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이재명 정해진 운명

‘출구 없다’ 감방 말고 병원으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검찰이 또다시 마주 앉았다. 이 대표의 앞길에는 헤쳐나갈 난관이 까마득하다. 단식투쟁이라는 최후의 패는 이미 써버렸다. 앞으로 여론과 민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게 될지 민주당의 계산기가 바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2일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18일에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민주당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에 따른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역시 조만간 국면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속 시기는?
단식 한계는?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2019년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조성 사업비’ 500만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비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북측에 대신 건넸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제3자뇌물 혐의로 입건됐다.

이 사건을 두고 지난 2년 동안 검찰과 이 대표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긴 시간 끝에 검찰 측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를 위한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이 대표가 돌연 단식투쟁을 선언하면서 시나리오가 꼬이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국회 본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윤석열정권은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단식 중단 조건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표명을 비롯한 국정 쇄신 및 개각 등을 요구했다.

이를 두고 여당에서는 ‘방탄 단식’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검찰 조사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서 단식을 시작하는 것은 동정 여론을 끌어내겠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당 대표가 식음을 전폐하고 투쟁하고 있는데 검찰이 끌고 가서 무리한 조사를 했다’는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닌지 의심할만하다”며 “당의 내부 갈등을 반짝 잠재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사법 리스크 같은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가 취임한 이후 검찰에 소환된 것은 이번을 포함해 6번째다. 지난 9일, 수원지검서 진행된 1차 조사는 8시간 만에 종료됐다. 이 대표 측이 건강상 이유로 조사가 어렵다고 밝혀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날 이 대표는 스마트팜이나 대북사업에 아는 바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기도가 북한에 물품을 지원하기로 한 공문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검찰의 피의자 신문 조서에 서명을 거부한 채 귀가했다. 조사 당사자의 서명이 없는 피의자 신문 조서는 재판 과정서 증거로서 효력이 없다. 이 대표 측은 진술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서명날인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힘 받는 체포영장 가능성
방탄 스크럼 짜는 친명계


반면 검찰은 “이 대표가 조서 열람 도중 자신의 진술이 누락됐다고 억지를 부렸다”며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됐는지는 답하지 않은 채 조서에 서명날인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재출석을 통보했다.

두 번째 조사는 사흘 뒤인 12일 이뤄졌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이 대표는 “두 번째 검찰 출석인데 오늘은 대북송금과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검찰이 제시하는지 한 번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등 주제를 바꿔가면서 검사 수십명, 수사관 수백명을 동원했다”며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사는 약 1시간50분 만에 종료됐다. 조사를 마친 직후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형식적인 질문하기 위해 두 차례나 소환해서 신문하는 게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검찰이 짜놓은 범죄 프레임에 민주당 대표를 끼워 맞추기 위한 시나리오일 뿐, 자신은 결백하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방북비 대납과 관련한 의혹을 줄곧 부인해왔다. 이 대표는 “북한에 방문해서 사진 한 장 찍겠다고 생면부지 모르는 조폭 불법 사채업자 출신의 부패 기업가에게 100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내주라고 하는 중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고 일축했다.

제3자뇌물 혐의에 관해서는 “아무 관계없는 혐의를 엮으려고 하니까 잘 안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사건을 뒤집을 핵심 중 하나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다. 그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면서 연일 판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6월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과의 연관성을 부인해왔던 기존 입장을 일부 번복했다. 쌍방울에 경기도지사 방북 추진을 요청했으며, 쌍방울의 대납 사실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해당 진술을 이 대표와 쌍방울 대북송금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주요 근거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가 “검찰의 압박에 따른 허위진술”이라고 전면 부인하면서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추석 전
끝낸다?

번복되는 진술에도 검찰이 이 대표의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는 게 일부 법조계의 시각이다. 검찰이 이 전 부지사의 진술만으로 범죄 혐의를 단정짓지 않았으며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당초 법조계는 검찰이 쌍방울 사건에 백현동 의혹을 병합해 이 대표를 대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측했다. 백현동 사건서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던 2014∼2015년 당시 분당구 백현동 부지를 개발하는 과정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줘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조사를 마친 일주일 뒤인 18일 오전 이 대표를 대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백현동 200억원 백임과 대북송금 뇌물 혐의가 적용됐다. 예상보다 날짜가 앞당겨지면서 민주당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정기국회 일정상 국정감사 등으로 10월에는 본회의가 잡혀 있지 않다는 점 역시 추석 전 체포동의안 표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9월을 넘기면 다음 본회의인 11월에 표결하게 되는데 이때는 시기상 너무 늦어진다는 설명이다.

생각보다 빨라진 시기에 민주당은 윤정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단번에 높였다. 윤정부를 ‘검찰 독재’로 규정하고 ‘야당 탄압’ 프레임을 구축하는 등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스크럼 짜기에 나섰다.

