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소→부천 과다요금 아닌가요?” 택시 승객의 하소연

평소 6만원대 이용했는데…
TG 4회 통과해 9만원 초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경기도 남양주시 덕소면 덕소리서 경기도 부천시까지의 이동 거리는 대략 50km 남짓 된다.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는 67km로 다소 늘어나기도 한다. 소요 시간도 어느 도로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당시의 교통 흐름에 따라 최소 40분에서 1시간30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네이버 지도 ‘길찾기’에 따르면 해당 구간의 택시 요금은 최소 5만1640원, 최대 5만2650원으로, 추천 이동경로는 아래의 5가지로 확인된다.

▲강변북로~올림픽대로~신월여의지하도로(51km, 신월여의지하도로TG 1회, 5만1980원) ▲북부간선도로~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벌말로(67km, 불암산TG, 양주TG 2곳, 6만5420원) ▲북부간선도로~내부순환로~국회대로(52km, TG 미통과, 5만2560원) ▲서울양양고속도로~올림픽대로~신월여의지하도로(50kmm, 덕소삼패·신월여의지하도로TG 2곳, 5만2280원) ▲무료 우선인 강변북로~국회대로~경인고속도로(52km, 5만2660원)다.

14일, 여성 A씨는 위 구간을 택시로 이용했다. 이날 자정 무렵, 택시에 승차했던 A씨는 40~5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요금은 보통 6만원에서 6만2000원가량이 나온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몇 번이나 동일 구간으로 택시를 이용했다던 그는 앱으로 인근 택시를 호출했다. 실제로 당시 스마트폰에 찍힌 예상 요금은 6만200원이었다.

얼마 후 ‘탑승 중’이라는 안내문이 켜져 있는 택시가 도착했다. A씨 지인이 ‘왜 탑승 중으로 돼있느냐’고 기사에게 묻자 ‘가까워서 그냥 눌렀다. 미터기는 안 켰으니 타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당시 시간도 너무 늦었고 빨리 집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A씨는 홀로 택시에 올랐다.

A씨에 따르면 승차 5분쯤 후 택시기사는 길을 직접 선택한 것이냐고 물었다. 보통 택시를 이용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목적지의 도착 시각이나 요금에만 관심이 있을 뿐 어느 도로를 이용하는지는 크게 관심이 없는데 이날 A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사는 ‘왜 길이 강변북로로 나오지? 이 길로 가면 꼬불꼬불해서 위험한데 안전한 길로 갈까요?’라고 재차 물었다.

‘굳이 위험한 길로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A씨는 기사에게 동의 의사를 전달했다. 여기서 의문점은 실제로 강변북로가 택시기사들이 위험을 느낄 만큼 꼬불꼬불하냐는 것이다. 서울 한강 이남(올림픽도로)과 이북(강변북로)을 따라 가로지르는 두 도로를 두고 ‘꼬불꼬불해서 위험하다’는 말은 ‘이 도로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도권 운수업체 관계자는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가 꼬불꼬불해서 위험하다는 말은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다. 보통 해당 구간서 안내되는 도로가 두 도로일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주행거리를 늘렸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승객 입장에선 도로명까지 확인하면서 택시를 탈 필요도 없고, 특히나 여성의 경우는 더더욱 그럴 텐데, 톨게이트를 4번이나 통과했을 정도라면 선을 넘은 것”이라고 직격했다.

A씨가 “오늘 차를 안 가져와서 택시를 탄 것이고 평소엔 직진해서 구간단속 70km 카메라가 있는 도로로 다녔다”고 말하자 기사는 ‘지금 변경하는 길이 그 (구간단속이 있는)길 맞다’고 했다.

얼마 후 ‘안전한 길로 가면 거리가 2km 정도 늘어난다’는 설명에 A씨가 ‘(거리는 괜찮은데)시간은 단축되느냐?’고 묻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때 찍힌 도착 예정시각은 오전 12시55분이었다.

다른 도로로 진입한 뒤 톨게이트를 지나쳐 도착 예정시각을 확인하니 1시8분으로 13분이 늘어나 있는 것을 확인했다. 거리도 더 멀어지고 도착 시각도 지연돼 항의하려 했던 A씨는 이미 톨게이트 요금도 지불했고 ‘많이 나와봐야 7만원이겠지’ 하는 마음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후 기사가 ‘이제 내비게이션 찍었으니 자도 되지 않겠느냐’는 말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A씨는 뭔가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톨게이트 요금(1100원)이 결제됐기 때문이다. 톨게이트 요금은 이후에도 두 번이나 더 결제됐다(총 4900원).

