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와 쾅’ 벤츠 차량 3400만원 견적 낸 OO모터스 입길

보배, 차주 동의 없이 부품 탈거 논란
“탁송 시트 훼손? 원래 있던 거 아냐?”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너구리 한 마리 죽이고 3400만원이라니…고라니 죽이면 5000만원 수리비 나오겠네요.” 야생동물과의 충돌사고로 인천 소재의 차량 정비소에 차량을 입고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해당 정비소는 차주의 동의 없이 자동차 부품들을 탈거했으며, 탈거한 부품을 조립하지도 않은 채 뒷좌석에 싣고 탁송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차주는 이 과정서 실외 도장(랩핑) 및 실내 뒷좌석 시트가 찢기는 손상이 발생했는데도 업체 측이 발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5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자신을 벤츠 CLS 300d 차량의 차주라고 밝힌 A씨는 “살다 보니 이런 피해를 당해본 게 처음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몰라 글을 남긴다”며 사진 12장을 첨부했다.

이어 “지난 21일, 등산 가는 길에 너구리를 로드킬해 23일, 인천 OO모터스에 차량을 입고했다. 첫 번째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당연히 가볍게 차량 범퍼만 교환이라고 생각했는데 차량을 맡기고 집으로 가는 길에 ‘안쪽 콘덴서’라고 하는 것도 교환해야겠다. 다른 건 괜찮다‘는 전화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비소에 “최대한 (부품)교환 말고 살리는 쪽으로 수리를 하고 싶다. 어쩔 수 없는 건 교환으로 넘겨야겠다고 말했다”고 요청했다.

이튿날 아침, A씨는 보험사로부터 예상 견적(수리비)이 무려 3400만원이 나왔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에 따르면 보험사 측은 세부내역에 대해 ▲부품 앞 범퍼 교환 ▲범퍼레일 교환 ▲라지에이터그릴 교환 ▲앞 상판 패널 ▲상단 전 패널 교환 ▲좌·우측 라이트 교환 ▲좌·우측 휀더 복원수리 ▲내부 사이드멤버 ▲휠하우스 좌·우측 복원 수리 ▲콘덴서 교환 ▲크루즈컨트롤 센서 교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원이 교환으로 바뀔 수도 있고 수리로 바뀔 수도 있다”고도 안내했다.

A씨가 정비소에 ‘과한 청구가 아니냐?’고 묻자 정비소 측은 “부장이 넣은 건데 일을 실수한 것”이라고 말하는 등 책임을 미루는 모습을 보여 다른 공업사로 수리를 옮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해당 차량의 2020년식 가격은 8770만원대부터 1억2000만원대인 것으로 확인된다.

단순한 로드킬 사고 수리 비용으로 신차 값의 1/3가량의 견적이 나온 셈이다.

보험사에 계산동까지 탁송 서비스를 요청했고 탁송 사진은 문자메시지로 전송받았다. 탁송 사진을 받아본 A씨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차량 뒷좌석에 탈거했던 앞 범퍼 등 부품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바닥에 시트 보호를 위한 완충제가 깔려 있긴 했지만 등받이 쪽은 아무런 보호 장치도 구비돼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로 인해 시트는 물론 등받이 부분에까지 생채기가 발생했다.

어처구니없는 마음에 A씨는 해당 정비소에 “탁송 과정서 피해를 봤다”고 전화하자 정비소는 “원래 찍혀 있었고 찢어져 있던 것 아니냐? 이전 사진은 있느냐?”고 적반하장식으로 나왔다.


그는 “상식적으로 저런 부품들을 저렇게 실내에 실어놓고 잘못 없다고 우기는 게 말이나 되는 건지 참 답 없다”면서 “통화 내용 모든 것을 녹취했고 사진으로도 다 남겨놨지만 이런 황당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우선 소비자보호원에 접수해놓은 상태지만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보험사도 3400만원이라는 걸 인정한 것 같아 어이가 없고 양심 없는 OO모터스 여긴 진짜 답도 없는 공업사 같다”고 토로했다. 

