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흔드는 이재명 대항마 합종연횡 막후

다시 드리운 수박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조기 대선을 확실시하면서 이재명 대표 체제를 굳히고 있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이재명 일극 체제’를 비판하며 일제히 활동 반경을 넓히기 시작했다. 민주당의 곱지 않은 시선이 따갑지만, 앞당겨진 대선 시계에 저마다 분주한 움직임을 보인다. 각자도생하던 이들이 목소리를 합치면서 이 대표를 견제하고 나섰다.

대선은 더 많은 중도를 확보하는 쪽의 승리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제 우클릭을 시도하자 국민의힘이 유산취득세 전환으로 맞불을 놓은 것 역시 조기 대선을 의식한 여론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의 통합과 화합도 빼놓을 수 없다. 총선 전 이미 계파 갈등 최고조를 찍은 민주당이 조기 대선이라는 또 다른 상황에 놓였다.

명분 내세워
앞으로 전진

지난달 30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설 인사차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과 이 대표가 통합하는 행보를 잘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과 같이 극단적인 정치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는 통합과 포용 행보가 민주당의 앞길을 여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아울러 문 전 대통령은 “당내에 비판적인 사람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내에 (정치적 의견과 관련해)여러 스펙트럼이 있어 애로사항이 있다”면서도 문 전 대통령의 말에 공감하고 통합 행보를 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이 같은 문 전 대통령의 당부는 비명(비 이재명)계가 이 대표 일극 체제를 비판하고 이를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시 받아치며 계파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을 염려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루 전날인 29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이 대표와 친명계를 겨냥한 글을 작성했는데, 이를 도화선으로 날 선 말들이 오가기 시작했다.


김 전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는 최근 정치 보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집권 세력의 핵심적인 책임과 의무는 통합과 포용”이라며 당에서 멀어진 사람들에 대한 사과와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폄훼한 당사자의 반성, 그리고 당 차원의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김 전 지사는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당내서 서로에게 전가하는 모습은 옳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마녀사냥하듯 특정인 탓만 하고 있어서는 후퇴할지언정 결코 전진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판과 반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 문화가 우리가 저들과 다름을 증명하는 길”이라며 “일극 체제, 정당 사유화라는 아픈 이름을 버릴 수 있도록 당내 정치 문화를 지금부터라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직언했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남을 가진 당일에도 이 대표 체제를 겨냥한 쓴소리는 이어졌다. 지난 총선서 원외로 밀려난 비명계 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은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는’ 민주당의 도덕적 내로남불을 그대로 두면서 이재명 1극 체제만 극복되면 청년 세대들은 우리를 지지해 줄까”라고 가감 없이 말했다.

이 두고 비호감+사법 리스크 집중 공격
“수박 들이면 아사리판” 개딸 맹공격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의 생명력은 결국 포용성, 다양성, 민주성”이라며 “민주당이 김 전 지사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비판 정도는 충분히 받아내야 당 지지가 올라간다”고 조언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성찰해야 답이 보인다”며 “민주당은 공식적인 대선 평가를 하지 않았다. 패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문재인정부에 떠넘겨졌고 지금까지도 문정부 탓을 하고 있다”고 아픈 부분을 찔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 대표가 내세우는 실용주의를 에둘러 비판하며 “진보의 가치와 철학을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해 푸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은 정체성을 분명히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비판 목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이유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서 ‘이재명 체제로 대선서 승리할수 있는가?’라는 의문점이 제기됐고, 이를 명분으로 삼은 이들이 같은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이 대표 체제를 흔들려는 목소리는 비판의 화살이 되어 돌아왔다. 그러나 이 대표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다는 분석과 사법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굳어지면서 이재명 대안론이 고개를 들었다.

비판 목소리가 하루걸러 하나꼴로 나오면서 이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여러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면서 함께 이기는 길을 찾는 데 노력하겠다”며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고 말해 다시 한번 당내 통합을 언급했다.

이어 “저 극단과 이단들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고 헌정 질서를 회복하는 것보다 시급한 일은 없다”며 “내부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보다 민생, 경제, 안보, 민주주의를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통합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집안싸움은 뒤로하고 비상계엄 사태서 시작된 특수한 상황서 급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를 먼저 해결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말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역시나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이 대표는 “강성 팬덤에 휘둘린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왔던 만큼 지지층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설득하는지가 통합의 의지로 여겨질 전망이다.

까마득한
화합의 길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이미 한참 전부터 살벌한 비판이 오가기 시작했다. 가장 흔하게 보이는 단어는 ‘수박’이다. 이는 겉(파란색)과 속(빨간색)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명계를 지칭하는 은어다. 지난해 8월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서명에 이름을 올리거나 체포동의안에 동의한 의원을 색출해 ‘수박 리스트’를 만들기까지 했다.

