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일발’ 한동훈 생존 돌파구

이대론 필패…히든카드 꺼낸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도대체 어디까지 추락하는 걸까? 갈 길도 바빠 죽겠는데, 도무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구세주라고 불리던 이는 한계에 도달했다. 여기저기 방법을 찾아보고는 있지만 현재 상황을 타개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헤맨다. 총선까지 남은 기간 추락만 막아도 다행이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국민의힘이 안정세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가장 위기를 맞은 지역은 서울권이다. 좀처럼 지지율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를 잡겠다고 자신 있게 공천장을 거머쥔 후보들은 대부분 경쟁구도서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PK·TK도 
불안불안

앞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여러 자객을 공천했다. 이 중 서울 마포을에 민주당 정청래 후보를 잡겠다며 운동권 심판론으로 공천했던 함운경 후보가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여전사’라는 카드를 꺼내든 윤희숙 후보 역시 전현희 후보에게 밀리는 양상이다.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도 불안한 기운이 감지된다. PK 지역의 경우 잇따라 내친 후보들보다 국민의힘서 내세운 후보의 지지율이 밀린다. 특히 최근 PK서 정권 견제론이 과반을 기록하는 현상도 생겼다. 이 중 최대 격전지로 분류되는 낙동강 벨트의 사정도 그다지 좋지 않다. 대부분 현역 중진 의원을 통해 인물론을 부각시키려는 수를 썼지만, 지역 민심이 흔들리는 중이다. 

당초 한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에 구세주로 등판하는 모습이 그려졌으나, 최근 한계에 부딪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갈등의 후폭풍의 여파가 상당하다. 본래 국민의힘 텃밭은 대통령과 관계성이 짙으면 당선되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후보는 한 비대위원장과의 관계에 집중해 왔다. 대신 무소속 후보가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표가 갈리는 모양새다. 어제의 동지서 오늘의 적이 된 격이다. 

보수성향이 짙은 친윤(친 윤석열) 프레임의 힘에 친한(친 한동훈) 프레임이 좀처럼 작동되지 않는 지역이기도 하다. 문제는 한 비대위원장이 원톱이라는 점이다. 혼자서 확장론의 한계를 맞이했다. 사실상 그의 컨벤션 효과가 거의 사라진 셈이다. 국민의힘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한 비대위원장 한 명만 앉혔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는 안철수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나경원 전 원내대표, 윤재옥 원내대표가 임명됐다. 그러나 이들은 현재 지역구 선거운동에 묶여 선거를 지원하기도 힘든 형국이다. 여유가 있는 선거였다면 이들이 함께 움직여 시너지를 발휘하기가 수월해지지만, 이들 역시 처해 있는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결국 대안은 한 비대위원장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다른 스피커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이 있기는 하지만, 엄연히 다른 당인 탓에 동시에 같은 장소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하다. 두 개의 채널을 가동했지만, 여전히 무게감이 떨어진다. 

결국 한 비대위원장 옆에서 목소리를 내 줄 인물이 필요하다.

뒤늦게 민생 민주당보다 파격 필요
제3지대 연대통한 보수 세력 결집

스리 톱으로 선거를 치르고 있는 민주당은 벌써부터 효과가 나타나는 중이다. 민주당은 지지층 결속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이런 탓에서 혼자라는 한계에 갇힌 한 비대위원장을 구출해 줄 인물들이 몇몇 거론된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유승민 전 의원이다. 


중도층 표심 확보가 가능한 인물로 꼽히는 유 전 의원은 선거 전에도 그의 역할론이 제기됐던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가 좋지 않다 보니 당 지도부에 합류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의 등판이 일시적인 효과를 끌어낼 수는 있다. 경제통이라는 인식이 강한 데다, 여당이 현재 어려운 경제를 헤쳐 나갈 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파괴력이다. 전통적인 보수 세력에게 여전히 유 전 의원은 ‘배신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그의 등판으로 대통령실의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 다급한 상황서 불편한 기류가 느껴지면 이번 선거서 중도층을 포섭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문제는 타이밍인데, 선거는 바로 코앞이다. 결단을 빨리 내릴수록 메시지가 안정화된다.

