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문재인정부 건드는 검찰, 왜?

평산마을 가는…문 여는 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이 문재인정부에 관한 수사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을 정도다.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된 물증 확보 차원이지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통계 조작’ 의혹도 속도전으로 치닫고 있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소환조사하면서 조만간 재판에 넘길 분위기다.

문재인정부를 향한 검찰의 칼날은 정권이 바뀌고 나서부터 시작됐다. 최근까지 청와대 출신 핵심 인사들이 대거 소환됐다. 한 검찰청서만 수사하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서 지방청까지 수사에 참여했다. 총선을 앞둔 현재 검찰은 다시 수사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대대적인
압수수색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이승학)는 지난 1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였던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중소벤처기업부·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인사혁신처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타이이스타젯의 실소유주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전 의원이 2018년 3월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서 ‘윗선’의 부당한 지시·개입이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기 위함이었다.

검찰은 압수수색영장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시했다. 직권남용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 성립한다.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이 직권남용의 결과물이라면, 직권을 남용해 이 일을 지시한 공무원과 그 일을 수행할 의무가 없음에도 그 지시를 따른 또 다른 공무원이 있다는 설명이다.

중진공 이사장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26조(준정부기관 임원의 임면)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한 사람 중 한 사람을 주무기관의 장(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되던 2018년 3월은 중기부 장관은 민주당 홍종학 전 의원이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서씨를 자신이 지배하는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채용해 준 것의 뇌물성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서씨를 채용한 게 이 전 의원을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해 준 것의 대가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다. 서씨가 취업한 시점은 2018년 7월로 이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4개월이 지난 날이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 앞서 서씨의 채용 과정이 이스타항공·타이이스타젯의 정상적인 채용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업무방해)를 걸고 지난해 말부터 이스타항공·타이이스타젯의 채용 업무 관련자 등을 집중적으로 불러 조사해왔다.

이 전 의원은 이미 자신이 실소유한 이스타항공·타이이스타젯 채용 비리 의혹 등으로 이미 4차례에 걸쳐 기소됐다. 2019년 1~9월엔 선거구민 377명에게 26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제공하는 등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징역 1년4개월 집행유예 2년(당선 무효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은 상태다.

지난해 4월에는 이스타항공 계열사에 총 439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횡령)로 징역 6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문재인 전 사위 채용비리 의혹 수사 강도 업
사업 이권 몰아준 혐의 확인…다음은 청와대?

2015년 10월 이스타항공사를 지주회사로 변경하는 과정서 계열사인 아이엠에스씨와 새만금관광개발의 주식 520만주를 자녀들이 주식 전량을 보유한 이스타홀딩스에 헐값으로 팔아 지은 죄였다. 같은 달 이 전 의원은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와 함께 2017년 2~5월 타이이스타젯 설립을 위해 이스타항공의 항공권 판매 태국대리점인 이스타젯에어서비스에 대한 항공권 판매대금 채권 약 71억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배임)로도 기소됐다.

전주지검은 이 전 의원이 2015~2019년 승무원 채용 당시 특정 지원자들을 인사팀에 추천하는 등 이스타항공의 인사업무를 방해한 혐의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전주지법서 열린 결심공판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법조계에서는 문정부 시절 청와대 고위직 인사들이 대거 재판에 넘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주지검이 지난해 11월13일부터 17일까지 중기부, 인사혁신처, 중진공을 잇달아 압수수색한 점이 해당 관측에 무게를 더 한다.

전주지검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압수수색도 3일이 넘게 진행했다. 그동안 검찰은 서씨의 특혜채용 의혹 과정에 앞서 개인비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 운용기관이며 중진공 자회사이자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벤처 업계 등을 대상으로 벤처 투자 재원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중진공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씨는 지난 2018년 모바일 게임 개발 회사 ‘토리게임즈’에 근무했다. 이 회사와 관련된 벤처캐피탈 업체 케이런벤처스에 280억원을 투자했다. 케이런벤처스는 토리게임즈에 자금을 대여한 것으로 알려진 ㈜플레너스투자자문의 전 직원이 설립한 회사다.

플레너스투자자문은 2016~2017년 토리게임즈에 8000만원을 빌려줬다. 이때는 서씨가 근무한 시기(2016년 2월~2018년 3월)다.

