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품절’ 치솟는 계란값 민낯

한판 7000원 진실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최근 계란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매년 계란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는 모양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상승 원인으로 유통 과정에서의 거래 관행과 구조적 문제를 지목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특란 30개 기준 연평균 소비자가격을 보면 2021년 6949원에서 2022년 6629원으로 320원(약 4.6%) 하락했고, 2023년에는 6491원으로 다시 138원(약 2.1%) 떨어졌다. 이후 2024년에는 6560원으로 69원(약 1.1%) 상승하며 반등했고, 2025년에는 6787원으로 227원(약 3.5%) 올랐다. 이처럼 계란 한 판 가격은 최근 몇 년간 6000원대 중후반 수준에서 움직이며 등락을 반복해 왔다.

갈수록
오름세

다만 올해 들어 상승 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26년 현재 계란 소비자가격은 약 7045원 수준으로, 전년 평균 가격(6787원)과 비교해 약 258원(약 3.8%) 상승했다. 특히 1년 전 같은 시기(약 6041원)와 비교하면 1000원 이상 오른 수준으로, 상승률은 약 16%에 달한다.

계란은 대표적인 생활 필수 식품으로, 가정에서의 소비뿐 아니라 제과·제빵과 외식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만큼 가격 변동이 체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최근 외식 물가와 가공식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계란값까지 오르며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

현재 계란값 상승의 주요 원인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공급 감소다. 겨울철을 중심으로 AI가 확산되면서 산란계 살처분 규모가 크게 늘었고, 이로 인해 계란 생산량이 감소했다. 계란은 생산과 소비가 거의 동시에 이뤄지는 신선식품 특성상 공급 변화에 따라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는 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 등 생산비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 산란계 농가의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산지 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였고, 이는 소비자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

봄철을 앞두고 외식과 가공식품 수요가 증가하는 계절적 요인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계란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급 요인만으로는 산지 가격과 소비자 가격 사이의 격차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계란값은 단순히 생산량과 수요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다.

실제 유통 과정에서는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며 가격이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계란은 ‘농가, 집하·선별업체, 도매상, 소매(마트·시장)’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유통된다.

이 과정에서 물류비와 선별·포장 비용, 파손 등에 따른 손실 비용이 더해지며 가격이 단계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다만 문제는 이런 비용이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계란은 신선식품 특성상 운송과 보관 과정에서 일정 비율의 파손이나 품질 저하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를 반영해 유통 단계에서 비용이 붙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평균 10% 이상 손실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손실 규모와 비용 반영 방식은 거래 주체 간 협의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가격 형성 과정을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

후장기·DC 등 거래 관행이 원인?
판매가 두고 ‘네 탓’ 엇갈린 주장

계란 거래는 일반적인 상품 거래 방식과 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후장기’로 불리는 사후정산 방식이다. 이는 농가가 계란을 먼저 유통업자에게 넘긴 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정산을 받는 방식으로, 거래 시점에 가격이 확정되지 않는 구조다.

후장기 거래에서는 유통업자가 도매나 소매 단계에서 판매를 마친 이후, 판매 가격과 손실 등을 반영해 농가에 지급할 금액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고시 가격이나 시세를 기준으로 일정 금액이 차감되며, 농가는 최종 정산 시점이 되어서야 실제 수취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거래 당시에는 수량과 품목만 기록되고 가격이 확정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DC(Discount,할인)’ 방식이 함께 작용한다. 유통업자는 고시된 산지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를 진행한 뒤 유통비, 손실 비용 등을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차감하고 농가에 지급한다.

이로 인해 고시 가격과 실제 농가 수취 가격 사이에는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일부 현장에서는 고시 가격 대비 상당한 수준의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같은 거래 방식은 가격 형성 과정에서 유통 단계의 영향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농가 입장에서는 납품 시점에 가격을 확정할 수 없기 때문에 협상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고, 유통 단계에서 가격이 조정되는 구조가 굳어진다.

또 계란 가격은 오랜 기간 생산자단체가 발표하는 산지 가격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원래는 참고 지표 성격이었던 고시 가격이 실제 거래 기준으로 활용되면서, 가격 결정 구조가 일정한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유통 단계에서는 이 고시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이후 정산 과정에서 조정되는 방식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결국 계란값은 생산 단계에서 결정된 가격이 그대로 소비자 가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유통 단계에서의 비용 반영과 거래 방식, 가격 기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형성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중간에
마진은?

