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아동학대 피소 손웅정

훈육이냐 체벌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손웅정 감독과 그가 운영하는 ‘손축구아카데미’의 코치진이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됐다. 손 감독은 일부 욕설 및 체벌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고소인의 일방적인 주장에 반박 입장을 내놓으면서 진실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손 감독이 아동학대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과거 손흥민을 혹독하게 훈련시켰다며 인터뷰했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유소년 축구 훈련기관 ‘손축구아카데미’서 손 감독과 코치진이 소속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됐다. 지난 2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손 감독과 A 코치, B 코치 등 3명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뚜렷한
폭행 흔적

해당 사건은 지난 3월19일, 아동 C군 측이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던 지난 3월9일 A 코치가 C군의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고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고소인 측이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바에 따르면, 당시 경기서 진 C군팀 선수들은 패배했다는 이유로 A 코치로부터 정해진 시간 내에 골대서 중앙선까지 20초 안에 뛰어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C군을 비롯한 4명이 제 시간에 들어오지 못하자 엎드린 자세로 엉덩이를 코너킥 봉으로 맞았다고 진술했다.

손 감독으로부터도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이었던 지난 3월7일부터 12일까지 훈련 중 실수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들었으며, 경기는 물론 기본기 훈련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욕을 먹었다는 내용이 진술에 포함됐다. 

또 아카데미 소속 선수들이 함께 사는 숙소서 B 코치에 의해 엉덩이와 종아리를 여러 차례 맞았고, 구레나룻을 잡아당기거나 머리 부위를 맞았다는 주장도 진술서에 담겼다. 

C군의 아버지 D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서 “내 자식이 맞았다는 데 실망감이 컸고, 아들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생각하면 화가 나고, 이런 사례가 더는 나오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D씨는 “아이들의 꿈을 위해 부모까지 나서서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데 손축구아카데미서 폭언과 폭행이 행해진 현실이 참담하다”며 “더 이상 다른 피해자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D씨는 올해 3월7∼12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 C군의 허벅지에 멍 자국을 발견하고는 그간 맞은 횟수를 적어보라고 했다. 

C군은 A 코치 엉덩이 1번, 속상하고 기분이 나쁨, B 코치 꿀밤 4번, 발 엉덩이 6번, 귀 당기기 2번, 구레나룻 2번이라고 적었다. D씨는 “어두워지는 아들의 표정과 어딘지 모르게 위축된 모습에 그저 ‘훈련이 힘든가 보다’ 짐작할 뿐이었지, 숙소와 경기장서 이 같은 일을 당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구타로 허벅지에 피멍
“수억 원 합의금 요구”

그렇게 사건을 알게 된 D씨는 곧장 아카데미에 전화했으나 관계자로부터 “아이들끼리 엉덩이 맞기 게임을 하다 생긴 멍”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D씨는 “그저 인정과 사과를 바랐을 뿐인데 이런저런 말로 상황을 무마하려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기억했다. 그는 “애들한테 윽박지르고 때려서 어떻게든 알려줄 수는 있겠지만 엄격한 것과 폭언·욕설로 겁을 주면서 운동을 시키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뭐 하는 짓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로서 아들이 이렇게까지 축구를 배워야 하는지 고민의 연속이었다”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면 그냥 이 정도는 참자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사건을 수사한 강원경찰청은 손 감독 등 3명을 지난 4월 중순께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손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아카데미 훈련 도중 있었던 거친 표현과 체력 훈련 중 이뤄진 체벌(엎드려뻗쳐 상태서 플라스틱 코너 플래그로 허벅지 1회 가격)에 관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손 감독은 “다만 고소인의 주장 사실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밝히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하고, 이런 논란을 일으키게 된 점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면서 “사건 발생 이후 아카데미 측은 고소인 측에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4월 중순
검찰 송치

손 감독은 “고소인 측이 수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현재 별도의 합의 없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공정한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그 당시 있었던 일과 이후 경위는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기억과 말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늘 기본기를 강조하고, 오랜 시간 기본기 훈련을 시킨다”며 “이 시간은 아이들에게 보통 힘들고 지루한 것이 아니지만 그 순간을 극복해야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기에 저는 나태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에게는 불호령을 내리고 집중력을 끌어올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물론 운동장서의 제 모습에 아이들은 처음에 겁을 먹기도 한다”며 “그래도 훈련 시간이 끝나면 아이들의 수고에 칭찬과 감사함을 전하는 것 또한 반드시 잊지 않고, 아이들은 선생의 진심을 금방 알아채기 마련이라 이내 적응해 저를 따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것을 하지 않았다고 할 생각도 없고,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할 생각 또한 없다”며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카데미 모든 구성원이 고민하고 또 고민해 아이들이 운동장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훈련에 몰입할 수 있도록 또 다른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아동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중심 류재율 변호사는 “가해자 측은 본인들 입장서만 최선을 다해 미화하고 이를 입장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마치 본인들은 잘못이 없는데 고소인 측을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이는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 감독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연락도 전혀 없는 상태서 변호사를 통해 처벌불원서 작성, 언론 제보 금지, 축구협회에 징계 요청 금지를 합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고, 피해자 측에서는 분노의 표현으로 감정적으로 이야기한 것일 뿐 진지하고 구체적인 합의금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류 변호사는 “일회적인 피해로 신고한 것이 아니고 부모를 떠나 기숙까지 하며 훈련받았는데 지속해서 이뤄진 학대 행위를 참고 또 참다가 용기 내 알리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복적으로?
연루된 친형