톨게이트 요금 결제 안내가 네 번이나 나오자 기사도 멋쩍었는지 ‘동일 구간으로 택시 타 본 적 있느냐’고 물었다. A씨는 과거 여러 번 택시를 이용해 봤을 뿐만 아니라 톨게이트 요금을 낸 적도 없었는데 네 번이나 결제되는 건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자 택시기사는 ‘고객님이 이 길로 다녔다고 하지 않으셨느냐? 저는 잘못없다’고 항변했다. A씨가 “톨게이트 요금을 낸 적도 없고 50km 가는 데 4번씩이나 결제하는 건 이상한 거 아니냐? 구간단속 70km 구간으로 갔다고 했고 그 길이 맞다고 하셨는데 지나온 길은 구간단속이 없지 않았느냐”고 캐묻자 ‘고객님이 도로명을 몰라서 잘못 길을 든 것이고 저는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때는 이미 도착지에 거의 당도해가는 상황이라 더 이상 누구의 잘잘못을 가릴 수도 없었다.

자동결제 시스템으로 요금 지불 과정 없이 택시서 하차 중이던 A씨는 택시기사로부터 ‘길을 좀 돌아와서 요금이 많이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 이후 곧바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카드 결제 알림 문자메시지를 확인했다. 원래 택시 승차 전에 앱에 찍혔던 예상 금액인 6만200원보다 3만1200원이 초과된 9만1400원이 결제됐기 때문이었다.

‘뭔가 잘못된 건가’ 싶었던 A씨는 8만6500원의 요금이 택시 미터기에 찍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 톨게이트 요금 4900원까지 합산돼 정확히 9만1400원이었다. 즉, 미터기를 켠 채로 당초 앱에서 제시됐던 경로를 이용하지 않았으며, 승객에게 도로 변경을 유도한 후 톨게이트를 넘나들면서 의도적으로 먼 거리를 주행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어이없었던 A씨는 “어떤 사람이 킬로수 늘어나고 도착 시각이 지연되고, 톨게이트 요금을 4번이나 내면서 호출 금액의 50%를 더 지불해야 하는 길로 요청하겠느냐?”고 항의했다. 택시기사는 ‘그 길로 다닌다고 해서 (그 길로)온 것이니 (내)잘못은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해당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다. 이날 택시기사는 A씨가 평소 다녔다는 ‘구간단속 70km 카메라가 있는 도로’가 아닌 다른 도로를 이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A씨에 따르면 이날 택시는 대부분의 구간을 100km 이상의 속도로 달렸으며 단 한번 과속단속카메라를 지났다. 

게다가 동일 구간서 6만원 초반대의 요금이 나온다는 걸 빤히 알고 있는 A씨로선 택시기사의 무책임한 주장을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었다. 

결국 A씨는 해당 사연을 국내 최대의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택시요금…과다청구 맞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미리 죄송하다”는 그는 “호출하자마자 택시 잡힘. 몇 초 만에 탑승 중으로 바뀜(미탑승 상태). 6만200원에 호출했는데 8만6500원 나옴. 평소 톨비 낸 적 없는데 4번 결제됨(총 4900원). 택시비 톨비 합쳐서 9만1400원 나옴(평소 6만2000원). 50km 거리를 70km 걸려서 도착. 본인이 길 변경에 동의해 기사님은 잘못 없다고 함”이라고 간략 정리글을 올렸다.

그는 “제가 길 변경에 동의했기 때문에 호출했던 금액보다 약 50% 초과된 비용을 지불하는 게 맞는지, 과다청구는 아닐지 궁금하다”며 보배 회원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한 회원은 “덕소서 부천 가는 데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태웠다. 저걸 모르고 그랬다면 택시 자격증 회수해야 한다”고 A씨를 두둔했다.

다른 회원도 “출퇴근 시간에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 엄청 막힐 때야 돌아가고, 톨게이트 요금 여러 번 내는 거 감수하고도 빠르기 때문에 타는 게 외곽도로인데…밤 12시라면 너무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다른 회원은 “해당 구간의 일반 경로는 덕소~북부간선도로~내부순환로~자유로~중동 및 송내IC나 내부순환로가 꾸물거릴 경우 조금 돌아가면 덕소~덕소IC(서울양양고속도로)~올림픽대로~경인고속도로~중동 및 송내IC”라며 “택시기사가 작정하고 돌아간 경우라면 덕소~구리IC~의정부IC~고양IC~김포IC~중동 및 송내IC(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A씨는 “구리IC 통과하는 것은 확인했는데, 다른 톨게이트 요금 내는 곳의 간판은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반면 “뭘 이런 걸 다 올리느냐? 다음부턴 내비게이션 대로 가고 미리 탑승 중이면 취소하고 다시 부르시라”며 A씨를 지적하는 댓글도 달렸다.

회원 ‘RSOOOO’은 “호구 잡으려고 하는데 ‘나 호구다’ 하고 당해준 게 문제”라고 짚었다.


이날 <일요시사>는 A씨에게 택시의 이동경로 및 운수업체 정보 등 추가 취재를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haewoong@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