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 직격탄’ 속 어느 제주 흑돼지 자영업자의 한탄

2일 보배에 “안 그래도 힘든데”
비계 삽겹살 논란에 하소연 글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제주 흑돼지 삼겹살 비계’ 논란이 일부 커뮤니티를 통해 들불처럼 번지면서 제주서 고기집을 운영 중이라는 한 업주의 하소연 글이 화제로 떠올랐다.

자신을 제주도서 현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힌 한 보배드림 회원 A씨는 지난 1일 ‘관광객 위주로 고기집 운영하는데 힘드네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A씨는 “며칠간 보배에 흑돼지 비계 논란으로 많이 힘들다. 선거도 끝나고 본격적인 관광 시즌이 오는 상황서 특히 제주도 흑돼지에 전 국민의 안 좋은 인식이 생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어 “안 그래도 코로나로 월 1000~2000만원 이상 적자 내며 버티고 이제 좀 나아지고 있었다가 다시 경기침체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며 “전부터 제주도가 바가지 인식이 팽해배있는 것 같아 바꿔드리기 위해 나름 제주도민들이 애용하는 가성비 좋은 식당도 소개해드려 감사하다며 제가 운영 중인 식당에 방문해주시고 좋게 지내왔는데 허무하기도 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몇 명의 댓글 중 제주엔 쓰레기들만 산다는 글도 있던데 나름 최선을 다해 장사하는 분들이 더 많다는 걸 느끼게 해드리고 싶은데 제가 무슨 힘이 있겠느냐”며 “점점 힘들어지고 시간도 많이 남을 텐데 제가 이용하는 식당이나 가성비 좋은 술집 있으면 종종 올려드리면서 버텨볼까 한다”고 넋두리했다.

또 “보배에 제주에 거주하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 시간 날 때 조금이라도 도와주시면 쉽진 않겠지만 제주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조금이나마 바뀌지 않을까 싶다”며 “제주서 고깃집하면서 처자식 먹여 살리고 부모님 모시는 사람으로서 저부터 다시 한번 마음 고쳐먹고 좋은 음식, 좋은 서비스로 고객을 모셔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고기 취급하는 업체도 많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고맙겠다. 보배의 영향력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됐다. 부디 제주도민으로서 제주도를 더 미워하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현직 제주 고깃집 업주의 호소글에도 보배 회원들은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해당 글에는 “죄송하지만 소비자에게 호소할 게 아니라 동종업체 사장님들에게 호소하세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우물물 흐린다는 속담도 있듯이 돈에 눈이 먼 장사치 때문에 다른 장사꾼들이 피해보는 상황이다. 애초에 말장난치는 메뉴부터가…” 등이 베스트 댓글에 올라 있다.

이 외에도 “죄송하지만 동정이 가지 않는다. 제주도 갔다 오신 분들이 고기뿐 아니라 다른 거라도 한번씩은 당한 경험이 있다. 제주도 상인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 “안타깝지만 제주도는 가도 흑돼지는 안 먹을 듯” “관광지서 관광객 위주로 장사하는 곳이면 대부분 알만 하다. 제주뿐 아니라 관광지 및 터미널 근처에선 밥 먹는 거 아니다” 등 부정적 댓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회원 ‘VANOOO’는 과거 A씨가 올린 글을 확인한 후 “코로나 때문에 월 1000~2000만원씩 적자보시면서도 지난해에 m850i 구매하셨다. 제주도서 고깃집 하면 년 수입이 도대체 얼마나 되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다른 회원은 “왜 이상하게 기회다 싶어 본인 사진 찍어 올리면서 홍보하는 느낌이 더 크게 들까요? 이런 얘기는 보배분들이 어련히 잘 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는 거 알고 있다”고 맞장구쳤다.

비판 댓글이 쏟아지자 A씨는 댓글을 통해 “제 글이 베스트글이 되면서 쪽지 주신 분들게 상호명 알려달라는 거 모두 정중히 거절했다. 논란이 돼 너무 죄송하다”면서 “글을 삭제하면 더 나쁜 넘 될까봐 못하겠고 응원해주신 분들, 비난해주신 분들 얘기 다 정독했다. 불편하셨던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반면 “힘내세요. 맛있고 좋으 고기 쓰는 집은 사람들이 가지 말라고 해도 갈 것”이라며 응원하는 댓글도 달렸다.

앞서 지난달 29일, 한 보배 회원 B씨는 ‘열받아서 잠이 안 옵니다(제주도 가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제주에 3박4일 놀러 왔다가 제주 환경에 반해 1년 살이하고 있는 육지 인간인데 98% 이상 비계뿐인 15만원짜리 비계 삼겹살 먹은 썰을 풀어본다”고 운을 뗐다.

B씨에 따르면 같은 달 28일, 유명 연예인들이 자주 가는 곳으로 소개된 제주도 중문 소재의 한 흑돼지 고깃집에 식사를 하기 위해 들렀다. 해당 고깃집은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안심식당’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했다.

이날 B씨는 비계 삼겹살을 받아든 후 직원에게 다른 고기로 바꿔 달라며 컴플레인을 요구했으나 직원은 “이 정도면 고기가 많은 편”이라고 반박했다.

B씨가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느냐”고 다시 요구하자 주방으로 갔던 직원은 “고기에 문제가 없다”며 자리를 떴다. 당시 해당 고깃집 업주는 출타 중이라서 따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흑돼지 삽겸살이라고는 했지만 일반 고기살보다는 비계의 양이 월등히 많았던 탓에 기분이 상한 B씨는 잘라놓은 3점의 고기만 먹은 후 14만7000원을 결제했다.

그는 “유명 연예인들 와서 방송 타고 그깟 고객 몇 명에게 비곗덩얼이 던져주고 그람 수로 계산되는데, 비계가 무려 15만원가량이나 하니 어이가 없다”며 “리뷰에 불만 남겨도 타격 0.1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 억울해서 잠도 안 온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구글 리뷰에 저같이 당한 사람들이 몇 명 되던데 그래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관광객 특성상 한번 가면 다시 올 일 없다고 생각해 저렇게 비양심적으로 장사하는 것 같다. 진짜 장사꾼들 너무 양심없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이런 비양심적인 식당은 어떻게 해야 두 번 다시 이런 쓰레기같은 짓을 안하게 될까요? 보배님들의 자문을 구하고 싶다. 사진 보시고 제가 오바하는 건지 냉정한 판단을 부탁드리고 염치 없지만 베스트글이 되어 계란으로 바위라도 쳐보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B씨는 해당 고깃집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비계 투성이의 사진 2장과 함께 결제 영수증도 함께 첨부했다. 첨부된 사진에는 90%가량이 비계로 구성돼있는 삽겹살이 담겨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상식적이지 않은 삽겹살의 모습이다.

해당 글은 25만명이 넘는 조회수와 3663회의 추천수를 기록했으며 1293개의 폭발적인 댓글이 달렸다(2일 오후 1시 기준).

이날 오전,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도 기자간담회서 ‘비계 삼겹살’ 논란에 대해 “관련 부서를 통해 내부적으로 점검을 시작했으며,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등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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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