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2칸 주차’ 논란 포르쉐 차주 “차가 커서…이해해달라”

3칸 구역인데…SUV로 입주민 피해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한 아파트 입주민의 외제 SUV 포르쉐 차량 주차 문제로 인한 고통 호소글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5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두 칸 주차 포르쉐의 만행 추가본(사진 첨부)’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서울 은평구 소재의 아파트에 거주 중인 입주민이라고 밝힌 글 작성자 A씨는 “아무래도 사진을 첨부하는 게 여러 모로 이해를 돕기 편할 것 같아 사진을 첨부했고 추가적인 얘기를 적어볼까 한다”며 전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돼있는 포르쉐 차량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중간 라인이 보이진 않지만 두 칸을 사용하고 있고 옆의 공간은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세울 수 있게 배려했다는 말인 것 같다”며 직접 경차로 2대 주차가 가능한지 여부를 실험한 사진도 2장 게재했다.

A씨가 굳이 경차로 과연 문제의 주차 구역에 2대 주차가 가능한지 실험에 나선 데엔 이유가 있었다. 포르쉐 차주 B씨가 2대 주차가 가능하다는 실험 결과가 나온다면 해당 자리에 주차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A씨가 “그(소형차를 옆에 댈 경우 주차 불가한 상황)건 당신이 판단할 게 아니다. 두 대 대면 다시는 거기 주차하지 않을 건가요?”라고 묻자 B씨는 짧게 “네”하고 대답했다.

하지만, 직접 실험 결과를 사진으로 촬영해 인증했음에도 불구하고 B씨는 “전기차가 커서 옆 자리에는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제외하곤 다른 차를 댈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자리가 넓진 않지만 충분히 사람이 타고 내릴 정도의 자리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B씨는 ‘2대로 한번에 주차하는 실험을 해야지. 경차 1대로 (따로)하는 실험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따졌다고 물었다.

B씨 주장에 따르면 차주 아내도 소형차를 소유하고 있는 터라 주차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혹시나 오해가 있으실까 설명드리고 지속적으로 이렇게밖에 할 수 없음을 길게 설명드린 점 양해 부탁드린다”며 차량 내부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어라운드뷰와 후방 카메라 사진 및 전방 주차 사진을 보냈다.

촬영된 어라운드뷰 사진을 보면, 해당 차량은 너비가 커서 오른쪽 주차 라인을 아예 넘어선 모습이다. 운전자의 원활한 하차를 위해 왼쪽 주차 라인 안으로 대긴 했으나 반대편 라인을 침범했다. 결국 옆 주차 공간은 주차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A씨도 “저는 (아파트)분양받아서 3년 넘게 살고 있고, 일반 자리에 대면 충분히 가능할 텐데 왜 굳이 소형차 자리에 주차하시려는 거냐?”며 “소형차 자리에 두 자리 먹고 주차하시면 그 소형차가 일반 두 자리를 차지한다곤 생각 못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B씨는 “여기가 소형차 자리냐? 소형차 두 대도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 것으로 절대로 못 댄다. 알고 주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A씨는 “관리사무소에 가서 확인했다. 소형차 자리 맞으며 두 대를 충분히 댈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맞받아쳤다.

일반 주차 자리에 차를 대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은 B씨는 “너무 공간이 작아 오히려 다른 차들이 문을 열지 못할 정도라 그게 더 다른 입주민분들께 피해가 된다”고 대꾸했다.

A씨가 “현재처럼 소형차 자리에 대는 행동이 더 피해다. 주차비는 두 배 내시느냐”는 지적에 B씨는 “소형차를 세워도 옆에 아무 차도 대지 못한다. 이건 팩트”라고 반박했다.

그는 “저 자리는 소형차 자리냐? 중형차 자리냐? 그건 관리사무소서 정해야 할 것 같다. 여기 살면서 저 구역에 3대가 주차돼있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다”며 “당연히 3대 주차 못하고, 안에 있는 사람은 절대 나오질 못한다. 앞으로 개인번호로 연락하지 마시고 관리사무소에 말씀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제가 ‘아파트 살면서 누가 문을 활짝 열고 타고 내리느냐? 다들 어느 정도 내릴 공간되면 배려하면서 사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더니 결국 화제를 전환하며 말을 돌렸다”고 허탈해하기도 했다.

그는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중엔 제 생각과는 달리 ‘오지랖이다’ ‘다른 자리 있는데 굳이 왜?’ 등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생각보다 둥글둥글한 성격이 아닌 건 알고 있다. 보안관이냐고 묻는 분들도 있던데 아니다. 그냥 입주민”이라고 대꾸했다.