아무리 이 대표가 통합을 주장해도 강성 지지층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또 다른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수박이 들어오면 아사리판(깽판)이 난다” “제철도 아닌데 수박이 보인다” 등의 게시글을 작성하며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대표 체제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내서도 비명계에 대한 적대심을 드러내는 이들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계파 갈등으로 번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인 친명 인사인 양문석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이 당신들의 사유물인가?”라며 이들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양 의원은 “웬만하면 참으며, 윤석열의 대통령직 파면까지 입 다물고 인내하려 했다”면서도 “당신들이 천방지축 나대는 지금, 우리 당원과 지지자들의 박탈감을 생각하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신들만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을 사석에서는 이리저리 흉보며 씹고, 공석에서는 찬양하는 특권을 부여받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은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고 ‘민주당의 대통령’이지 당신들이 사적으로 소유해 당신들의 출세를 위해 언제든지 호주머니서 꺼내 들고 장사할 수 있는 구슬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도 “우리는 하루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 했나?’ 묻고 또 묻는다. 임종석님은 스스로 성찰이란 것을 해봤나? 정치인의 일거수일투족은 다 기록된다. 임 실장의 ‘통일 반대’ 주장은 어떤 성찰의 결과였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 체제로 대선을 준비하는 만큼 민주당이 날을 세우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비상계엄’ ‘내란’의 잔재를 겪고 있다. 따라서 지금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싸울 대상은 이 대표가 아니라 윤석열정부와 이들을 옹호하는 세력이라는 것이다.

사공 많으니
배가 산으로?

유시민 작가는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비명계 인사를 겨냥하며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비명계가 ‘윤리적으로 틀렸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상황이 특수하다는 것”이라며 “12·3 내란 세력의 준동을 철저히, 끝까지 제압해야 하는 비상시국이다. 게임의 구조가 지난 총선 때보다도 극화된 상황서 훈장질하듯 ‘이재명 네가 못나서 대선서 진 거야’ 등 소리를 하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명계와 이 대표가 힘을 합쳐야 내란을 종식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만약 이 대표가 조기 대선에 못 나가게 된다면 이 대표를 지지했던 유권자가 누굴 지지하겠느냐”며 “‘이재명이 사법 리스크가 있어서 안 돼’라고 했던 사람이 아니라 제일 열심히 싸웠던 사람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는 비상계엄과 12·3 내란 사태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에 실패하는 것이다. 지난 20대 대선서 민주당이 패배한 후 남은 건 경선 과정서 서로 주고받은 상처뿐이었다. 계파 갈등이 폭발하고 서로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가 펼쳐지면 이번 조기 대선 역시 지난 대선과 같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지난 2021년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이 대표의 경선은 그야말로 피바람이었다. 후보 토론회마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의 도덕성 논란을 띄웠고 이 대표는 이에 맞서 “네거티브 공격을 자제해달라”며 언성을 높이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선 과정이 대선 패배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0.7%p 차이로 정권을 뺏기자 서로를 향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계파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뼈아픈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잡음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 대표 체제로 조기 대선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 남은 20대 대선 패배 트라우마
K먹사니즘 VS 개헌 흑백선전 최소화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성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산업정책을 중심으로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빅테크 육성과 더불어 ▲방산 ▲에너지 ▲식량산업 등 안보산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를 제외한 이들은 개헌 논의를 띄우며 차별화에 나섰다. 김 전 지사는 “내란 세력에 대한 단죄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으로 끝나선 안 된다”며 “탄핵의 종착지는 이 땅에 그런 내란과 계엄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개헌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이 대표 대항마로 나선 김두관 전 의원도 “지금이 개헌의 가장 적기”라며 “다시는 ‘제2의 윤석열’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개헌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1당인 민주당이 개헌에 미온적이라는 태도를 지적하며 “이 대표가 결단할 경우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개헌 국민투표까지 부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이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 분들이 개헌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표면적으로 계엄을 차단하기 위함이지만 저마다 명분을 쌓고 있는 것 같다”며 “‘이재명 체제로 대선을 이길 수 없는 이유’를 내세우는 것보다 낫지만, 정말 개헌 의지가 있다면 구체적인 단계를 제시해야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 안팎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이 건강하다는 증거”라면서도 “진심 어린 조언이 담긴 비판과 남을 깎아내리기 위한 비난은 다르다. 이 두 가지를 잘 구분해야 하는데, 만일 당내 경선이 치러진다면 네거티브 공세가 강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를 깎아내리면 오히려 상대방만 좋은 일 시키는 것이다. 대선 끝나고 다시는 안 볼 사이처럼 굴면 안 된다. 보수 대권주자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칼을 휘둘러야지, 안 그러면 함께 탄 배에 구멍을 내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공통의 적
선택과 집중

‘이재명 흔들기’가 강해져도 민주당은 이 대표 외에 다른 노선은 염두에 두지 않는 모양새다. 민주당 집권플랜본부에 속한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대표 외에 플랜B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 (이 대표 체제로)승리할 것이라고 모두가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명이니 친명이니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건 윤정부의 내란 사태를 정리하는 것”이라며 “이번 조기 대선은 내란범과 내란 동조 세력을 심판하는 심판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국혁신당은 지금…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가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당에서 대선후보를 낼 가능성을 언급했다.

황 원내대표는 YTN 라디오서 “실제로 후보를 낼 수 있을지 당원들과 의원들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면서도 “제3당으로서 후보를 낸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진보 연합 세력 구축을 강조하며 “거기에 조국혁신당이 기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정권교체를 담당해야 할 쪽의 후보는 이 대표가 될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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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