A씨가 첨부한 사진에는 앞 범퍼 하단 부분이 깨져 있는데 번호판 부분까지는 멀쩡한 상태로 보이며 두 번째 사진의 에어컨 콘덴서 부분 역시 특별한 충격이 가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재경 소재의 한 정비업체 관계자는 “자동차 에어컨 콘덴서는 차량의 가장 앞쪽에 위치하고 있어 작은 접촉사고가 생겨도 바로 찍혀서 쉽게 손상이 가해지는 부분”이라며 “수리비는 과잉 청구된 것 같다”고 조언했다.

다른 인천 소재의 정비업체 대표도 “차를 직접 봐야 알겠지만 단순 로드킬로 인한 차량 수리비가 3400만원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과한 감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진들에는 차량 뒷좌석 시트가 흙 등의 이물질로 오염돼있으며 무거운 하중에 의해 눌린 자국들도 몇 군데 나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글에는 “와, 랩으로 포장해서 견인차에 실은 것도 아니고 그냥 생짜배기를 저렇게 차에 실어서 탁송이요? 제정신 아니네” “부품 뒷좌석에 실은 거 보고 시트도 교체하는 건가 싶었네요. 황당하다” “누가 보면 폐차장 가는 줄…” 등 해당 정비소를 비난하는 댓글들이 베스트 댓글 1, 2, 3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설마, 저렇게 보냈다고요? 선 쎄게 넘었네요” “이건 아니지” “공업사 눈탱이를 떠나서 저런 식으로 실어 보낸 건 흠집나라고…고의 아닌가?” “최대한 교환할 것 멀쩡한 것도 다 교환하고 재생 부품으로 다시 팔려는 속셈 아니냐. 차에 싣는다고 해도 아무리 못해도 최소한 박스 하나라도 깔아야 하는 거 아닌가?” 등의 공업사 비토 댓글이 주를 이뤘다.

A씨는 ‘정비소 고의 의혹’ 댓글에 “당연히 흠집 나고 찍히고 찢어진 걸 왜 자기네 탓하느냐며 우기는데 답 없는 사람들 같아서 그냥 고소하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다수 회원들의 ‘정식 서비스센터 입고’ 지적에 대해선 “단순 범퍼 교환이라고 생각했던 데다 정식 서비스센터 예약이 너무 오래 걸렸고, 차량 운행을 못하게 되면 힘들지는 상황이라 바로 수리할 수 있는 곳을 알아봤던 것”이라고 대꾸했다.

회원 ‘컨트OO’는 “수리 안 한다고 하니까 엿먹어보라고 저렇게 뒷좌석에 부품 우겨넣어 보냈군요. 그냥 사고 수리하시고 랩핑지와 실내 손상 부위는 자차로 추가 접수해서 수리한 후 해당 업체에 구상권 청구 소송하는 게 좋겠다”며 “어차피 증거가 다 있으니 어려운 싸움은 아닐 것으로 사료되며 시청에 해당 업체 민원 넣으시라”고 조언했다.

해당 공업사가 어느 업체인지 알고 있다는 회원 ‘빤쓰OOOO’는 “(OO모터스는)보통 자차 없는 문신 돼지충 카푸어들이 단골로 오고, 수리비 지급 못해서 찾아가지 못하는 차들도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회원 ‘조지아OO’도 “겨우 로드킬 단순 범퍼 교환인데 무슨 사이드멤버며 휠하우스까지 건드리느냐? 엔진룸까지 밀려야 휠하우스가 작살나는 것”이라며 “대단하다. 진짜”라고 황당해했다.

