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앞 불법주차’ 신고 방해 논란…제보자와 진실공방?

각기 다른 사진촬영 시각 및 제지 있었나? 쟁점
당일 현장 지휘 대원 “찍지 마시라고 했다” 인정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의 OOO소방서OO119소방센터 소방대원의 불법주차 신고 방해 논란이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OOO소방서 측이 “해당 벤츠 차주와는 바로 연락이 닿았고 주민의 사진촬영 및 신고 방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을 내놓자, 신고 방해를 주장했던 당사자가 증거물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19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회원 A씨는 당일에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과 함께 ‘소방서 앞 불법주차 후기 - 공론화해야 할 것 같아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소방서 홍보팀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홍보하면서 소방관의 과실이나 잘못을 축소시키려는 것 같고 제가 편파적인 내용으로 선동하는 것처럼 비춰질까 봐 정확하게 짚기 위해 다시 한번 글을 남긴다”고 말했다.

그는 “OOO구청 다목적 CCTV 시간을 확인한 결과 해당 차량이 불법주차했던 시각은 오후 3시20분부터 3시26분까지 총 6분이었다”며 당시 소방대원들이 3분 만에 벤츠 차량이 이동됐다는 해명에 의문을 표했다.

앞서 지난 17일, 해당 소방서 홍보팀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를 통해 “불법주차를 인지했던 게 오후 3시21분으로 해당 차주와는 바로 연락이 닿아 3분 후인 3시24분에 차주분이 도착했다”고 말했다. A씨 주장대로 벤츠 차량이 3시20분에 소방센터 앞에 불법주차를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소방대원이 바로 이동 조치에 나선 것은 기정사실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문제의 소지가 다분해 보이는 지점은 OO소방서 홍보팀이 밝힌 차주 도착시각인 3시24분이다. A씨가 첨부한 ‘안전신문고’ 앱 상에 기록된 촬영일시를 보면 오후 3시25분57초로 돼있는데, 이는 소방서 측에서 거짓 해명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일요시사>가 A씨로부터 입수한 6장의 사진을 확인한 결과 당일 최초 촬영시각은 오후 3시23분13초였다. 두 번째는 23분15초, 세 번째는 26분10초, 차주가 등장한 네 번째는 26분14초, 다섯 번째는 26분18초, 차량 뒷좌석에 짐을 실어주는 모습이 찍힌 마지막 여섯 번째는 26분21초였다.

A씨는 “물론 소방대원이 (불법주차를)인지한 시각은 이보다 늦을 수 있지만, 이게 더 문제되지 않나 싶다”며 “바로 인지하지 못했다면 근무태만 아니냐”고 지적했다.

해당 소방서의 “바닥에 놓여있던 차주의 짐을 뒷좌석에 실어줬던 소방대원이 지인이거나 상급자가 아니었다”는 반박에 대해선 “해당 소방대원은 사건 당일 근무했던 팀의 팀장(계급 소방위)이며 바로 위는 센터장이 있다고 한다. 갤럭시에 문제 생기면 이재용(삼성 회장) 소환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소방서에선 사건 당사자가 ‘소방청장’ ‘소방서장’급의 계급장 두꺼운 사람이 아니라 ‘상급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응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워딩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말씀드리겠다. ‘안전신문고 신고하려고 사진 찍으려는데 좀 비켜주세요’라는 제 요구에 손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며 ‘사진 찍지 마세요’라고 하셨다”며 “현재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으로 고소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자가 양 다리로 자동차번호판을 가리며 공익신고를 방해한 행위는 다목적 CCTV로 경찰서 조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잠깐 불법주차한 것 가지고 호들갑 떠는 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뭐야, 미쳤어~ 여기다 왜 주차를 해’라고 말하면서 지나가는 행인도 있었다. 위급 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이 존재하지 않느냐”며 “소방관계자들의 선처 없이 단호한 조치 선례를 남겨야 (불법주차)재발을 막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안전신문고엔 1분 간격으로 사진을 두 장 찍어야 하는데 위 사진 찍은 뒤 1분이 되기 전에 벤츠 차주가 오셔서 공익신고는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A씨는 “그날 벤츠 차량을 본 후 약 3~4분 뒤에 차주가 도착했다”며 “소방대원과의 녹취록 파일도 갖고 있으나 현재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를 진행 중이라 (자료 제공은)협조가 어렵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진촬영을 위해 비켜달라고 요구했고 소방대원이 이를 거절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엔 “당일 소방대원이 직접 시인한 녹취록을 갖고 있다. 요구를 거절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구청 CCTV로 자동차번호판을 못 찍게 다리로 가리는 모습도 확인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이날 사건 당일 현장서 이동 조치를 지휘했다고 밝힌 OO119안전센터 대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차주가 현장에 황급히 와서 바닥에 종이가방을 놨는데 내용물이 쏟아지려 하길래 들어준 것”이라며 “주변에 소방대원들이 있고 행인들도 쳐다보고 있어 당황하는 것 같아 빠른 이동을 위해 좌석에 실어줬다”고 해명했다.

그는 고참이나 상급자일 것이라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센터장 바로 아래 계급인 소방위로 상급자가 맞다. 그날 현장 지휘는 제가 했다”고 말했다.

쟁점 중 하나였던 신고 방해 의혹에 대해선 “지나가던 한 시민이 소방센터 앞 주차다툼 상황을 촬영하시는 것으로 생각해서 ‘찍지 마세요, 저희가 처리하고 있으니 가셔도 된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제보자 사진촬영 시각과 앞서 홍보팀서 해명했던 사진촬영 시각이 2분가량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선 “현재 촬영 중인 소방센터 앞 CCTV 시각을 확인해보니 스마트폰의 시각과 정확히 1분15초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요시사> 취재 결과 CCTV 시각은 표준시각과 자동으로 동기화되지 않으며 이 때문에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경 소재의 보안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와 무관하게 CCTV들은 따로 시각을 맞춰줘야 하는 것으로 안다. 시각 데이터를 한 번 세팅하더라도 여러 변수에 의해 느려질 수도,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회원 A씨는 ‘김 여사의 소방서 바로 앞 불법주차(feat. 물러터진 대응의 119’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했다.

그에 따르면 이날, 당산역 주변의 소방센터 앞에 불법주차된 벤츠 차량을 보고 차주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는 소방서 앞 불법주차로 해당 차량을 신고하기 위해 사진촬영을 시도하는 과정서 주변의 소방대원들로부터 방해를 받았다.

그러면서 “소방대원들 중 한 명이 차주의 짐을 직접 들어주고 뒷좌석에 실어줬다”며 당일 촬영했던 6장의 사진도 함께 첨부했다. 해당 사진에는 소방대원들이 불법주차돼있는 벤츠 차량 주변에 서 있는 모습, 현장에 도착한 차주가 뒷좌석 문을 열고 있는 모습, 소방대원 한 명이 차주 짐을 들어준 뒤 차량에 실어주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두고 보배 회원들은 차주의 짐을 실어줬던 소방대원이 고참이나 상급자일 것이라고 추측하며 차주 지인이 아니었겠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haewoong@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