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최근 지입차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지입차량 관련 사기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운전면허와 화물운송자격증만 있으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만큼 새 도전을 시작하는 청년층과 퇴직자들이 금전적으로 큰 피해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식품 유통업에 뛰어든 한 30대 남성이 ‘지입사기’를 당한 것 같다는 사연을 공개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지입사기인가 싶어서 여쭤본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물류업 관련 일은 하는 만큼 돈을 번다고 해 가족을 위해서 더 이상 걱정을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뛰어들었다”며 운을 뗐다.
A씨 주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 10월 한 운송 회사에 면접을 보고 계약서를 작성했다. 지난해 부동산 사기를 당했던 터라 신용도가 떨어진 그는 5500만원가량의 지입차량을 회사 명의로 계약했다. 계약금 1000만원을 선입하고 매월 270만원씩 갚아 나가는 조건이었다.
부푼 기대를 안고 계약 후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차량을 받으러 간 A씨는 인수 차량을 보고 충격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인수 차량이 10년 된 노후 차량이었고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상태가 너무 지저분했던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그가 작성한 계약서에 있었다. 계약 해지 시 3000만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A씨는 인수 차량 계약서나 정비 내역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심지어 인터넷을 통해 비슷한 차종의 중고 차량을 알아본 결과, 계약한 차량보다 훨씬 저렴하고 상태가 좋은 차량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A씨는 “제가 또 사람을 믿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너무 착잡하고 복잡한 심경”이라며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써본다”고 하소연했다.
운수 업계에선 이런 지입사기 유형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먼저 허위 채용 공고를 통해 고수익을 보장하며, 시세보다 비싼 차량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피해자들 대부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운송업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해 쉽게 속는 경우가 많다.
지입차량에 대한 선 계약서 작성과 계약금을 요구하는 점도 사기 업체의 공통된 수법이다. 계약서 작성과 계약금이 치러진 경우 단순 변심으로 계약을 파기하게 되면 계약금 포기는 물론 위약금까지 토해내야 한다고 종용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서에 서명했다면 상호 동의가 이뤄졌다고 보기 때문에 법적으로 가도 보상받기는 힘들다”며 “사기 피해를 예방하려면 반드시 화물자동차운송사업허가증, 사업자등록증, 화물자동차 운송주선 사업허가증 등을 확인해야 한다. 해당 서류들이 없으면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운수회사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이날 <일요시사>는 A씨에게 ▲해당 운수 회사명 ▲구인 광고 자료 ▲계약 담당자와의 녹취, 문자메시지 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취재를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