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먹을 결심? “‘킥보드 흠집’에 4000만원 수리비 요구”

“포르셰 정차 중…병원비까지 청구해 억울”
“보배드림 인피니티 시즌2냐?” 성토 봇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저 정도 흠집에 3000~4000만원이 말이 되는 건가요?” 6일, 한 누리꾼이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전동킥보드가 균형을 잃고 쓰러져 포르셰 차량으로 쓰러져 흠집이 나자 4000만원의 수리비를 요구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정차 중인 차량에 킥보드가 중심을 잃고 툭 쓰러졌는데 다칠 수가 있나? 병원비도 정말 말이 안 된다”며 “그냥 서 있던 킥보드가 넘어진 것”이라고 항변했다.

글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지난 2일, 가게 앞에 고정돼있던 전동킥보드에 올랐는데 갑자기 균형을 잃고 쓰러져 옆에 정차돼있던 포르셰 박스터 차량의 앞휀더에 흠집을 냈다.

A씨는 호소글에 박스터 차량의 흠집 사진과 해당 차종의 상세정보, 포르셰 차량 차주와의 문자메시지 내역도 함께 공개했다.

그는 “(사고 직후)당연히 바로 사과드렸고 차주 분이 ‘이거 앞범퍼를 다 갈아야 되는 거 아시죠?’라고 하셨다. 일단 흠집 난 부분이 범퍼도 아니었고 당시에도 이건 교체할 정도는 아니고 도장 정도로 생각됐다”며 “차주분은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분들이 오셔서 진술했는데 차주분은 ‘킥보드를 타고 와서 차에 갖다 던졌다’고 허위 진술했다. 이는 절대 사실이 아니며, 해당 전동킥보드 어플도 없다고 진술해 (경찰분들도)확인했다”며 ”경찰분들이 진술이 다르다고 했으나 차주가 전혀 말을 듣지 않아 그냥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출동 경찰은 해당 사고는 고의성이 없고 운행한 것이 아니라 형사사건이 아닌 합의나 민사사건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이후 A씨는 포르셰 차주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아 문자메시지로 사과하고 어느 정도의 합의금을 원하는지 문의했다.

포르셰 차주는 문자 답변을 통해 “수리 센터에 입고 대기 중”이라며 “수리 다 하면 견적서 나오는 것을 봐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차 팔려고 내놓은 거라 (차량)감가도 생각하셔야 된다. 재물손괴 변재 합의 못하시면 변호사와 법원에 가야 한다. 3000~4000(만원) 나올지 모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병원비도 제가 결제하고 구상권 청구할 예정이다. 동승자는 120만원까지 한도고, 병원비는 얼마 나올지 모른다”고 부연했다.

A씨는 이 같은 답변을 받고 “그냥 서 있던 킥보드가 넘어진 것이다. 당연히 제가 피해 입힌 부분은 보상해야 하지만 이건 상식 밖의 합의금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고 자문을 구했다.

아울러 “만약 차주분이 합의도 없이 도장이 아닌 휀더를 교체하시면 어떻게 해야 하나? 도장 수리일 경우는 어느 정도 나오겠느냐? 견적서가 어떻게 나올지 너무 두렵다”고 호소했다.

해당 글에는 “병원비 답변을 보고 한탕 ‘해먹을 결심’을 느꼈다” “포르셰 휀더는 4만불짜리 휀더” “박스터로 팔자 고치려고 하는 듯. 일하면서 돈 벌어야지” “포르셰 탈곡기 돌아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난다” 등 포르셰 차주를 성토하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또 “‘디올 가방 사건’이 가니 포르셰가 오는구나” “인피니티 시즌2인가?” “웬만하면 중립 박으려고 했는데 문자 내용 보니 대충 사이즈 나온다” 등의 댓글도 달렸다.

