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정몽규 후보가 26일, 신문선(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허정무(전 축구대표팀 감독) 후보의 추격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에 당선됐다.
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서 열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서 유효투표 수 183표 중 156표(85.2%)의 압도적 표 차이로 신·허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신 후보는 11표, 허 후보는 15표를 득표했다.
이날 4연임을 확정지은 정 당선인은 오늘부터 즉시 새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정 당선인의 임기는 2029년까지다.
정 당선인은 투표에 앞선 소견 발표서 “결자해지의 각오로 축구협회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 1월8일 예정됐던 선거가 두 달 가까이 미뤄지면서 안타까운 심정도 있었지만 현장서 더 많은 축구인들을 만날 수 있어 보람되고 감사한 마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선거인단은 192명이지만, 그보다 몇 배의 축구인들을 만났다. 앞으로 제가 바꿔야 할 것들에 대한 조언도 받았으며 그 동안 현장과 소통이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했다”며 “당선되면 더 낮은 자세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챙기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보게 됐으며 내부 쇄신을 통해 축구협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현장서 열심히 뛰는 축구인을 발탁해 쇄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신 후보는 “(선거운동 동안)직전 집행부인 제54대 회장 정 후보의 심각한 행정적, 도덕적, 재정적 문제들을 공유했다. 12년 동안 축구협회 이미지는 무능, 불공정, 비상식적인 행정, 특정 대학 카르텔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축구협회는 옳은 지적과 비판에도 반성이나 쇄신을 노력하지 않은 채 ‘축구 농단’을 거듭했다. 내가 회장이 된다면 공정하고 투명하게 축구협회를 이끌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가장 시급한 건 돈을 버는 협회가 되는 것”이라며 “축구협회 매출을 1000억원에서 2000억원을 넘어 5000억원까지 도전하겠다. 축구와 축구 이미지를 팔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표에 나섰던 허 후보는 “열화와 같은 변혁의 열망을 모아 축구협회를 과감하게 개혁해 한국 축구를 선진 축구 강국들과 당당히 경기하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며 “월드컵 8강 이상을 목표로 FIFA 랭킹 톱10에 진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축구인으로서 파주트레이닝센터와 용인축구센터를 설립한 경험이 있다. 대기업 회장이 아니기 때문에 더 자유롭게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후원을 끌어내는 걸 발로 뛰면서 증명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단 한 번의 임기만 수행해 미래 세대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투명하고 건강한 축구협회를 만들어 한국 축구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신명을 바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관심을 모았던 축구협회장 선거가 정 회장의 압도적 승리로 나오면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결국 정몽준 전 축구협회장을 필두로 한 이른바 ‘31년 현대가(家)’의 벽을 넘지 못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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