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제품 3년 사용했다’는 커피머신…알고 보니 2016년산

보배드림에 ‘오늘도 평화로운 당근나라’ 피해글
판매자 “환불 불가” 구매자 “경찰에 사건 접수”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온라인 중고장터 플랫폼 ‘당근XX’서 “얼마 사용하지 않았다”는 판매자의 말에 속아 제조 후 7년이나 지난 커피머신을 구매했다는 사연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8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오늘도 평화로운 당근나라’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지난 7일)업장서 쓰던 원두커피 자판기가 망가졌는데 단종돼 수리가 불가해 혹시나 당근에 같은 제품이 있는지 찾아봤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근처 역삼동에 우리 자판기의 후속모델이 딱!!(있는 걸 발견했다)”며 판매자와 나눴던 대화 메시지 내역을 캡처한 사진 여러 장을 첨부했다. A씨가 제조년월과 제품을 볼 수 있는지 묻자 판매자 B씨는 상OO공3단지 자택으로 가져와서 직접 와서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B씨는 “신품 구매했고 2년 정도 사용해 제품 상태는 좋다. 제조년월은 스티커에 안 나온다”며 “원두 새 봉지는 누구 줘서(없다)…지난 주말에 기계에 넣은 원두만 남아 있다고 한다. 일회용컵은 한 박스 있어서 최소 300개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거래 예약이 잡혔고 A씨는 이튿날(8일)에 자택을 방문하기로 했다.

이날 A씨가 “작동 확인 후 구매하고 싶다”고 하자 B씨는 “며칠 전까지 잘 사용하던 제품으로 지금은 다 빼놨다. 사용설명서 다 드리고, 갖고 가셔서 작동 안 하면 저희 아빠 출동하던가, 환불해드리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새 상품을 산 거였고 한 번도 문제된 적 없어서 이상 없을 것”이라며 “갖고 가셔서 문제 생기면 연락 달라”고 재차 구매자를 안심시켰다.

B씨로부터 “새 상품이다” “제품에 이상 없다” “환불해드리겠다”는 신신당부를 들은 A씨는 ‘굳이 상계동까지 갈 필요 없이 용달 배달 서비스를 받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행으로 옮겼다.

A씨는 “이렇게 보지도 않고 믿고 구매한 자판기를 받았는데 상태가 생각보다 영…(좋지 않았다)”며 “지난 11일, 안에 찌든 때 닦느라 두 시간이나 땀 흘리고, 설정 세팅값이 이상해서 동구XX에 AS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서 A씨는 두 가지의 놀라운 경험을 해야 했다. 하나는 AS 접수 후 나흘 만에 해당 업체의 기사가 방문했던 점, 나머지 하나는 판매자 B씨의 설명과는 달리 2016년에 생산된 제품이라는 점이었다.

실제로 A씨가 첨부한 자판기 캡처 사진에는 제조년월이 2016년 1월로 표기돼있다.

A씨는 “아니나 다를까 설치 후에 작동해보니 역시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원두 찌꺼기가 (가루 형태로)저렇게 부셔진 채로 나오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판매자 설명과 다른 제품임을 확인한 A씨는 괘씸한 마음에 B씨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을 수 없어 문자로 문제점들을 설명하면서 환불을 요청했다.


B씨는 “기사님이 사용 불가한 제품이라고 하셨느냐? 저희는 7년 안 썼다. 일주일 전까지 잘 사용했다”며 “2016년식 새 상품을 저희가 늦게 산 건지는 몰라도…사용 불가한 게 아닌데 어떤 것 때문에 환불해달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환불은 어려울 것 같다”고 거절했다.

A씨는 “첫 질문이 제조년월이었고 3년 전, 신품 구매라고 답했다. 제조년월은 제품 내부 스티커에 나와 있는데 아무리 늦게 구매했다고 해도 1년 차이도 아니고 납득하기 어렵다”며 “환불 생각 없으시면 제 방식대로 처리하겠다”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님이 직접 사용하신 것도 아니고 아버님이 쓰셨던 것 같은데 잘못된 정보로 판매하신 건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B씨는 “중소기업 제품의 제조년월과 새 상품 구매 시기는 2, 3년 차이는 날 수 있다”며 10만원 부분 환불을 제의했다. 해당 제품의 거래가격은 70만원이었으며 새 상품은 200만원가량으로 형성돼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A씨는 “문제를 어렵게 해결하려고 하신다. 그 정도로 궁한 사람 아니다. 10만원은 됐다. 이렇게 파시면 안 되는 물건”이라며 “제가 가서 작동 확인하고 사려고 했던 건데 상태가 좋다고 하시길래 믿고 산 게 불찰”이라고 아쉬워했다.

B씨도 “구매 후 자리 위치시키고 계속 닦으면서 사용했고 이제까지 한 번도 문제 없었던 제품이라 상태 좋다고 말씀드렸다”며 지지 않았다.

