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당’ 이재명 판세 굳히기

‘과반 넘게’ 따놓은 금배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4·10 총선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민생·안보·경제를 몽땅 심판대에 올렸다. 정부심판론 프레임을 확장해 용산의 힘을 빼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민주당이 제1당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집권 중간에 치러지는 선거는 정부심판론 성향이 강하다. 국회의 파수꾼과도 같은 야당이 그동안 정부·여당의 실정을 두루 살펴 성적표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최근 용산발 리스크가 연이어 터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이를 기회 삼은 민주당이 ‘경제 폭망’과 ‘검찰 독재’를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지지율 굳히기에 나섰다.

“못 살겠다”
“심판하자”

한 민주당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국민도 간절한 마음으로 정부를 심판하기를 바라실 것”이라며 “용산은 온 힘을 다해 김건희 여사를 방탄하고 있다. 대통령이 자신의 일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까지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채양명주’를 띄우면서 이번 총선을 ‘윤석열정부 심판의 날’로 명명했다. 이채양명주란 이태원 참사,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및 주가조작 의혹의 앞 글자를 딴 단어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이 수습에 나섰지만 짧은 기간 내 악재가 겹치면서 진땀을 뺐다.


지난달 8일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돼 호주 브리즈번으로 출국했다. 당시 이 전 장관에게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같은 달 18일에는 윤 대통령이 ‘대파 875원’ 발언을 하면서 민심과 엇나갔다는 질책을 받았다.

25일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1%p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18∼2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0%p)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6.5%로 집계됐다.

이는 일주일 전 조사보다 2.1%p 하락한 수치다. ‘부정 평가’는 60.1%로 1.7%p 올랐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월 4주 41.9%를 기록한 뒤 4주 연속 하락세다.

지난 21∼22일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는 국민의힘이 37.1%, 민주당이 42.8%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국민의힘은 0.8%p 하락한 반면 민주당은 2.0%p 상승한 수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유리한 진영이 형성되자 민주당은 본격적으로 민생 정책을 띄우며 도움닫기에 집중하고 있다. 실생활과 밀접하고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문제를 지적함으로써 중도층에 호소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민주당은 22대 총선 정책공약집을 공개했다. 총선 공약의 콘셉트는 ‘삶의 질 수직상승’이다.

총선 디데이 카운트다운 돌입
중산층 집중 공략하는 민주당


이날 김민석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 상임정책본부장은 “중산층·서민 정당이라는 지표를 전통적으로 가져 온 민주당은 중산층이 양극화로 무너지고 서민들이 고통받는 이 시점서 중산층을 두텁게 만드는 정책을 모든 정책의 기본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서 민주당이 앞서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 주겠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번 공약은 ▲국민 삶과 밀접한 실용적 정책 ▲삶을 바꿀 수 있는 필수적 정책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참신한 정책 등 세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삼았다. 현재까지 총 21개 핵심 공약이 공개됐으며 구체적으로는 ▲요양병원 간병비 건보 적용 ▲온 동네 초등 돌봄 ▲어르신 점심밥상 ▲저출생 종합대책 등 서민 중심 정책이 주를 이뤘다.

정태호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은 “윤정부를 심판해야 대한민국의 퇴행을 막을 수 있고 대한민국이 다시 선진국에 복귀하는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며 “이번 공약집은 민생회복, 미래 희망, 민주수호, 평화복원이라는 4개의 비전을 바탕으로 10개의 핵심과제를 마련했다. 빈틈없이 추진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은 선거 기간 동안 민주당은 경제 폭망과 검찰 독재를 앞세워 쌍끌이 전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윤정부 경제민생 폭망죄’라며 30가지 ‘죄목’을 제시한 책자를 배포했다. 책자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021년 대비 1778달러 감소했으며 수출 역시 2022년 10월부터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선언한 공약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단연 지원금 정책이다. 이재명 대표가 “가계소득 지원을 통해 국민의 소비를 늘리고 멈춘 경제를 다시 움직이겠다”며 ‘민생회복지원금’을 띄운 것이다.

민주당이 정책 공약집을 공개한 당일 이 대표는 서울 송파구 잠실 새마을 전통시장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1인당 25만원, 가구당 평균 100만원의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기초생활 수급자와 차상위 취약 계층은 1인당 10만원을 추가 지급한다는 구상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윤정부의 무능과 국정 실패로 민생과 경제가 완전히 파탄 지경에 처했다”며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는 물가는 국민의 삶을 질식시키고, IMF도 코로나도 버틴 자영업자들이 지금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도
지원금 찬스

민주당에 따르면 민생회복 지원금 지원에 필요한 예산은 13조원 안팎이다. 윤정부가 민생토론회서 밝혔던 선심성 약속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1000조원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에서는 의원이나 후보 개개인만 비판조의 코멘트를 달았을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는 “본인이 줄 수도 없는 돈으로, 사탕발림식 생색만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선거철마다 이 대표가 전매특허처럼 내놓는 복지 카드를 또 꺼내 들었다는 설명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돈을 풀면 물가가 오를 것 같나? 내릴 것 같나? 아주 단순한 계산 아니냐?”며 물가로 인한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오히려 물가를 상승시키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경호 당 민생경제특위 공동위원장도 말을 보탰다.

