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차출설 도는 윤의 사람들

꽃밭에 떨어질 용산발 낙하산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인재난에 허덕이는 국민의힘이 대통령실 차출론에도 불구하고, 겉으론 잠잠하다. 총선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마음은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어쩐지 내부에서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과연 이길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로 치르는 내년 총선서 내부 분란이 커질 조짐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대통령실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인원의 총선 출마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 당협위원장이 된 인물도 있고, 지역구로 달려가 표심을 다지는 이도 있다. 본격적인 출마 시기는 이번 달 말부터다. 30명서 최대 40명으로 알려진 탈(脫) 용산 총선 출마자들이 의사를 밝혔다. 

줄줄이
출사표

지난 4월만 해도 “근거 없는 여론 흔들기”라며 출마설에 대해 극구 부인했으나 조만간이라는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대통령실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국정감사 이후 내년 1월까지 대통령실 인사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질 양상이다. 통상 이들의 출마 시기는 크게 추석 전후, 연말, 연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총선 90일 전인 내년 1월11일까지는 사직해야 한다. 22대 총선은 윤석열정부 3년 차에 실시되는 만큼 사실상 윤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을 띤다. 총선서 1당의 지위를 얻어야 윤 대통령에게는 국정동력이 생긴다. 

반면 패배 시 국민의힘은 물론 대통령실에도 적잖은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서 용산 인물들을 투입하려는 이유도 이들을 전면 배치해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이 당초 대통령실 출신의 출마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취하다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이유는 지지율과 관련돼있다. 최근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에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결국 대통령실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일각에서는 청년 대변인 등 젊은 피들도 총선에 내보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중도층이 많은 청년세대 특성상 이를 붙잡기 위한 복안이다. 

현재 행정관, 수석, 비서관, 장관 할 것 없이 출마가 가시화된 상황이다. 가장 먼저 내년 출마를 공식화한 인물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의 이승환 중랑구을 당협위원장으로 험지인 서울 중랑을에 깃발을 꽂았다. 현재 당협위원장 사무실을 구하고 있다. 

해당 지역구는 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버티고 있는데, 서승우 대통령 자치 비서관이 명예퇴직 후 본격적인 총선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 비서관은 이미 명예퇴직을 신청한 상태다. 

그가 노리고 있는 지역은 충북 청주청원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지역 출신인 서 비서관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충북도청, 행정안전부를 오가면서 근무했으며 충북도 행정부지사까지 지냈다. 

이 지역에 출마할 경우 5선 중진의 민주당 변재일 의원과의 한판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다만 김수민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버티고 있어 경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김 전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만 29세의 나이로 국회에 입성한 바 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할 당시 취임식기획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젊은 행정관들 우선 선발대로
수석들 역시 조만간 출마 러시

여기에 이동석 전 행정관도 충북 충주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실상 대통령실의 선발대인 셈이다. 이 행정관은 충주서 출판기념회를 열었을 때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캠프에 참여했던 인물로 이후 대통령실에 몸담아왔고 대통령실 인사로는 처음으로 출마를 공식화했다. 당시 출판기념회는 북새통을 이뤘다는 후문이다.

윤 대통령이 축하 화환을 보냈고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이 축전 등을 보냈다. 또 최지우 전 행정관도 충북 제천·단양 출마를 위해 최근 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역시 비교적 중도층이 자리 잡고 있는 충청권에 출마를 고려 중이다. 이처럼 젊은 행정관 출신들이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우선적으로 선발대로 선 상황이다. 비교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행정관의 경우 일찍부터 내려와 표심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수석급서 언급되는 대표적인 인물은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다. 이들은 일찌감치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던 터라 점점 더 공식화되는 분위기다. 김 수석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의 지역구(경기 성남분당갑)에 출마를 원한다는 말이 나온다.

해당 지역구는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여온 곳으로 실제로 국회의원 선거 기준 민주당 소속 김병관 전 의원이 거뒀던 승리가 유일했다. 

그러나 21대 총선서 김 전 의원은 김 수석에게 패배했고, 보궐선거에선 안 의원이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던 바 있다. 분당갑 지역서 꾸준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안 의원 입장에선 김 수석의 출마가 부담될 수도 있다.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김 수석은 자객 공천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도 안 의원과 경선을 치르게 된다면 마찬가지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얼마 전 자신의 고향을 자주 방문한다는 의혹이 터져나왔다. 동문회를 비롯해 체육대회 등 충남 홍성·예산의 행사에 주말마다 등장해 명함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민에게도 자신이 예산 사람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강 수석을 향해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연말되면
투입 시작?

서울 마포서 18대 의원을 지냈던 강 수석은 내년 총선에선 험지보다는 자신의 고향을 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당대회 당시 강신업 변호사 측에 출마를 자제하라는 요청, MBC 앞 시위 종용 의혹 등 여러 논란을 의식한 듯 최근에는 잠잠한 편이다.

이뿐만 아니다. 장관들 역시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저울질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다. 

