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가 우습나? 건드리지 마” 여행사 협박 논란

3달 전 계약·당일 다른 호실 확인 후 항의
환불배상 요구에 돌연 “가족들까지 끝나”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여행사를 통해 숙박 예약 후 찾아간 방이 계약조건과 너무 달라 항의와 함께 환불 및 배상을 요구하자 되레 협박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피해 호소글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0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도와주세요. 조폭 같은 여행사 직원에게 협박을 받았습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날 글 작성자 A씨는 “지난 1월에 친구 둘과 울릉도 여행 계획을 잡고 숙박예약을 의뢰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여자들은 잠자리를 중요시하기에 최근에 생겼다는 호텔에 트윈+싱글베드룸으로 잡아달라고 요청했는데 방이 몇 개 없어서 빨리 잡아야 한다길래 1월19일에 계약금 50%인 74만7500원을 회사계좌로 송금했다”며 “호텔 측으로부터 예약이 확정됐다는 문자메시지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일, 나머지 잔금을 보냈는데 12일 담당자(B)가 ‘호텔 측 실수로 예약 파일이 지워져 다른 사람들 예약을 받느라 예약했던 방이 없어졌다’고 했다”며 “다른 방은 모두 예약돼서 2층 침대가 있는 방이 더 큰 다른 호실로 잡았다며 차액은 환불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일행 중 2층은 오르락내리락 하는 게 힘든 데다 2층에서는 못 자겠다고 해서 한 명은 이불을 깔고 바닥에서 자기로 하고 이불 준비를 요청한 후 울릉도로 향했다.


A씨 일행은 지난 14일, 울릉도 해당 호텔에 도착해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예약된 호실로 가보니 B씨의 말과는 다르게 게스트룸이었고 방도 좁아 이불을 깔면 짐을 놓을 공간은커녕 앉을 자리도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A씨 주장에 따르면 당시 호텔 측에선 예약 파일이 지워진 적도 없고 예약 자체가 없었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A씨는 “아마 B씨가 깜빡 잊고 예약을 하지 않은 것 같다. 그 책임을 호텔에 떠넘기며 거짓말을 한 것 같아 전화로 항의와 함께 환불 및 배상을 요구했다”며 “그때부터 짜증을 내며 전화를 끊은 후 받지 않길래 회사로 전화하니 횡설수설하면서 ‘짜증나지? 나도 그래’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적반하장식 대응에 황당함을 느꼈던 그는 이튿날(15일) “그동안 통화내용이 녹음돼있는 파일과 문자메시지가 다 있으니 합당한 조치를 취해주지 않으면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하겠다”고 B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여행 일정 마지막날이었던 16일 오전 11시28분, B씨로부터 “숙소는 더 비싸다. 숙소에 물어봐도 된다. 법 얘기해서 겁먹지도 않고 법대로 살아왔다”며 “내가 우습게 보이나? 내가 그냥 여행사 직원으로만 보이지? 니 연락처, 전화번호 하나로 니 기족들까지 끝나. 날 건드리지 마”라는 협박성 문자를 받았다.

A씨는 “아마도 50대 아줌마들이 협박과 공포를 주면 그만둘 줄 알았나 보다. 친구들과 저는 그때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 공포에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라며 “가족까지 들먹이며 협박하고 언어폭행에 개인 신상 비밀침해 등 전국구 여행사 직원이 고객에게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형사소송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B씨로 예상되는 한 보배드림 회원은 해당 글에 “2주 전쯤, 숙박업소 직원이 엑셀파일이 삭제돼 제가 예약했던 게 사라져 다른 고객을 받았다고 다른 숙소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며 “비슷한 수준의 방으로 부탁해도 마감돼있어 계속 기다리며 대기를 요청했으나 해결되지 않아 결국 누락시킨 숙소(호텔)서 2층 침대 2개가 된다고 해서 예약했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는 “트윈베드보다 2층 침대 2개가 더 저렴하다고 생각해 배상해주겠다. 고객에게는 호텔 직원 실수니 사장님이 1박에 2만원 정도 할인해주겠다고 얘기했는데 호텔에선 당연히 (고객이)고함지르고 힘들게 하니까 자기들 실수가 아니라고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제게 반말하고 욕한 건 (글에)적지 않았는데 그래서 저도 욕을 했다. 고객이 욕해도 여행사 직원의 잘못이면 무조건 욕을 먹어도 되는 건지 묻고 싶다”며 “저는 녹취가 돼있지 않아 소명 못하겠지만 글 쓴 사람은 있다고 하니 통화시간 만큼 편집 없이 녹취록을 올리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먼저 욕한 부분인 앞부분을 자르면 제가 통화시간을 캡처해 답글 남기겠다”고 덧붙였다.

21일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A씨는 “여행사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처음부터 실수를 인정하고 합당한 조치만 취해줬어도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고 횡설수설 제대로 답도 못하고 따져 물으니 짜증내고 전화를 끊었다”고 허탈해했다.