구세주
어쩌다…

유 전 의원뿐만 아니라, 중도층을 끌어오기에 적합한 인사가 필요하다. 문제는 한 비대위원장이 여전히 조력 카드를 거부 중이라는 점이다. 자신만 부각되는 현 상황을 즐기는 듯 보인다. 일단 혼자 고군분투 중이다. 인천을 찾았고, 수도권 격전지를 잇따라 방문하면서 상황을 타개하려는 행보를 보인다. 

중도층을 잡으려니 이제는 집토끼가 분열 중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급하게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이유도 보수 세력의 결집을 위해서다. 윤 대통령도 급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을 찾았다. 국민의힘 스스로 이번 선거를 위기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탄핵의 강을 거슬러 오를만한 카드가 몇 개 없다. 박 전 대통령을 만난 효과도 딱히 없었다. 단순히 지지층의 분노를 잠재우는 데만 활용된 정도다. 

여전히 정권심판론의 여론이 강세다. 한 비대위원장에게는 이를 뒤집을 카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엇비슷하던 양당의 지지율 추이가 단 몇 주 만에 뒤집혔다. 한 비대위원장이 운동권 청산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정권심판론이 극대화되는 이유로 황상무 전 수석의 논란, 이종섭 전 주호주 대사의 뒤늦은 사퇴, 의대 정원 증원 등 여러 사안들이 거론된다. 일단 황 전 수석이 사퇴하며 대통령실의 리스크를 잠재웠다. 

문제는 이 전 대사의 사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공식적으로 출석 요구를 하지 않고 있어 조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생겼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이 전 대사가 사퇴하기 전까지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는 점이다. 인 위원장은 “외국이었으면 문제가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결국 이 전 대사는 선거전에 부담 요소로 작용해 사퇴의 뜻을 밝혔다. 

점차 리스크가 극대화되자 정권심판론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한 비대위원장은 뒤늦게 민생 키워드를 꺼냈다. 반드시 챙기겠다고 굳건하게 약속까지 했지만, 문제는 민주당보다 한발 늦다는 점이다.  


중도층 조금이라도 잡을 해법 고민
윤 대통령, 김 여사 뒤로 감춰야?

대통령실은 여전히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고집 중이다. 대립 수위가 점차 심해질 때 한 비대위원장이 중재로 등장해 해결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정치권에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의사단체를 만났음에도 해결된 부분이 하나도 없다. 의사단체는 오히려 “알맹이가 없었다”고 강력 비판했다. 도무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의원 정수와 관련해서 재량권이 없으면 단순히 시간 끌기 작전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범야권 200석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가용 자원이 부족하다. 대통령실은 차출된 인원이 오히려 적다. 친한(친 한동훈)과 친윤(친 윤석열)의 대립구도가 선명해질 뿐이다. 

이에 따라 해결책으로 거론되는 부분이 제3지대와의 연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개혁신당과 연합을 모색 중이라는 말도 나왔다. 개혁신당 양향자 원내대표가 이 같은 가능성을 띄웠다. 그러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일찌감치 선을 그었으며 국민의힘도 손사래를 쳤다. 

시선은 다시 극우당으로 옮겨진다. 앞서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당시 보수정당인 우리공화당 후보와 단일화했던 바 있다. 


갈 길 
바쁜데…

현재 국민의힘은 급박한 상황을 맞이하면서 연대를 통해 보수층을 단속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벌써부터 단일화를 실시한 후보가 나왔다. 지난달 20일, 국민의힘 강승규 후보가 공식 후보 등록 전에 자유통일당 김헌수 예비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했다. 닷새 후인 25일, 수정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장영하 후보도 자유통일당 안유성 전 예비후보와 단일화했다.

이렇듯 상황이 국민의힘 후보에게 불리하게 진행되자, 앞으로 이 같은 단일화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해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불리는 석동현 변호사가 자유통일당으로 향했다. 석 변호사는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았고, 비례 2번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는 단순히 보수층을 붙잡아 놓는 것에만 국한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성이 존재한다.

앞서 전당대회 당시 국민의힘에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의 관계를 두고, 많은 설화가 오갔던 바 있다. 이 같은 문제는 국민의힘서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대목이다. 현재 자유통일당은 전국적으로 비례 후보를 20명 냈다. 

현재 국민의힘은 중도 확장이 어려운 상황으로 집토끼마저 흔들리는 양상을 띤다. 앞으로도 집토끼 단속에 온 힘을 끌어모아야 할 정도다. 게다가 윤 대통령의 존재감이 선명해질수록 여당에게 총선이 불리한 구도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가려야 숨통이 트인다. 

