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소 잃은 시장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바가지 논란’에 휩싸였던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이 결국 ‘정량표기제’를 도입한다. 서울시는 광장시장의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종로구, 광장전통시장 상인회, 먹거리노점 상우회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다.
1만5000원?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은 한 전집이 턱없이 적은 양의 모듬전 한 접시를 15000원에 판매하면서 공론화됐다. 유튜브 채널 ‘희철리즘’은 최근 ‘한국 광장시장의 바가지에 충격 받은 베트남 미녀상인’이란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했다.
채널 운영자인 유튜버 윤희철씨가 지인과 함께 광장시장을 방문, 모듬전을 시켰다가 당황하는 표정이 담겼다. 모듬전엔 애호박전 1개, 맛살 1개, 꼬지 1조각, 두부 한조각 등 1만5000원어치라고 보기엔 다소 빈약한 모습이었다.
이를 본 베트남 지인은 “1500원이 아니라 1만5000원이냐?”면서 “1500원인줄 알았다. 너무 비싸다”고 당황했다.
광장시장은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으로, 길거리 음식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관광객을 비롯해 MZ(밀레니얼+Z세대)의 명소로 떠올랐다. 그런데 돌연 이 영상으로 뭇매를 맞기 시작했다.
해당 가게는 시장 상인회로부터 10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들끓은 여론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시가 급히 내놓은 수습책은 정량표시제. 예를 들어 육회 가격을 A 점포는 1만9000원(200g), B점포는 2만8000원(300g) 등으로 표시하게 된다. 빈대떡 등 광장시장을 대표하는 먹거리는 모형을 배치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정량표시제와 모형 배치 방안은 상인들과의 협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품목별로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광장시장, 모듬전 바가지 논란 발칵
부랴부랴 ‘정량표기제’ 도입했지만…
가격 조정이 필요한 경우 신설되는 ‘사전가격협의체’를 거치도록 했다.
기존에는 노점상 간 합의로 가격을 결정했지만, 상인회 주도로 시와 자치구가 함께하는 협의체를 통해 인상 시기와 금액 등을 결정한다.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관이 가격 결정에 개입하지 않되, 인근 시장 가격 동향 등을 지원해 물가안정을 요청한다.
또 미스터리쇼퍼가 상시적으로 시장을 방문해 가격과 정량 표시가 잘 지켜지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바가지요금을 씌우거나 강매·불친절한 행위를 한 점포는 상인회에 전달해 영업정지 등 강력한 제재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시와 상인회의 자정 노력에도 부정적인 인식은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관련 커뮤니티 등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너무 늦었다’ ‘그래도 안 간다’ 등의 글이 줄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나라 망신시키는 상혼
‘부글부글’ 여론 뭇매
‘5000원이 적당해 보이네’<groo****> ‘시장하면 저렴하고 푸짐해야 되는데…’<llsh****> ‘유튜브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면 질 좋은 음식을 내어주지는 못 할망정∼’<bo******> ‘사는 사람이 있으니 저 가격에도 팔리는 거다’<pari****> ‘사기나 다름없다’<melo****> ‘실속 없는 시장은 거품 빠지는 거 시간문제다. 나라 욕 먹이기 전에 전국 단속이 시급하다’<jyle****>
‘관광객 모인다 싶으면 어떻게든 바가지 씌워 폭리 취할 궁리만 하는 못된 상인들’<ib******> ‘광장시장 비싸고 사람 많고 위생도 안 좋다. 카드 내밀면 정색한다. 외국인 가면 덤탱이 씌운다. 바뀌지 않으면 평생 똑같다’<kimd****> ‘눈 앞 이익에만 눈멀어 나중에 돌아올 복을 스스로 차버리는 구나’<chlw****> ‘그러면서 서민타령’<dudd****>
‘상인들의 자업자득이다’<chie****> ‘안 가야 정신 차린다’<nano****> ‘최근 갔다 왔는데 사람을 돈으로 보고 매우 불친절. 조만간 뭔 일이 날 것이라 생각했다’<pack****> ‘근본이 안 바뀌는데 환경 개선한다고 누가 가나?’<no3m****> ‘저렇게 장사하고 손님 끊기면 대기업탓 나라탓’<fuck****> ‘안 팔아주면 죽는 소리하고, 팔아주면 바가지 못 씌워 안달’<rkki****>
등 돌렸다
‘광장시장 맛집에 줄서서 먹었다가 깜놀. 이해불가! 시장이 저렴하고 기본적으로 맛이 있어야 또 가고 싶지∼’<ycel****> ‘정량 표시제? 또 저울질할 때 꼼수 쓰겠지’<heom****> ‘자정? 되겠냐?’<laft****> ‘소 잃고 외양간 잘 고쳐라’<cpar****> ‘제발 새로 거듭나길 바란다’<true****> ‘바가지가 사라지고 상인들이 모두 착해지길 바래요’<1636****>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석화 2만원에 7개
종로구는 광장시장과 함께 포장마차 바가지 논란으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종로 포장마차 실태’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2만원짜리 석화 안주를 시켰는데 7개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안주 2개 이상 주문 필수 ▲카드결제 불가 ▲비위생적 영업 등도 지적했다.
이 게시물 직후 종로 일대 포장마차들은 휴식기에 들어갔다. 서울 종로노점상연합회에 따르면 종로구 포장마차 60여곳은 장사를 멈추고 재정비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민>