장하는 무혐의 핵심과 경찰 조사 결과의 핵심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그는 “임 전 사단장은 합참이나 제2작전사 단편명령 이후 작전 지도는 했으나 작전 지시를 한 적 없다고 주장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는 바둑판식 수색 지시와 가슴장화 지원 지시는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임 전 사단장은 작전 지시가 없었다고 청문회서도 말했는데 수사 결과는 지시는 있었지만 위험을 증대시키거나 새로운 위험을 창출하는 지시가 없었다고 무혐의가 됐다”고 지적했다. 채 상병 수사외압 사건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경찰의 판단과 별개로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수사를 통해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 결과가 발표된 다음날 “경찰은 임 전 사단장이 명령권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로 봤는데, 다른 관점에서는 실제로 명령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며 “어느 쪽 주장이 법리에 맞는지, 사실인지 아닌지는 계속 수사해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계속 수사 이 관계자는 “어느 쪽 주장이 옳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공수처는 양쪽의 관점과 주장을 수사를 통해 확인할 것”이라며 “경찰 수사와 공수처 수사는 별개의 사안이다. 이후 (경북경찰청 사건의)검찰 송치 절차나 공소제기 여부 판단과 무관하게 공수처에 접수된 고발 및 진정사건을 법과 원칙에 따라 계속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