김 여사 리스크는 총선 막판까지도 꾸준히 도마에 오를 대상이다. 공식 석상에 김 여사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타격할수록 정권심판론이 자극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민주당은 자연스럽게 김 여사 리스크를 다시 발동시켰다. 국민의힘은 또다시 방어만 해야 할 처지다. 

여기에 더해 조국혁신당의 존재감도 정권심판론에 군불을 땐 데 한 몫 차지한다. 현재 조국혁신당은 비명(비 이재명), 반윤(반 윤석열) 기조로 지지세가 날로 치솟고 있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출당 이야기까지 나온다.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에 극약 처방을 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대통령을 희생시켜, 지지층을 있는 대로 다 끌어모으겠다는 교묘한 술책도 숨어 있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지점에 관해서는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는 듯 하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지지층 끌어모으기를 위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우선 기조를 바꿨다. 이념적인 부분을 강조하면서다. 국민의힘은 지난 25일 전국 시·도당에 ‘나라를 범죄자·종북세력에게 내주지 맙시다’라는 현수막을 게시하라고 긴급 지시를 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남아 있는 중도층 이탈을 우려해서다. 

반대로 윤 대통령은 이념을 강조하는 듯한 모양새다. 지난달 26일 열린 국무회의서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부정한다. 사실 왜곡과 허위 선동, 조작으로 국론을 분열시킨다”며 “나라를 지킨 영웅과 참전 장병, 유가족을 모욕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길에서 절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국민의힘은 현실적으로 ‘선거를 승리하게 도와 주십시오가 아닌 탄핵 저지선 붕괴는 막아 주십시오’라고 읍소라도 해야 할 처지다. 윤 대통령을 감추는 전략 말고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너무 늦었나 
단일화 모색

이와 관련해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사실 해결할 방법이 딱히 없다. 가용 자원이 너무 없다”며 “한 비대위원장으로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인물도 용산서 용인할 수 있는 사람이 와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급하게 띄운 세종의사당 효과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지난 27일 기자회견서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겠다”며 “국회의사당을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시민께 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의도와 그 일대 등 서울의 개발 제한을 풀어 서울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역시 당시 대선공약이었다며 한 비대위원장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 제2집무실까지 세종시 설치에 속도낼 것을 관계 부처에 전달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상황에 민주당은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총선용 공약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도 한강벨트와 충청권의 판세가 급해 띄웠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한 비대위원장이 세종의사당 이전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안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세종의사당 이전은 총 사업비가 완전 이전 비용 4조 6000억원이 투입될 정도로 규모가 큰 사업이다.

국회사무처 산하 국회세종의사당추진 태스크포스(TF)가 2022년 추계한 국회 이전 비용은 3조6100억 원에 달한다.

해당 안은 본희의장과 일부 상임위의 서울 존치를 전제로 한 것이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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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윤석열 한가위 플랜

