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정비사 실수로 엔진오일이 완전히 비어있는 상태서 차량을 운행하다 사고가 났다는 차주의 사연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10월27일, 엔진오일 교체가 필요해 공업사를 방문한 A씨는 지난 19일 운전 중 아찔한 경험을 했다. 시속 100km로 주행하던 중 갑자기 차량 엔진이 멈춰버린 것.
브레이크는 굳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차량은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 화단에 부딪힌 뒤 간신히 멈춰 섰다.
“놀라서 밤에 코피를 쏟았다. 지금도 다시 생각하면 저세상 갈 뻔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A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A씨 주장에 따르면 공업사는 엔진오일을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정비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는 “엔진오일 경고등이 켜져서 공업사에 물어봤더니 곧 (경고등이)꺼질 것이라고 했고, 차가 몇 번 덜컹거려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20일 해당 사연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공유하며 회원들의 조언을 구했다.
그는 “살아있음에 감사하지만, 이런 일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경우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보배 회원들은 “얼마나 놀라셨을까” “어디 업체인지 밝혀야 한다” “읽고도 믿지 못하겠다” “세상에 이런 일이…큰 사고 없어 다행” “정비소 행태가 기가 막힌다” 등 대부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차량 정비에 관해 지식이 있는 듯한 한 회원은 “오일을 넣지 않았다는 건 오일을 빼고 레벨링 등 필수 과정을 아예 누락했다는 것”이라며 “어느 정비소인지 모르지만 진짜 문 닫아야겠다. 엔진오일 경고등이 뜨는데 그냥 내보내는 정비소가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은 “구 엔진오일 배출 후 신 엔진오일을 교체하지 않는 작업자의 오류가 범해질 수 있다”며 “다만 시동을 걸어 베타 테스트를 했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없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베타 테스트를 했다면 경고등도 확인되고, 엔진오일이 더 돌아서 꺼지는 것을 확인했어야 했다. 정비소의 행태가 기가 막힌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회원은 “경고등을 무시하라고 했다면 그 업체에 100% 책임이 있다”며 “다시 전화해 ‘경고등 문제 아니었을까?’ 물어보고 맞다고 하거든 ‘어제는 왜 괜찮냐고 했냐’고 다시 물어서 같은 대답을 받아내면 된다”고 조언했다.
A씨의 차량 수리비에 대해 걱정하는 회원도 있었다. 이 회원은 “정비 실수니 엔진을 그냥 교체해주면 좋은데 감가상각률 적용해서 차액은 차주가 부담하는 거라 차주의 금전 손실이 큰데…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걱정했다.
보통 차량 정비 시 정비사 실수로 하자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는 정비 업체에 무상 점검과 재수리를 요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정비업체는 차량 수리에 대해 일정 기간 보증을 제공한다. 보증 기간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3~6개월 사이로 설정돼있다. 이 기간 내에 차량에 하자가 발생하거나 정비사의 실수로 사고가 났을 경우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A씨의 경우에도 공업사 방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정비 내역, 녹음 파일, 블랙박스 영상, 정비 당시 CCTV 영상 등을 확보한다면 업체 측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일요시사>는 A씨에게 ▲해당 공업사 업체명 ▲차량 손상 정도 ▲오일 교환 당시 게이지 눈금을 확인시켜줬는지 ▲사고 이후 공업사와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 등을 질의하기 위해 취재를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