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중 환경미화원, 정차 차량에 다가가 꾸벅 인사한 이유

차내 쓰레기인 줄 알았으나 음료수였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25일 오전 6시31분, 왕복 4차선 도로를 주행하던 BMW 차량이 사거리 앞에서 적색신호를 받아 정차했다. 마침 도로 옆 인도에는 젊어보이는 환경미화원 남성 한 명이 제초 작업된 잔디를 쓸어내고 있었다.

무심한 듯 할 일을 하던 환경미화원은 잠시 후 BMW 차량 쪽을 바라보는가 싶더니 이내 도로 쪽으로 걸어나와 차량으로 다가갔다.

당시 BMW 차량 뒤에 있던 차량으로 추정되는 블랙박스 영상에는 앞 차량의 조수석 창문 너머로 비닐봉지를 흔드는 모습이 담겼다.

차량 내에 있던 쓰레기를 처리해달라는 것으로 여겼던 뒷 차량 운전자는 ‘와, 청소하느라 바쁜데 자기들 쓰레기까지 부탁하다니, 너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튿날,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고 밝힌 뒷 차량 운전자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출근길에 미화원에게’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공개된 당시 상황은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이어졌다.


아무 거리낌없이 다가간 환경미화원에게 건네진 것은 쓰레기 뭉치가 아닌 음료수였다. 비닐봉지는 음료수를 받아든 환경미화원은 감사 표시로 꾸벅 인사를 한 후 다시 인도 쪽으로 올라가면서 영상은 종료됐다.

A씨는 “처음 비닐봉지 내밀 때 아래쪽을 잡고 계신 걸로 봐선 아마도 봉지 안에 음료수가 들어있던 게 아닐까 싶다”며 “막상 드리려니 봉지 버리는 것도 일일까 싶어 음료수만 따로 빼서 드린 것 같다. 대단하신 분들”이라고 추켜세웠다. 

훈한한 영상을 접한 보배 회원들은 “이런 글 좋다. 추천 꾸욱!” “멋진 분이었네요” “사람 사는 세상” “오~! 멋집니다. 기분 좋아지는 영상 감사합니다” “욱하려다가 뻘쭘했다” “욕하러 왔다가 추천 박고 갑니다” “반전을 노린 거군요” 등 훈훈하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반면 환경미화원이 도로를 가로지르도록 했던 BMW 차량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한 회원은 “아무리 선의라고 해도 위험하게 길 한가운데로 사람 불러서 주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 진짜 생각이 있어서 준 거라면 옆에 차를 대고 드렸어야 했다”며 “내리지도 않고 창문 열고 건네는데 미화원분 반응도 어거지로 감사 인사하는 게 보인다. 안 주느니만 못했다고 본다”고 직격했다.

해당 댓글에 A씨는 “우측 2차선은 우회전 차량들 때문에 주정차는 잘하지 않는 곳으로, 정차 중 순간적으로 음료수라도 드려야겠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은데 모양이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건방 떤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다른 회원은 “너의 댓글도 조금은 공감은 한다. 근데 다른 사람들 댓글 봐봐라. 최소한 반말은 하지 않는다”며 비경어체 댓글을 지적했다.

또 다른 회원은 “이 댓글이 정답인데 반대수가 많은 게 씁쓸하다. 당사자는 아랫사람에게 선심쓰듯 음료수 주는 거 건네받는 기분일 것 같다”며 “동정받는 것 같기도 하고 저 같으면 기분이 좋지 않았을 듯”이라고 반대 의견에 동조했다.


회원 ‘커피는OOOOOO’는 “이게 훈훈하다고 느끼는 분들은 환경미화원을 낮게 보는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만약 미화원 월급이 한달에 1000만원이라고 한다면 과연 저런 행동이 나올 수 있을까요? 훈훈하게 느껴지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다른 회원이 “제가 보기엔 환경미화원분을 낮게 보기보다는 거리 정화를 위해 고생하시니 음료수를 드린 좋은 뜻인 것 같다. 가끔 자신이나 타인을 위해 고생하시는 분께 음료수 쯤은 건네지 않느냐? 훈훈한 마음으로 생각해 달라”고 훈수하자 그는 “우릴 위한 것도 아니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아닌 평범한 직업으로 지나가다가 보도블럭 공사하는 분들게 고생한다고 음료수 건넸다고 하면 비슷한 감정일까 하는 것”이라며 “다르게 느낀다면 편견”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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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