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 마이랜드를 고발한다” 보배 회원들 옥신각신, 왜?

“미리 확인 안 한 잘못” VS “요즘 어떤 세상인데…”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구매 전에 미리 확인하지 않고 티켓을 구매한 보호자 잘못이다” VS “요즘 세상에 환불 불가라는 게 어디 있냐? 환불은 소비자의 기본 권리다. 사용한 것도 아닌데 환불 불가는 어불성설이다.”

최근 두 아이와 함께 인천 월미도 소재의 마이랜드를 찾았다가 놀이시설 이용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기분만 망치고 돌아왔다는 하소연 글에 누리꾼들이 옥신각신 하고 있다.

지난 21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디스코팡팡으로 유명한 월미도 마이랜드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지난 20일 낮, 8세, 5세 아이와 함께 바람 쐬러 마이랜드에 갔다. 매표소부터 이상한 낌새를 차렸어야 했는데 (매표소서)사람 얼굴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나왔다”며 “지금 생각하니 저희 같은 일이 다반사라 아예 입구를 봉쇄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마이월드 이용권은 소인 티켓이 4회권에 2만원이었고 아이가 둘이라 2장을 총 4만원에 구매한 후 인근의 아이들이 탈만한 놀이기구를 찾았다. 그런데 ‘키 제한’이라는 난관에 부딪혔다.

A씨는 “서울랜드, 롯데월드, 에버랜드 등 유명 놀이동산의 유아 놀이기구들보다 더 레벨이 낮아 보여 키 제한에 걸릴 생각을 못한 제 잘못도 당연히 있다”면서도 “100cm 정도면 다른 놀이동산서 타는 기구들도 여기에선 기본 130cm 이상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참고로 서울랜드 급류타기도 타는 아이”라는 부연설명도 했다.


A씨는 인근 관리자에게 “5세 아이가 탈만한 게 있느냐”고 물었지만 “탈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없다’는 생각에 할 수 없이 아이들을 설득한 후 매표소로 가서 구매했던 티켓의 환불을 요청했다. 당시 티켓을 구매한 후 채 2분도 되지 않았다.

A씨 주장에 따르면 매표소 담당자는 쌀쌀맞은 목소리로 환불 불가라고 안내했다. 그는 “아이가 탈 수 있는 기구가 없다. 처음부터 키 제한이 있다는 걸 티켓 결제 전에 안내해줘야 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매표소 앞에 적혀 있는데 그걸 확인하지 않은 것이니 환불이 안 된다”는 매표 담당자의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매표소 담당자의 안내처럼 자세히 살펴보니 작게 ‘티켓 환불 불가’라고 적혀 있었다. 여기저기 놀이기구 사진과 글씨, 홍보 문구가 너무 많아 저걸 다 읽어보고 티켓을 구매하는 사람이 있겠느냐?”면서도 “물론 보지 못한 제 잘못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놀이기구를 태워줄 마음이 사라진 A씨는 담당자에게 여러 차례 환불(카드 취소)을 요구했으나 ‘절대 안 된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는 그는 “제 인생에 이렇게 열 받았던 적은 처음”이라며 “고작 4만원 돈이 아까운 것보다 매표소 담당 여성분의 태도였다”고 호소했다.

이미 여행을 망쳤고 환불받지도 못하는 티켓도 버리고 싶었지만 아이들을 생각에 안으로 들어가 작은 사이즈의 회전목마를 타기로 했다. 두 장의 티켓 4회권에 각각 1회 체크를 받은 후 안으로 입장하려는 찰나, 아이가 멀미 때문이었는지 “놀이기구를 타지 않겠다”고 했다.

할 수 없이 A씨는 놀이기구 관리자에게 “죄송하다. 아이가 못 타겠다고 한다. 체크를 취소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해당 관리자는 “타겠다고 해서 체크했고 이미 체크한 것은 취소가 안 된다”고 거절했다.


A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가보신 분은 아실 거다. (단순히)사인펜으로 쓱 긁은 건데…문 여는 게 힘든 것도 아니고 그냥 방문 열듯 펜스를 열어주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1초라도 놀이기구가 운행하고 아이가 내린 거라면 당연히 관리자 말씀이 맞지만 타지도 않고, 입구에 잠겨있는 자물쇠만 풀어주셨는데 문 열었으니 탄 거라고 했다. 이게 맞느냐?”고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진짜 이런 식으로 대한민국서 영업할 수 있다는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다. 제발 마이랜드 망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돈 벌면 안 된다. 관리자나 사장 찾으니 ‘그런 거 없으니 그냥 가라’고 했다”고 마무리했다.

통상 보배에 직접 겪은 피해 호소글이 게재될 경우, 글 작성자의 억울함이나 피해에 대해 동조하거나 응원 댓글이 달리지만, 해당 글에는 A씨를 옹호하는 댓글과 비판하는 댓글이 공존하고 있다.