반면 “공식 서비스센터에 입고했어야 한다. 사설로 간 게 잘못이다. 피해보상 받기 쉽지 않다. 증명이 안 되고 입고 전 시트나 차 내부, 외부 컨디션은 증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차 반파 가격의 수리비로 나온 것도 보험사 인증됐으면 끝난 듯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27일,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A씨는 “탁송은 제가 직접 해당 보험사를 통해 요청했으며 직접 (제가 지정한)타 공업사 주소를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어 “아쉽게도 입고 전 뒷좌석 시트 사진은 없다. 우선 소보원에 접수만 해놓은 상태”라며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할지 잘 모르는 상태라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해당 정비소와도 연락을 시도했으나 대표가 부재 중인 관계로 닿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취재진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운전 중 로드킬 사고로 동물이 죽었을 경우엔 고속도로에선 도로교통공사에, 일반 도로에선 다산콜센터나 환경부에 연락해 사체 처리에 대한 도움을 구해야 한다. 또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 등의 사유지의 경우엔 차주가 직접 종량제 봉투에 사체를 담아 처리하도록 돼있다.


야생동물로 인한 차량 파손에 대한 수리비는 지급받기가 쉽지 않은데, 본인 과실이 없는 자차 처리는 보험료 할증 없이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1년 동안 보험료 할인이 유예될 수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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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김건희 디올백 몰카’ 최재영 목사에 물었다