이번 손축구아카데미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에 연루된 코치 중 1명은 손흥민의 친형인 손흥윤 수석코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C군이 인천 동부해바라기센터에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손 감독 부자를 포함한 코치진은 아카데미 소속 선수들에게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폭언과 욕설·폭행 등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손 수석코치는 C군에게 욕설을 하거나 체벌을 가해 전치 2주 부상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진술서에는 손 수석코치가 아이들에게 가한 학대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C군에 따르면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이었던 지난 3월9일에 손 수석코치는 C군을 비롯한 4명의 아이에게 폭행을 가했다. 당시 제한시간 안에 골대 사이를 반복해 뛰는 훈련 중 코치진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엎드리게 한 뒤 코너킥 봉으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구타했다는 것이다. 

C군은 “(손흥윤 코치가)못 들어오면 맞는다고 했는데, 장난으로 하신 말인 줄 알았지만 네 명이 맞았다”고 진술했다.

진술서에는 손 수석코치가 웃으면서 허벅지에 멍이 든 C군에게 “너는 잘못 때렸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C군은 구타로 인해 허벅지에 피멍이 들었고 같이 구타당한 다른 아동은 한동안 걷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손 감독이 아이들에게 욕설했다는 진술도 나온다. C군은 “3월7일에 일본 가고 나서 패스 게임을 하다 실수로 못 올렸다고 손웅정 감독님한테 욕을 먹었다”며 “‘야 XXX야. 잘 살피라고 XXX야’ 하면서 목을 잡고 밀어냈다”고 했다.

과거 손흥민을 혹독하게 훈련시켰다며 인터뷰했던 손 감독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손 감독의 혹독한 교육법은 그의 아들 손흥민에게도 활용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손 감독은 지난 2022년 12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기본기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흥민이는 초3부터 중3까지 6년간 매일 6시간씩 기본기 훈련만 했다”며 “이걸 보고 누가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다” “제가 너무 혹독하게 하니까 그런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학대 내용 자세하게 진술
“시대 변화 못 읽어 반성”

그러면서 “저는 아주 단순했다” “가장 중요한 건 행복이었다”며 “행복해지려면 자기가 운동장서 축구를 잘해야 하지 않나 저는 단순히 그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에 손 감독이 발간한 저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서도 체벌에 관한 언급이 나와 있다. 

그는 “성서를 보면 ‘아이의 마음속에 어리석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유대인들은 아직도 아버지가 자식을 체벌한다”며 “체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아이에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라고 정해줘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는 끝까지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혼을 내고 반드시 사후 수습을 해야 한다”며 “감정에 휘둘려 혼을 내거나 인격을 훼손하지 않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것들을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자신을 만든 건 손 감독의 ‘사랑의 매’였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프로 2년 차였던 지난 2011년 인터뷰서 “어렸을 때 엄청 많이 맞았다” “아버지가 지금 와서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많이 맞았다”면서 “그건 똑같은 실수를 반복시키지 않기 위한 사랑의 매였다” “아빠가 없었으면 이 자리에 저는 없었다” “아빠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손흥민은 손 감독의 저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 대해서도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손 감독의 손축구아카데미는 강원도 춘천시 동면 7만여㎡ 부지에 축구장 1면, 유소년축구장 2면, 실내구장 등을 갖췄다. 2016년 이래로 170억원에 이르는 건립 비용은 대부분 손흥민이 유소년축구 발전을 위해 낸 기부금으로 충당했다. 

현재 손축구아카데미 유소년 선수 반에는 48명, 취미반에는 100명 안팎이 배우고 있다. 코치는 손흥민의 형 손흥윤을 비롯해 6명이다. 손 감독은 손흥민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영국 런던 생활을 오래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손축구아카데미서 가능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해왔다. 

