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변호사거든!” 음식점서 ‘침 테러’ 난동 여성, 처벌 수위는?

일각선 “현행범 체포했어야” 지적도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최근 자신을 변호사라고 주장한 여성이 음식점서 계산 거부, 침 뱉기 등 난동을 벌였던 사실이 알려져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일하다가 자칭 여자 변호사한테 침 맞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순, 서울 서초구 소재의 한 음식점을 찾은 여성 손님 2명은 소주 1병과 치킨, 감자튀김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고 25분쯤 지나서였을까? 이들은 “옆 테이블 남자들이 껄떡거려 기분이 나쁘다”며 돌연 계산을 거부한 채 자리를 뜨려 했다.

직원이었던 A씨는 “그래도 음식을 주문하고 드셨으니 계산은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 앞에서도 이들의 행패는 계속됐다. 일행 B씨는 “어쩌라고… 계산 못해. 나 변호사야”라며 얼굴에 명함을 들이대는가 하면, 손가락으로 삿대질까지 했다. 심지어 다른 일행인 C씨는 이 과정을 비웃듯 휴대 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B씨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A씨가 “계산은 해달라. 안 그러면 이거 무전취식”이라고 지적하자, A씨를 향해 두 차례나 침을 뱉었다. 현장 경찰관마저 “뭐 하시는 거냐”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경찰관이 무전취식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하자, C씨가 카드로 계산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A씨는 “혹시 몰라서 침 맞은 옷은 세탁하지 않고 보관 중이다. 살다 살다 이런 일도 있다”며 “고소장 접수했고 조사받으러 간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변호사도 품위유지 의무 같은 거 있을 텐데” “저런 사람은 변호사 박탈해야지. 수준 봐서는 명함도 어디서 주웠거나 받은 걸로 사칭하는 건 아닌지…” “변호사가 벼슬이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일요시사>는 A씨에게 ▲B씨가 변호사로 신원이 확인됐는지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다고 느꼈는지 ▲경찰조사 출석 여부 등을 질의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A씨는 촬영 후 편집된 것으로 추정되는 2초가량의 동영상을 증거로 함께 첨부했다. 짧은 동영상엔 검은색 상의 왼쪽 팔에 타액으로 추정되는 흰색의 물체가 묻어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B씨가 실랑이 과정서 침을 뱉는 영상 전체가 담기지 않아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흰색의 미상 흔적이 영상으로 촬영된 만큼 A씨 주장에 신빙성이 실릴 수밖에 없다.

‘주작’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침을 뱉은 B씨에게는 형법상 폭행죄가 적용될 수 있다. 타인의 얼굴이나 몸에 침을 뱉을 경우 일반 폭행죄가, 공무집행 중인 공무원의 경우엔 공무집행 방해죄로 처벌받는다.

형법 제260조에 따르면, 사람의 신체에 대해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제136조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해 폭행 또는 협박한 자 및 공무원에 대해 그 직무상의 행위를 강요 또는 조지하거나 직을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폭행이나 협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돼있다.

일각에선 당시 출동 경찰의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지 않았냐는 지적도 나온다. B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지 않았느냐는 것. 형사소송법 제212조는 현행범의 경우,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현행범은 경찰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체포가 가능하며 체포 시 즉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 인도해야 한다(제213조 제1항).

형사소송법 211조1항의 현행범 체포에 따르면, 현재 범죄를 저지르고 있거나 범죄 실행을 마친 후 현장을 벗어나지 않은 자는 현행범으로 보고 체포가 가능하다. 이때 경찰은 현행범에게 신원 확인을 위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할 수 있으며 거부 시 주거지 불분명 등으로 인해 체포할 수 있다.

다만, 수사비례 원칙을 적용해 경미하지 않은 사안, 또는 현행범이 도망가려 하거나 증거인멸을 시도할 경우로 제한한다.

A씨가 출동 경찰에게 B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법조계에선 이번 사례처럼 타인에게 침 공격을 당한 경우, 당장 불쾌하더라도 닦아내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불쾌감을 느꼈다면 경찰 신고 후 현장 출동 경찰에게 명확히 상대에 대한 처벌 의사를 밝혀야 한다”면서도 “침을 뱉는 행위는 반의사불벌죄로 상대방과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면 처벌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타인을 향해 뱉은 침이 몸이나 옷에 묻지 않았더라도 처벌된다”며 “사람이 아닌 인도나 공공장소 등에서 침을 뱉는 행위도 적발 시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의 형에 처해지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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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