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고깃집 비계로 ‘경찰까지 불렀던’ 보배인 사연

“여사장, 부친께 설명도 없이 진상 취급했다”
“모친 욕설? CCTV 확인하자고 했더니 조롱”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가정의달 5월을 맞아 찾아갔던 부산 소재의 한 고깃집을 찾았다가 업주와의 분쟁으로 경찰까지 불렀다는 사연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8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비계 때문에 경찰까지 왔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보배 회원 A씨는 “어버이날 용돈으로 부모님 두 분이 식사하시러 부산 수영로터리의 ㄱㅂㅇㄷㄴ라는 고깃집에 가셨다”고 운을 뗐다.

그에 따르면 자신은 윗지방에 거주 중이고 부모님은 부산에 거주 중인데, 이날 부산으로 내려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맛있는 거 사 드시라’고 용돈을 보내드렸다.

A씨는 “사진처럼 고기가 나왔다. 아버지께서 별 생각없이 고기를 불판 위에 올렸다가 비계양이 너무 많아 곧바로 고기를 내린 후 컴플레인을 거셨는데 직원분이 ‘불판에 올린 고기는 바꿔드리지 않는다’고 했다”며 “마지 못해 새 고기로 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새 고기를 굽고 식사하려는데 고깃집 여사장이 컴플레인(항의)받았던 고기를 부모님 테이블에 던지듯 놓으면서 ‘다 계산하고 가라’고 소리쳤다”고 황당해했다.

A씨는 “안되는 거라면 처음부터 바꿔주질 말던지, 이렇다 할 설명도 없이 고함치고 사람 많은 곳에서 부모님을 진상 취급하면서 무안을 주니 아버지께서도 화가 나셔서 언성이 높아지셨다”며 “직원이 ‘죄송하다. 비계가 많은 것 같다’고 인정했지만, 여사장은 ‘이런 사람들은 밟아줘야 한다’며 경찰까지 불렀다”고 설명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현장을 찾은 경찰에게 여사장은 A씨 모친이 자신에게 욕설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욕설한 적 없는 모친이 ‘CCTV를 보면 확인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박하자 여사장은 조롱하는 뉘앙스로 ‘오디오는 녹음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는 “어버이날에 기분 좋게 효도하려다가 이런 낭패를 보니 너무 기분이 좋지 않다. 비계 많은 고기도 그렇고…해당 고깃집 리뷰를 쭉 보니, 여사장이 불친절하다는 언급이 눈에 띄게 보였다”며 “부모님께서 벌벌 떠시면서 전화하셨는데 참 화도 나고 씁쓸하다”고 마무리했다.

A씨는 당시에 나왔던 삼겹살 인증 사진도 한 컷 첨부했다. 사진 속에는 고기 부위보다는 비계 부위가 훨씬 많은 삼겹살이 담겨있으며, 불판 위에 놓인 구워진 삽겹살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해당 글에는 “와, 이젠 나가서 삼겹살 먹으면 안 되겠다” “싸고 비싸고를 떠나서 소비자들이 그렇게 싸다고 먹자고 해버리면 나중엔 1~2만원에 팔릴 수도 있다. 언제부터 삼겹살이 비계덩어리만 나오게 됐느냐?” “고기집에 고기 먹으러 가지, 비계 먹으러 가는 거냐? 식당들 어렵다는 소리만 하지 말고 기본부터 배워와라” 등 고깃집에 대한 부정적 댓글이 이어졌다.

일각에선 이번 부산 고깃집 논란은 단순히 비계의 양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비계도 비계지만 고깃집 주인의 고객 응대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보배 회원 ‘김OO’은 “주장이 팩트라면 여사장이 잘못했다. 나왔던 고기야 실수라 치더라도 고객 응대 방식이 영 아니다”라고 짚었다.

현업에 종사 중이라고 밝힌 회원 ‘1플OO’는 “프레임이 잘못됐다. 비계가 문제가 아니라 주인의 대응 방식이 문제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미 불판에 올려진 고기를 교환해달라는 분과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주인 사이에낀 직원분만 불쌍하다”고 해석했다.


그는 “사진 속 고기는 주인의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한판 썰면 정삼겹 얼마 안 나오니 미추리(삼겹살 아래쪽 살 많은 곳) 부분 떡지방 부분 적절히 섞어서 내드려야 하는데, 저 부위는 25% 버리고 나머지 절반으로 잘라서 살코기 많은 부위와 섞어 나가면 좋을 텐데 아쉽다”며 “작성자는 분한 마음보단 부모님 위로에 더 집중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훈수하기도 했다.

해당 댓글엔 “비계도 문제고 고깃집 사장의 고객 대응은 더 문제인 거 아니냐?” “비계가 왜 문제가 아님? 비계도 문제고 사장도 문제”라는 반박 대댓글도 달렸다.

이 외에도 “가격 대비 저 정도면 혜자 같은데. 제주 비계 가격에 비하면 중간에 살코기 라인도 있고…” “제주도만 욕할 게 아니네” “그래서 거기가 어딥니까?” “삼겹살 문화를 바꿔야 한다. 기름이 살코기보다 훨씬 더 많은 저런 쓰레기를 국민들은 원한 적도 없는데 업자들이 만든 거지 같은 문화” “욕했다고 거짓말했다면 무고+명예훼손으로 걸어버리시라. 만에 하나 타인과 논쟁이 생길 것 같으면 휴대폰 동영상 녹화가 녹음 슬쩍 켜시라” 등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반면 “맛있어 보인다”는 댓글도 눈에 띈다.

회원 ‘욜로OO’은 “선호하는 부위인데 맛있어 보인다. 저는 삼겹살 시킬 때 비계 많은 부위로 달라고 한다. 취향 차이지만 순살 좋아하시는 분들은 목살 드셔야 한다. 미추리는 저렴한 부위다. 주문할 때 살 많은 곳으로 달라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심스러운 듯 중립 입장의 댓글도 달렸다. 회원 ‘이웃OOOO’는 “너무 한쪽 이야기라서 우선 중립이다. 고깃집 사장과 부모님이 해명 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도 중문 소재의 한 고깃집으로부터 촉발된 ‘삼겹살 비계’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형국이다. 지난 2일, 관할 지자체단체장인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해당 고깃집을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으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오 제주지사는 기자간담회서 “식문화 자체에 차이도 있을 수 있는 점도 감안돼야 한다”며 “요리에 대해 민간 차원서 진행되는 사업체 운영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과도하게 접근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위생 관련 부서에선 음식점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이 있으므로 이 같은 문제가 없도록 내부적으론 홍보 및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고, 점검을 시작했다”면서 “우선 축산 분야 지도·감독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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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