손축구아카데미에는 손 감독이 손흥민을 키우며 정교화한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 

손 감독은 지난달 <읽고 쓰고 버린다> 저자 사인회서 “모두 내가 배웠던 것과 다른 식으로 흥민이를 가르쳤고 그 방식 그대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기본기 교육을 특히 강조한다. 반복적인 기본기 훈련은 성장 뒤 다양한 경기 환경서 응용 동작으로 연결된다. 

혹독한 훈련
발언 재조명

손흥민은 과거 “아버지가 선수들하고 운동하시는 것을 보면 환상이 깨지는 분들이 많다” “부모님들이 거친 말을 아끼지 않는 아버지를 보면 기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손 감독은 “축구는 책상서 공부하는 것과 다른 세계다” “상대가 있고, 투쟁심이 없으면 경기서 진다” “지도자가 때로 애정에 바탕해서 아이들을 혼낼 수도 있다”고 말해왔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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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보기관 불화설 예고된 내막

한·미 정보기관 불화설 예고된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한·미 정보기관 간 파열음이 심상치 않다. 오해에서 비롯된 갈등이 나아진 상태라곤 하지만, 미국은 아직 확실한 관계 개선의 시그널을 보내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에서는 대미 투자 지연과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사례를 비춰 봐도 동맹국 정보기관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표출된 적을 찾아보기 힘들기에 더욱 그렇다. 정보기관은 동맹국들과의 대북 첩보 및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해외 정보를 공유한다. 한·미·일이 북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실무그룹(trilateral working group)도 같은 의미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각국 고위 관계자 수십명이 한데 모이는 중요한 자리다. 국가정보원은 이 조직에서 지난 6월부터 배제됐다. 문제는 국정원이 아닌 군 정보기관도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다 이 지경 미국이 국정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갖기 시작한 건 지난 2024년부터다. 당시 한국 정부를 위해 정보 수집 등 활동을 한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로 기소된 수미 테리 전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사건이 시발점이었다. FARA는 외국 정부 등을 대리해 활동할 경우 법무부 장관에게 반드시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연방 검찰은 테리 전 연구원이 “국정원의 자금 직원이 자신의 급여에 직접 기여한다는 점을 인식했고 해당 자금이 국정원 최고위층(the highest levels)에서 나온 자금임을 이해했다”고 봤다. 미 검찰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가 될만한 테리의 진술과 2023년 3월 한 카페에서 국정원 직원과의 만남 등 녹취까지 확보했다. 테리가 만난 관계자 A씨는 국정원 미국 지부장으로 알려졌다. 테리 측은 국정원이 윌슨 센터에 한국 관련 공공정책 프로그램 명목으로 최소 3만7000달러를 지원했다는 증거 등을 재판에서 배제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미 검찰은 지난 2022년 5월(1만1000달러)과 2023년 4월(2만6035달러) 등 두 차례에 걸쳐 주미한국대사관 명의의 수표로 윌슨 센터 기부금 계좌에 입금된 자금을 실제로는 국정원이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미 검찰은 테리의 공소장에서 익명으로만 표기했던 국정원 직원 3명의 실명과 소속, 이들이 썼던 직위를 공개했다. 한 정보기관 출신 관계자는 “해외 파트 소속 국정원 직원은 ‘화이트’로 외교관 신분을 가장해 활동하는데 이들의 신분을 미 검찰이 노출한 건 정치적으로 일부러 공개한 것”이라며 “미국도 우리나라 지부가 다 있고 비슷한 행위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나 동맹국이기에 믿고 넘어간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도 미국의 강경 모드에 한몫했다. 미국의 북한 핵시설 등 위성 정보와 관련한 공유 제한 조치도 6개월 넘게 유지되고 있다. 이재명정부는 정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이 공개 정보에 기반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공유한 기밀 정보가 유출됐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미, 대북 관련 일부 정보 국정원 공유 거부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회의 참석에도 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6월 말 워싱턴에서 개최된 5차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실무그룹 회의에 국정원 배제를 요청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이 회의는 2023년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핵협의그룹(NCG)과 함께 신설됐다. 가상자산 탈취 등 북한의 불법적인 사이버 활동을 감시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자금으로 전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출범한 3국 협의체다. 같은 해 일본 도쿄에서 1차 회의를 시작으로 긴밀히 유지돼 왔다. 협의체 출범 당시 분기별로 회의를 갖기로 했지만 2024년엔 두 차례, 지난해엔 딱 한 번만 개최됐다. 정보기관 출신 전문가들은 미국이 국정원만 참여 제한을 통보한 건 이례적이라고 분석한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북한의 동향 파악은 국정원에게 필수적이다. 휴민트(HUMINT·인간정보)는 우리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지만 신호·위성을 활용해 암호화폐를 추적하는 일은 미국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파악한 정보를 실무그룹 회의에서 미국와 일본 등이 파악한 신호 정보와 대조해 맞춰가면서 북한군이나 김정은의 동태를 파악하는 아주 중요한 회의다. 다시금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미 정보기관 간 협력에 먹구름이 지속되면서 통상·안보 현안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정원은 한·미가 현안을 두고 이견이 있을 때마다 물밑에서 풀어가는 ‘조율자’ 역할을 해왔으나 제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다른 부처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과의 대미 투자 협상에서 국정원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신을 전달했다는 보도까지 나온 바 있다. 