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왔더니…” 롯데월드 유모차 절도사건 ‘입길’

등산 배낭 멘 중년여성 유유히 사라져
중고팔이 VS 노인 보행 보조 사용 의심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전국 유일의 복합쇼핑몰로 유명한 서울 송파구 소재의 롯데월드서 유모차를 도난당했지만 결국 범인을 잡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롯데월드서 유모차를 도난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금일 청주서 아이 둘과 함께 롯데월드를 방문했었다. 점심시간이 돼 와이프, 아이들을 데리고 푸드코트서 밥 먹느라 유모차 두 대를 벽에 세워두고 점심을 먹고 왔더니 유모차 한 대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유모차가 도난당했다는 걸 인지한 A씨는 곧바로 롯데월드 보안팀에 연락해 인근 CCTV를 확인했다.

A씨가 확인한 당시 CCTV 영상에 따르면, 유모차 두 대 중 한 대를 등산 배낭에 검은색 옷을 입은 한 중년 여성이 전화 통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져갔다.

A씨는 “분명히 옆에 고등학생 정도의 딸이 있었는데 유유히 화면서 사라졌다. 애가 있어서 착각했겠지 싶었는데 화면상 아기 엄마의 나이대나 아기는 없었다”면서도 “물건을 잘못 관리한 제 불찰이 제일 크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덕분에 롯데월드서 CCTV 확인하고 찾아 돌아다니느라 두 시간을, 한 아이를 5시간 안고 다니느라 고생 좀 했다”며 “덩치 좋은 아줌마, 아무리 세상을 맘대로 살아도 아이들 거는 건들지 맙시다”라고 질책했다.

아울러 “아이들에게 아름답고 거대한 놀이공원 보여주러 갔다가 많은 걸 깨닫는 하루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롯데월드 유모차 도난글을 접한 회원들은 대부분 중고팔이를 의심했다.

회원 ‘하루OO’는 “고가 유모차라면 중고로 팔려고 했나 보다. 경찰에 신고도 하셔야 한다. CCTV 동선만 확보하면 되는데 담당 경찰의 의지만 있다면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A씨는 이날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선 “집에도 내려가야 하고 ‘경찰이 이걸 찾아줄까?’ 하는 생각에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회원 ‘킹코OO’도 “유모차가 고가가 많다 보니 중고로 팔아먹으려나보네”라고 의심했고 ‘googOOO’도 “어린이집 앞에 유모차 둘 곳 없어서 밖에 세워두면 훔쳐간다. 한국서 바퀴달린 무동력차는 다 훔쳐간다”고 거들었다.

회원 ‘홍O’은 “조만간 당X에 올라오겠는데요”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회원은 ‘아름다운OOO은 “자전거 도둑은 널렸지만 유모차 도둑은 처음 듣는다. 만에 하나 찾으시면 소독은 필수”라며 “먼 길 가족여행인데 집으로 가시는 길 행복하세요”라고 위로했다.

회원 ‘백색OO’은 “나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걷는 보조용 하려고 훔쳐간 듯싶다. 저런 사람들은 되팔이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노인들 보조 보행기 돈 주고 사기엔 아까우니 심심치 않게 유모차 도난사건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는 애가 타고 있는데 끌고 가려는 거 잡은 적도 있다”며 “어이가 없는 게 조용히 자연스럽게 끌고 갔다는 점”이라고 조소했다.

특히 유모차는 자전거와는 다르게 과거엔 절도가 흔치 않은 일이었지만 근래 들어 노인들의 거동 보조용이나 애완견을 태우고 다니는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훔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에 거주 중이라는 한 회원은 “유모차 사진 있으면 올려 달라. 혹시 당X서 보면 알려 드리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반면 A씨의 부주의를 지적하는 댓글도 달렸다. 회원 ‘내일은OO’는 “자기가 간수를 잘해야지. 자신이 잘못했단 말은 한 줄도 없네”라고 비판했다.

지난 7일, 롯데월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보안팀에 확인해보니)4일에 유모차 분실건이 발생했던 건 사실”이라며 “중년 여성이 유모차를 갖고 영업장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중년 여성이 롯데월드 밖으로 나갔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조처가 없었다.

당시 롯데월드 측에선 “경찰에 신고하셔라.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 CCTV 협조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일요시사>는 A씨에게도 추가 취재를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한 재경 소재의 변호사는 “길에서 주인 없는 물건을 주은 게 아닌 만큼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다. 합의하더라도 벌금형이 나오니 전과기록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모차는 중고일 텐데 적당히 받고 개인 합의는 괘씸하기는 하겠지만 선처 여부에 따라 금액은 정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사실 유모차 절도 사건은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4월16일, 고가의 명품 유모차들을 상습적으로 훔친 B(53)씨를 입건했다. 야간 택배 아르바이트 일을 했던 B씨는 아파트 출입구나 복도에 놔둔 유모차 10여대를 훔친 뒤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서 판매해 6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지난 2016년 11월24일엔 광주서 생후 6개월 된 아들을 위해 유모차를 훔친 외국인 유학생 C(32)씨가 검거되기도 했다. 관할 경찰 조사 결과 당시 C씨는 이날 광주 남구 효천동의 한 아파트 입구서 주민 소유의 60만원 상당 유모차를 훔쳤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아들을 낳고 아내와 함께 입국했지만 생활고에 시달렸다. 아들을 태울 유모차가 필요했다”고 진술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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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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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