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 여성도 일부 책임” 억울함 호소한 운전자, 왜?

추돌사고 유발 후 연락 및 만남 거부 논란
수리비·합의금 등 800만원으로 비용 발생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18일, 왕복 6차선 주행 중 무단 횡단자로 인한 앞차와의 급정거 추돌사고로 차량 수리비, 병원 치료비, 합의금 등으로 무려 800만원이 발생했다며 억울하다는 사연이 화제로 떠올랐다. 해당 운전자는 자신의 안전거리 미확보는 과실은 인정하면서도 무단횡단이 없었더라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무단 횡단 여성의 사고 후 대응도 적절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당사자인 A씨는 이날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 ‘보배드림’에 ‘무단 횡단자에 의한 추돌사고 문의드린다’며 글과 함께 40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A씨의 차량과 같은 방향으로 주행 중이던 시내버스가 승강장이 있는 3차선으로 붙지 않은 채 승객들을 하차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때 반대편서 한 여성이 화물트럭 사이서 이중황색실선으로 그려져있는 중앙선을 넘어 무단횡단을 감행했다. 앞차는 급정차하면서 여성과의 충돌을 피했지만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았던 A씨는 앞차를 들이받고 말았다. 추돌사고 현장을 바라보며 유유히 3개 차선을 횡단한 여성은 반대편 인도로 올라선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주변 행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안전거리 미확보는 인정한다”면서도 “무단 횡단자의 사과 한 마디 없는 태도가 너무 화가 난다”며 “무단 횡단자에게 일부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A씨에 따르면 무단횡단을 시도했던 사람의 신원은 파악된 상태지만 그는 현재 연락은 물론, 만남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그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할증 감안하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런 태도가 너무 화가 나서 안 되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튿날에는 “사고 경험도 처음이고 문제 해결에 조언을 얻고자 올린 글이 하루 사이에 많은 조회수와 댓글이 달려 놀랍기도 하고 경황이 없다”면서도 “1차적으로 제 안전거리 미확보가 잘못인 것은 인지하고 있다. 앞 차주 분과의 비율 산정은 100:0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무단횡단자의 최소한의 양심도 없고 뻔뻔한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게 됐다”며 “많은 조회수와 댓글들도 같은 궁금증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무단 횡단자 외에 여러 상황에 의해 사고가 날 경우 어떤 판결이 날지 의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문의 글에 달린 160개를 상회하는 댓글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운전자의 잘못을 지적하는 기류가 강했다.(20일 오전 8시 기준)

“무단횡단 범칙금 3만원, 글 작성자 100% 과실”(청주OOO) “이런 경우는 과실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앞차가 부딪쳤으면 모르겠는데 앞차는 보행자와 부딪치지 않았다”(MROO) “평소에도 간격 저렇게 두고 다니는 건가? 이번만이 아니라 언젠가는 사고 한 번 났을 것 같다. 저렇게 가봤자 5분 빨리 갈 텐데 천천히 간격 좀 띄워서 가셔라”(워니OOO)

회원 ‘du4OOO’은 “억울할만 하지만 추격전도 아니고 차 운전습관부터 버려야 한다”, 회원 ‘밍기적OO’은 “왜 안전거리 미확보로 사고 내고 남탓 하느냐? 무단횡단 아니고 다른 천재지변 때문에 앞차 급정거 추돌사고 났으면 그때도 청구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A씨는 “앞 차주분과는 전혀 비율 산정할 게 못 된다. 다만 사과 하나 없는 무단 횡단자와의 과실 비율을 조정하고 싶어 문의 드린 것”이라며 “다수의 분들이 같은 상황서 어떻게 진행하시는 게 좋을지 공유드리고자 글을 올렸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눈팅만OOO’ 회원은 “사고 전의 차량 간격 보이나? 무단횡단 아니어도 박을 상황 같다. 운전습관부터 고쳐야겠다. 바짝 붙어 달리는 것도 저 정도면 수준급”이라며 “우선 신원 확보됐다고 하니 법적으로 책임 나누는 것을 추천 드리고 후기 꼭 부탁드린다. 사고 원인 제공을 한 것에 대한 법적 책임이 어떻게 나눠질지 저도 궁금하다”고 댓글을 달았다.

‘스라OO’ 회원은 “고작 40초 영상에서 소름 돋는 부분으로 ▲차량 간격 유지 없이 달리는 님 ▲저 정도 사고에 800만원 나오는 견적 ▲차량 보지도 않고 무단횡단 해서 사고 유발한 무단 횡단녀 ▲뒤이어 무단횡단 하던 여자 덤프트럭 사각지대 앞에 멈춰서 있음 ▲또 무단횡단 하는 2명의 남자. 대한민국이 짱깨국(중국) 되어가는 느낌”이라며 자조 섞인 댓글을 남겼다.


“민사소송 들어가야 한다”(거침없OOO) “사과의 의미로 10만원에서 20만원 주고 끝내면 될 걸 800만원 요구하는 경우는 뭐냐”(머리OO) “저는 그래도 저 무단 횡단자가 제일 짜증나긴 하네요. 진짜 무책임한 사람들”(선녀와OOO) “변명과 핑계는 그만 하시고 인정할 거 인정하고 마무리하시고 억울하다 싶으면 민사로 무단 횡단자에게 소송하는 게 맞다. 근데 저 정도로 800만원이라니 세상 참 무섭다”(선O)라며 글 작성자를 두둔하는 의견도 눈에 띈다.

‘달려라OO’ 회원은 “3년 전, 똑같은 사고로 한문철TV에 채택돼 무단 횡단자에게 과실 30% 잡힌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소송까지 가려고 했지만 경찰 신고 후 신상정보를 제공받아야 가능하고 안전의무위반으로 벌점 먹고 시작한다길래 귀찮아 포기했다”고 과거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6월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도로서 발생했던 무단횡단 사고에 대해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한문철TV'를 운영 중인 한문철 변호사는 “바로 앞 육교가 있고 왕복 9차로의 넓은 길, 맞은편 불빛과 바닥에 비치는 불빛 때문에 산란현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보행자 의상도 흰색과 검은색 계열이었다. 운전자 과실은 0%로 보이기 때문에 경찰이 통고 처분을 내렸다면 거부하고 즉결심판을 요청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당시 무단횡단 도중 차량과 부딪친 여성은 머리가 찢어지는 등의 부상으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당시 보험사 측은 운전자에게 전방주시태만을 이유로 과실비율을 5%로 잡았으며 경찰은 운전자의 과실이 더 크다고 봤다.

한 재경 변호사는 “200m 이내에 횡단보도가 없는 구간이나 보행자가 주변의 안전시설을 이용할 수 없어 무단횡단하다가 사고 시 보행자에게 과실을 따져 물을 수 없다”며 “주변에 도로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방법이 마련돼있지 않은 도로 위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이는 전방을 주시하지 못한 차주의 잘못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보행자의 과실이 인정될 수 있는 무단횡단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재판정에서 자신의 죄(전방주시태만)를 반성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억울하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죄를 지속적으로 부정하고 불량한 태도를 보일 경우 그 이상의 처벌이 내려질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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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