원 장관은 윤 대통령이 언급한 스타 장관 중 한 명으로 분류된다.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처음에는 각을 세웠으나 이후 선거캠프에 중용된 인물이다. 최근에는 완전한 윤핵관으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논란서 민주당의 총공세를 막아내는 역할을 했다. 

보수층서 원 장관의 인지도는 상당한 데다 인기가 많은 만큼 출마지로 거론되는 곳도 다양하다. 서울 동작을 비롯해 경기도 고양, 제주까지 전국구 면모를 보인다. 거론되는 지역만 15군데다. 

또 차기 총선서 중진 역할론이 대두되는 만큼 원 장관의 당내 위상도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 원 장관은 공동선대위원장부터 제주 지역구 전략공천설까지 다방면서 언급된다. 당초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과 비슷하게 복귀설도 흘러나왔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이슈와 관련해서는 백지화라는 강수를 두면서 존재감이 커졌다. 

문제는 원 장관 본인의 부담으로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인물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내년 총선서 역할을 맡아 선거를 지휘해 승리한다면 단연 몸값은 올라가겠지만 패배할 경우 차기 대선주자는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도움될지
의문 들어

최근 원 장관은 몸을 사리고 있다. 얼마 전 열린 새로운 미래를 준비는 모임(새미래) 세미나에 강사로 참여해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강조했는데, 관련 발언이 문제가 돼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한 후로 총선 관련 언급을 피하고 있다. 

시험대는 국정감사다. 국토위의 가장 뜨거운 현안은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사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의 총공세를 잘 버터내면서 이른바 ‘국감 스타장관’으로 발돋움하면서 몸값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내년 총선에 출마자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추 장관 역시 내년 총선에 도전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대구 달성군을 찾은 자리서 그는 “올 연말쯤 지역에 내려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내년도 새해예산안을 처리한 뒤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추 장관 역시 원 장관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실 차출설에 이름을 올렸다. 추 장관의 경우, 당 지지율보다 개인 지지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구·경북(TK)서의 역할론이 제기된다. 

이번 새해예산안 통과를 수월하게 이끌어낼 수 있냐는 게 관건이다. 예산안 법정시한까지는 2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추 장관의 총선 출마에 앞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국감이 종료된 이후 본격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정부와 국민의힘은 ‘국정운영 1년 농사’로 불리는 국감을 문제없이 끝내야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입장에선 이들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인재난 때문으로 지방선거 기간 동안 국민의힘은 인재들을 끌어다 썼다. 영입을 서두르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거물급을 영입하지 못했다. 대통령실 인물을 차출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윤 대통령을 총선 전면에 내세우는 것 말고는 전략이 부재하다.

장관들 역할론에 부담 따를 듯
당내 현역 의원 일단 경계모드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공천설을 전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서 출마에 앞서 몸풀기 중인 인물들과 구체적인 지역까지 거론되면서 당내 분위기도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30%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윤 대통령의 얼굴만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힘들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여권 내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이유는 현역 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장관, 홍보수석 정도는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 해볼만한 싸움이지만, 행정관·비서관 등은 인지도가 높지 않다. 따라서 이들을 험지로 내보내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국민의힘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TK와 PK로 내보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이 국민의힘 중진 의원 대부분이 TK와 부산·경남(PK)에 위치해 있는데 용산 출신들이 이곳으로 향한다면 내부 혼란이 더욱 생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만남서 “대통령실에 있는 사람은 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윤 대통령과 신뢰관계가 있다”며 “결국 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윤정부의 성공을 위해 같이 보조를 맞출 수 있어 이들이 차출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역 의원들에게 우선권을 주어서는 안 된다”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청와대 출신) 사람들이 페이버(인기)가 있는 게 아니다. 충분한 경쟁을 거쳐 지역서 본인이 경쟁력을 갖고 공천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결국은 공천룰을 먼저 확정지어야 한다. 그래야 준비를 할 수 있다. 또 현재 대통령 지지율이 50%를 넘지 않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사진 건다고 
못 이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 후반대와 40%대 초반을 넘나들고 있다. 외교에 방점을 찍고, 민주당을 공격하는 등 보수층 결집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문제는 중도층이다. 중도층을 포섭해야 선거서 훨씬 유리해진다. 아직까지 이를 타개할 방책을 마련하고 있지는 못하는 듯 보인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에는 대통령과 사진을 찍은 것을 붙여놓고 선거를 치르면 먹혔지만,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실서 근무했다는 것 자체가 크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추석 이후 여론은? 일단 정권 심판론

고물가 시대 여야는 경제에 방점을 찍고 민심을 듣겠다고 나섰으나 결국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역시 상대 후보를 힐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경제 살리기는 실종됐고, 자신만 살아남기 위한 정치가 펼쳐지는 중이다. 

일단, 밥상머리 민심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섰다. 연휴 직전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조직이 결집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에서는 정권 심판론이 우세하다.

정당 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이 살짝 앞섰으나 국민의힘과 엇비슷하다. 

그러나 총선까지는 아직 반년 정도 남았다.

다음 총선도 네거티브 전이 전개될 양상으로 민주당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말이다. <차>

 



배너

관련기사

4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