산업통상부는 러트닉 장관의 발언 전달 사실을 부인했고, 국정원도 다른 부처에서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배제 조치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이 정보·방첩 분야에서 오랜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기를 기대한다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 11일 한·미 정보 협력이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이 현재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만 제공한다는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북한의 재래식 전력과 동향, 국제관계, 사이버·방첩 분야에서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정보의 공유가 제한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정보 제공 총량은 줄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주미대사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각) 강경화 대사의 국정감사 발언과 관련해 “기존 한·미 간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주미대사관은 이날 강 대사의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 언급 관련 보도 참고자료에서 “관련 언급은 백악관 고위 인사와의 소통이 본인이 원하는 만큼 되고 있지 않은 바, 더 긴밀하고 더 자주 있었으면 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주미대사관은 “한·미 간 소통에 대한 대사 스스로의 의욕이 높은 만큼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취지였다”고 부연했다. 구체적인 전날 발언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강 대사가 “백악관에 대한 소통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인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해명으로 보인다. 정말로 문제 없나 강 대사는 국민의힘 김건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 측근 인사 중 한미동맹을 앞장서 지원하는 이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 후 “국가안보회의(NSC) 또는 백악관 주요 인사들과 면담을 저도 자주 하고 싶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만큼 고위급 협의는 저도 좀 답답한 정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적을 받아들여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미대사관은 “한미동맹은 외교안보의 축으로서 정부는 이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고도해 나간다는 입장”이라면서 “오늘 대통령이 말했듯이, 국가간에는 각자 국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 이를 긴밀한 소통과 협의를 통해 조율하고 관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주미대사관은 전날 강 대사가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불의의 사고는 분명히 아니”라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가 기존에 밝힌 특정 표현이 맞는지에 대한 취지가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해당 사건을 ‘불의의 사고’라고 표현하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아직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강 대사가 다른 평가를 내놓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는데 이를 부인한 모습이다. 주미대사관은 “우리 정부가 기존에 밝힌 특정 표현의 의미는 크게 다친 부상 장병과 가족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이었고, 주미대사도 그런 차원에서 우리군이 피해를 본 데 대해서는 국민의 일원이자 대사로서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 정전협정 위반과 장병 피해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묻되, 한반도 긴장 완화 및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병행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군 정보기관 장성들, 지난 1월 미 정보부대 협력 행사 다수 불참 “미 국방부, 적절한 조치 고민…첩보 협력 제자리로 돌아가는 중” 한·미 정보기관 간 불협화음은 군에까지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 진영승 합참의장은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북핵 관련 핵심 정보 공유 여부에 대해 “일부는 제한되지만, 우리가 대비 태세에 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이 상황은 빨리 해소가 되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우리 군에는 제한되지만 국정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777사령부와 국군정보사령부가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뿐만 아니라 한·미 간 군 정보기관 협력에도 탈이 날 뻔했던 적이 존재했다. 지난 1월 미군 정보부대 초청의 리셉션 당시 국방정보본부, 정보사, 777사령부가 행사 참여에 어려워지자 한·미연합사 소속 정보장교들만 참석하고 있었다. 이 행사는 미 국방정보국(DIA)과 미 육군 정보보안사령부(INSCOM)가 한국 군 정보기관과의 교류 협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보고 준비했던 것이다. 군 정보기관 관계자는 “행사 장소를 본래 평택에서 진행하려 했던 걸 용산으로 옮겼고 정보 장군들의 모임으로 501정보여단장, 미8군 사령관, 미 육군 정보보안사령관이 참석해 행사를 격상시키고 대령급 이상의 한국군 고위 장성들을 일제히 초청하려 했는데 한국 군 장성 진급 발표로 인해서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국방정보본부장 및 정보부장 등이 불참했고 행사 참석을 거부한 장성도 있다. 정보사와 777에서 대령급 몇 명만 가면서 미군 측의 불만이 그나마 사그라 들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에도 빨간불? 다른 군 관계자는 “미 국방부가 이 사건으로 격노해 한국군과의 협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적절한 조치를 고민했다고 하는데 그게 대북 정보 협력 일부가 단절되는 사태로 이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현재 한·미 간 군 정보기관 간 정보 협력은 국정원처럼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려 노력 중이다. 일부 제한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