이어 “여행사 직원이 예약을 뒤늦게 했는지 대구서 포항 여객항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있었지만 인원초과로 택시(무료)로 이동했고, 포항서 울릉도 들어가는 배는 우등석이었던 반면 올 때는 일반석이었다”며 “1월에 예약했는데, 아마 늦게 예약이 들어가 일반석 자리가 없어 우등석으로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일로 저와 동행자 2명은 즐겁고 행복해야 할 여행을 망치고 사기와 협박 등으로 인해 극도의 불안과 공포,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해당 호텔 측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실수로 예약 파일이 지워진 것 같다”는 B씨 주장에 대해 “예약 당일 오버부킹(초과예약)이 있어 해당 내용을 여행사 측에 통보했다”면서도 “여행사에서도 예약했던 고객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건에 대해 더 이상은 답변드릴 게 없다”고도 했다.

▲지난 1월19일 비용 입금 후 이미 여행사로부터 A씨에게 예약 완료 문자메시지가 전달된 점 ▲호텔 측에서도 초과예약으로 인해 예약이 불가해 이를 여행사에 통보했다고 밝힌 점 등을 미뤄봤을 때 결국 여행사 측에서 A씨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여행사 직원 B씨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몇 번이고 계속해서 클레임을 제기하길래 더 이상 전화를 못하게 하기 위해서 짜증을 냈다”면서도 “A씨도 통화 중에 욕설을 했다. 어제 A씨가 올린 녹취 파일을 확인해봤는데 불리한 본인의 욕설 부분은 편집해서 올린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전에 OOO호텔에 전화했던 언론사 맞느냐? 우리도 A씨를 상대로 영업방해로 고발을 준비 중에 있다. 더 이상은 답변이 곤란하다”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일요시사>는 A씨로부터 입수한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의 통화 음성 녹취 파일 10건을 확인했다. 녹취 파일 중 논란이 될만한 14일 파일에는 호텔 호실 도착 후, 16일엔 협박성 문자메시지 수신 후의 A씨와 B씨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아래는 14일, A씨가 숙소 도착 후의 통화 녹취 전문이다.

A씨 : “방에 들어왔는데 게스트하우스네요? 룸이 게스트룸이라구요?”

B씨 :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그(호실)게 더 비싼데…”

A씨 : “뭐가 비싼데요? 우리가 더블+싱글 좋은 방으로 예약했잖아요. 근데 여긴 게스트룸인데 그렇게 말씀 안 하셨잖아요.”

B씨 : “2층 침대 맞잖아요.”

A씨 : “게스트룸이 더 비싼 거에요? 우리가 예약한 방이 더 비싼 거에요?”


B씨 : “제가 말씀드렸잖아요…”(잠시 침묵)

A씨 : “무슨 말을 하셨는데요?”

B씨 : “제가 할 말이 없는데…금액이 차이가 난다고 말씀드렸구요. 그 방이 더 비쌉니다. 직원이 실수했기 때문에 제가 할 말이 없는데…”

A씨 : “그럼 뒤에 예약하신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방을 바꿔줘야지, 먼저 예약한 사람의 방을 바꾸면 어떻게 해요. 이 방 구하기 어렵다고 해서 몇 달 전에 예약한 거 아니에요?”

B씨 : “제가 잘못했고 그쪽에서 잘못한 건데 제가 끝까지 지키려고 했는데…그러면 고객님이…어… 어…2층 침대는 당연히 없고…중간에…2층 빼고…”(잠시 침묵)

A씨 :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에요? 지금 전화받으시는 분은 어떻게 되시는데요? 제가 뭐라고 부르면 돼요?”

B씨 : “죄송한데요. 제가 잘못한 건 없고요. 따지시려고, 진짜 짜증나 죽겠네!”

A씨 : “지금 뭐라고 했어요?”

3분6초 가량의 통화는 여기서 종료됐다.

아래는 지난 16일, A씨가 B씨에게 항의 과정에서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받은 후의 통화 녹취 전문이다.

B씨 : “문자 봤어요?”

A씨 : “봤어요.”

B씨 : “봤어요. 고소하면 되고, 고소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는지 모르겠는데…”

A씨 : “우습게 보이든 안 우습게 보이든…우리가 지금.”

B씨 : “그 방은 더 비싸고.”

A씨 : “비싸다니까.. 또 거짓... 여보세요? 우리가 무슨 바봅니까?”

B씨 : “욕 나올 수 있으니까.”

A씨 : “욕해, 욕해.”

B씨 : “욕하라고?”

A씨 : “응, 욕해요.”

B씨 : “아이고…”

A씨 : “뭐 이런 데가 다 있나? 진짜.”

B씨 : “야, 그래 있어.”

A씨 : “야? 그래 미친 X아!”

B씨 : “미X OO. 니가 미X지. 왜 미X다고 지X하고 있어. 니 그렇게 살아. 씨X. 니 지인 전화번호 갖고 내가 못 찾아갈 것 같아?”

A씨 : “찾아와.”

B씨 : “아이고, 됐다 그래. 씨XX아!”

A씨 : “찾아오고. 너거는 앞으로 장사 못하게 SNS 다 올릴 테니까.”

B씨 : “아이고, 다 올려, 지X하지 마. 그거 해.”

A씨 : “지금 통화하는 거, 욕하는 거 다 올릴 테니까.”

B씨 : “내가 니 위치 못 찾아갈 것 같애? 이 씨XX아, 니 마음대로 해. 개XX야!”

A씨 : “야이, 개XX 씨XX아, 나는 욕 못하는 줄 알아?”

A씨는 <일요시사>에 “이후 B씨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 이후론 다른 문자도 없었다”며 “오전에 통화 녹취 파일과 문자메시지 캡처 등을 증거자료로 정리해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말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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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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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