“제가 사는 곳, 제가 일하는 곳 등 알게 모르게 저도 피해를 받는 일에 대해선 그냥 넘어가진 않는다. 해볼 거 해 보고 알아볼 거 알아보고 부딪히는 편”이라는 A씨는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줬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정정하는 만큼 피해받기 싫어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입주 초기부터 아파트 단지가 작아 주차 공간 부족으로 인해 민원이 많고 주민들간 상당히 예민하다. 얼마 전엔 1세대 2주차 반대 투표도 한 걸로 봐서 더 그렇다”며 “특히 요즘은 장마철이라 누구나 야외보단 지하주차장을 선호한다. 문콕도 싫다. 그래도 기본적인 매너는 지켜야 서로 얼굴 붉히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마무리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현행 국내 아파트 주차면 규정은 너비는 2.5m, 길이는 5.0m 이상이 돼야 한다(확장형의 경우 2.6m 이상, 5.2m 이상). 단, 2019년 3월 이전의 지하주차장의 경우는 너비 2.3m 이상이다.

하지만 해당 차량의 너비는 1.98m, 길이는 4.93m로 주차 후 하차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반면 A씨가 실험했던 차량의 경우 너비 1.59m, 길이 3.59m로 하차에 크게 지장이 없어 보인다. 결국 해당 구역은 소형차 전용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해당 글은 이튿날(16일) 218명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 기어이 ‘커뮤니티 인기글’에 올랐다(오후 4시40분 기준). 보배 회원들은 “경차 전용 표시가 없으므로 아파트 관리소 잘못 아니냐” “포르쉐가 잘못했네”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닌가?” 등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내고 있다.

한 회원은 “근데 왜 경차 전용 표시가 없는 거냐? 저런 사람들 때문에라도 경차 전용 표시를 해야 한다. 관리사무소에 요청하시라”고 조언했다.

다른 회원은 “관리실 잘못도 있다. 경차 전용 표시만 있었어도 포르쉐가 주차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글쓴이님이 옳은 일 하신 건 맞다”고 응원했다.

A씨는 “2대를 대던 못대던 포르쉐가 다른 곳에 주차하면 되는 거 아닌가? 경차는 알아서 2대 댈 것 같은데…”라는 댓글에 대댓글로 “제 요점이 그거다. 저 구역이 경차 전용이던 일반 전용이던 두 자리를 쓰지 말라는 게 팩트”라며 “저기가 경차 자리 맞느냐. 왜 기분나쁘게 개인번호로 연락하느냐 등 엄청 물타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회원은 “경차가 들어가도 딱 맞게 주차되는 곳인데 포르쉐가 들어가니 다른 차가 주차 못하지. 내려서 봐도 이상함을 못 느끼나? 주차칸이 왜 있는지 생각 안하는 이기적인 사람인 듯”이라며 A씨를 두둔했다.

다른 회원도 “포르쉐 차주, 좁고 넓고를 떠나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어찌 독불장군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시는 거냐? 더불어 어울려 사는 세상,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했다”고 거들었다.

이밖에도 “생긴 것만 봐도 사이즈가 작은데 누군가 지적했으면 그냥 미안하다고 하면 끝날 일을 주저리주저리하고 있다” “차를 모시고 사는 부류들의 공통적인 모습으로 다른 차량이 주차하지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저러는 것”이라는 댓글도 달렸다.

앞서 지난 2022년 9월19일에는 차량 규격을 제한해 아파트 주차장의 이용을 제한하는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의 규정 적용은 정당하다는 사법부의 판단이 나왔던 바 있다.

부산지법 제9민사부(재판장 신형철 판사)는 부산 동래구 모 아파트 입주민이 아파트 입대의를 상대로 제기한 주차 등 방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너비 2m, 길이 5.92m의 차량 소유자였던 원고는 입대의가 주차 가능 차량 범위를 ‘등록 제원상 너비 2m 이하, 길이 5.3m 이하의 차량’으로 제한하자,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개정 주차 규정의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반된다거나 집합건물법의 규정 취지에 반해 구분 소유자의 소유권을 필요로 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정도로 사회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 아파트는 전체 1420세대로 현재 주차공간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에서 아파트 입주자 등이 한정된 주차구역을 균등하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차장 이용을 제한하는 조치가 일정 범위 내에서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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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