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영상 있다” 업주 ‘울산 대게 환불거부’ 손님과 진실공방

업주 당일 카드 결제영수증 공개
예약 시각 및 룸 발생 여부 배치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오후 7시15분에 돌아간 CCTV 영상이 있어 향후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며 게는 삶아서 나올 때까지 30분 걸려서 미리 삶아도 오후 7시쯤 먹게 된다.”

지난해 12월31일, 장모 칠순잔치로 예약 후 찾아갔던 울산 정자항 소재의 한 대게집 환불거부 논란이 진실공방 양상으로 가열되고 있다. 이른바 ‘울산 대게 환불거부’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손님과 업주 측은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등 법적 대응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한 누리꾼은 예약 시각보다 일찍 해당 음식점에 도착했으나 선결제 후 2, 3층에 자리가 없었던 데다 언제 자리가 날지도 모르겠다 싶어 환불을 요청했는데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이 지난 4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소개되면서 대게집 사장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업주로 추정되는 회원의 반박 댓글이 게재되면서 균형의 추가 업주 측으로 다소 기우는 모양새다.

보배 회원 A씨는 이튿날인 지난 5일, ‘울산 대게 75만원 환불사건의 진실은?’이라는 제목의 글에 “7시 이전에 자리가 나왔지만 이미 기분 탓하면서 환불만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그렇게 잘못한 건가요? 지금도 장난전화와 노쇼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다 체증해놓고 있다. 섣불리 한쪽 편에 서지 마시고 법적으로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건은 2023년 12월31일, 오후 7시30분 예약 손님이 오후 6시21분에 방문해 ‘아직 방이 나지 않아 대기해야 한다’고 부탁드렸는데도 막무가내로 환불을 요청하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언론에 흘려 현재 매장에 심각한 영업방해 및 피해를 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울산경찰서에 명예훼손과 일부 고의적 노쇼, 고의적 업무방해 등의 내용으로 오늘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사이버상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반복적으로 게시하는 상황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조치에 들어갔음을 알려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말 가장 바쁜 날 오후 7시30분에 예약해놓고 오후 6시40분에 자리를 마련해주지 않으니 환불해달라는 게 오로지 업주의 책임이냐?”며 “일부 고객 응대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해도 이 과실이 전부 저희에게 있는 상황이 아니다. 부디 한쪽 의견만 듣고 죄 없는 자영업자에게 함부로 돌을 던지는 행위를 멈춰 달라”고 마무리했다.

100% 업주 책임이 아닌 만큼 전액 환불은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읽힌다.

A씨는 댓글에 첨부 파일로 당일 결제 영수증으로 예상되는 카드사 신용매출전표 사진도 공개했다. 실제로 매출 전표상 거래일시는 지난해 12월31일 오후 6시21분40초로, 합계금액은 75만원으로 기재돼있다.

A씨는 “왜 선결제인가요?” “예약 시각보다 1시간10분이나 일찍 와서 ‘룸 내놔라’고 진상짓 하는데 ‘네’ 하고 계산하고 삶았다는 거냐?” 등 보배 회원들의 댓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해당 업주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서 “방을 잡아두긴 했는데 앞서 이용하던 손님이 오랜 시간 이용해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홀에 자리를 마련해주고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포장도 권유했지만 손님이 막무가내로 환불만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A씨가 결제했던 대게는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으며 법에 따라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년에 서너번 해당 음식점을 방문했다는 한 보배 회원은 지난 6일 ‘울산 대게집 75만원 환불 요구건에 대해 업주에게 들었다’는 제목으로 “제 글이 사장님을 옹호하는 글일 수도 있겠지만, 들은 말 그대로를 옮긴 것이니 감안해달라”며 글을 게재했다.