일각에선 차주가 문자를 통해 언급했던 ‘3000천, 4000천’의 액수가 3000만원, 4000만원이 아닌 300만원, 400만원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이 역시 과다 비용이라는 주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회원들 사이에선 “300~400만원이라면 인정한다” “3000천, 4000천은 3000원, 4000원의 오타라고 생각된다”며 오타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종사 중이라는 한 회원은 “현직 판금도장공이다. 일단 저 정도로 보험사에서 교환 판정이 나지 않는다”며 “정식 센터 가격이 얼만지는 모르겠지만 판금도장하면 포르셰 매뉴얼 도료 쓰고 정식으로 작업해도 100만원이면 떡을 세 번 뽑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수선 받아 현금 챙기고 그 돈으로 대충 광택 내든 싼 곳으로 가서 20~30만원 주고 판금을 하든 정식센터 가서 고치든 그건 차주 마음이겠지만 대인 부분에서 뿜었다. 몸이 쿠크다스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몇 몇 회원은 “사고 당일 가입 후 첫 글”이라며 “중립(가해자나 피해자 어느 편도 들지 않는 것) 박고 지켜봐야 한다” “당일 가입은 무조건 양쪽 말 들어봐야 한다” “형님들, 당일 가입은 도와주지 맙시다. 한두 번이냐?” 등 신중한 댓글도 달렸다.

반면 “긁었으면 물어줄 생각을 먼저 해야지. 자기 마음대로 도장으로 견적을 왜 내느냐”며 글 작성자를 비난하는 듯한 댓글도 달렸다. 또 “킥보드에 왜 올라타서 일을 만드느냐? 포르셰 차주가 과한 건 맞지만 차주 입장에선 빡칠 일 아니냐? 이런 사고를 내는지…” “킥보드 좀 싹 다 없애라. 도로와 인도에서 모두 민폐 갑”라는 부정적인 댓글도 눈에 띈다.

회원 ‘돌아온OOO’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박스터 차주 입장에선 아무 잘못도 없이 사고처리 보험내역을 남겨야 하고 고급 스포츠카는 보험내역에 따라 감가가 심하기 때문에 당연히 억울한 건 맞다”며 “킥보드에 올라가서 쓰러뜨려 흠집을 낸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다. 왜 차주 입장에선 아무 잘못 없이 손해볼 일을 만들겠느냐”고 거들기도 했다.