“인천시청에 민원 넣으시라. 점검기간이 지났다던지 등 놀이기구에 불법 여부도 철저히 조사해봐야 한다. 분명 시정조치할 게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는 댓글이 베스트 댓글 1위에 올랐다.

“월미도 오래되기도 했고 불친절이야 늘 이야기 나오던 거 아닌가? 그런 데 가지 말고 좋은 데 많으니 일단 인천시청에 민원 넣으셔라. 다음엔 아이들과 다른 데 가시는 걸 권장드린다”는 댓글도 베스트 댓글에 올라 있다.

이날 인천시청에 민원을 넣기 위해 한 시간가량 통화했다는 A씨는 “모든 부서들이 (책임을)떠넘겼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정말 놀러 많이 다녔고 여행도 많이 다니는데 다시는 안 가겠지만, 진짜 최악 중 최악”이라고 비난했다.

이외에도 “월미도 유명하죠. 갈 데가 못 된다” “90년대나 지금 월미도나 달라진 게 없다” “저게 참 이해가 안 가는 게 떡 하니 환불 불가라고 써있는데 한 장이라도 썼으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환불해줘야지. 그런데도 중구청이 가만히 있는 걸 보면 뭔가 있긴 있지”라는 댓글들도 눈에 띄었다.

반면, “월미도도 문제 많지만 얼마나 손해보고 사시는 걸 싫어하시길래 이런 것 하나하나까지 전부 글로 옮기시나? 놀이기구에 키 제한 있다는 걸 알아보지 못한 잘못이 있다는 생각은 안 하시는 거냐?”며 “장사치들이 속였다고 생각 마시고 못 본 본인 잘못도 있음을 아셔야 할 것 같다. 억울했다면 그 자리서 멱살이라도 잡고서 환불하셨어야 했다”는 지적 댓글도 달렸다.

이에 A씨는 “(옆에)아이들 둘이 있는데 여성 멱살 잡는 건 아닌 것 같다. 물론, 제 잘못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카드 취소, 환불이 안 된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4만원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는 건 아니니 오해 마시라”고 반박했다.

또 “매표소 가운데 티켓 가격 바로 아래에 환불 안 된다고 빨간 글씨로 써 있더라. 사진 올려드리고 싶다” “환불 안해줬다고 그냥 징징거리는 거 밖엔…” “매표소 간판에 ‘구입하신 모든 티켓은 교환, 환불이 불가능합니다’라고 빨간색 글씨로 크게 써있다” 등 마이랜드 측을 두둔하는 듯한 뉘앙스의 댓글들도 다수 달렸다.

또 “글 내용만 봐서는 저 곳도 문제지만 글 쓴 분도 좀 그러네요” “놀이시설 측 환불이나 안내 등 운영에 문제가 있는 건 분명한데 놀이기구에 키나 몸무게 제한 있는 건 놀이공원 한 번이라도 가봤다면 알 거라고 생각된다. 중립”이라는 중립 댓글도 달렸다.


이날 <일요시사>는 마이랜드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관할 지자체인 중구청 취재도 들어갔으나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 답변하기 어렵다”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오프라인 업체의 경우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소비자 요구 시 업체서 환불해야 할 법적인 의무는 없다. 다만, 온라인에선 ‘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7일 이내에 소비자가 청약철회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해당 기간 내에 환불을 요청할 경우 이에 응해야 한다.

마이랜드는 인천 중구 월미도 소재의 테마파크로 기본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고 있다. 다만, 타가다디스코(대인·소인 7000원)를 제외한 2층 바이킹, 범버카, 점프 보트, 미니 바이킹 등을 이용하기 위해선 대인 6500원, 소인 5500원의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마이랜드 인터넷 홈페이지에 안내된 ‘마이랜드 이용요금’란에는 기구별로는 ‘12개월부터 12세(초등학교 5학년)까지 소인 요금이 적용된다. 티켓 교환, 환불 불가’라고 기재돼있다.

