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20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이른바 ‘탁구 게이트’ 사과 기자회견 이후로 대한축구협회 SNS(인스타그램) 게시판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퇴를 요구하는 댓글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삭제 의혹이 일고 있다.
전날 게재된 ‘하나은행 2024 코리아컵’ 2라운드 글에는 “정몽규 OUT” “정몽규 사퇴” “정몽규 처단” 등의 정 회장에 대한 사퇴를 요구하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외에도 “몽규 회장님, 나가 주세요” “부하를 제물로 삼는 장수는 없다” “그래서 정몽규 사퇴는 언제 함?” “제발 정몽규 대국민 사과하고 나가세요” 등 정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21일엔 “댓글 지우지 마라” “정몽규 OUT! 이것도 지우겠지” “댓글 지우지 말고 정몽규 나가라고. 장난하냐?” “응, 댓글 지워도 상관없어. 우리는 몽규 나갈 때까지 끝까지 할 거야” 등 댓글을 삭제하지 말라는 댓글도 달렸다.
이날 댓글 삭제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실시간 축협 인스타 댓글 상황’이라는 글을 통해 “팬들은 정몽규 OUT 열심히 외치고 축협은 열심히 댓글을 삭제하고 있다‘”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 보배 회원들은 “축협 자리만 차지하는 노땅들은 좀 나가라” “댓글 지우는 거 미친 건가? 점점 썩어가는구나. 이강인 욕받이로 하려고 차출한 거죠. 국대로 불러놓고 대국민 사과문이라네. 선수들 앞에서 구경거리 만들고 진짜 너무하다”고 토로했다.
축구협회 댓글 삭제 논란이 일자 관계자는 “협회서 댓글을 지운 적은 한 번도 없다. 사람들이 몰려 댓글이 폭증할 때 가끔 오류가 나서 글이 안 보일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협회서 팬들의 댓글을 삭제한 적은 분명히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공식 훈련 전 마이크 앞에 섰던 이강인은 “아시안컵 기간 너무 많은 사랑, 많은 관심 그리고 많은 응원해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해 드리지 못하고 실망시켜 드려서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나도 이번 기회로 많이 배웠다. 모든 분의 쓴소리가 나한테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하고, 많은 반성을 하는 기간인 것 같다”며 “앞으로는 좋은 축구 선수뿐만이 아니라 더 좋은 사람, 그리고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더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한국 축구에 많은 관심,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손흥민도 “(이)강인 선수랑은 영국서도 따로 만났고, 어제(선수단까지) 다 같이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강인 선수가 모든 선수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등에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거들었다.
이어 “사과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강인 선수가 용기 있는 자세를 보여서 선수들도 이런 마음을 잘 받아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똘똘 뭉칠 계기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손가락 이야기는 안 하셔도 될 것 같다. 토트넘 감독님도 이야기하셨는데, 축구 선수다 보니 손가락이 하나 없어도 된다고 하셨다. 걱정하실 만큼은 아니다. 걱정해 주시고 신경써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혼란을 주는 건 나도 같이 미안해지고 힘들었다”고 부연했다.
앞서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을 앞두고 탁구를 치겠다는 이강인과 이를 말리던 손흥민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있었고, 이로 인해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강인이 영국 런던으로 직접 넘어가 손흥민과 화해했으나, 부정적인 여론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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