청 출신들
대거 소환

토리게임즈는 설립 초기 차입금이 300만원에 불과했으나, 서씨 입사 이후 총 9억원까지 늘었다. 검찰은 서씨가 다니던 회사와 관련된 벤처캐피탈이 한국벤처투자로부터 수백억원을 부당한 방법으로 출자받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진행된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압수수색은 서씨의 특혜 채용 의혹과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을 통해 지난 2017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실이 주관한 비공식 회의에 관한 내용을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비공개회의서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이 결정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시 비공개회의서 나온 임명 배경과 당시 상황들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최근 중기부 관계자로부터 “2017년 말 중진공 이사장 공모가 나기 전 청와대 비공식 회의서 이 전 의원이 내정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비공개 회의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조현옥 전 인사수석, 홍 전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핵심 인물에 관한 구속영장이 법원의 문턱에 막힌 상황이다. 월성 원전 감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산업부 공무원들까지 2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전고법 형사3부는 지난 9일 감사원법 위반·공용전자기록 등 손상·방실침입 혐의로 기소된 전직 산업부 A(56) 국장과 B(53) 과장, C(48) 서기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 직전인 2019년 11월께 월성 원전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하거나 이를 묵인·방조한 혐의 등을 받는다.

갑자기 속도
내는 이유는?

부하직원이던 C씨는 같은 해 12월 2일 오전에 감사원 감사관과의 면담이 잡히자 일요일인 전날 오후 11시께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사무실에 들어가 약 2시간 동안 월성 원전 관련 자료 530건을 지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심 재판부는 “C씨가 보관한 자료는 개별적으로 보관한 내용으로 공용전자기록 손상죄의 대상이 되지 않고, 감사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지 않아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방실침입 혐의도 사무실의 평온 상태를 해친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1심에서는 피고인들로 인해 감사 기간이 예상했던 기간보다 7개월가량 지연되는 등 감사가 방해됐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감사원이 감사 대상이 아닌 애먼 컴퓨터를 디지털 포렌식하는 등 부실하게 업무를 처리한 잘못이 크다고 봤다.

검찰은 이들에게 징역 1년∼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한 만큼, 이번 2심 판결에도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산업부 공무원들이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과정서의 위법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관련 파일을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월성 1호기 원전 조기 폐쇄를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는 김수현 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과 채희봉 전 산업정책비서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다.

통계조작 의혹 “김현미 지시” 진술 확보
핵심 인물 영장 잇달아 기각…차질 불가피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서 “이 사건은 산업부 공무원들이 채희봉 전 비서관, 백운규 전 장관 등 윗선 지시에 따른 위법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공모해 다른 공무원의 파일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사건”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남아있지만, 산업부 공무원들의 무죄가 확정될 경우, 원전 즉시 가동 중단 결정 과정서 윗선의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문정부의 집값 등 국가 통계 조작에 관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통계법 위반)를 받는 윤성원 전 국토교통부 차관과 이문기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도 검찰 수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대전지검은 “법원은 피의자들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나, 본건이 다수에 의한 권력형 조직적 범죄임에 비춰 납득이 쉽지 않다”며 유감을 표했다.

감사원은 앞서 청와대(대통령비서실)와 국토부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소 94차례 이상 한국부동산원으로 하여금 통계수치를 조작하게 했다며 이들과 전임 정부 정책실장 4명(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을 포함한 문 정부 인사 22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이 관련자들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전임 정책실장 등 이른바 ‘윗선’을 향한 검찰의 수사 계획도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소환조사하기 이전 “김 전 장관이 전셋값 통계 유출과 매매가 통계 조작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국토부 직원들에게서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서 관련 사건 영장을 기각했지만 유의미한 진술과 물증은 확보한 상황”이라며 “원칙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2020년 8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 통계 유출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당시 김 전 장관이 국토부 주택토지실장과 과장을 불러 “전셋값이 지금 중요한 시기인데 매매가와 같은 추정치 속보치가 왜 없느냐”는 이유로 통계 유출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 중이다.

선거 직전
역풍 우려

2017년 6월부터 청와대가 받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값 ‘주중치’(공식 발표 전 중간 통계)와 ‘속보치’(공식 발표 하루 전 통계)를 전셋값까지 받아보려 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통계법상 통계 공표 전날 정오 이전에 자료를 외부로 유출하는 것은 불법이다.

통계 유출이 이뤄질 당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2020년 7월 31일 시행된 이후 전셋값 폭등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이에 국토부는 산하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을 압박해 2020년 8월 이후 전셋값 추정치, 속보치를 받아본 것으로 전해졌다.

<hounder@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4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