‘산 넘어 산’ 윤석열 한가위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반가운 얼굴과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추석 명절이 다가왔다. 예민하지만, 또 그만큼 흥미로운 정치 이야기도 한두 마디씩 오간다. 그래서인지 용산은 마냥 웃을 수 없다. 추석을 앞두고 연이어 리스크가 터졌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연휴 내내 야당이 추석 밥상을 독차지할지도 모른다. 물가는 오르는데 국정 지지율은 내림세다. 추석 연휴 동안 의료 대란은 예견된 문제였다. 야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역풍 맞을 위기에 처한 마당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묘한 거리감도 신경이 쓰인다. 꺼야 할 급한 불이 한두 개가 아니다. 지지율 추락 30% 뚫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20%대인 29.6%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8월 첫 번째 주 29.3%를 기록한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20%대 지지율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이 같은 수치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66.7%, ‘잘 모름’은 3.6%다. 해당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7%였다.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 ±2.0%p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서는 의료 대란을 비롯한 물가, 당정 갈등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야당이 의료 공백 문제를 입 모아 지적하면서 크게 영향을 끼쳤다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의료개혁을 다루는 정부의 태도를 겨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서 의료개혁과 관련해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 필수 의료 살리기’에 정책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기존의 뜻을 확고히 했다. 의료진과 대통령의 인식 차이에 대한 질문에는 “의료 현장을 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 “비상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 등의 말을 했다. 이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혼자서만 달나라에 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3일 국회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중증·난치 환자를 떠나버린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하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응급실은 중증 환자만 이용할 수 있게 제도화할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부가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4일 윤 대통령은 심야 응급실을 방문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의료진이 ‘번아웃’되지 않도록 각종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미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길어지는 의료 대란, 사면초가 한동훈 영부인 공천 논란까지? 상다리 휘는 야 물가 문제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지난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물가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2.0%로 집계됐다. 이는 1.9%이던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정부는 이 점을 강조하며 물가 안정세를 강조했지만 당초 지난달 물가가 높았던 탓에 국민이 체감하긴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달 정부는 민주당이 발의한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 거부권을 썼다. ‘현금 살포’ ‘표풀리즘’이란 지적이 나와도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된다는데 싫어할 국민은 없다”며 “추석을 앞두고 (25만원 지원법을)딱 잘라 거절했으니 이에 맞먹을 대응책을 가져와야 한다. 지지율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법안이든 지원금이든 국민이 피부로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윤 대통령은 “기초생활수급자 167만명에게 지급하는 생계급여를 추석 전 조기 지급하라”고 지시하면서 민생경제 분야서 승부수를 띄웠다. 같은 날 민주당은 당론으로 추진하던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역화폐법 개정안)을 국회서 의결하면서 마찬가지로 이슈 선점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추진하던 25만원 지원법과 다를 바가 없다며 “내 세금 살포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표적인 민생 법안을 정쟁 법안으로 활용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맞불을 놨다. 용산을 향한 야당의 공세가 날로 거칠어지고 있다. 이에 맞서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야권 인사를 겨냥해 수사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공격 대상이 됐다.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권오수 전 회장 등의 2심 선고기일이 오는 12일 예정된 만큼 이를 덮기 위한 ‘급발진 수사’를 진행한 게 아니냐는 점에서다. 검찰은 오는 9일 신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공판기일 전 이뤄지는 증인신문에 “문 전 대통령도 참석하라”고 통보했다. 법적으로 따졌을 때 출석 의무는 없지만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보고 있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진다. 다시 쥔 총자루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는 문 전 대통령과 딸 문다혜씨에 대한 수사를 두고 “추석 명절 밥상에 윤석열, 김건희 대신 다른 이름을 올리기 위한 국면 전환용 기획수사”라고 비판했다. 대통령 부부에 대한 혐의는 덮어주는 검찰이 전직 대통령과 가족에 대해서는 도의를 무시하는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는 김혜경 여사도 소환했다. 지난 5일 김 여사가 수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을 두고 민주당은 “야당 대표로 모자라 배우자까지 추석 밥상머리에 제물로 올리려는 정치검찰의 막장 행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윤정부는 집권 후 추석 밥상마다 이 대표를 올리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며 “검찰은 이번에도 반성은커녕 야당 대표의 배우자마저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겠다고 한다. 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 탄압 수사가 검찰의 추석 기념행사냐”고 직격했다. 야당의 사법 리스크가 추석 밥상에 올라오나 싶더니 김건희 여사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분위기가 뒤집혔다. 김 여사가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당시 5선이었던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야당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 여사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석 밥상에 올리면서 명품가방 수수 의혹부터 공천 개입 논란까지 전 방향으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대통령실은 김 전 의원이 당초 컷오프된 점을 들며 반박했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진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소문이 무성하던 김 여사의 당무 개입과 선거 개입, 국정 농단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 되기 때문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며 “‘김건희 특검법’에 이를 포함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엄포를 놨다. 