티켓별로는 대인 1만8000원, 소인 2만원의 선택할인권 구매가 가능하다. 해당 할인권은 놀이기구 가격에 관계없이 3기구(대인), 4기구(소인) 선택이 가능하고 2인 이상 나눠 사용이 불가하며 할인권 티켓 역시 교환이나 환불 불가로 돼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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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윤석열 한가위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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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반가운 얼굴과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추석 명절이 다가왔다. 예민하지만, 또 그만큼 흥미로운 정치 이야기도 한두 마디씩 오간다. 그래서인지 용산은 마냥 웃을 수 없다. 추석을 앞두고 연이어 리스크가 터졌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연휴 내내 야당이 추석 밥상을 독차지할지도 모른다. 물가는 오르는데 국정 지지율은 내림세다. 추석 연휴 동안 의료 대란은 예견된 문제였다. 야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역풍 맞을 위기에 처한 마당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묘한 거리감도 신경이 쓰인다. 꺼야 할 급한 불이 한두 개가 아니다. 지지율 추락 30% 뚫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20%대인 29.6%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8월 첫 번째 주 29.3%를 기록한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20%대 지지율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이 같은 수치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66.7%, ‘잘 모름’은 3.6%다. 해당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7%였다.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 ±2.0%p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서는 의료 대란을 비롯한 물가, 당정 갈등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야당이 의료 공백 문제를 입 모아 지적하면서 크게 영향을 끼쳤다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의료개혁을 다루는 정부의 태도를 겨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서 의료개혁과 관련해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 필수 의료 살리기’에 정책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기존의 뜻을 확고히 했다. 의료진과 대통령의 인식 차이에 대한 질문에는 “의료 현장을 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 “비상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 등의 말을 했다. 이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혼자서만 달나라에 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3일 국회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중증·난치 환자를 떠나버린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하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응급실은 중증 환자만 이용할 수 있게 제도화할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부가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4일 윤 대통령은 심야 응급실을 방문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의료진이 ‘번아웃’되지 않도록 각종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미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길어지는 의료 대란, 사면초가 한동훈 영부인 공천 논란까지? 상다리 휘는 야 물가 문제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지난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물가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2.0%로 집계됐다. 이는 1.9%이던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정부는 이 점을 강조하며 물가 안정세를 강조했지만 당초 지난달 물가가 높았던 탓에 국민이 체감하긴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달 정부는 민주당이 발의한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 거부권을 썼다. ‘현금 살포’ ‘표풀리즘’이란 지적이 나와도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된다는데 싫어할 국민은 없다”며 “추석을 앞두고 (25만원 지원법을)딱 잘라 거절했으니 이에 맞먹을 대응책을 가져와야 한다. 지지율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법안이든 지원금이든 국민이 피부로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윤 대통령은 “기초생활수급자 167만명에게 지급하는 생계급여를 추석 전 조기 지급하라”고 지시하면서 민생경제 분야서 승부수를 띄웠다. 같은 날 민주당은 당론으로 추진하던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역화폐법 개정안)을 국회서 의결하면서 마찬가지로 이슈 선점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추진하던 25만원 지원법과 다를 바가 없다며 “내 세금 살포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표적인 민생 법안을 정쟁 법안으로 활용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맞불을 놨다. 용산을 향한 야당의 공세가 날로 거칠어지고 있다. 이에 맞서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야권 인사를 겨냥해 수사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공격 대상이 됐다.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권오수 전 회장 등의 2심 선고기일이 오는 12일 예정된 만큼 이를 덮기 위한 ‘급발진 수사’를 진행한 게 아니냐는 점에서다. 검찰은 오는 9일 신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공판기일 전 이뤄지는 증인신문에 “문 전 대통령도 참석하라”고 통보했다. 법적으로 따졌을 때 출석 의무는 없지만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보고 있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진다. 다시 쥔 총자루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는 문 전 대통령과 딸 문다혜씨에 대한 수사를 두고 “추석 명절 밥상에 윤석열, 김건희 대신 다른 이름을 올리기 위한 국면 전환용 기획수사”라고 비판했다. 대통령 부부에 대한 혐의는 덮어주는 검찰이 전직 대통령과 가족에 대해서는 도의를 무시하는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는 김혜경 여사도 소환했다. 지난 5일 김 여사가 수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을 두고 민주당은 “야당 대표로 모자라 배우자까지 추석 밥상머리에 제물로 올리려는 정치검찰의 막장 행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윤정부는 집권 후 추석 밥상마다 이 대표를 올리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며 “검찰은 이번에도 반성은커녕 야당 대표의 배우자마저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겠다고 한다. 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 탄압 수사가 검찰의 추석 기념행사냐”고 직격했다. 야당의 사법 리스크가 추석 밥상에 올라오나 싶더니 김건희 여사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분위기가 뒤집혔다. 