재경 소재의 한 차량 정비업계 관계자는 “앞휀더 도장은 많이 들어가더라도 탈·부착 공임 및 도색비로 50만원 언저리일 것”이라며 “문제는 이틀이나 사흘 간 렌트가 불가피한데 하루에 30만원짜리 한다고 해도 120만원 선은 호구 잡으려고 막 던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도 “보험사 기준으로 저 정도로는 차량 감가보상을 해주지 않는다. (포르셰 차주가)교통사고 후 수리 이력으로 가치(차량 시세)가 하락하는 격락손해를 주장하는 것 같은데 중대 사고가 아닌 이상, 소송해봐야 인정되지 않는 게 대부분”이라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재물손괴죄 역시 고의성이 입증돼야 하는 만큼 이번 해당사항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경 변호사도 “과실손괴라고 부르는데 고의가 없었으므로 처벌할 수 없으며 민사 손해만 배상해주면 된다. 상대방의 합의 요청에 응할 필요가 없으며 신고하라고 하시면 된다”고 제언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격락 손해 지급 대상은 출고 5년 이하 차량의 수리비용이 차량 가액의 20%를 초과하는 경우, 1년 이하는 20%, 1년 초과 2년 이하는 15%, 2년 초과 5년 이하는 10%를 지급받는다. 중요한 것은 해당 차량이 5년이 지났거나 차량가에 비해 수리비가 크지 않다면 그마저도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글 작성자가 제시한 차량 상세정보에 따르면 해당 차종은 포르셰 718 박스터로 최초 등록일이 7년 전인 2016년 모델이다. 포르셰 차주가 신차를 구매했는지, 중고차를 구매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격락 손해 지급 대상 기한인 출고 후 5년이 지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보상은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이날 오후 3시경, 추가글을 통해 “닷글에서 말씀주신 것처럼 3000천, 4000천이라는 표기가 불분명할 수 있어 차주분께 어떻게 하면 3000~4000만원이 나오는지 자세히 알려달라고 문자 보내놓은 상태인데 아직 답변이 없다”며 “CCTV는 주말에 경찰서 가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차주로부터 답장이 오지 않고 있어 사건에 진전이 없다. 안타깝게도 일상배상책임보험은 가입이 안 된 상태”라며 “차주분과 다시 대화 후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다른 조치도 생각 중”이라고 부연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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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는 ‘런종섭’ 막후 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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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복수의 사건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채 해병 사건뿐만이 아니라 특정 인물에 대한 인사에도 관여했다. 키맨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지목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이 전 비서관을 조사하면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호주 대사에 임명되는 과정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채 해병 특검팀이 수사했던 사건과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사단’으로 불렸을 만큼 윤석열씨의 최측근이었다. 채 해병 사건 외에도 다수의 사건에 개입하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의 입을 통해 대통령실 개입 의혹의 전모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핵심 키맨 정체는? 이 전 비서관은 지난해 9월26일 채 해병 특검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았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 도피성 임명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및 범인도피 혐의였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9시24분께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 들어선 뒤 “이종섭 장관 주호주대사 임명 과정에 대통령 지침 있었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인사 검증은 자체적으로 해봤나” “피의자를 대사에 임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생각 안 들었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 “특검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정민영 채 해병 특검팀 특검보는 앞서 “이시원 전 비서관은 채 상병 사망 사건 발생 당시부터 일련의 수사 외압 의혹이 발생한 시기, 그리고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한 주호주대사 임명부터 사임까지 이르는 전체 기간 동안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재직했다”고 말했다. 공직기강비서관은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 검증을 담당한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이 관여한 이 전 장관에 대한 인사 검증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봤었다. 이 전 비서관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수차례 연락하기도 했다. 이들이 통화했던 날은 해병대 수사단이 채 해병 사망과 관련해 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수사 결과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날이다. 해병대 수사단은 경북청에 수사자료를 이첩했고, 당시 이 전 장관은 자신이 이를 보고받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수사와 인사조치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관리관이 경북청에 전화해 수사자료 회수 가능성을 타진했고,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이 회의를 열고 회수를 지시했다. 이후 국방부 검찰단 수사관이 경북청에 연락해 수사자료를 가져가겠다고 알렸다. 수사단이 경찰에 방문해 정식으로 이첩한 수사자료를 검찰단이 돌려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대통령실 등 윗선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채 해병 사건 키맨 이시원 다수 사건 개입 윤, 사건 처리 마음에 안 들면 직접 관여 앞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과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도 수사자료 회수 당일 두 차례 통화하는 등 해병대, 국방부 측과 대통령실 측이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김 전 사령관과 임 전 차장 통화 직후에는 김화동 전 해병대 비서실장과 안보실에 파견됐던 김형래 대령이 통화했다. 이 전 장관의 도피성 호주 대사 임명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개입 의혹을 밝히려면 결국 심우정 전 검찰총장도 수사를 받을 수밖에 없다. 심 전 총장은 이미 채 해병 특검팀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뚜렷한 진술은 하지 않았다. 그는 이 전 장관이 호주 대사로 임명됐을 때 법무부 차관이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선상에 올라 출국이 금지된 상태였지만, 돌연 호주대사로 임명되며 출금 조치도 해제됐다. 윤씨가 주요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키려는 목적으로 해외 공관장에 임명하고 출국금지를 해제하도록 한 게 아니냐는 ‘런종섭 논란’이 불거졌다. 