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당시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한 대표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며 “두 사람 모두 대답하지 않을 경우 김건희씨의 국정 농단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야당의 발목을 잡나 싶었지만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 등장하면서 한순간에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 형국이다. 용산이 코너에 몰린 상황서 여당이 난관을 헤치고 새로운 의제로 판을 엎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끝까지 시끌벅적 하지만 ‘N번째 윤-한 갈등’이 불거진 시점서 당에 큰 기대를 하기엔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여당이 합심해 추석 밥상을 차리고 싶어도 자꾸만 손발이 엇나가니 오히려 민주당만 득을 본다는 설명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국민의힘과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지켜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한 대표가 제3자 특검법을 입 밖으로 내뱉은 순간 야당에 꽃놀이패를 직접 쥐어준 것과 다름없다. 한 대표가 용산과 언제 또 충돌할까 지켜보는 당 입장에서는 조마조마하다”고 토로했다. 다음 달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부산 금정구서 만에 하나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면 한 대표 사퇴 요구로 이어질 것이란 구설이 여의도 정가를 떠돈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이 패배하자 김기현 전 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처럼 한 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아직은 친한(친 한동훈)계 보다 친윤(친 윤석열)계 비중이 큰 만큼 당이 갈라지진 않겠지만 60%가 넘는 당원이 선택한 당 대표를 쫓아내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 갈등마저도 야당의 반찬으로 내어줬다. 용산이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 카드를 제시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용산은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반기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국정 브리핑서도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니라 제가 살아오면서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라며 국회 정상화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이 대표와의 만남을 거절한 셈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첫 영수회담은 지난 4월29일이었다. 윤정부 출범 이후 720일, 4·10 총선이 끝난 지 18일 만이었다. 당시 총선서 국민의힘이 참패하자 국정 전환용으로 ‘소통하는 정부’를 내세웠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지금처럼 민주당이 온갖 리스크를 꺼내 들고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시점서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영수회담에 응하지 않겠냐는 설명이 나오는 이유다. 꽉 막힌 국회 탄핵 거부권만 도돌이표 분위기 반전시킬 영수회담 카드 꺼낼까 이 대표는 지난 8·18 전당대회서 재임에 성공한 직후부터 줄곧 대화를 요청해 왔다. 윤 대통령 입장서도 제1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무기한으로 미룰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첫 번째 영수회담처럼 ‘안 만나느니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올 경우, 오히려 용산의 실책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시된다. 지난 1일 여야 대표 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만큼 대통령조차 야당 대표를 설득하는 데 실패한다면 민주당이 “불통” “꽉 막힌 소통” 등 공격적인 논평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영수회담이 이뤄져도 꽁꽁 얼어붙은 정국이 풀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지난 5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제22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제안했다. 하지만 연설 후반부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조준하자 야당 측 의석서 반발이 터져 나왔고 민생협의체 논의는 뒷순위로 밀렸다. 야당 의원들 사이서 윤 대통령이 보내온 추석 선물을 거부하는 ‘선물 보이콧’도 일어났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자신의 SNS에 추석 선물 사진과 함께 “용산 대통령로부터 배달이 왔다”며 “받기 싫은데 왜 또다시 스토커처럼 일방적으로 (선물을)보내시나”라고 글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스토커 수사’나 중단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혁신당 김준형 의원도 “‘선물 보내지 마시라’고 분명히 말했지만 외교도, 장관 임명도 마음대로”라며 “(국회)개원식 불참까지 제멋대로 하더니 안 받겠다는 선물을 기어이 보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당장 눈앞에 택배기사님 고충을 생각하시는 것부터 시작하시라. 참고로 대통령실 명절선물은 지역주민들의 피땀으로 만든 특산품”이라고 말하는 등 국회 곳곳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한 차례 고비를 넘겨도 용산의 앞날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눈앞에 놓인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가 끝나면 수능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4대 개혁(연금·의료·교육·노동) 중 교육개혁이 다시 한번 주목받는 때이기도 하다. 이제 곧 수능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석에 의료개혁이 문제가 됐다면 그다음으로는 교육개혁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교육개혁이든 의료개혁이든 취지는 좋은데 문제는 이 개혁안을 벌여놓고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니 사방서 문제가 동시에 터지는 것”이라며 “의대 증원으로 인해 올해 수능은 ‘초긴장 모드’다. 지난해 ‘킬러 문항’으로 사교육계가 크게 반발한 만큼 정부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의협 당직 병원 반발 “추석에 아프면 대통령실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정부의 추석 연휴 당직병원 운영 방침에 크게 반발했다. 앞서 정부가 추석 연휴 기간에 약 4000곳을 대상으로 당직 병·의원을 운영할 계획을 밝히자 “민간 의료기관에 부당한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박한 것이다. 아울러 의협은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대통령은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한다”며 “추석 연휴 응급진료 이용은 정부 기관이나 대통령실로 연락하시기 바란다”는 공지를 전송했다. 공지 말미에는 ‘02-800-7070’라는 연락처를 덧붙였다. 이는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이 제기되던 당시 논란이 됐던 대통령실 번호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