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칭찬하면 되나?” 의령경찰서 황모 경장 파면 요구 봇물

4일, 밀양 성폭행사건 가해자 옹호 뒤늦게 회자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경남 의령경찰서 황모 경장에 대한 파면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이른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를 옹호하는 과거글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04년 12월, 황씨는 한 소셜미디어에 “잘 해결됐나? 듣기로는 3명인가 빼고 다 나오긴 나왔다더니만. X도 못생겼다던데 그 X들. 고생했다. 아무튼”이라며 가해자를 위로하는 듯한 뉘앙스의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보배드림’ ‘SLR클럽’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사건의 가해자 및 관련자들의 근황이 전해지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지난 3일부터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하는 의령경찰서 ‘적극 행정 칭찬합니다’ 게시판에는 ‘황X미 → 황OO 사과문 대단하십니다’ ‘강간범을 두둔한 경찰을 경찰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의령경찰서 황OO 경장 파면을 요구합니다’ ‘그분 칭찬은 여기서 하면 됩니까? 의령경찰서 황씨’ ‘밀양 강간범 해고한 볼보코리아 칭찬합니다’ 등 황 경장의 파면을 촉구하는 게시글이 잇달아 게재되고 있다.

4일, 창원시민 정O연씨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어요? 공무원은 인성 상관없이 뽑나요? 몰랐다고 해도,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는데도 그냥 놔두는 거에요?”라며 “경찰은 국민세금으로 월급받지 않아요? 고등학생이 사리분별 못할 만큼 어린 나이에요?”라고 물었다.

정씨는 “대답 좀 해봐요. 그렇게 사과 한번 하면 끝이에요. 아직도 안 물러나고 버틴다니 정말 엄청 뻔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 윤O영씨도 황 경장의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윤씨는 “이런 자가 경찰이라는 건 경찰의 치욕이자 공권력에 대한 무시”라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잊을 수 없는 밀양 집단 성폭행 가해자들의 친구이며 적극 옹호자였던 의령경찰서 황OO 경장의 파면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사람이 앞으로도 경찰의 녹을 먹고 살아간다면 정의구현을 하는 경찰의 취지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일반 기업도 이런 사람이 있다면 퇴직시키는데 경찰로 근무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김O린씨도 ‘경찰에게 거는 마지막 기대’라는 제목으로 “법이 국민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암울한 상황에 경찰까지 성범죄자를 옹호했던 가해자라니…이제 국민은 경찰에게도 보호받지 못하는 거냐”며 파면을 촉구했다.

“경찰조직은 약자를 지키고 보호하는 게 목적 아니냐?”는 김씨는 “경찰조직은 이런 동료를 곁에 두는 거냐? 이 사람이 가해자와 다른 게 뭐냐? 경찰에게 거는 국민의 마지막 기대”라고 적었다.

당시 사건 수사를 맡았던 경찰은 조사 과정서 “네가 밀양 물을 다 흐려놨다” “네가 먼저 꼬리 친 거 아니냐?” 등의 폭언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폭력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경찰이 아닌 남성 경찰이 대면조사를 실시해 적절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게다가 ‘딸의 신분을 보호해달라’는 최양 모친의 간절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사건 경위 및 피해자의 신원을 그대로 노출시켰던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당시 가해자 부모들은 최양이 전학갔던 학교 교실까지 찾아가 합의를 종용했으며 스트레스로 인해 자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볼보코리아에서 근무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던 외제차 딜러 신모 팀장은 사측으로부터 해고 조치를 통보받았다. 볼보 측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알려드린다. 당사는 해당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인지해 해당자를 해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우려와 관심을 보내주신 고객님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당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황씨는 2010년, 경찰 시험에 합격해 순경으로 임용된 후 2012년 4월에 가해자를 옹호하는 듯한 미니홈피 글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2주간 대기 발령 조치를 받았다.

황씨는 항의글이 폭주하자 ‘밀양사건 관련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통해 “7년 전, 고등학교 10대 시절 철모르고 올린 글이지만 피해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당시의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머리숙여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당시 저는 2004년 12월경, 밀양서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와 가족들이 얼마나 고통받는지 조금도 생각하지 못하고 친한 친구의 싸이월드 방명록에 잘못된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어린 시절 잘못으로 인해 피해자와 가족을 가슴 아프게 한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며 평생의 짐으로 안고 자숙하겠다”며 “앞으로 생활하면서 언행에 조심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삶을 살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같은 달 경남 의령경찰서로 발령받은 후 2014년 2월에 순경서 경장으로 승진하면서 적절성 논란이 일었다.