이 대표가 ‘증거불충분’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 검찰의 ‘부당한 수사’ 여론을 강조하고 있다는 해석 역시 힘이 실린다. 앞서 이 대표가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후 민주당은 지난 7월 의원총회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특별히 부당한 영장 청구라고 판단하지 않는다면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부당한 영장 청구’라는 꼬리표가 붙은 만큼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날아들 때를 대비해 돌파구를 남겨놓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주장과 궤를 함께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은 박범계 의원은 지난 12일 의원총회서 “간밤에 깊은 고민 끝에 절대로 이 대표를 저들의 ‘아가리’에 내줄 수 없다는 결론을 안고 무겁게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처분은 무효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체포동의안 부결을 시사했다.

얄팍한
방탄복


조정식 사무총장도 “역대 야당 대표를 단식 중에 소환한 것도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몸도 가누기 어려운 상태서 또다시 추가 소환했다”며 “윤석열 정치검찰의 악랄한 사법만행”이라고도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표결에 관한 당론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당이 이 대표의 소명을 믿지 않고 기소를 전제로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결국 체포동의안 표결 가능성을 놓고 민주당 의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당 대표가 목숨을 걸고 단식투쟁에 나선 만큼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부결을 위한 보이콧 조짐까지 가세하면서 이 대표의 단식 전략이 톡톡히 효과를 누렸다는 의견도 나온다.

검찰이 비회기가 아닌 정기국회를 앞둔 시점서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두고 “당을 분열시키기 위한 공작”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검찰의 수법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합심해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체포동의안이 오는 것 자체가 부조리한 정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민 의원은 “지금 (한동훈)법무부 장관이 300명 국회의원에 대고 투표하라고 한다”며 “이는 투표 강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프레임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서는 투표를 거부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며 “법원의 판단과는 별개로 검찰의 행위 자체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을 필두로 동정론이 일면서 체포동의안 부결 기류가 흐르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방탄 프레임에 갇힐 것을 염려하는 비명(비 이재명)계의 목소리가 덩달아 높아지면서 분열의 조짐마저 보인다. 방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이 대표가 의원들에게 체포동의안 가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숨 건 대표에 보답?
한 편에선 ‘동정론’도

같은 당의 대표가 몸을 혹사하면서 투쟁하는 형국에 체포동의안 가결 표를 던지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내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현 시점서 국민의 약속을 저버린다면 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고개를 들었다.

다만 이 대표가 나서서 가결을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민주당이 ‘부당한 영장 청구’만을 반대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따라서 이번 영장에 동의하는 것은 ‘정당한 영장 청구’는 물론 이 대표의 혐의를 인정하는 셈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비명계가 다시 입을 열자 이 대표가 단식을 통해 임시방편으로 붙여둔 당심에 다시 균열이 생겼다는 의견이 나온다.

단식이라는 최후의 패까지 꺼내든 이 대표의 다음 움직임이 주목된다.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해 당의 화합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는 게 일부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체포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져달라는 여론을 우회해서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월 비슷한 전략을 내세웠다.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다.

당시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관련 국회 본회의 보고를 하루 앞둔 지난 2월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 모두에 대해 반박했다. 검찰의 부당함을 공식적인 자리서 호소하며 ‘대국민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이 밖에도 이 대표는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의 1박2일 워크숍 만찬에 참석하는 등 내부 결집에 나서는가 하면, 비명계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만남을 갖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계파색이 옅은 의원뿐 아니라 비명계서도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결국 지난 2월24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부결로 막을 내렸다. 다만 완벽한 부결을 자신한 것과 달리 무더기 이탈표가 나오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받았다. 이미 한차례 방탄이 얇아진 만큼 이번 표결 역시 근소한 차이로 이 대표의 운명이 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뼈를 주고
살도 줬다

18일 오전 이 대표는 건강이 악화됨에 따라 결국 병원으로 이송됐다. 단식 19일에 접어든 이 대표는 이송 당시 간단한 의사 소통조차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단식은 10일~14일을 넘기면 의학적으로 신체에 손상이 가해지는 만큼 한계에 온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은 이 대표를 향한 동정의 여론이 우세하다. 이 대표 퇴진론과 비대위설도 당분간은 잠잠할 전망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라는 게 비명계 의원 측의 설명이다. 이 대표가 감춰둔 또 다른 패가 있을지, 꺼낸다면 그 시점은 언제일지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김기현 언제 만나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을 에둘러 거부했다.

지난 13일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서 한국의희망 양향자 공동대표의 예방을 받던 도중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양 공동대표는 “당장 이재명 대표를 만나주시기 바란다. 이 대표 건강 상태가 매우 안 좋은 걸로 알려져 있는데 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대표는 “단식하고 건강이 안 좋아졌다는 소식에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근본적 고민이 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를 찾아갈 뜻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면서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의 협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

 



배너

관련기사

3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