계란값 상승의 원인을 둘러싸고 생산자와 유통업계 간 입장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가격이 오른 원인을 두고 각 주체가 서로 다른 배경을 지목하면서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산란계 농가 측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공급 감소를 계란값 상승의 원인으로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동절기 동안 수백만마리에서 많게는 1000만마리에 이르는 산란계가 살처분되면서 생산 기반이 크게 약화됐고, 이로 인해 계란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하루 약 5000만개 수준이던 계란 공급량이 수백만개 단위로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농가는 살처분 이후 곧바로 생산이 재개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공급 감소 영향이 장기간 이어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병아리를 다시 입식해 계란을 생산하기까지 최소 수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간에 수급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농가들은 생산비 상승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료 가격이 국제 곡물가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크게 오른 데다 인건비와 전기료 등 운영 비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면서 생산단가 자체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조사에서는 계란 1개당 생산원가가 170원대 후반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산지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 때문에 농가 측에서는 현재 가격 수준을 두고 ‘폭등’이 아니라 ‘정상화 과정’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과거에는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았고, 최근 가격 상승은 최소한의 비용을 반영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일부 농가에서는 연평균 수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거나 적자를 기록하는 사례도 있는 만큼, 가격 상승을 단순히 이익 확대와 연결 짓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상화 과정?
진짜 이유는?

또 생산자단체의 가격 고시와 관련해서도 농가 측은 이를 강제성이 없는 참고 지표로 보고 있다. 실제 거래 가격은 개별 농가와 유통업자 간 협상을 통해 결정되는 만큼, 최근 가격 상승 역시 인위적인 조정이 아니라 공급 감소에 따른 시장 반응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유통업계는 다른 시각을 내놓고 있다. 일부 농가가 공급 부족을 이유로 기존 거래 가격에 더해 웃돈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통 단계에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기준가격에 더해 개당 10~20원 수준의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매입 단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비용 상승이 곧바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강조했다.

대형마트와 식자재마트 등 주요 판매처는 납품 단가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는 데 제한이 있어, 상승한 매입 가격을 유통업체가 그대로 전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기준가격과 실제 거래 가격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고, 유통 단계에서 일정 부분 비용을 떠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계란이 소매 유통 과정에서 ‘미끼 상품’처럼 활용되는 점도 유통업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부 식자재마트의 경우 소비자 유인을 위해 계란을 낮은 가격에 판매하면서 납품업체에 원가 수준 또는 그 이하의 가격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관행이 지속되면서 정상적인 계란 가격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계란이 갖는 특성상 발생하는 손실 비용도 유통업계가 떠안고 있다고 호소했다.

계란은 운송과 보관 과정에서 파손이나 품질 저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한 손실과 선별·포장 비용, 물류비 등을 고려하면 실제 마진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는 결국 이 과정에서 가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기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커지는 업계 담합 의혹
정부 가격 체계 대수술

정부와 공정거래 당국은 생산자단체가 발표한 산지 가격이 시장에서 사실상 기준 가격이 되면서 경쟁을 제한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가격 고시 이후 일정 수준 이하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을 키웠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대한산란계협회가 지역별 산지 가격을 고시하고, 이 가격이 거래 기준처럼 활용되면서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검토 중이다.

특히 가격 상승 시점과 관련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이전부터 가격이 상승한 점도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 단순한 수급 변화 외에 가격 형성 과정에서 인위적인 요인이 작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도 계란 유통 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에 나선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산지 가격을 공공기관이 조사·발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가격 검증을 위한 별도의 위원회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처럼 민간 단체가 가격을 고시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가격 형성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거래 방식 역시 손질할 예정이다. 농가와 유통업자 간 거래에 표준계약서를 도입해 가격, 규격, 손실 반영 기준 등을 사전에 명시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동안 사후정산 방식으로 이뤄지던 거래 관행을 개선해 가격 결정 시점을 앞당기고 분쟁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목적에서다.

수급 안정 대책도 병행되고 있다. 정부는 산란계 사육 기반을 확대하고, 계란 가공품을 비축했다가 가격이 상승할 경우 시장에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급이 줄어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계란뿐 아니라 돼지고기 등 다른 축산물 유통 구조에 대해서도 가격 담합과 재고 관리 문제를 점검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가격 형성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불투명한
유통 구조

한 유통업계 관계자 A씨는 “가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단계별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구조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싸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이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다 보니 문제가 매년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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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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