김 여사가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당시 5선이었던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야당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 여사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석 밥상에 올리면서 명품가방 수수 의혹부터 공천 개입 논란까지 전 방향으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대통령실은 김 전 의원이 당초 컷오프된 점을 들며 반박했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진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소문이 무성하던 김 여사의 당무 개입과 선거 개입, 국정 농단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 되기 때문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며 “‘김건희 특검법’에 이를 포함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엄포를 놨다. 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당시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한 대표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며 “두 사람 모두 대답하지 않을 경우 김건희씨의 국정 농단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야당의 발목을 잡나 싶었지만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 등장하면서 한순간에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 형국이다. 용산이 코너에 몰린 상황서 여당이 난관을 헤치고 새로운 의제로 판을 엎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끝까지 시끌벅적 하지만 ‘N번째 윤-한 갈등’이 불거진 시점서 당에 큰 기대를 하기엔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여당이 합심해 추석 밥상을 차리고 싶어도 자꾸만 손발이 엇나가니 오히려 민주당만 득을 본다는 설명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국민의힘과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지켜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한 대표가 제3자 특검법을 입 밖으로 내뱉은 순간 야당에 꽃놀이패를 직접 쥐어준 것과 다름없다. 한 대표가 용산과 언제 또 충돌할까 지켜보는 당 입장에서는 조마조마하다”고 토로했다. 다음 달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부산 금정구서 만에 하나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면 한 대표 사퇴 요구로 이어질 것이란 구설이 여의도 정가를 떠돈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이 패배하자 김기현 전 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처럼 한 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아직은 친한(친 한동훈)계 보다 친윤(친 윤석열)계 비중이 큰 만큼 당이 갈라지진 않겠지만 60%가 넘는 당원이 선택한 당 대표를 쫓아내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 갈등마저도 야당의 반찬으로 내어줬다. 용산이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 카드를 제시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용산은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반기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국정 브리핑서도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니라 제가 살아오면서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라며 국회 정상화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이 대표와의 만남을 거절한 셈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첫 영수회담은 지난 4월29일이었다. 윤정부 출범 이후 720일, 4·10 총선이 끝난 지 18일 만이었다. 당시 총선서 국민의힘이 참패하자 국정 전환용으로 ‘소통하는 정부’를 내세웠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지금처럼 민주당이 온갖 리스크를 꺼내 들고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시점서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영수회담에 응하지 않겠냐는 설명이 나오는 이유다. 꽉 막힌 국회 탄핵 거부권만 도돌이표 분위기 반전시킬 영수회담 카드 꺼낼까 이 대표는 지난 8·18 전당대회서 재임에 성공한 직후부터 줄곧 대화를 요청해 왔다. 윤 대통령 입장서도 제1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무기한으로 미룰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첫 번째 영수회담처럼 ‘안 만나느니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올 경우, 오히려 용산의 실책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시된다. 지난 1일 여야 대표 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만큼 대통령조차 야당 대표를 설득하는 데 실패한다면 민주당이 “불통” “꽉 막힌 소통” 등 공격적인 논평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영수회담이 이뤄져도 꽁꽁 얼어붙은 정국이 풀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지난 5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제22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제안했다. 하지만 연설 후반부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조준하자 야당 측 의석서 반발이 터져 나왔고 민생협의체 논의는 뒷순위로 밀렸다. 야당 의원들 사이서 윤 대통령이 보내온 추석 선물을 거부하는 ‘선물 보이콧’도 일어났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자신의 SNS에 추석 선물 사진과 함께 “용산 대통령로부터 배달이 왔다”며 “받기 싫은데 왜 또다시 스토커처럼 일방적으로 (선물을)보내시나”라고 글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스토커 수사’나 중단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혁신당 김준형 의원도 “‘선물 보내지 마시라’고 분명히 말했지만 외교도, 장관 임명도 마음대로”라며 “(국회)개원식 불참까지 제멋대로 하더니 안 받겠다는 선물을 기어이 보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당장 눈앞에 택배기사님 고충을 생각하시는 것부터 시작하시라. 참고로 대통령실 명절선물은 지역주민들의 피땀으로 만든 특산품”이라고 말하는 등 국회 곳곳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한 차례 고비를 넘겨도 용산의 앞날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눈앞에 놓인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가 끝나면 수능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4대 개혁(연금·의료·교육·노동) 중 교육개혁이 다시 한번 주목받는 때이기도 하다. 이제 곧 수능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석에 의료개혁이 문제가 됐다면 그다음으로는 교육개혁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교육개혁이든 의료개혁이든 취지는 좋은데 문제는 이 개혁안을 벌여놓고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니 사방서 문제가 동시에 터지는 것”이라며 “의대 증원으로 인해 올해 수능은 ‘초긴장 모드’다. 지난해 ‘킬러 문항’으로 사교육계가 크게 반발한 만큼 정부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의협 당직 병원 반발 “추석에 아프면 대통령실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정부의 추석 연휴 당직병원 운영 방침에 크게 반발했다. 앞서 정부가 추석 연휴 기간에 약 4000곳을 대상으로 당직 병·의원을 운영할 계획을 밝히자 “민간 의료기관에 부당한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박한 것이다. 아울러 의협은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대통령은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한다”며 “추석 연휴 응급진료 이용은 정부 기관이나 대통령실로 연락하시기 바란다”는 공지를 전송했다. 공지 말미에는 ‘02-800-7070’라는 연락처를 덧붙였다. 이는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이 제기되던 당시 논란이 됐던 대통령실 번호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