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강원 패권’ 결정할 춘천

‘강대강’ 험난한 여정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정부와 거대 야당이 서로를 겨냥해 ‘심판론’으로 맞설 전망이다. 대선 승리에 이어, 지방선거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강원특별자치도의 최근 여론이 심상치 않다. 여야는 저마다 강원도 수성을 위해 사활을 걸 예정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 누가 출마할지 <일요시사>가 짚어봤다.

본격적으로 전국 각지서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예비후보자 등록 절차도 시작됐다. 이 중 강원특별자치도(이하 강원도) 춘천시에서도 본격적으로 여야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강원도는 본래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었으나 4년 전에 균열이 생겼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180석을 내준 뒤부터 정치 지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활

다가올 총선서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강원 현행 8석을 유지한 채 춘천을 단독 분구할 예정이다. 춘천은 강원 정치 1번지로 불리는 곳이다. 춘천 선거구는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이하 춘천갑)과 춘천을로 나눠진 기형적 선거구다. 22대 총선서 단독으로 분구되면서 여야 진영의 후보자 난립이 예고돼 정치권서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지역이다. 

강원도 정가에선 의석의 증석 없는 단독 분구에 대해 현실적인 난관이 많다고 내다봤다. 또 정당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린 탓에 혼란의 연속이다. 

지난 총선서 선거구 획정을 할 때도 6개 시·군이 합쳐진 선거구가 출현하는 것을 막으려 춘천지역을 둘로 나눠 인근 지역과 합친 바 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선거구 획정안이 마련됐다.  


이런 가운데 후보간 물밑싸움이 치열한 편이다. 우선 춘천갑은 21대 총선서 민주당 허영 의원이 김진태 당시 국민의힘 후보를 제치고 깃발을 꽂았다. 당시 김 후보는 43%, 허 의원은 51%의 득표율을 올려 비교적 여유있게 김 후보를 따돌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했던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총선서도 허 의원은 재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허 의원은 대선 때 이재명 당시 후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지난 당 대표 선거서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접점이 크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민주당 허영 재선 도전
국힘 새 인물 탈환 노려

당내 경쟁자로는 김창수 남북강원주민연대 대표가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민주당 강원도당 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선후보 시절엔 평화전략특보 등을 지냈다. 

국민의힘도 춘천갑 출마를 두고 내부 경쟁이 후끈하다. 대표적인 출마 인물로는 노용호 의원이 꼽힌다. 노 의원은 현재 비례 의원으로 춘천갑 당협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앞서 노 의원은 ‘춘천시 국회의원 선거구 단독 분구’와 ‘면적에 대한 선거구 특례 신설’을 촉구한 바 있는데, 그의 바람대로 이뤄지면서 이변이 없는 한 노 의원과 허 의원의 대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춘천갑 후보군만 해도 강대규 변호사, 박영춘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김혜란 변호사 등 국민의힘 내부 경쟁도 만만치 않다. 


강 변호사는 18대 국회서 보좌진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2017년부터 변호사로 활동 중이며 국민의힘 강원도당 법률자문위원장, 중앙당 인재영입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박 전 부사장은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으로 최근 위촉된 인물이다. 지난 9월 국민의힘 인재 영입으로 영입된 인사다. 국민의힘은 춘천갑 탈환을 위해 허 의원과 대적할 수 있는 인물을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바로 옆인 춘천을에서는 민주당이 탈환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지역이다. 춘천을은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의 4선 도전 여부가 관건이다. 

한 의원은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96억원 확보, 한국산업단지공단 지사 유치 등 활발한 지역활동을 하는 중이다. 이미 조직적으로 완비돼있기 때문에 무난한 공천이 예상된다는 말이 나온다. 당내 경쟁자로는 국민의힘 이민찬 상근부대변인, 허인구 전 G1방송 사장이 경쟁자다.

이 상근부대변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한기호 아성 깰 인물은 누구?
최문순 조만간 도전 여부 결정

철원 출신으로 지난 16일 선거사무소를 개소했다. 지난해 6월부터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현재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허 사장 역시 국민의힘 내에서 활동 중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MBC·SBS 보도국 기자를 거친 그는 G1방송 사장을 역임한 뒤,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 방지특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유정배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 사장은 강원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를 졸업했고, 강원대학교 사학과 및 동 대학 정치외교학 석사 과정을 거친 인물로 사실상 강원도 토박이다. 

현재 민주당 춘천을 지역위원장인 전성 위원장 역시 보폭을 늘려나가고 있다. 전 위원장은 2021년부터 춘천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출판기념회 당시 민주당 이 대표 축전, 홍익표 원내대표, 조정식 사무총장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민주당으로서는 한 의원에 비해 인지도 측면서 떨어져 이를 어떻게 대체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도전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최 전 지사가 지난 달 말 민주당 지역 인사 및 과거 참모진과 함께 식사하면서 총선 출마 이야기가 급물살을 탔다. 이 자리서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급물살


국민의힘은 강원도서 승리 시 차기 대선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보수당이 강원 지역서 5석을 가져갔고, 지방선거에서는 14곳의 시장·군수직서 승리를 차지하면서 보수당 우세 지역이라는 인식이 굳어졌다. 그러나 내년 총선서 춘천 승리는 곧 대선 승리로 직결되는 만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물밑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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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