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리는 비명계 1번 타깃

답은 정해졌다 ‘진실의 방으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2대 국회를 향한 신호탄이 울렸다. 시합 초반부터 ‘자객 공천’ ‘공천 학살’ 의혹이 여의도를 오르내린다. 친명계 인사가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면서다. 아무렇게나 굴러가도 박힌 돌을 뺄 수 있다는 자신감일까? 비명계를 겨눈 표적이 하나씩 좁혀지고 있다.

지난달 27일을 기점으로 당내 ‘공천 학살’ 우려가 가시권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신임 지명직 최고위원에 친명(친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을 내정하면서다. 원래는 비명(비 이재명)계인 민주당 송갑석 의원 자리였지만, 지난 9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공석이 됐다.

짙어지는
친명 색채

이 대표가 당무 복귀 후 첫 메시지로 ‘통합’을 내건지 불과 닷새 만에 ‘도로 친명당’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내년 총선까지 반 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서 친·비명 간의 갈등이 재점화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김민석 전 정책위의장이 사임하면서 공석이 되자, 이개호 의원을 임명했다. 이 의원은 친낙(친 이낙연)계 인물이지만 당내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박 최고위원이 몰고 온 후폭풍을 상쇄하기 위한 ‘형식적 인선’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은 지역 안배와 당내 통합 등 이 대표 인선 기조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지도부의 인선 논의와 관련해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며 “두 분에 관해 최고위원들 의견이 일치했다”고 부연했다.


박 최고위원은 대전 대덕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덕은 비명계인 민주당 박영순 의원의 지역구다. ‘비명계 솎아내기’가 시작됐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시작으로 비명계 측은 공천 학살이 본격 시작됐다고 이구동성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지도부는)박 최고위원이 충청 여성 정치인이라는 명분으로 직을 줬다”며 비명계 지역구에 출마를 결심한 인물을 발탁한 지도부의 속내를 비판했다.

이어 “이번 지명은 통합이 아니라 동지의 가슴에 비수를 들이대는 행위”라며 “박영순 의원을 찍어내기 위함이 아니라면 불출마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 공식적으로 당무위원회를 통해 최고위원직을 임명받은 박 최고위원은 ‘자객 공천설’에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충청권의 총선 승리를 통해 전국 승리를 견인하겠다는 당의 의지가 포함된 것”이라며 자신이 임명된 이유를 강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자객 공천설이 불거진 데는 비단 박 최고위원 한 명뿐만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강성 친명계로 구성된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이하 더민주) 인사를 비롯해 원외 친명계가 비명계 지역구에 대거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여의도 떠도는 숙청 리스트
친명·개딸 합세해 총공격

더민주 강위원 사무총장은 지난달 15일 송 전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관련해 송 전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누구나 정치에 출마를 할 수 있다”면서도 “몇몇 출마하시는 분들이 정치로서 지역구민에게 어필하기보다는 친·반명 경선 구도를 가져가려고 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더민주 상임운영위원장인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비명계 강병원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박 당도 5’로 분류되는 이들의 지역이 가장 위태롭다는 평이 나온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으로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를 비하할 때 쓰이는 단어다. 당도가 높을수록 강성 비명계로 통한다.

당도 5에 해당하는 민주당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에는 진석범 동탄복지포럼 대표가 출마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진 대표는 이 대표 경기지사 시절 경기복지재단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내리 5선을 지낸 대전 유성을에는 이 대표의 대선경선캠프의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이경 상근부대변인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대변인은 과거 이 의원이 친명계 인사들을 싸잡아 ‘곰팡이’에 빗댄 발언을 정면으로 저격했다.

중진 의원이 자극적인 언어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형편없는 기득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 김종민 의원 지역구(충남 논산계룡금산)에 황명선 전 논산시장, 전해철 의원 지역구(경기 안산상록갑)에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윤영찬 의원 지역구(경기 성남중원)에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이름을 올리고 있다.

비명계
밀어내기

현재 강력하게 거론되는 ‘비명계 숙청’ 시나리오 중 하나는 당이 친·비명 의원을 경선투표에 올려 당원의 선택에 따르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의원은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비명계 의원에게 속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아무리 지금의 이 대표가 통합의 메시지를 내더라도 총선이 다가오면 경선을 거쳐 몽땅 ‘합법적 숙청’으로 잘라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된 곳은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인 만큼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를 뜻하는 ‘개딸’(개혁의 딸)의 입김이 세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친·비명 두 인물을 나란히 경선에 올렸을 때 개딸은 친명이거나 계파색이 옅은 의원이 새로 깃발을 꽂는 데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5월 다음해 총선 공천특별당규(공천룰)를 발표했다.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 체제 당시 만들어진 ‘시스템 공천’ 기틀을 유지한 것으로 ▲지역구 경선 원칙 ▲권리당원·국민 50:50 여론조사 ▲전략공천 최소화(20% 내)를 골자로 한다.

이 중에서 뇌관이 된 것은 권리당원과 국민 여론조사 비율이 각각 50%씩 반영된다는 점이다. 민주당 권리당원 중 대다수는 이 대표가 대선후보로 부상한 2021년 이후 입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이후 주말 사이에 약 1만명의 당원이 가입하기도 했다.


과도한 ‘팬덤정치’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그와 맞먹는 힘을 쥐고 있어 경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강성 지지자는 연일 비명계를 향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이원욱 의원의 사무실 앞에는 ‘민주당 내의 검찰 독재 윤석열의 토착 왜구 당도5 잔당들’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이 의원을 비롯한 윤영찬·이원욱·박용진·박광온·설훈·김종민·이상민·송갑석·조응천 등 비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수박을 뒤집어쓴 합성 사진이 함께 실렸다.