전날 가입했던 그는 “12월31일 오후 7시30분에 예약한 손님 아홉 분이 오후 6시20분경에 도착해 1층 대게직판장서 대게를 골라 카드 결제 후 2층 초장집으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약된)해당 룸엔 손님이 식사를 마무리하는 중이었는데 직원이 ‘대게가 쪄지는 약 20분 동안 홀 좌석서 기다려달라’고 안내했으나 거부하고 1층으로 내려가 환불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손님이 선택한 대게들은 찜솥에서 찌고 있는 터라 환불은 곤란하고 잠시 기다리면 룸으로 안내하고 2층서 발생하는 1인 5000원의 초장값을 받지 않겠다고 했으나, 손님은 재차 환불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손님 일행은 ‘포장해드릴 테니 타 초장집서 드셔라’고 권했으나 거부하고 환불을 요구했으며 실랑이하는 동안 음식점을 찾았던 손님들을 놓쳐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다.

“환불을 거부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던 B씨는 지난 4일 보냈던 <일요시사> 취재 요청 내용을 5일에 확인했지만, 어떤 응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원글에 추가 형식으로 “내용증명 보내고 민·형사 소송을 하기로 했다. 현재 관공서 민원 접수 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방송사에 제보해 동서 형님께서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어느 댓글에 예약 취소하고 삼각김밥을 먹었다는 온라인 리뷰가 있다고 하는데 저 아니다. 그날 나와서 바로 다른 식당으로 이동했다”고 반박했다.

보배 회원들의 댓글에선 “역시 양쪽 당사자 말을 들어봐야 한다. 너무 한쪽 말만 듣고서 급발진은 위험하다. 저 말이 사실이라면 사장님은 인민 재판 당하신 것과 다름없다” 등 B씨가 하소연 글을 올렸을 때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반면 “알겠는데 아직 식사 전인데도 웬 환불? 그럼 먹지도 않았는데 미리 선불 받았고 그걸 안 준다고?” “그럼 1시간 넘게 찌는 것도 아닐 텐데 1시간이나 더 일찍 와서 방도 없는데 대게는 왜 잡았느냐?” “반박 댓글이 핑계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1시간 전, 자리도 없는데 대게를 죽이고 찐다는데 너무 많이 찌면 수율이 빠지고 작게 찌면 비려서 맛이 없는데 그런데도 죽였다고? 1시간 동안 찌다가 줄 건가? 자리 없다고 포장해가라고?” 등 여전히 B씨를 옹호하는 댓글도 달렸다.

회원 ‘형혼OO’은 “본질을 흐리지 마시라. 2번이나 방 예약을 하고 갔는데 막상 가보니 없고 기다려도 자리가 없어 환불을 요구했는데 해주지 않은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저 곳은 일반적인 초장집이 아니다. 애초 예약제를 무시하는 곳이었으면 예약이 안 된다고 해야 하는 게 상식 아니냐? 사람이 7시에 예약했다면 여러분은 시간 약속을 정각 7시에 맞춰 움직이느냐?”며 “40분 일찍 도착했는데 예약한 방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회원 ‘콩OO’도 “CCTV를 통해 확인 중에 있다? 왠지 가게의 잘못으로 쏠려간다. 어떤 식으로 난동을 부렸는지 확인하는 것도 아니고 누구인지 모를 대상을 차는 것도 아니니 10분이면 확인하고도 남을 텐데 확인 중이라고? 녹화된 영상의 시간 캡처 하나만 올려도 되는데 그건 안 하고?”라며 업주를 향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무엇보다 예약돼있는 룸의 사용 여부도 확인하는 과정이 생략된 채 손님에게 선결제를 요구한 부분은 대게집 업주의 잘못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게다가 예약돼있던 방이 언제 자리가 날지도 모르는 상황서 대뜸 대게 손질부터 시작했다는 해명은 납득이 쉽지 않아 보인다.

업주의 반박 중 노쇼에 대한 부분도 이해하기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노쇼란 예약 후 손님들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 것을 말하지만 이번 논란의 경우, 예약 손님이 음식점을 방문했기 때문에 노쇼에 해당되지 않는다. 오히려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책임은 뒤로 하고, 적반하장식의 대응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회원 ‘로또1등OOO’는 “이건 업주가 미리 돈 받아먹고 ‘배 째라’고 한 거 아니냐? 예약을 받지 말던가, 자리를 비워 두던가 했어야 했다”며 “그것도 아니라면 결제 취소해주고 사과했어야 한다. 노쇼, 업무방해로 신고하셨다? 자폭하시네”라고 힐난했다.