지난 2016년 2월, 해당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던 tvN 드라마 <시그널>이 방송되면서 의령경찰서 홈페이지에 황 경장에 대한 민원이 270여건이 올라오는 등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haewoo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급발진’ 브레이크 풀린 민주당 막전막후

‘급발진’ 브레이크 풀린 민주당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거대 의석수를 손에 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국회의장에 이어 상임위까지 싹쓸이했다. 국민의힘이 반격에 나섰지만 피켓과 목소리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등에 업은 민주당이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국민의힘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등 18개 상임위 중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 이날 선출된 11명의 상임위원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국회의장에 이어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까지 모두 야당서 배출한 사례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시작부터 갈라지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에 각각 민주당 박찬대 의원과 정청래 의원이 선출됐다. 나머지 상임위 역시 모두 민주당 출신으로 ▲교육위원장 김영호 의원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 의원 ▲행정안전위원장 신정훈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전재수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 의원 ▲보건복지위원장 박주민 의원 ▲환경노동위원장 안호영 의원 ▲국토교통위원장 맹성규 의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박정 의원이 선출됐다. 특히 법사위와 운영위는 주요 상임위로 여겨지는 만큼 당의 강경파 의원이 고삐를 쥐게 됐다.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특검법을 다루기 위해 국회의 허들은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결정하자 국민의힘은 본회의장 앞 중앙홀에 모여 규탄 집회를 벌였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도 국회도 ‘이재명 1인 독재 체제’로 전락했다. 오늘 민주당도 죽었고, 국회도 죽었다”며 “이 대표는 여의도 대통령 놀음에 빠져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의총서 우원식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은 저마다 피켓을 들고 “민주당의 국회 독식을 규탄한다”고 소리 높였다. 민주당은 이 모든 상황은 정부여당이 초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지난 국회서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 몫이었다. 민주당이 민의를 받들어 발의한 법안은 법사위 문턱을 겨우 넘었을뿐더러 만일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윤석열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남발해 휴지 조각이 됐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게 나머지 7개의 상임위원장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를 전면 거부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나머지 단추도 마저 끼워야 22대 국회가 본 모습을 갖춘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7개 상임위도 신속히 구성을 마칠 수 있게 이른 시일 내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상임위를 받아들이는 대신 ‘투 트랙 전략’을 택하면서 보이콧을 선언했다. 상임위에 출석하는 대신 15개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를 꾸려 민생 현안을 챙기겠단 구상이다. 민주당은 상임위가 꾸려지자 곧바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법사위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열고 채 상병 특검법을 상정하는 등 법안 처리 절차에 돌입했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임하는 간사 선임안과 소위 구성안 등도 이날 가결했다. 국회의장에 상임위 11개도 ‘쓱싹’ 사라진 협치…무리수 두는 속내는? 정 위원장은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대한민국은 법치 국가지, 관례 국가가 아니다”라며 “법사위는 앞으로 회의를 예정된 시간 정시에 시작하겠다”고 자리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이날 처리된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 21대 국회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폐기된 법안을 일부 수정한 것이다. 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했다. 지난 특검법은 ‘수사외압 의혹’에 국한됐지만 새로 발의된 특검법은 추가로 밝혀진 외압 의혹과 더불어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재판 과정 등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안은 상임위에 회부된 뒤 약 20일간의 숙려기간을 거쳐 상정된다. 하지만 이날 야권 의원들은 의결을 통해 이를 생략한 뒤 하루 만에 상정했다. 민주당은 고 채 상병의 1주기인 7월 초까지 해당 특검법을 본회의에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면서도 이미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안을 특검법으로 해결하는 건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22대 국회 개원 첫날부터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특검 정국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자난달 31일 김 여사 관련 의혹을 한꺼번에 수사하는 이른바 ‘김건희 종합 특검법’을 발의했다. 이는 채 상병 특검법과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쌍특검법을 재정비해 발의한 것이다. 해당 법안은 기존에 다루고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비롯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이 추가됐다. 사흘 뒤인 지난 3일에는 ‘대북송금 사건 관련 검찰조작 특검법’이 발의됐다. 여권 측에서는 그동안 발의된 법안이 용산을 공격하는 용도였다면 이번에는 이 대표를 방어하기 위한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민주당 측은 검찰이 이 대표를 표적 수사할 목적으로 쌍방울그룹 주가조작 사건을 대북송금 사건으로 둔갑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 수사를 받던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를 상대로한 ‘술자리 진술 조작 회유’ 의혹이 추가되면서 특별법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풀이된다. 검처럼 방패처럼 이날 민주당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이하 대책단)은 특검발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잘못된 수사 방식에 대해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첫 사례”라고 규정했다. 대책단은 “검찰은 전혀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대한민국의 법과 질서를 유린하며 위법 수사와 진술 조작, 증거 날조를 밥 먹듯이 하고 있다”며 “정치검찰은 수사의 주체가 아니라 수사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방탄을 위한 특검법’이라는 지적에는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들의 위법·범법 행위를 대상으로 한다”며 “방탄 특검으로 몰고 가는 건 비약을 넘어 상상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단독 상임위 개최에 이어 잇따라 발의되는 법안에 국민의힘은 ‘국회 폭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독주’ ‘독식’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민주당이 속도조절을 하지 않는 데에는 ‘총선 민심’이 뒷받침된다. 