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뒤흔들 ‘핵관의 정치’ 해부

대표 용병술에 승패 달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권은 ‘인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수를 선발하는 감독, 선수의 역량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갈리듯 선거의 핵심은 ‘인사’로 통한다. 특히 공천권을 쥐고 있는 이들의 ‘핵관(핵심 관계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거 정국에 접어들면 정치권은 조어 경쟁으로 달아오른다. 한 번만 들어도 뇌리에 각인될 수 있게 단어를 조합해 짧고 굵은 말을 만들어낸다. 유명 인기가요를 선거 노래로 사용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선수 선발

지난 20대 대선서 높은 관심을 받은 조어는 ‘윤핵관’이다. 윤핵관은 ‘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줄임말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당시부터 정치적 힘이 돼준 측근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측근을 뜻하는 친박(친 박근혜)과 일맥상통하는 표현이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권성동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정치인이 총선을 앞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밀리면서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그 방법으로 윤핵관의 퇴진이 거론됐다.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또 다른 선거를 앞두고 퇴장 명단에 오른 셈이다. 

장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먼저 한발 물러섰다.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도 사퇴했다. 그 자리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이 채웠다. 한 비대위원장이 당면한 과제 역시 윤핵관의 2선 후퇴라는 말이 많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윤핵관 정리 등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국민의힘 안팎의 의견이 배경으로 꼽힌다. 

눈여겨볼 부분은 떠난 윤핵관의 자리를 채울 또 다른 핵관의 존재다. 한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 수장으로 정치권에 데뷔하면서 가장 관심을 받은 부분이 바로 인사였다.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고 비대위원을 꾸리는 일부터가 한 위원장에 대한 일종의 시험대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문재인정부서 여러 차례 좌천당하면서도 검복을 벗지 않았던 그는 법무부 장관에 발탁되면서 검찰을 떠났다. 평생 검사로 살아온 한 비대위원장의 인맥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이 나온다.

검찰에 있던 시기, 법무부 장관으로 재임한 시기에도 이렇다 할 측근들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다.

한 비대위원장의 비대위원 인선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한핵관(한동훈 측 핵심 관계자)’이 드러날 것이라 예상됐던 비대위원 인선은 ‘한핵관 없는 한핵관’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총 11명의 비대위원 가운데 김예지 의원만 현역이고 나머지는 비정치인으로 구성됐다.

민경우 수학연구소 소장,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구자룡 변호사, 한지아 의정부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대표, 윤도현 샤인온라이트 대표 등이다.

한 비대위원장의 첫 인선에 대한 평가가 채 나오기도 전에 민경우 소장의 노인 관련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민 소장은 지난해 10월 유튜브 방송서 “지금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거다.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고 말한 내용이 논란이 되면서 임명 하루 만에 사퇴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대한노인회를 찾아 거듭 사과하는 등 진화에 진땀을 뺐다.

베일에 가려진 한핵관
친명계 포진시킨 여당

첫 번째 인사서 한 차례 논란에 휩싸인 한 비대위원장은 앞으로 인선 과정을 거듭해야 한다. 한 비대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운동권 특권 세력과 싸워”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방증하듯 지명직 비대위원 8명 가운데 7명이 1970년대생, 사무총장에 1969년생 초선 장동혁 의원을 지명하는 등 파격 인선을 선보였다. 

한 비대위원장은 “공천은 두 가지다. 공천하는 과정이 공정하고 멋져 보여야 한다. 내용은 이기는 공천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사람을 고르고 선발하는 과정이 선거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 과정서 한 비대위원장 측근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윤핵관이 아닌 한핵관이 국민의힘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를 주변에 포진시키면서 당권 강화에 초점을 맞춰 인선을 단행했다. 지난해 10월 이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박정현 전 대전시 대덕구청장을, 정책위의장에 이개호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 대표는 지역 안배 인사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친명계 일색이라는 비판도 만만찮았다. 

박 최고위원은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서 환경운동을 했고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이 정책위의장은 호남 출신으로 과거 친낙계(친 이낙연)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이 대표는 이 부분을 들어 ‘통합형, 안배형’ 인사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비명계 의원들은 ‘보여주기식 인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공고한 친명 체제에 비명계가 반발하면서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공관위원장으로는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를 임명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최고위원회는 공관위원장에 세계적 석학인 임혁백 교수를 임명했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 관리 업무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관위원장 인선을 두고도 친명계와 비명(비 이재명)계는 맞붙었다. 임 교수가 지난 대선 경선 때 이 대표의 정책 자문그룹인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 자문단에 이름을 올린 이력이 불씨가 됐다. 

최근 한 비대위원장은 인재영입위원장 자리를 겸임하겠다고 밝히면서 같은 당 이철규 의원과 공동위원장 체제를 구성했다. 공천 과정이 선거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선수 선발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공천 물갈이’의 신호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을 맡으면서 총선 불출마도 선언했다. 

공천 물갈이

민주당 이 대표도 지난해 11월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다. 여야 리더가 총선을 앞두고 ‘인사 모시기’ 선봉에 선 셈이다. 여야가 총선을 3개월 앞두고 인물 찾기에 나서면서 정치권은 ‘검증 전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 원로는 “선거는 공천이 전부다. 누굴 데려다가 어떻게 선보이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인사가 만사다. 인사가 망사가 되는 순간 선거는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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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