‘나에게 한발의 총알이 있다면 왜놈보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신한 매국노를 백번 천번 먼저 처단할 것이다’라는 협박성 문구는 당내서도 논란이 됐다.

일부는 이 의원의 사무실에 들어가 소란을 일으켰다. 이를 두고 비명계 측은 “이 대표가 말한 통합 메시지가 단지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이 대표가 이를 즐기고 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연말까지
갑론을박

비명계는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총선을 관리하는 총선기획단 단장은 관례적으로 당의 사무총장이 맡는데, 친명계 중진으로 꼽히는 조 사무총장이 키를 쥐면 공천 보복이 현실화할 것이란 해석이다.


체포동의안 가결 후폭풍으로 송 전 최고위원과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직을 내려놨을 당시 조 사무총장은 예외였다. 당시 조 사무총장을 비롯한 정무직 당직자 전원은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비명계를 중심으로 조 사무총장의 사퇴 여론이 일었다. 사무총장직은 경선 전 정무적 단계서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립적인 인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 지도부는 조 사무총장의 사퇴론을 일축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사무총장은 대표와 최고위원회 의결 사항을 실무적으로 빈틈없이 지원하는 직책”이라며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거취 논란이 계속되던 지난 1일, 민주당이 조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을 발족시켰다. 총선기획단은 단장인 조 사무총장을 비롯한 13명의 관련직 위원으로 구성됐다.

총선기획단에는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김성주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한준호 홍보위원장 ▲이재정 전국여성위원장 ▲전용기 전국청년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일반직 위원은 ▲신현영 의원 ▲최택용 부산 기장 지역위원장 ▲박영훈 당 청년미래연석회의 부의장 ▲장현주·장윤미 변호사가 임명됐다.

총선기획단이 출범하자 비명계의 불만이 즉각 터져 나왔다. 이들 대부분이 계파색이 옅거나 일부 친명 성향이 드러난다는 게 비명계 의원들의 주장이다.

경선까지 붙여놓고 팽?
합법적 컷오프에 반발

특히 최 위원장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서 가결표를 찍은 의원을 겨냥한 적 있어 친명 색이 짙다는 평을 받는다. 최 지역위원장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을 두고 SNS를 통해 ‘검찰 독재 부역자’라고 비난하며 “당내 청소에 나서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이 웃는 얼굴을 보는 것(이) 괴로웠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1대 총선과 비교했을 때 중립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당시 총선기획단에는 ‘대표 소장파’로 꼽혔던 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합류했다. 프로게이머 출신이자 현 노무현재단 이사인 황희두씨를 영입하기도 했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 대표의 결함이자 한계”라며 이번 인선을 평가했다. ‘친명 일색’이라는 비판을 예상하면서도 조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앉힌 건 민주당이 이 대표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백날 통합을 외친다고 하더라도 결국 말을 뒤집는 선수”라며 “이 대표 체제에 관한 불신이 치유되긴커녕 오히려 부채질한 꼴”이라고 소리 높였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통화서 “이번 인선은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절차”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22대 국회서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화’될 경우 민주당의 승패는 아무도 모른다”며 “지금 이 대표는 자신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크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명계의 우려 목소리가 우후죽순 솟아나자 지도부에서는 논란에 반박하고 나섰다. 모든 공천은 시스템으로 관리되는 만큼 비명계만 축출될 가능성은 작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중진 비명계 지역구를 노리는 인사가 대부분 신인인 점을 감안했을 때 경선을 치른다면 국민에게 인지도가 쌓인 비명계 의원이 유리하다는 해석도 내놨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자객 공천 논란을 두고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지금 대부분 이재명 대표와 가깝다고 얘기하는 분들은 정치 신인이나 도전자들의 ‘자가발전’”이라며 “전혀 이재명 대표하고 연관된 분들은 없다”고 주장했다.

지도부가 진압에 나섰지만 친·비명 간의 갈등은 공천 결과가 판가름 나는 연말·연초까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친명계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자”는 주장을 이어가며 본격 비명계 압박에 나서면서다. 내년 총선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대여 강경 투쟁’이 필요한데, 비명계가 소란을 일으켜 당에 균열을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기약 없는
마침표

정치권 안팎에서는 비명계가 공천받지 못한다면 대거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는 등 그들의 정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현재 비명계의 결집력이 약한 만큼 ‘각자도생’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해석도 제시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새로운 집단을 형성하기는 위해서는 결이 맞는 인물을 끌어모으는 구심점이 필요한데, 지금으로서는 눈에 띄는 사람이 없다”며 결집 가능성이 작다고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비명계 의원이 여러명 있지만 이들이 하나로 뭉칠 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면서도 “만일 하나의 계기가 기폭제가 된다면 (창당이)가능할지도 모른다”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예산·민생 잡는 이재명 논란은 뒷주머니에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체제에 들어섬과 동시에 예산 정국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비명계의 ‘친명기획단’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관련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당내 갈등을 재점화할 여지를 줄이는 대신 예산안에 집중하면서 민생을 챙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민생경제 기자회견서 “윤석열정부가 오로지 건전 재정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위기 극복 방안을 총동원하면 3% 성장률 회복이 가능하다”며 이를 뒷받침할 ‘쌍끌이 엔진’으로 미래형 SOC 투자와 소비 진작 두 가지를 강조했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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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