A씨가 “누가 사용하셨고 관리는 누가 하셨느냐? 브로맥 고무줄은 왜 묶어두셨느냐?”고 묻자 그는 “내부 상태를 보여달라고 하셨으면 보여드렸을 텐데 둘 다 그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한 발 물러섰다.

B씨는 “원하시던 상태가 아니라 당황스러우셨겠다. 나름 막 쓰지 않고 이제껏 문제없이 작동해왔는데 저희도 당황스럽다”면서도 “10만원 깎아드리는 것 외에 환불은 어렵다”고 못 박았다.

A씨는 “왕복 운임비 10만원은 제 불찰 비용으로하고 70만원 전액 환불하시고 물건은 돌려드리겠다. 안해 주시면 사건 접수하는 방법 밖에 없을 듯하다”고 최후 통첩을 보냈다.

그는 “사기인지 아닌지는 경찰이 판단해주겠죠?”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A씨 설명대로라면 판매자 B씨를 비난하는 댓글이 베스트 댓글로 올라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실은 달랐다. A씨의 잘못을 지적하는 댓글이 1, 2, 3위를 찍었다.

전직 커피머신 AS 업종에 종사했다는 한 회원은 “이런 제품은 닥치고 검증해야 한다고 본다. ‘저는 잘 쓰던 것이다. 연식은 제조년월이 저렇다고 한들 판매자가 악성 재고를 구매해서 쓴 것이고 증거가 있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며 “구매 영수증이나 그걸 증빙할 자료를 먼저 요청하고 안 나오면 싸움을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A씨는 “그러게요. 새 제품 사도 200만원인데 돈 좀 아껴보겠다고 샀다가 이 지경이 됐다”며 “판매자도 3년 전, 구매 영수증을 갖고 있을 것 같진 않고 제조사에 시리얼넘버로 확인해보고 일단 경찰서에 접수해봐야겠다”고 답했다.

회원 ‘진짜OOO’는 “말마따나 님이 업자라고 하고 새것으로 갖고 가 안에 부품을 중고로 바꿔치기한 후 상태 안 좋다고 환불해달라고 우기면 어떻게 하시겠느냐”며 “애당초 처음에 확인 제대로 하지 않고 산 글쓴이 잘못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면거래하는 이유가 상태 제대로 보고 거래하기 위해서인데 님이 급해서 얻어온 잘못도 있다. 이번 경우는 오래된 거 3년밖에 안 썼다고 본인이 뭘 파는지도 모르는 듯한 판매자가 문제”라고 말했다.

A씨는 “당근의 장점이 위치기반이라 당연히 저도 직거래만 하는데 판매자가 역삼동 위치로 띄워놓고 물건은 상계동에 있다고 했고, 이상이 있으면 환불해주겠다고 해놓고서 안 된다고 하니 양아X”라고 비판했다.

회원 ‘누구나놀OOOO’은 “제품 3년 정도 사용, 재고품 구매 여부 확인불가, 사용 전에는 잘됐는데 판매 후 고장 유무, 운송 간 고장 유무가 입증이 되지 않아 사기는 성립불가다. 개인 간 거래에 환불조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확인하지 않고 산 구매자 잘못과 판매자의 무지로 9:1 비율이 될 것”이라며 “고소해서 소송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 같고 판매자가 ‘배째라’고 버닐 경우 경험상 빨리 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반면 “참교육 들어가야 한다”며 A씨를 두둔하는 댓글도 눈에 띈다.


한 회원은 “이게 사기 성립을 떠나 사건이 안 된다면 다 이렇게 판매해도 된다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판매자가 2016년 제조 상품을 3년 전에 신품 구매했다고 했는데 구매한 것을 증빙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못하면 속이기 위한 거짓말로 보면 된다”며 “뻔히 제조년월이 표기된 스티커가 있었는데 없다고 말한 건 명백한 거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판매자가 ‘작동이 안 될 시 환불하겠다’고 약속한 걸 믿고 구매했으니 제조사의 작동불가 판정을 받고 그냥 사건 접수하는 게…바로 10만원 빼준다고 하는 걸 보니 아예 무지한 건 아니고 막 사용하다가 팔린 건데 70만원을 다른 데 썼거나 버티기 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 외에도 “이게 어떻게 사기냐? 중고물품이 멀쩡하다고 생각하는 게 이상하다. 그냥 10만원 받고 끝내세요” “7만원짜리도 아니고 지방도 아니고, 같은 서울인데 승용차 타고 싣고 오셨어야 했다” “안타깝다. 요즘 믿을 사람이 없다” 등 댓글 반응은 구매자 A씨 부주의로 흐르는 분위기다.

B씨는 환불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부분이 오직 ‘미작동’ 하나 뿐이었던 데다, 작동에도 문제가 없는데 A씨가 환불을 요구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A씨는 B씨의 새 상품 구매 여부 및 스티커의 제조년월 미인지 부분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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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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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