상임위 단독 의결이든, 특검법이든 “민주당을 뽑은 민의를 받든 결과”라는 한마디가 모든 걸 설명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총선 이후 민주당의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지 않은 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이 민주당에게 준 한 표는 정부여당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일 뿐, 국회를 독점하라는 의미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민주당은 선거를 치르기 직전인 44.6%(4월1주)에서 ▲37.0%(4월2주) ▲35.0%(4월3주) ▲35.1%(4월4주) ▲36.1%(5월1주) ▲40.6%(5월2주)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후 5월3주차는 34.5%로 하락했다가 ▲33.9%(5월4주) ▲33.8%(5월5주) ▲35.6%(6월1주)를 유지하는 등 30%대서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내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지른 사례도 있었다. 국회의장 선거 결과 등이 지지율에 소폭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지만 대체적으로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3일부터 7일까지(6일 공휴일 제외)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무선(97%)과 유선(3%)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 걸기 방법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 2.7%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서 ±2.2%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물도 급하게 마시면 체하는 법인데 민주당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며 “여의도 밖에서 국민이 봤을 때 민주당의 독주라고 비춰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강성 지지층은 환호할지 몰라도 중도층이 어떻게 생각할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국민의힘이 잘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여야 모두가 서로의 반사이익에만 기대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악순환이 문제”라고 조언했다. 집어든 방탄복 민주당은 이 대표 연임에 열쇠가 될 당헌·당규 규정안도 빠르게 처리했다. 최근 민주당은 제80조 부정부패 연루자에 대한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자동 정지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일부 중진 의원의 ‘무리수’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표·최고위원의 사퇴 시한을 ‘대선 1년 전’으로 규정한 기존 당헌·당규 조항도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수정안도 최종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기어코 민주당이 ‘당 대표 사당화’에 정점을 찍었다”며 “이제는 공당의 헌법격인 당헌·당규까지 입맛대로 바꾸면서 이 대표의 독주체제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활주로가 깔릴 것만 같던 이 대표 연임론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사법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화영 전 경기평화부지사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온 데 이어 이 대표가 불구속 기소되면서 당에 비상이 걸렸다.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해석과 달리 민주당은 오히려 입법에 박차를 가했다. 이 대표 리스크와 연관 지을 수 있는 법안도 우후죽순 발의된 만큼 국민의힘에서는 ‘거대 야당의 방탄용 입법’이라고 다시 한번 소리 높였다. 지난 7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위반, 외국환거래법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6개월을 선고했다. 벌금 2억5000만원, 추징금 3억 원도 함께 선고했다. 재판부가 쌍방울의 대북송금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과 관련된 사례금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대북송금 여부를 이재명 당시 지사에게 보고했는지’에 대해서는 이번 재판과 무관하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힐 위기에 처하자 민주당은 지난 3일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으로 맞섰다. 특검을 통해 검찰의 사건조작 실체를 전 국민에게 명명백백히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검찰개혁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김용민 의원은 형법 개정안인 ‘수사기관 무고죄’ 신설 법안을 발의했다. 이는 수사기관이 타인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무고행위에 가담할 시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화영 실형에 이재명 기소 비상 걸린 당, 법안만 줄줄 민주당은 법원을 대상으로 한 ‘법 왜곡죄’도 당론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판사·검사가 법을 왜곡해 사건 당사자를 유리, 혹은 불리하게 만들면 처벌하는 내용이다. 만일 해당 법안이 입법되면 피의자가 재판에 불복해 판사를 고발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의원 개개인의 생각을 모두 알 수 없지만 표면적으로 (연임에)크게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도 “그동안 민주당이 각종 특검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았나. 자승자박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검사 탄핵 카드도 제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사 과정 등에서 검찰의 위법행위가 밝혀질 경우 강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진욱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서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쓴다면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와 검사장의 탄핵소추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검사가 의도를 갖고 사건에 특정 프레임을 씌워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한다는 것이 우리의 문제의식”이라며 “검사에게 책임을 묻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탄핵’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이재명 사법파괴 저지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를 구성했다. 위원장과 간사는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유상범·주진우 의원이 각각 맡았다. 이날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입법부 파괴도 모자라 사법부도 파괴하려고 들고 일어나기에 우리가 전면 저지해야겠다는 생각에 특위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기소된 뒤 민주당이 각종 법안을 제시한 것을 두고는 “어떻게든 (사법 리스크를)피해 보려고 특검법도 발의하고 검사·판사 탄핵에 판사 선출제를 운운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도 이 대표의 방탄 국회가 될 것이라고 입 모아 말한다. 앞서 보여준 민주당의 모든 행동이 ‘위기에 처한 이 대표를 보호하기 위한 방패막’을 위한 것이라면 이해할만하다고도 비꽜다. 싸우다 끝날라 하지만 민주당은 야당이다. ‘국회 독식’ ‘국회 독주’라는 단어에 비교적 덜 타격을 받는 위치에 있다. 정부의 거부권이 계속된다면 민주당을 향한 비판도 그만큼 희석된다. ‘여당의 국회 독식’과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여의도 곳곳서 울려 퍼지는 파열음이 국회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기 위한 ‘성장통’에 비유되기도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조금만 참고 기다려준다면 일하는 국회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한다. 그동안 민주당을 따라다니던 ‘180석 무용론’을 끊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