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협재해수욕장 파라솔 갑질, 이 정도일 줄은…” 하소연

현행 해수욕장법 확인해 보니…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제주도로 피서 갔다가 이른바 ‘파라솔 갑질’로 불쾌한 경험을 했다는 한 누리꾼의 하소연 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보배)’에는 ‘제주도 갑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보배 가입 13년 차인 회원 A씨는 “지난번 협재해수욕장 평상 치킨 사건에 이어 흑돼지 비계 사건에 이어 비교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엔 파라솔 갑질이네요”라고 운을 뗐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제주도 가족여행 마지막 일정날이었던 터라, 공항 가기 전에 시간이 많이 남았던 데다 자녀가 ‘바다에서 또 놀고 싶다’는 말에 이날 오전, 제주도 한림읍 소재의 협재해수욕장을 방문했다.

이날은 평일 오전이었던 만큼 피서객들이 많지 않았다.

A씨는 “1시간가량 놀 예정이라서 따로 파라솔은 대여하지 않았는데 구석에 짐을 놓자마자 파라솔을 관리하는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파라솔을 쳐야 하니 다른 곳으로 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주변에 자리도 많은데 왜 굳이 여기까지 파라솔을 쳐야 되느냐? 일부러 앉지 못하게 하려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묻자 그는 “우리들도 다 돈 주고 임대한 땅”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더 이상 대화해 봤자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든 A씨는 “민원을 넣겠다. 사장이 누구시냐?”고 묻자 “우리도 시켜서 하는 일이고, 민원은 마음대로 넣어라. 제발 넣으셔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A씨는 “되든 안되든 내일 민원 넣고 공론화해보려고 한다. 운영하는 곳은 ‘협재리 새마을회’인데 뉴스 찾아보니 이권이 어마어마한 곳이라고 한다”며 “공무원들도 한다리 건너면 안다고 뉴스 기사에도 나와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여기 평상은 불법 맞지 않나? 원상복구 명령하면 그냥 무시하려나요? 참고로 지난번 치킨 갑질이 있었던 평상 바로 앞”이라며 “이 동네는 어디까지 썪은 것인지…”라고 한탄했다.

해당 글에는 “해변 사용권을 아마 마을 공동체에 일임했을 것”이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아 베뎃에 올라 있다. 다른 회원은 “법 조항을 찾아보니 다른 사람이 소지품이나 개인 파라솔을 해도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나온다”며 A씨를 두둔하는 듯한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회원은 “여름 되면 해수욕장이 있는 지자체에선 여름 한철 해수욕장을 토막내서 상인들에게 팔아먹는다. 상인들은 본전 뽑고 이문 남기려고 기를 쓰는 것”이라며 “공무원들은 상인들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계도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땅 팔아먹은 뒤에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수욕장 쓰레기 발생 문제도 지자체나 상인들이 자주 치우고 관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피서객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일부 회원들은 “그러게 가지 말라고 하는데 왜 자꾸 가느냐? 저런 것들 보는 것도 스트레스다.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 “제주는 습하고 덥고 비도 많이 내리고 해서 여름에 가는 거 아니다. 시원한 가을에 가면 파라솔 펴도 뭐라고 안 하고 물이 조금 차서 그렇지 괜찮다” 등 부정적인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현재 운영되고 있는 주요 국내 해수욕장들은 국유지로 해당 지자체서 관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직접 지자체서 관리하지 않고 마을회나 주민회 등에 위탁 형식으로 관리 및 운영을 맡기고 있었다.

현행 ‘해수욕장의이용및관리에관한법률’(해수욕장법) 제4조에 따르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해수욕장의 환경 및 시설을 유지·개선·복구·복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또 제19조(해수욕장의 관리·운영)에는 관리청(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이 직접 관리·운영해야 하며, 위탁 시엔 지역번영회·어촌계 등 지역공동체 및 공익법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관이나 단체를 수탁자로 지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21조(사용료의 징수) 항목에 따르면, 관리청은 해수욕장의 관리·운영을 위해 필요한 경우, 시설 이용자로부터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으며 금액 및 징수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해당 지자체의 조례로 정하고 있다.

이처럼 현행법상, 해수욕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며, 금액 및 징수 절차 등은 해당 지자체의 조례를 따라야 한다. 이번 A씨의 경우도 해수욕장을 방문했으니 사용을 위해선 당연히 그에 반하는 요금을 내야 한다는 논리가 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5월14일에 일부 개정돼 시행 중인 ‘제주특별자치도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법 제21조 제1항에 따른 해수욕장시설 중 샤워장 사용료를 별표와 같이 징수하도록 돼있다. 즉, 해수욕장 자체를 이용하면서 내야 하는 사용료가 아닌, 샤워장 등 부대시설 이용 시 요금을 내야 하는 셈이다.

여기서 해수욕장 시설이란 ▲백사장(모래·자갈 등 토양의 재질에 상관없이 일광욕·모래찜질·스포츠 등을 할 수 있는 육역) ▲산책로 ▲탈의시설, 샤워시설, 화장실, 식수대, 주차장, 야영장, 공중 이용통신시설, 차양시설 등 이용객 편의시설 ▲인명 구조선, 구명보트, 안전부표, 유영 가능 구역부표, 조명시설, 감시탑 등 안전시설 ▲오·폐수 처리시설, 수질오염 방지시설, 쓰레기 집하·처리시설 등이 포함된다.

제주도 해양산업과 관계자는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와 관련된 사항은 제주도가 아닌 제주시서 관할한다”면서도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 입장에선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겠으나 임대료를 지불하고 관리하는 마을회 입장은 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농수축산국 해양수산과의 한 관계자는 “관광객과의 응대 과정의 불친절한 부분은 마을회 측에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요청했다”면서도 “파라솔, 평상 등은 제주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해수욕장 사용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추후 해수욕장협의회 등을 통해 점차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제주도는 바가지 요금 및 해수욕장 이용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마을회·청년회 등과 긴급회의를 열고 10개 해수욕장의 파라솔 이용 요금을 2만원으로 일원화했고, 닷새 뒤엔 현장 간담회를 통해 1개소(곽지해수욕장)를 추가해 11개소의 요금을 2만원으로 통일하도록 했다.

평상의 경우는 함덕·협재·금능은 6만원서 3만원으로, 김녕은 8만원(2개)서 4만원(2개)으로, 이호는 4만원서 3만원으로 낮췄다. 기존에는 파라솔 이용 가격의 경우 최대 4만3000원서 최소 2만원까지, 평상은 최대 8만원서 최소 4만원까지 요금으로 받았다.

다만 제주도의 이 같은 정책은 올해부터가 아닌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으며 행정적 개입 및 강제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애숙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는 같은 달 23일 “해수욕장별로 정해지는 파라솔과 평상 가격을 내년부터는 해수욕장 협의회와 기준을 정해 정하겠다”고 밝혔다.

올해까지는 이전대로 운영하되, 내년부터는 마을회가 참여하는 협의회와 사전협의해 ‘적정가격’을 책정하겠다는 것이다.

김 부지사는 “제주만 아니라 다른 지방에도 파라솔과 평상의 기준 이용료가 없다”며 “이번은 마을이 정한 가격이 비싸다는 여론이 있고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협의를 통해) 자발적으로 인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올해처럼 중간에 가격 조정이 아니라 먼저 합리적인 가격이 설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가격 기준을 정하겠다는 것”이라며 “(마을회 등이)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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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