회원 ‘다이어OOOO’는 “예약 시각으로 물타기 해서 손님 탓으로 돌리지 마시고 1층서 룸도 안 나왔는데 결제하고 올라가라고 한 여사장이 제일 잘못 아니냐?”며 “예약 때도 전화로 ‘찌는 데 30분 정도 걸리니 그 전에 와서 1층서 결제하면 된다’고 예약할 때 설명 안 해주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일찍 와서 ‘룸 내놔라’ 진상짓을 했다는 게 본질이 아니라 1층서 예약했다고 말하고 결제하고 올라가라고 했으면 당연히 예약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상식 아니냐”면서 “올라가니 룸은 없고 직원들은 예약자 명단 확인도 안 하는 것 같고 주변에 식당 많은데 굳이 불친절한 곳에서 식사하고 싶었겠느냐?”고 지적했다.

회원 ‘새벽OOO’도 “아니 먹지도 않은 음식값을 환불해달라는데 안 해주고는 뭔 X소리야? 그렇게 장사가 잘돼서 자리가 없으면 환불해주고 다른 손님 받으면 되는 것이고, 예약 취소로 손해나기 싫으면 예약금을 받으면 되는 거 아니냐. 억울할 것도 없다”고 꼬집었다.

선결제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도 나왔다. 회원 ‘징계OOO’는 “먹지도 않은 거 결제한 것부터가 상식 이하다. 원래 그 동네는 선불이냐?”고 반문했다.

또 “예약 시각보다 일찍 왔다면 ‘지금은 자리가 없어 시간에 맞춰 자리를 마련할 테니 기다려달라’고 하면 될 것을 미리 선결제 요구하는 것도, 예약자도 기다리지 못하고 일찍 먹고 싶어 선결제하고 자리 빼달라는 것도 문제가 있다. 저는 식당 측과 예약자 둘 다 50 대 50으로 본다” 등 중립 댓글도 눈에 띈다.

이렇듯 이번 논란의 최대 쟁점은 ▲B씨 일행의 음식점 도착 및 예약 시각 ▲룸 발생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B씨는 도착 시각이 오후 7시라고, 업주는 오후 7시30분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업주 측이 공개한 결제영수증의 결제 시각이 오후 6시21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약 1시간이라는 ‘기다림과 이해’를 요구받았던 B씨 일행은 그런 상황이 납득이 가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주 입장에선 예약 시각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한 데다 이전 손님의 오버타임으로 예약돼있는 룸을 내주지 못했고, B씨 입장에선 예약한 룸을 이용할 수 없게 돼 환불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던 게 이번 사건의 본질이다.

룸 발생에 대해 업주 측은 “오후 7시 이전에 자리(룸)가 나왔지만 이미 기분 탓하면서 환불만 요청했다”고 주장했지만, B씨는 이날 오후 6시50분경 신고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과 함께 7시20분경 해당 음식점을 나왔다. 이 같은 업주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룸이 생겼는데도 B씨 일행이 들어가지 않고 굳이 경찰을 부른 이유가 설명되지 못한다.

즉, ‘7시 이전에 자리가 났다’는 업추 측 해명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8일 JTBC <사건반장>서 공개한 영상서 B씨가 “방도 없는데 예약은 왜 받았느냐?”고 언성을 높이자 업주는 “(위층 직원이)방이 없다잖아요, 방이…”라고 대꾸했다.

이어 “아니 그럼 대게 삶기 전에 먼저 (예약 룸을)취소했어야지. 결제 먼저 덜렁 해놓고 방도 없고…”라고 따지자 업주는 “방으로 예약이 4개 있는데 안 나오는 걸 끄집어낼 수도 없는 거 아니냐. 3시간 전에 들어가서 안 나오는데…”라고 항변했다.

“그럼 결제를 하지 말았어야지. 방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결제하던가…”라고 추궁하자 “그거(죽은 대게)는 어떻게 하라고요? 자리가 방이 아니더라도 9명 마련해놓고 왔는데 조금씩 이해를 해야지, 어떻게 하느냐? 초장 값 안 받는다고 했지 않느냐. 75만원 대게 죽였는데 이 생물은 어떻게 하나? 조금만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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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