추 공동위원장은 “1인당 25만원 현금을 지급하려면 약 13조원의 재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며 “결국 시중에 돈을 더 풀게 돼 물가 불안을 자극하게 되고, 물가 불안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지원하자면서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자가당착적이고 모순적인 제안”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국채를 13조원 추가 발행할 경우 시중 금리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오히려 금융비용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공약을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쉽게 반대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물가를 제대로 잡지 못한 정부가 어깃장을 놓을 명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띄우는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경
저격수

앞서 한 비대위원장은 중앙선대위 회의서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법안(소득세법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반대해 통과되지 않고 폐기될 상황”이라며 “이번 총선서 금투세 폐지의 발목을 잡는 민주당을 반드시 심판하고 국민의힘이 금투세를 폐지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밝혔다.

금투세 폐지와 관련해 <일요시사> 취재진이 민주당의 입장을 물었다. 선대위 정책본부장인 정태호 의원은 “조세 공정성 차원서 여야 간에 도입이 합의됐던 것”이라며 “지금 상황서 어떤 게 바람직스러운지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검찰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검찰 때리기’는 정권 심판론을 외치는 민주당 강성 지지자를 결집하는 효과가 있다.

일각에서는 대장동 사건에 군불을 때는 검찰의 움직임이 또 다른 축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주목받을수록 지지율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경기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와 같은 민간사업자에게 사업정보를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줘 이익 7886억원을 얻게 한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를 받아 기소됐다. 이로써 이 대표는 일주일에 2~3차례 법원을 찾아야 하며 선거 전날까지 출석해야 한다.

이 대표는 선거를 약 2주 앞뒀던 지난 26일에도 법원에 출석했다. 이날 이 대표측 변호인은 “총선 이후로 기일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의 지위뿐 아니라 제1야당인 당 대표로서의 활동이 있는데 선거 직전까지 기일을 잡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는 이유에서다.

변호인 측은 “이런 말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여당 나경원 전 의원은 재판이 사실상 공전 중인 상태서 (기일을)선거기간을 빼고 지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 측 생각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있어 정치 일정을 고려해 재판 기일을 조정하면 분명히 특혜란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일축했다. 일정 조율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출석할 경우 전에 구인장까지 발부하겠다는 입장도 고수했다.

검찰·경제 ‘두 도끼’ 노렸지만…
또다시 설설 끓는 사법 리스크

이날 이 대표는 법원에 출석하기에 앞서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서 “제 손발을 묶겠다는 의도”라며 “검찰이 정치하는 검찰 국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기에 언론사를 대상으로 과도한 검찰 수사가 이뤄졌다는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검찰을 향한 민주당의 공세는 거세졌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 등을 보도한 언론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졌는데, 검찰이 영장 범위 밖의 전자정보를 수집·관리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터지면서 “불법으로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검찰이 최소 2016년부터 각종 사건에 연루된 휴대전화, PC 등을 디지털 포렌식하면서 습득한 민간인 개인정보를 대검찰청 서버 업무관리시스템인 디넷(D-NET)에 불법 수집하고 관리·활용해 왔다는 게 민주당 측의 주장이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은 윤 대통령과 검찰 고위 관계자를 대상으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역시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수사권 남용”이라며 “헌법 제17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않는다’는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중대 범죄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윤정부 출범 이후 언론을 대상으로한 압수수색이 일상화됐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이번 수사를 ‘조직적 불법사찰’이라며 “정치적 정적을 제거하고 언론을 통제해 검찰독재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란 우려도 표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아무래도 윤 대통령은 언론을 제압해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표현의 자유’가 무엇인지 이해도가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팽팽한
긴장의 끈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민주연합의 의석을 더해 151석이 넘는 과반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차례 당을 뒤흔들었던 공천 국면이 마무리된 만큼 현재로서는 심판론을 외치는 야당이 우위를 선점할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까지 알 수 없는 게 유권자의 마음이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설화가 중도층의 표심을 가를 중요한 지표로 제시된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두 개의 태양은 없다?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를 외쳤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몰빵론’을 내세웠지만 당내서 이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서는 “조국 대표와 손을 잡아 윤석열정부를 타도해야 한다”는 입장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입장이 명확하게 나누어졌다.

민주당은 몰빵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더 몰빵13 유세단’도 출범시켰다.

대권주자를 노리는 이재명 대표가 조국 대표의 존재감을 부담스러워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박>

 



배너

관련기사

3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