[단독 인터뷰] ‘김건희 디올백 몰카’ 최재영 목사에 물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여사가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 목사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청탁금지법 위반’과 함정 취재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된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북한 개입설’을 거론하면서 자충수를 두는 모양새다. <일요시사>는 김 여사와 접촉한 최재영 목사를 만나 자세한 내막을 들어봤다. “남북 문제나 국제 정세 등을 김건희 여사에게 조언하려 접촉했다.” 지난달 30일 최재영 목사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한 말이다.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했던 건 윤석열 대통령 당선과 성공에 대한 축하의 의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양평 사건’에 관한 김 여사의 대처에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폭로의 계기가 된 것이다. 극단적 관점 고치려 조언 최 목사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모처서 진행됐다. 그는 여러 번을 북한에 다녀온 미국 시민권자인 재미교포다. NK(New Korea) Vision 2020이라는 단체의 대표와 손정도 목사기념학술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관점이 굉장히 극단적이라고 평가한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언급한 내용 중 선제타격론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북, 반김, 반통일, 친일, 친미 스탠스가 뚜렷했다. 한국은 한쪽으로 치우쳐지면 안 되는 나라”라며 “중립적으로 현명한 외교·안보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대 정부는 통일과 대북정책을 이원화해왔다. 이 두 가지는 명백하게 다르다. 하지만 현재의 통일부는 두 개를 하나로 묶은 상황이다. 통일부가 아니라 북한 자체를 적대시하는 대북부가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최 목사는 지난해 1월부터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통해 김 여사에게 극단적으로 바라보면 해결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쌓인 신뢰를 계기로 윤 대통령 취임식 행사는 물론, 신라호텔 영빈관서 열린 와인 만찬에도 초청됐다. 환대를 받은 최 목사는 취임식 40일 뒤인 지난해 6월20일 윤 대통령의 당선 축하 인사를 하기 위해 김 여사를 찾았다. 같은 해 9월13일에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찾은 최 목사는 김 여사를 만났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가 준비되지 않아 윤 대통과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서 용산 대통령실로 출퇴근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김 여사는 아크로비스타 지하에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 최 목사는 소형카메라가 내장된 손목시계를 차고 있었고 이를 통해 김 여사와의 만남을 촬영했다. 당시 코바나컨텐츠 앞에서 대통령실 경호처 소속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최 목사에 대한 보안검색을 진행했지만 최 목사의 손목시계를 풀도록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목사는 총 5차례 김 여사에 줄 선물을 준비했다. 두 번은 디올과 샤넬 명품이었고, 나머지 세 번은 자신이 쓴 책과 5만~6만원 상당의 술, 비싸지 않은 일반 의류였다. 김 여사는 6월에는 직접, 9월에는 비서를 시켜 최 목사와 면담 약속을 잡았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서 그를 만나 명품 선물을 받았다. 취임 40일 후 6월·9월 인사차 방문 소형카메라 내장 손목시계 차고 촬영 최 목사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4개월 간 총 10차례 정도 김 여사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이 중 딱 두 번만 면담이 이뤄졌다. 명품 선물을 준비했던 지난해 6월과 9월이다. 이후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가방은 ‘김건희 7시간 녹취록’ 폭로 당사자인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로부터 건네졌다. 또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지난해 6월과 9월 두 차례 건네줬던 명품들과 두 번째 만남을 촬영했던 손목시계 카메라 등의 출처도 이 기자였다. 이 기자는 “목사님이 김 여사를 자주 만나서(취재를 위해) 그 사람 행보를 좀 알고 싶었다”며 “최 목사가 김씨와 더 친해지게 만들기 위해 해당 물품을 건넨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이 당선되던 지난해 3월, 같은 진보진영서 활동하며 김 여사와 사적인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기자에게는 <서울의 소리> 관계자를 통해 내가 먼저 연락했다. 처음에는 김 여사와 이 기자가 만나 화해하게 하려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요시사>가 입수한 김 여사와 최 목사 간의 카카오톡 대화록을 보면 김 여사는 이 기자를 극도로 싫어했다. 김 여사는 최 목사에게 “인간도 아니다. 공손하게 양해를 구했고 사연까지 말했다. 어머님이 구속됐을 때라서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김 여사에게 선물을 전달하려던 건 최 목사만이 아니다. 최 목사가 김 여사를 접견한 날 쇼핑백을 준비한 인물 3명이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는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쇼핑백 3개 중 하나는 ‘Shilla Duty Free’라는 영문이 보이는 신라면세점 쇼핑백이었다. 이 사람들이 누구인지 들고 있던 쇼핑백 안에는 김 여사에게 주려는 선물이 있었던 건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면담자들 최 목사는 “김 여사를 접견할 다음 차례 사람들이었다. 내가 사무실을 나오자 선물이 담긴 쇼핑백을 들고 연이어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부인이 가져간 물품에 대해 내용물까지 확인하는 대통령실 경호처의 보안 절차 특성상 다수의 경호원이 두 차례나 자신이 가져간 명품들을 확인했다. 그때마다 당황함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보안검색을 했다”며 “김 여사가 여러 사람과 면담해왔다면 그만큼 선물을 준비했던 사람도 더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고 했다. 