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째라”더니 기사화되자 “허위신고로 고소하겠다”

협박 문자에 제보자 “이런 적반하장 없을 것”
구청 관계자 “신고 4건에 과태료 부과는 없어”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전주시 덕진구 소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주차구역에 2칸, 3칸 주차로 입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벤츠 차주가 제보자에게 “허위신고로 고소하겠다”며 협박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제보자 A씨는 <일요시사>에 “추가적인 이슈가 생겨서 또 제보한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며 벤츠 차주 B씨가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A씨가 제보를 통해 공개한 B씨 문자에는 “글 잘 봤다. 무더운 날씨, 힘들게 돈 버는데 수리비 몇 백씩 내시면 일한 보람이 없잖느냐”며 “장애인 주차 맞앗다(신고당했다)고 허위사고(허위신고)로 과태료 10만원씩 내시면 사장님 무더운 날씨 일한 보람 없잖느냐. 허위신고 조심하시라”고 운을 뗐다.

문자 맥락상 B씨는 A씨가 장애인 주차구역 주차위반을 신고했던 당사자로 생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분에 대해 A씨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는데 이는 실제로 위반 신고했던 사실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B씨는 “차량이 큰 것도 사실이고 정직하게 주차했는데 다른 분 차량 옆에서 내리시다가 문콕 생겼다며 상대방 차량 보험접수 하시면 억울하잖나. 나만 아님 된다는 것보단 내가 그랬다면 어떨까 생각해보시라”며 “남 가게 피해주셨다가 명예회손(명예훼손)당해서 잘못되지 마셔라. 분명 제 가게 아니라고 했는데 올리셨다. O블럭 입주자지, 상가 운영하는 사람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일, A씨가 직접 촬영해 제보한 주차 사진 및 동영상에는 주차구역 2칸에 걸쳐 B씨 차량이 주차돼있다. A씨가 “해당 부분 블러 처리하고 작성했다”고 답변하자 B씨는 “아뇨, 캡쳐해낫다(캡처해놨다). 저 또한 법으로 하겠다”고 대꾸했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기사 일부도 캡처해서 보냈다. 캡처된 기사에는 ‘아파트 상가 앞에 항상 2칸, 3칸을 차지하며 주차하거나 이중주차를 하고 이에 대해 따지자 ’내가 뭘 잘 못했냐, 나도 피해자‘라고 응수한 벤츠 차주 때문에 속 터진다는 사연이 전해졌다’는 내용이 등장한다.(후략)

B씨는 “항상 허위신고다. 법정 처벌 그쪽으로 인해 댓글들, 정신적 피해보상 뭐든 신고하고 내일 경찰서 들어가겠다. 시시티비(CCTV) 재출(제출)하겠다. 항상이란 단어는 있는 말만 하셔야. 차 없는 단지며 모든 허위고 그쪽으로 댓글 모든 사람 사이버수사대 신고 등 시시티비 재출(제출)하겠다. 댓글들이 너무 무섭다. 그쪽 허위사실로”라고 협박했다.

이어 “구청서 이미 주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과태료는 이제 없다. 글을 보고 차량이 없다? 밖에 나가서 확인하시라. 지하주차장 가보셔라”며 “이중주차, 상가 주차 사진 찍어 올리시면 감사하겠다. 야비하게 옆에서 장애인 주차 막은 것처럼 사진 찍어 신고하는 사람들 정면서 찍어달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내일 경찰서 사이버 들어갈 것이며 끝까지 해봅시다”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는 “주차라인 잘 맞춰도 양쪽 주차해서 내리실 때 많이 힘들고, 문콕이 왜 나는지 아버님께 물어보셔라. 있는 말과 있는 사실만 이야기하셔야 하는데 큰일”이라며 “구청저나하셔서(구청에 전화하셔서) 과태료 부과되는지는 확인부탁드린다. 장애 주차방해 없이 구청서 직접 오셔서 주차해보시고 확인하셨다”고 응수했다.

아울러 “남의 차량 파손시키고 뺑소니 치고 도망가는 건 무슨 경우인가 싶다. 당사자만 느끼고 아는 것이지 남 일이니 쉽게들 이야기하지 마시라”며 “내일 신고하겠다.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일요시사> 취재 결과 B씨 주장은 일정 부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덕진구청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앞서 해당 아파트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주차방해 신고를 몇 번 받았던 적이 있다”며 “벤츠 차주는 물론 다른 입주자들 사이서도 신고가 들어와 한 달쯤 전에 중간에 주차 방지봉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용 주차구역과 주차했던 차량들은 차 한 대 정도의 공간이 있어 확실하게 주차방해를 했다고 보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조회 결과 벤츠 차주에 대한 신고는 네 건으로 확인됐으나 과태료는 부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는 주차방해 위반이 아닐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어 보인다.

