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도 못 가는 회사 골프장, 왜?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7.17 11:42:29
  • 호수 1540호
  • 댓글 1개

70대 이상 입회 불가
그럼 76세 오너는?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사조그룹의 비상장계열사인 ‘캐슬렉스 서울’ 골프장이 신규 회원에 연령 제한을 걸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70세 이상 고령자를 받지 않겠다는 회칙으로 인해 일각에선 ‘올해 76세인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도 가입이 어렵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캐슬렉스 서울(이하, 캐슬렉스)이 연령 차별 논란에 휩싸이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시정권고를 내리며 사업장을 ‘노시니어존’(No Senior Zone) 골프장으로 규정했다. 이에 해당 캐슬렉스 측은 “인권위의 권고와 현실이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반박했다.

노시니어존?

지난 5월 하남시 감이동에 위치한 캐슬렉스에서 회원권을 구매하려던 A씨는 클럽 측으로부터 거절당했다. 70세 이상이면 입회가 불가능하다는 회칙 때문이었다. 이에 A씨는 인권위에 부당한 연령 차별이라고 주장하며 진정을 넣었다.

그러자 인권위는 캐슬렉스가 70세 이상 회원 입회가 불가능하도록 제한한 행위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관련 회칙을 개정하는 등 시정하라는 권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캐슬렉스는 1986년 동서울CC란 이름으로 개장했다가 2002년 사조그룹이 인수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행정구역상 하남시에 속하지만, 서울 송파구 마천동과 맞닿아 있다.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고 이용 금액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회원 입회 문의가 많은 곳이다.


회원권 금액도 종류에 따라 7000만원대에서 1억원 초반대까지 다양하다. 1억1000만원대 회원권의 경우 배우자까지 회원 대우를 받는다.

다만 홀별로 굴곡이 심한 곳이 많아서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운영사 측이 관련 회칙을 만든 이유는 안전 문제 때문이었다고 한다. 골프장에 급경사지가 많아 고령자의 안전사고 위험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2024년 초 사측이 안건을 올리고 운영위원회 의결을 통해 70세 이상 고령자의 입회를 제한하는 회칙을 만들었다. 이른바, ‘노시니어존’을 만든 사조그룹 측은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저희가 입장을 전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고 답변했다.

70세 이상 신규 회원은 안 되지만, 기존 캐슬렉스 회원 중 상당수가 70세 이상 고령자라는 점도 형평성 논란을 가중시켰다. 2024년 11월 기준 회원권 보유자는 1901명인데 49.4%에 해당하는 940명이 70세를 넘겼다. 관련 회칙이 만들어진 후에도 70세 이상인 기존 회원들은 자격을 유지 중이다.

이 때문에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70세 이상 이용자의 사고 비율이 13.6%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연령과 사고의 인과성이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에 의거해 스포츠시설 이용에서 노인을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노시니어존 현상과 연관성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규정했다.

“안전 위해 회칙 신설”
차별에 인권위 나서

캐슬렉스 측은 “노시니어존 골프장이라는 표현은 말도 안 된다”며 “안전을 위해서 회칙을 신설한 것일 뿐”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권고문에서 근거로 든 사고는 2022~2024년에 국한된 사례들인 데다가 실제 보험 처리하지 않은 사고들도 많다”며 “비회원 고령자의 경우 사용 빈도가 낮지만, 회원의 경우 자주 우리 클럽을 이용하시다 보니 사고 발생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권위가 연령 제한 대신 대안으로 제시한 보험 가입 강화 등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인권위는 “사고 발생 연관성이 높은 연령대 회원에 대한 보험 가입을 강화하고 그 비용을 회원과 함께 부담하는 방안” 등을 안전사고 예방 대책으로 권고했다.

캐슬렉스 관계자는 “인권위 권고문을 받은 직후 보험사에 문의한 결과 이용자들과 보험료를 함께 부담하는 상품 자체가 없었고, 체육시설업에 대한 보험 체계 자체를 바꿔야 했다”며 “안전을 위한 추가 보험료 부담은 얼마든지 할 용의가 있는데, 현실적인 제약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캐슬렉스 측은 연령 제한의 이유로 든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계자는 “문제 해결 방안을 고심하고 있지만, 인권위에서 권고한 보험 확대 등은 당장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회칙 개정에 앞서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정확한 시기는 현재로서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캐슬렉스가 지난해 순손실을 입은 이유에는 노시니어존 때문이라는 시선도 있다. 이 회사는 2015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사조씨푸드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계열사인 캐슬렉스가 지난해 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캐슬렉스는 사조그룹의 비상장계열사로 골프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에 18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과 96타석 규모의 골프연습장인 캐슬렉스 골프클럽을 운영 중이다. 사조산업이 79.5%, 사조씨푸드 20%, 주진우 사조산업 회장이 0.5%씩 각각 이 회사의 지분을 들고 있다.

캐슬렉스는 주지홍 사조산업 부회장 개인회사인 캐슬렉스칭따오 합병에 동원된 곳이다. 캐슬렉스칭따오는 지난 2007년 설립됐다. 지분은 주지홍 사조산업 부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지분 95%를 보유한 캐슬렉스 제주가 100%를 갖고 있었다.

사조 캐슬렉스 신규 회원 연령 제한
막대한 손실 원인? 배경 두고 논란

하지만 2014년 당기순손실 47억원을 기록하고,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137억원에 달하는 상황에 처하자 캐슬렉스가 이듬해 지분을 모두 인수한 뒤 흡수합병했다.

캐슬렉스는 2021년에는 캐슬렉스 제주 인수도 시도했다. 당시 캐슬렉스 제주는 장기간의 경영 악화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였다. 2019년 말 총자본이 마이너스(-) 206억원이었다. 캐슬렉스가 캐슬렉스 제주의 부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 합병을 두고 사조산업 주주들은 반발했다. 주지홍 부회장의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한 합병이라는 주장이었다. 캐슬렉스가 캐슬렉스 제주를 인수하면 주 부회장은 합병 비율에 따라 캐슬렉스 지분을 12% 이상 확보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결국 주 부회장은 개인회사의 부실을 계열사에 떠넘기면서 기업가치가 보다 나은 캐슬렉스의 지분까지 얻는 셈이었다. 소액주주들은 또 사조산업이 의도적으로 부동산 등 자산 재평가를 수십 년째 미루는 방식으로 주가를 낮게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 회장의 지분(14.24%)을 비롯한 사조산업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사조산업 주가가 낮을수록 경영권 지분 확보에 낮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은 경영 참여를 선언하고 이사진 퇴직까지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소액주주 측은 “캐슬랙스 제주는 사조그룹 상장사들로부터 수백억 원의 부당대여금을 받아 부실을 내면서도 승계를 위한 계열사 지분 매입에 이 자금들을 활용했다”며 “사조대림은 캐슬렉스 제주에 지원한 대여금 중 237억원을 손실충당금으로 처리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대안 마련”

이 갈등은 소액주주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2021년 3월 사조산업은 캐슬렉스와 캐슬렉스 제주의 합병을 철회했다. 당시 사조산업은 “캐슬렉스는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성 개선을 통한 시너지효과 극대화를 목적으로 캐슬렉스 제주와의 합병 절차를 진행했다”면서도 “그러나 양사 간 합병 절차 진행 과정에서 회사의 내부 사정과 경영 판단의 사유로 합병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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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