논란이 된 지 일 주일이 돼가고 있으나 대통령실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유튜브 채널의 일방적 주장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논란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일단 ‘로키’로 대응하면서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함정 취재 문제를 제기하며 북한 배후설, 독수독과론 등으로 초점을 이동시키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서 최 목사가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이력을 언급하며 “<서울의 소리>가 어디서 공작금을 받았는지 알아야 한다”며 “(선물 구입을 위해)북한 자금을 받았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김 여사 가방 의혹과 관련해 이른바 독수독과론을 내세워 대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해당 동영상이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로 촬영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이므로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 위반 등 위법 여부를 따져보더라도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정치공작’으로 규정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BBS라디오서 “선대 부친과의 친분을 내세우면서 찾아오고 하면서 결국에는 함정을 파서 정치공작을 펼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취재나 정치공작에 대해서,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리적 문제? 공익적 목적? 최 목사는 김 여사와 접촉한 날 최측근들을 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당시 논란이 됐던 수행원들이었다. 이들은 코바나컨텐츠 출신으로 정모씨는 건진법사의 제자 ‘심 박사’와 함께 코바나컨텐츠서 여론조작 의혹을 받던 인물로 지목되기도 했다. 정씨는 김 여사의 ‘그림자’로 알려졌다. 최측근으로서 김 여사의 일정과 각종 계획을 도맡아 관리해왔다. 지난해 이 기자가 김 여사와 접촉할 때도 정씨를 통해 일정을 확인했다. 정씨는 코바나컨텐츠 정식 직원이 아니었다. 프리랜서 신분으로 김 여사와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회사에 자주 출입하며 사실상 김 여사 ‘비서’ 역할을 자임해왔다. 이 기자도 코바나컨텐츠를 드나들면서 정씨를 여러 번 대면했다. 그는 “김 여사를 포함한 일부 코바나컨텐츠 직원과 심 박사, 정씨가 이 자리서 ‘댓글 작업’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이 외에도 공식적인 대선 캠페인에도 참여한 바 있다. 특히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서 윤 대통령의 SNS 계정 관리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지만, 김 여사의 외부 행보가 번번이 논란을 부르자 여권 내부서도 김 여사를 보좌할 공식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했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서 찍은 사진이 팬클럽을 통해 유출된 사건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더한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 폐지 전, 언론을 통해 ‘제2부속실(대통령 부인 관련 업무 담당 부서)’을 되살려 김 여사 일정을 관리할 필요성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비공식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어떤 식으로 정리해야 할지(모르겠다)”며 “저도(대통령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국민 여론을 들어가며 차차 이 부분은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왜 갑자기 폭로했나 “함정 취재? 알 권리 먼저” 이어 ‘김 여사 회사 직원들이 일정에 동행하고 대통령실에 채용됐다는 논란을 묻는 말에 “(처가)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어 혼자 다닐 수도 없다. 어떻게 방법을 알려주시라”고 맞받았다. 이번 사건은 김 여사의 명품 수수 논란 외에도 함정 취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지난달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장인수 전 MBC 기자가 함정 취재에 대해 <서울의 소리>에 출연해 했던 발언을 반박했다. 장 전 기자는 ▲국민의 알 권리가 함정 취재의 위험성이나 비윤리성보다 현저하게 높을 경우 ▲함정 취재를 하지 않고는 취재원 접근이나 취재가 불가능할 경우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권력자를 대상으로 할 경우(세계적으로) 함정 취재를 인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평론가는 “동의할 수 없다”며 한국기자협회가 ‘윤리적 언론은 취재 대상을 존중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보도할 가치가 있는 정보를 취재하고 전달할 경우에도 개인의 인권과 존엄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한다’고 한 언론윤리헌장에 반한다고 반박했다. 함정 취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정당한 취재라고 보기 힘들다. 다만 윤리적 문제와 공익적 목적이 부딪힐 때, 우리 사회는 취재 결과물에 대해 수용하는 유연성을 보이기도 한다. 옳고 그름에 관한 정의를 내리기도 쉽지 않다. 통상 위법을 동원한 취재, 신분을 속인 취재나, 기자 대리인을 통한 취재 등을 말한다. 이번 <서울의 소리> 보도는 수사기관의 함정 수사를 연상시킨다. 범죄 수사 과정서 경찰이 미성년자 성매매 범죄 혐의자를 검거할 때 ‘기회 제공형 함정 수사’를 벌이기도 한다. 위법적 함정 수사인 ‘범의 유발형’도 떠오른다. 기회 제공형 함정 수사는 일부러 범죄를 유발하게 하는 것과는 다르다. 당사자가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있었다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서울의 소리>의 취재가 어떤 형태였는지는 따져봐야 하지만 ‘함정 취재’라는 사실은 숨기지 않고 있다. 명품백을 직접 사서 최 목사에게 제공했다는 등 취재 취지와 과정을 세세히 밝히고 있다. 정치 공작? 북한 개입? 그러나 수사기관의 분위기는 조용하다. 윤 대통령에 대한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낙인찍고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언론사를 압수수색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김 여사가 함정 취재의 피해자라고 인정하면 사실상 김영란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특히 <서울의 소리>의 취재 과정에 관해 법적 대응을 하는 순간 이슈가 지속돼 버리는 딜레마에 빠진다. 최소한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면 김 여사가 받은 명품백의 행방 등 사실관계가 특정돼야 한다. 자칫 수사기관이 김 여사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다. 대통령실이 쉽사리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