즉, 2·3면 주차는 사실이지만 장애인 전용 구역 주차위반으로 인한 과태료 납부 주장은 사실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앞서 B씨는 A씨에게 “다른 각도서 사진 찍어 신고합니다. 한 달에 100만원 넘게 과태료 내고 있으니 제 마음은 모르실 것”이라고 호소했던 바 있다.

A씨는 지난 3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빼째라는 주차 빌런 2탄입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던 바 있다. 그는 “우선 여기서 처음으로 공론화됐기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기사도 나오고 각종 커뮤니티에도 제 글이 올라오니 확실히 그 차는 안 보였다”며 “아마도 보는 눈이 많아지니 달라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로부터 받았던 문자 내역을 공개했다.

A씨는 “문자를 받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첫째는 왜 문콕 피해를 입주민을 대상으로 푸는 것인지 궁금하고 둘째는 그동안 장애인 주차방해로 벌금 낸 것이 허위라면 구청에 왜 연락을 안 해본 건지…참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문자”라고 의아해했다.

그는 “상대 차주가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러면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하다. 일이 너무 커지는 건 아닌지 두렵기도 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A씨에 따르면 B씨와 상가 가게 전화번호가 일치해 “C를 운영 중이신 걸로 안다”고 물었고 “C는 정리했다”는 답변을 받은 후 해당 가게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당 상호명을 검은색으로 블러 처리해서 글을 작성했다.

아울러 “이럴 경우에도 명예훼손죄가 적용되는지도 궁금하다. 야심한 시간에 사이다 후기를 들고 오지 않아 죄송하다”고 마무리했다.

해당 글에는 “괜한 겁박이다” “명예훼손은 아무것이나 적용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협박했으니 협박죄로 고소하면 된다” “신고 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남 가게일 텐데 저 사람은 무엇으로 명예훼손 고소한다는 거죠?”라고 A씨를 응원하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또 “보낸 문자를 읽자니 짜증이 난다. 명예훼손 문제는 공익성 제보인 데다 가릴 거 다 가리고 쓰셨으니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한글 맞춤법도 제대로 못 쓰는 사람의 글 내용을 보면 약간 비정상적인 사람 같은데 X은 그냥 피하면 된다” “벤츠 차주가 대단한 줄 아나보다. 한글 맞춤법 공부나 더 하는 게 맞을 듯싶다” 등의 댓글도 달렸다.

이후로도 B씨로부터 문자를 받았다는 A씨는 “아직까지는 본인 가게인 상태며 양도양수 전이라고 한다. 상호는 공개한 적 없고 상가 가게라고만 언급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B씨 주장처럼 A씨는 명예훼손죄로 처벌을 받을까? 법조계에선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경 변호사는 “보통 명예훼손은 사실 적시 및 허위 사실 적시로 인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을 경우 성립된다”면서도 “사이버명예훼손죄로 분류되겠지만 자동차 번호판이나 상호, 가게 전화번호 등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노출되지 않은 만큼 성립 요건에 충족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특정된 사실을 드러내 상대방의 명예가 훼손됐는지가 판단 기준이 된다. 명예훼손죄가 성립되려면 공연성과 특정성을 충족해야 하는데 해당 사안의 경우는 온라인 커뮤니티 및 기사 등 공연성은 충족될 것으로 보이나 특정성은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기사를 통해 언급됐다는 것만으로 특정성이 성립하지 않고 불특정 제3자가 성명, 얼굴, 신상정보 등으로 특정 상대를 지목할 수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1일, A씨는 3면 주차된 B씨 차량을 목격하고 그 동안의 주차 문제를 언급하며 “아침 3자리에 한 대 주차하신 걸 보고 연락드린다. 몇 달째 기존 차량부터 현재 벤츠까지 입주민을 도저히 배려하지 않는 주차에 참 속상하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버티지 못해 보배드림 및 인터넷 뉴스에 제보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B씨는 “비매너로 차량 손상하고 도망가셔서 화가 나서 그런 것이다. 기존 차량 등 관리사무소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화 나시면 하실 거 다 하셔라. 저 또한 스트레스가 말도 못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관리소서 차량이 크니 자리 하나 해줬는데 장애인 주차을 맞앗다고(주차 구역에 댔다고) 다른 각도서 사진을 찍어 신고했다. 한 달에 100만원 넘게 과태료 내고 있는데 제 마음은 그 누구도 모르실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3일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B씨에게 주차 자리를 내준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관리사무소장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벤츠 차주의 ‘차량이 커서 자리 하나 내줬다’는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 중간자 입장인 관리사무소장으로써 특정 주민에게 특별한 혜택을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난 1일, 해당 차주에게 지하주차장에 주차하도록 안내했고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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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