여론이 악화하자 이 전 장관은 출국 11일 만에 ‘방산 협력 공관장회의’ 참석을 명분으로 귀국했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채 해병 특검팀 조사에서 이 전 장관의 귀국 명분이 된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회의 급조 배경을 두고 “윤 전 대통령이 별도의 공관장 회의를 개최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조 전 장관의 전임자인 박진 전 장관도 “이 전 장관 대사 임명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았지만 대통령 뜻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진술을 내놓았다.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이 이례적이었다는 외교부 인사 담당자의 법정 증언도 있다. 전례가 드문 임명인 데다 통상적인 교체 사유도 아니었다는 취지다. 심우정도 소환 대상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날 범인도피 등의 혐의를 받는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 전 총장의 재판이 있었다. 황소진 전 외교부 인사기획관은 내란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직전 조구래 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의 “문제가 되지 않도록 적절히 교체하라”는 발언의 의미를 묻자 “장관급 케이스가 호주에 나가는 경우는 없다. 수시(인사)기 때문에 인사가 따로 나는데, 장관급이 호주를 가면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다”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은 2~3개 공관장 인사와 함께 진행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격 심사 과정에서는 외국어 능력 점수 제출 등 통상적인 절차가 생략된 채 진행됐다.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은 2024년 3월4일 주나이지리아 대사 인사와 함께 발표됐다 이 전 대사의 주호주대사 임명으로 김완중 당시 호주대사가 1년 만에 교체됐다. 이에 황 전 기획관은 “교체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밖의 상황으로 봐야 한다”며 “왜 장관급이 왜 굳이 지금 (호주를) 가는 건지 개인적인 의심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의 석연찮은 호주대사 임명 과정에서는 공수처 지휘부의 수상한 행보도 논란이었다. 채 해병 특검팀은 공수처 관계자로부터 “지난해 3월6일 송 전 부장검사가 차정현 부장검사에게 이 전 장관 출국금지 해제를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었는데, 이 시기 송창진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김선규 전 부장검사가 사직하며 공수처장 ‘직무대행의 대행’을 맡고 있었다. 공수처 겨눌 수도 당시 차 부장검사는 채 해병 사건의 주임검사였다. 채 해병 특검팀은 송 전 부장검사의 지시가 지휘부의 수사 방해 의혹을 뒷받침하는 핵심 정황이라고 의심했다. 채 해병 특검팀은 송 전 부장검사가 “수사 외압 의혹은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윤씨 등에 대한 통신영장 청구를 막은 정황도 파악했었다. 송 전 부장검사가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수사에 개입해 왔다는 게 채 해병 특검팀의 시각이었다. 다만 송 전 부장검사의 지시가 최종적으로 실행되지는 않았다. 차 부장검사 등 수사팀이 반대 의견을 내면서다. 수사팀은 지시와 달리 법무부에 출국금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수사팀 의견과는 관계없이 출국금지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전 장관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이 전 장관은 이틀 뒤 호주로 출국했다. 지난 2일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재승 차장, 박석일 전 부장검사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김·송 전 부장검사에 대한 재판도 이날 함께 진행됐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박 전 부장검사는 송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고발 사건을 1년 가까이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고 수사를 고의로 지연하는 등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송 전 부장검사는 2024년 7월 국회 법사위 청문회에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관련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한 박 전 부장검사는 무죄 취지의 신속 검토 보고서를 작성해 처장·차장에 보고했고, 해당 보고서 내용대로 송 전 부장검사의 사건이 방치됐다는 게 채 해병 특검팀 판단이다. 공수처에도 압력 행사? 일부 간부 재판행 국방부·대통령실 수차례 통화로 직권남용 이날 오 처장 변호인은 “(박 전 부장검사 퇴임 이후) 사건을 처리해야 할 부장검사가 존재하지 않아 공수처장·차장 입장에서는 결재를 하려야 할 수 없었다”며 사건 처리를 고의로 지연시킨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실 재가를 끝까지 기다리다가 2025년 새 부장이 왔고 검토를 거쳐 (대검에 사건을) 이첩했다”며 “직무유기 혐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를 받는 이 차장과 박 전 부장검사도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이날 증인 신문이 예정된 김규현 변호사 등에 대한 반대 신문 사항이 없다며 변론 분리를 요청한 뒤 퇴정했다. 2024년 공수처장·차장 직무를 대행하며 사건 관련자들의 소환 조사를 막고 압수·통신영장의 결재를 거부하는 등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송 전 부장검사도 공소 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김 전 부장검사 변호인은 “수사팀에게 총선 전 소환 조사하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김 전 부장검사의 처장 대행 시기에 가장 수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송 전 부장검사도 “압수수색영장은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추후 청구하기로 합의된 내용”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 범인도피 혐의 사건 공판에서 차 부장검사는 “당시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관련자 소환을 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어 김 전 부장검사의 방침이 이 부장검사를 통해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해서는 “VIP 격노 통화의 당사자로 반드시 수사가 필요한 핵심 인물이었다”며 “출국할 경우 수사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차 부장검사는 “수사팀 내부에서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증거인멸 우려와 강제수사 필요성 등을 이유로 출국금지를 여러 차례 연장했다고 주장했다. 재판 결과 길어지나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수사 자체가 부실했다고 반박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두 차례 기각됐고, 장기간 소환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실질적인 수사 진척이 없는 상태에서 출국금지만 반복 연장한 것은 수사 편의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 측은 공수처가 이 전 장관 측과 접촉해 출석 일정과 자료 제출을 논의한 점을 언급하며 “출국 가능성을 전제로 대응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