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촉인데⋯차량 하부 긁혔다? 난감한 운전자

직진하던 상대 차주 급제동
“드르르륵 소리 들어” 주장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상대방을 놀라게 한 점은 제가 분명히 잘못했습니다. 다만 비접촉으로 인해 차량 하부가 긁혔다는 말은 이해가 가지 않는데 제게 과실이 잡힌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지난 14일, 신호등이 없는 왕복 4차선 도로의 우합류를 시도하기 위해 A씨는 과속방지턱을 지나 천천히 서행했다. 그는 좌측을 살피면서 오른쪽 깜빡이를 켜고 2차선으로 자연스럽게 진입을 시도했다. 마침 후방 2차선서 직진 중이던 차량이 A씨 차량을 미처 보지 못한 듯 급정거했다.

이 차량은 곧 비상깜빡이를 켜고 4~%5m가량 전방 주행한 후 정차했다.

직진 중이던 차량과 어떤 물리적 충돌도 없었던 만큼 A씨는 간단히 상대 운전자에게 목례와 함께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대로 문제가 해결되는가 싶었으나 상대방은 차에서 내린 후 자신의 차량이 긁혔다고 주장했다. 직진 도중 A씨가 갑작스럽게 나오는 바람에 놀라서 급제동했고 이로 인해 차 바닥이 쓸려 차량 바닥이 긁혔다는 것이다.

다만 바닥이 긁혔다는 것은 직접 차량 하부를 확인한 게 아닌 차량 내부서 ‘바닥이 긁히는 듯한’ 드드르륵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A씨로서는 자신의 차량과 부딪치지 않았던 데다 해당 도로 지점이 울퉁불퉁한 상태도 아니었고, 소리만 듣고서 차량이 긁혔다고 주장하는 것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놀라게 한 건 잘못이지만,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간다고 생각했던 그는 결국 경찰을 불렀다. 현장에 출동해 자초지종을들은 A씨는 경찰로부터 ‘접촉된 게 아니라 사건 접수가 되지 않을 것 같으니 보험사를 부르셔야 한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결국 두 사람은 각자 가입돼있는 보험사에 상황 설명과 함께 블랙박스 동영상을 제출해 사건을 접수했다.

A씨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사진에서 보시는 횡단보도 옆 매끄럽지 않은 일부 도로서 급정거한 게 맞는지도 의문”이라며 “블랙박스 동영상에는 제 앞에서 급정거로 섰다”고 말했다.

비접촉 사고는 처음이라는 A씨는 해당 사연을 국내 최대의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블랙박스 영상과 함께 게재해 자문을 구했다.

22초가량의 영상에는 A씨 차량이 횡단보도 위를 서행하는 장면, 차량 앞을 지나가다가 갑자기 정차하는 승용차, 약 3초 후 2차선서 비상깜빡이를 켠 채로 정차한 모습이 담겼다.

보배 회원들 상당수는 상대 차량의 ABS(Anti Break System) 기능이 작동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회원 ‘울OOO’는 “ABS 잡힌 걸 모르고 바닥 긁혔다고 하는 것 같다. 이래서 초보 운전들이 더 무섭다. 그냥 무시하시라. 보험사에서도 무슨 소린가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당 댓글은 178명의 추천을 받아 베스트 댓글에 올랐다.

다른 회원도 “걷고 있는 사람도 우산을 들고 있는 것을 보니 바닥이 젖어 있는 것 같다. ABS가 작동돼서 급정거할 때 순간 ‘드드드득’ 했을 것”이라며 “그걸 바닥이 긁혔다고 하는 듯”이라고 동조했다. A씨도 “저도 그쪽으로 가닥이 잡혀 간다”고 대꾸했다.

이외에도 “어이가 없네. 저 정도면 차를 업고 다녀야지” “영상 보는 순간 ABS 생각났는데…하여간 자기 차 기능도 모르고 타는 사람들이 널렸다” “새롭네 상큼해. 참 열심히들 산다” “저 정도라면 과속방지턱 넘어갈 때는 긁힐까 봐 어떻게 하나?” “상대 주장처럼 차량 하부가 긁혔다면 도로에 긁힌 자국이 있어야 한다. 증거 가져오라고 하시죠” 등 A씨를 응원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회원은 “당당하셔도 된다. 그 정도 저속이면 충분히 상대방이 제대로 앞을 안 보고 운전한 것”이라며 “어디서 둔덕 넘다가 하부 찌그러진 것을 덤터기 씌우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했다.

해당 차종을 10년째 타고 있다는 한 회원은 “ABS 소리가 맞을 것이다. 제 경우는 젖은 도로서 급브레이크 밟으면 소리가 마치 바닥 긁히는 소리가 난다”며 “범퍼 밑의 커버가 볼트 체결이 잘 안됐거나 망가졌을 경우,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급브레이크 밟으면 차가 앞으로 쏠리면서 긁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ABS란 운전자의 급제동에 의한 타이어 잠김 방지 및 위험 회피를 위해 급격한 운전대 조작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개발된 기능이다. 단순히 제동거리를 줄이는 것이 아닌 운전자의 차량 제어를 가능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이날 A씨는 “고객님, 대응하지 않으셔도 되니 신경 안 쓰셔도 된다”는 연락을 가입돼있는 보험사로부터 받았다.  우려했던 것처럼 과실이 잡힐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보험사 담당자 역시 이번 비접촉 사고 대응 안내를 하면서 황당해했다는 후문이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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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